'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748건

  1. 재밋는 테레비.. (5) 2007/10/30
  2. 백학저수지 낚시... (2) 2007/10/29
  3. 골대 좀 넓혀라.. (3) 2007/10/25
  4. 메뚜기 한 철... (6) 2007/10/23
  5. 한라산물 순한소주.. (11) 2007/10/17
  6. 제주도...마라도. (5) 2007/10/15
  7. 눈덮인 산에 가고 싶다.. (5) 2007/10/09
  8. 또 노는구나.. (3) 2007/09/28
  9. 노는건 무조건 좋다... (3) 2007/09/22
  10. 방향감각 상실... (4) 2007/09/15

재밋는 테레비..

from 단순한 삶!!! 2007/10/30 13:14

여기저기 채널을 눌렀는데, 카약을 도심에서 타고 난리를 떠는 넘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한넘은 물을 뿌리고, 한넘은 시멘트 바닥과 계단에서 카약 노를 저으면서 재밋게 놀고 있었다.

그것도 재밋는 노릇이네...

 

좀 있다 보여준건, 한 친구가 금붕어를 삼키고 내뱉는 거 였는데,

오백씨시 맥주잔 만한데, 금붕어 한마리와 반쯤의 물을 채우고 꿀꺽 삼켰다.

난 첨에 입안에 넣었다가 그걸 뱉어내고 그래도 살았다는 걸 보여주려나 했는데,

아예 넘겨버린거다.

그리고는 금붕어를 다시 뱉어내기 위해서 손가락을 목구멍에 넣고 토해내기 시작하는데,

한번 우웩 우우웩 해서는 물만 조금 나오고 아무것도 안나오고,

그러자 다시 물 한컵 마시곤 손가락을 목에 집어넣고 토해도 안나오고,

그러자 다시 물마시고 손가락 집어넣고...

근데, 계속 토해내는데 웬 물이 그렇게 많이 나오는지,

금붕어 어항의 절반쯤 물이 찼다.

넘어간 금붕어는 다시 나오지 않고, 이제는 우윷빛 물이 올라오고 있었다.

음식을 먹었으면 술먹은 넘들이 게워 낸것처럼 음식은 안나오고 물만 올라 오다니..

그렇게 몇번을 더 손가락을 집어 넣고 난리를 치더니,

드디어 금붕어가 밖으로 튀어 나왔다.

살아 있다고 좋아하는 친구... 빨리 맑은 물로 가져가라고 옆에서 조언하는 친구..

 

하튼  금붕어 마시는 걸 보면서 부터 끝날때까지 혼자서 소리내어 웃었다.

한참 웃다가 뱃가죽이 당기는 걸 느끼면서도 웃음을 멈출수가 없었다

끝나고 다른 화면으로 넘어갔는데도 웃음이 멈춰지질 않는 거다.

테레비전보면서 그렇게 오랬동안 눈물 빠지도록 웃어본 건 첨이다.

따지고 보면 그리 웃길 일이 아닌거 같은데도...

 



얼마전의 일이 생각났다.

 

바다 낚시 가서 잡은 두마리의 우럭을 회쳐먹고,

며칠뒤에 나머지 머리와 뼈로 아내가 매운탕을 끓였다.

어느날 저녁 혼자서 그 매운탕으로 저녁을 맛있게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뭔가 목에 딱 걸린거다.

우럭 뼈가 걸린 건데, 처음 든 생각이 '이거 빼러 병원가야겠구나' 하는 거였다.

그냥 밥 두어숟가락 정도에 배추김치 큰거 한닢 올려서 씹지 않고 꿀꺽 삼키면

넘어가는 수준의 뼈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거다..

그날이 토욜인지 일욜인지라 병원도 응급실 가야 할지 모른다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시도나 한번 해 보자고선

화장실로 가서 손가락을 목구멍에다 집어 넣었다.

물만 조금 나오고, 먹은 음식은 안나오더라..

다시 집어 놓고, 괴성을 토하고...

너댓번 하다 보니, 가시가 탁 튀어 나왔다.

그놈을 들어보니까, 등뼈 가시가 아니라 머리나 아가미 부근에서 생긴 뼈였다.

날카롭게 틀어박히지는 않았지만, 크기가 장난 아니라 걸렸던거...

다행이 병원 가지 않고, 목구멍 청소는 했지만,

며칠간은 뭔가 걸린듯한 느낌이 계속 남아 있었다.

 

물고기 조심해야 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10/30 13:14 2007/10/30 13:14
Tag //

40년이나 남았다는 지겨운(?) 삶을 잘 살아 보겠다고

그랬는지 어쨌는지 모르지만,

이 친구는 백학저수지 부근에 작은 땅덩어리를 사고

주말농장을 하겠단다.

그리고 법원에는 전셋집도 하나 구해서 도를 닦겠단다.

그래서 삶이 잘 정리될려나 모르겠는데,

어쨌든 주말농장하겠다는 땅에 가서 밭정리도 하고

백학저수지에 가서 낚시도 하자고 새벽부터 떠났는데...

 

밭은 산골짜기 계곡이라, 그게 밭 모양을 하고,

채소라도 심을라치면, 수삼년 손발 갈라지게 해도 모자랄 듯하고,

낚시는 하루종일 앉아 있었지만, 찌 한번 물속에 잠기는 걸 보지 못했다.

그래도 하늘 맑고 저수지 물 고요한데,

물오리 떼 소리지어 하늘을 날고,

저만치 물고기들 물위로 비상을 하는데,

낚싯대 펼쳐놓고 소주 한잔 마시고,

아무렇게다 드러누워 있었더니,

세상은 살만하다 싶었더랬다.

 



그야말로 가을날 늘어진 개팔자 였다는 것.

 

돌아 오는 길에 임진강 건너는 어느 다리 아래서 다시 낚시대 던졌는데,

차는 모래에 빠져서,  헤메고,

여전히 고기는 얼굴구경 안시켜 주는데,

넘어가는 해는 세상만큼  크고 밝기도 하더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10/29 20:30 2007/10/29 20:30
Tag //

한번도 빠지지 않았던 과기노조 대동제도 못가고,

어제 회사에 열심히 충성하고 있었다는 것인데...

자료나 글이라는게, 미리 준비한다고 되는건 없고,

언제나 유식한 말로 데드라인이라는데 다다라야

미꾸라지 어항에 청거북 한마리 넣어 놓은거 마냥

난리가 일어나는게 정상적인 모양이라...

겨우 서너개 되는 질의응답자료 고치고 또 뜯어 고치고...

그러거나 말거나 팽개치고 대동제로 도망갔으면

동료들이나 상사들한테 두고두고 원망을 들었을듯.. 

 

야근은 없다... 가 산오리가 만든(?) 회사생활 취업규칙이기도 한지라

일년에 한두번 할까 말까한 야근인데,

어제도 밤10시까지 자리는 잘 지키고 있었다는 것

 

이런 야근은 마냥 기다리는 게 일인데,

할일 없이 기다리기 따분해서

아프리카티비로 성남과 우라와 축구를 봤다는것..

 

연장전까지 간 끝에 그나마 네골을 구경했으니

그마마 볼만한 축구였다는 생각이 들긴했다.

축구 볼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골대를 좌우와 높이까지 1미터씩만 높이면

정말 재밋는 경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넓혀 놓은 다음에 농구처럼 골이 많이 들어간다면

골키퍼 두명쯤 두게 한다면 더 좋을 것이다.

골키퍼 하겠다는 선수들 별로 없고, 하게 되도 자리 없어서

평생 뛰어보지 못하는 선수들 피어날 기회도 만들어 줄 것이고..

그래서 야구 정도의 점수가 난다면 최상이 아닐까 싶다.

두시간 동안 앉아서 쳐다 보면서

골 날때마다 한번씩 박수치고 소리라도 질러줘야 하지 않을까..

어제도 후반전에 성남이 두골 넣을때

'슛~ 골인'하고선 혼자서 소리지르고 박수치다가

옆에 있는 동료들한테 '그 뭐요?'하는 면박을 듣기도 했지만..ㅎㅎ

결국 성남은 우라와에게 승부차기로 져서

올해 우리나라가 일본을 이긴 축구경기는 한게임도 없단다.

실력이 모자란걸 어쩌겠나..

 

오늘 그 국정감사가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

우리 회사에 대해 의원들이 따지고 물을 건 경부운하 정도가 되지 않을라나..

어쨌거나 높으신 분들은 국회에 출두하셔서 국정감사를 받고 있고,

산오리는 회사에서 한가하게 또 대기인생을 즐겨야 한다.

오늘 저녁에는 뭐하나..

한국시리즈 3차전을 오늘 하던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10/25 09:33 2007/10/25 09:33
Tag //

메뚜기 한 철...

from 단순한 삶!!! 2007/10/23 21:37

요즘 들판에 나가면 메뚜기 많이 잡히겠다.

메뚜기 잡아서 소줏병에 가득 담아 와서 볶아 먹으면,

참 맛있지...

 

국정감사 기간이라고  의원들의 메뚜기 한철이다.

자료 내라는 거 학교 다닐때 시험보는거 보다 어려운거 훨 많다.

일하는 팀에서 별로 낼 거 없을거 같은데도 그러니,

걸리는 곳 많은 곳에서는 죽을지경이다.

 

지난 금욜 자료 만드느라 뺑이치는 팀원 냅두고 도망가서 놀았다.

한 고집 있는 우리 팀원 무려 새벽 3시반까지 자료 만들었단다.

그랬는데, 담날 토욜 회사로 좀 나오라는 전화가 왔고,

나갔더니, 밤에 만든 그 자료에 대해 얘기좀 하잖다.

대부분 다 빠질 것들인데, 충실하게도 만들었다.

수십개 가운데, 관련자료 뒤져보고 빼내고 나니, 겨우 두개 남더라,

그 두개도 다른 연구자들한테 확인해보니까 쓸모없는 거였다.

결국은 그 고생하고 만든 자료가 '해당없음'이 되었던거다.

 

국감은 25일인데,

오늘 급한일 마구 처리해 놓고, 내일은 공연노조 대동제나 가려고 했는데, 틀렸다.

밤에 남아서 자료 만들어 주라하고, 팀원은 여전히 남았다.

급한일 하나 처리해야 하는데, 을이 내일밖에 시간이 없단다.

갑이 큰소리 치거나 콧대 높여야 할 곳도 없다.

 

지금 시각 21시 36분.

야구는 어케 됐나?

이시각까지 산오리가 야근하고 앉아 있는 것은,

하늘이 놀라고 땅이 흔들릴 일이다...

 

메뚜기도 가을이 지나면

사라질 테니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10/23 21:37 2007/10/23 21:37
Tag //

한라산물 맑은소주 인가 했는데, 사진을 보니까 한라산물 순한소주네

이 소주는 지난해 겨울에 제주에 갔을 때 처음 마셨는데,

그 맛이 소주 가운데 최고라고 생각했다.(술맛이라고 알기나 하나?)

 

이번에는 한 박스를 사다 놓고, 가는날 점심부터 계속해서 이 소주를 마셨는데,

그러다 보니, 사진에도 얼굴이 술취한 모습 그대로네...

 

마지막날 감비의 선배 별장에 가서 같이 술을 마시다가

이 소주 한박스 가져가야겠다고 했더니,

이양반이 보내주겠단다.

 

아직 이 소주는 페트병이 없어서,

비행기에 실고 오기는 참 어렵다.

먹다 남은 소주 세병 가져오는데,

수화물로 부칠라고 했더니, 그건 안된다고 하고,

그냥 작은 손가방에 넣어서 왔더니 그건 머라 안하더라..

 

어쨌든 어제 우체국이라면서 소포가 왔는데,

그곳이 어디냐고 물어보길래 회사 이름을 알려 줬다.

그랬더니, 제주도에서 무슨 생선이 왔다면서 배달해 줬다.

차에 실어 뒀다가 아침에 출근해서 박스를 열어봤더니,...

신문지로 한병한병씩 소주병을 싸서 16병을 넣었다.

그런데, 두병이 깨져서 신문지가 물에(아니 소주에) 흠뻑 젖어 있었다.

깨진 두병은 버리고 14병은 남았다.

 

소주 보내줘서 고맙다고 문자를 보냈더니,

좋은사람들과 맛있게 마시라고 답문자가 왔다.

 

좋은 사람들 모여서 이 소주 마십시다..ㅎㅎ

 

 

이 회는 제주에서 바두기가 직접 잡지는 못했고,

사서 직접 회를 뜬 광어회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10/17 15:45 2007/10/17 15:45
Tag //

티벳 가겠다고 남겨둔 휴가였는데, 티벳이 깨지는 바람에 제주도엘 갔다.

하루는 한라산으로, 하루는 마라도로...

하도 부지런한 사람들이라, 여유 만만하게 성판악으로 갔는데,

도착하니 10시 40분, 12시 반까지 진달래 밭으로 가야 백록담에 올려 보내준단다.

1시간 50분에 표지판 거리 7.3키로미터를 내달려 진달래 밭에

12시 35분에 도착했다. 그랬더니 지키는 아저씨가 들여 보내주긴 했는데,

일행중 2명은 도착했고, 두명은 뒤쳐져서...

결국은 백록담행은 포기했다.

 



극기훈련 하듯이 간건 십수년전의 일이었고,

설렁설렁 걷기로 했는데, 백록담까지 가겠다고 좀 무리했다.

어쨌거나 진달래 밭 대피소에서 밥먹고 따뜻한 햇살에 가을바람 안고 한숨 드러누웠더니

세상 참 이쁘게 보이긴 하더라..

내려오는 길은 이것저것 구경해 가면서 터덜터덜 걸었더니,

올라갈 때보다 시간이 엄청 더 걸렸고..

겨울에 다시 백록담에 가 봐야겠다.

 

마라도는 엄청 먼 곳인가 했다.

배타니까 30분만에 가더라..

작은 섬 한바퀴 걷다가 아무데나 앉았다가, 두리번 거리다가...

억새는 지천으로 피었고, 잔디밭은 부드럽게 깔렸고,

 푸르다 못해 검푸른 물결을 하얀 파도로 들이닥쳤다.

새로 지은 교회나 성당이나 이런 것들이 볼썽사납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너무 이쁘고, 멋지고, 아름다운 섬이었다.

짜장면 한그릇 먹어줘야 한대서 먹었고,

낚시로 잡았다는 무늬오징어도 제대로 된 맛이었다.

 

숙소는 파도가 들이치는 바닷가.

방안에서 먼 수평선이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일어서기만 하면 발아래서 파도가 부서지는,

그리고 술취해 잠자는 동안에도  밤새워 파도소리 그치지 않는 곳이었다.

그냥 며칠동안 가만히 드러누워 있어도 좋을만한곳.

 

함께 일했던 사람들은,

지금은 한 공간에 없기 때문에 오히려 편하고,

좋은 친구들이었다.

4일동안 밥을 챙기거나, 운전을 한번도 하지 않고,

그저 때마다 소주나 한잔 하자는 말밖에 못했다.

함께한 친구들에게 그저 고맙고 즐거웠다는 말밖에는... 

 

목요일 도착한날 점심부터 시작해서

아침부터 반주로 시작해서 하루종일 어디 도착할때마다 기념주를 마셨고,

토요일 저녁까지 마시고 나니까 완전히 퍼졌다.

한라산 맑은물 소주는 왜 그리도 맛나던지...

 

먹고 노는건 한살이라도 젊어서 해야 하는게 맞다.

어제 집에 와서는 오후에 잠간 자전거 산책을 했을 뿐인데,

오늘은 출근해서 비실거리고, 앉기만 하면 졸린다.

몸이 피곤한거 보다도,

계속 눈 앞을 스쳐가는 파도와,

가슴을 쓸고 가는 햇살과 바람 때문에

다른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리라..

 

남은 휴가는 머하며 써먹을까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10/15 17:22 2007/10/15 17:22
Tag //

산오리님의 [태백산 사진...] 에 관련된 글.

가을바람이 불어오니,

겨울이 그리워 진다.

 

눈덮인 산....

눈옷을 입은 나무...

그아래 발발 떨고 있는 산오리..ㅎㅎ

 

겨울이여 빨리 와라..

그리고 눈도 팍팍 와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10/09 18:08 2007/10/09 18:08
Tag //

또 노는구나..

from 단순한 삶!!! 2007/09/28 18:39

이틀 출근했더니,

또 이틀간 놀게 되는구나...

하루 4시간 근무는 안되더라도,

이틀 근무하고, 이틀 쉬는 시스템

정도는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인간답게 살수 있는

방법을 좀 찾아 볼까 싶은데..

 

또 이틀은 머 하며 놀까..

자전거 타고 나가려 해도,

배낭을 메고 산으로 가려 해도,

엄청 더디게 나아가고 있는

허리통증이 도질거 같아

불안하네..

 

그래도 노는건 좋다...ㅎㅎ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09/28 18:39 2007/09/28 18:39
Tag //

주중에 한번도 글을 올리지 안(못)한걸 보니까,

일주일 동안 꽤나 바빴나?

팀 바뀌고 나서는 낮에 잠간잠간 들어와 보긴 하는데,

통 글을 쓰거나 덧글을 달만한 여유조차 없다.

 

연휴 5일... 노는날이 길어서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막상 명절이 있는 뒤의 3일은 꼼짝할 수 없이

사역을 해야 하니까, 노는날이래야 겨우 이틀,

평소의 주말과 다를바 없다.

그래도 사역을 하건 말건 회사 안간다는건 신나는 일이다.



늦게까지 잠안자고 아침에도 늦잠 자면 생활이 뒤바뀔 거 같아

7시에 일어나서 아내도 애들도 깨워서 밥먹고 8시부터 정상 모드로 돌입.

 

주말에 집에 있으면 청소나 해 놓으라는 아내의 불평을 해소하려고

청소를 시작했는데, 청소 한번 하는게 만만치 않다.

일단 이런 거 저런거 다 들어 올리고, 치운 다음에,

진공청소기 한번 돌리고, 스팀청소기로 닦았다.

진공청소기 들고 동명이 방에 들어 갔더니,

친구놈과 둘이서 고스톱을 치고 있다. 아침부터....

잔소리 한마디 할까 하다가 그냥 냅뒀는데,

내심 서운하달까, 저렇게 자식 키워서 머할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어릴적에(나이 50이 된 요즘도 마찬가지다) 우리 형제들은

아버지가 무엇이라도 하신다고 일어나기만 하면,

줄줄이 도열해서 옆에 서서 거들었다.

감히 혼자 쉬거나, 도망갈 엄두도 못냈다.

수도를 고치거나, 보일러를 고치거나, 아니면 쓰레기를 버리거나, 청소를 해도..

다들 편하게 있다가 아버지만 집에 들어오시면 다들 기립했다가 부동자세로 앉아서...

세대가 달라지기에 그렇다고 하더라도,

부모가 자식들 편하게 해 준다고 해서 보는 건,

애비 청소하는데, 자식은 침대위에 앉아서 고스톱이나 치고 있고..

그게 자식을 위하는 건 아닌거 같은데...

 

어쨌거나 청소를 다 해치웠더니, 나 혼자만 남았다.

아내는 출근했고, 두 아들은 축구하러 나갔고,

나도 자전거를 타고 봉일천으로 향했다.

봉일천 옆 곡릉천변 자전거 도로는 완전히 양쪽으로 꽃이 만발해서

꽃길을 달리는데, 너무 기분이 좋았다는거.

카메라를 안가져 가서, 사진도 못찍고...

내일 다시 가서 사진이라도 몇장 찍어 와야겠다.

 

그리고는 국도를 타고 벽제로 내려오려고 하다가 다시 천변길로 들어섰는데,

먼지 날까봐 공사장 주변에 물을 뿌려서 길이 엉망이었다.

자전거 바퀴에 흙이 가득 달라붙고, 여기저기 물이 튀고..

그리고는 지저분한 길을 빠져나왔더니, 배가 고프다.

중국집에 가서 간짜장을 하나 시켜먹었는데,

면발이 너무 질겨서 맛이라곤 도통 없었다...

 

짜장면으로 배 채우고 나왔더니, 비가 온다.

금새 그치려니 하고 자전거를 타고 오는데,

비는 그치지 않고, 2차선 도로에 갖길도 없는 길을 늘어서서 막히는 차들과 함께

달렸더니, 이제 빗물에, 흙탕물에...그러고 원당까지 왔다.

일산을 들어서니, 아예 비도 온거 같지 않게 도로가 마른채로 있고..

하튼 대한민국 땅덩어리 넓다.

 

주유소에 가서 5백원 넣고 압축공기로 자전거에 흙먼지 대충 불어내고,

집에 왔다. 40킬로... 3시간 10분.

 

신고 간 운동화에 흙탕물 다 튀었길래, 운동화나 빨아야겠다고 신발장 열었더니,

빨아야할 운동화 4켤레...다 빨아서 탈수기 돌려서 늘고...

애들은 그제야 축구하고 들어오고 아내도 느지막히 들어왔다가는 저녁먹으러

다시 나가고...

저녁밥도 하고, 넘쳐나는 고구마와 감자 처치하겠다고,

감자 볶음도 만들었는데, 소금을 너무 넣어서 반찬으로 먹기에도 너무 짜고..

감자 갈아서 감자전 붙이고, 감자와 고구마 함께 쪘는데, 먹을 사람도 없고..

애들이랑 저녁 먹고 치우고....야구구경하다가...

 

신발 빤 김에 애들 축구화라도 빨아주자고 뒤졌더니

축구화도 네켤레... 어떤 축구화 안에는 양말 그대로 들어있고,

축구화 담아갔던 쇼핑백 안에는 땀에 절은 웃옷도 그대로 들어 있다.

(애새끼들은 하튼 자기네 거 하나도 안챙긴다...)

축구화 네켤레  빨아서 널고 나니 하루가 끝났구나...

하루 완전히 전업주부 노릇했다..

 

이렇게 노는 날 하루가 가는구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09/22 22:39 2007/09/22 22:39
Tag //

오후에 봉일천 자전거 도로나 한번 지나고,

1번국도로 빠져서 원당으로 돌아 오겠다고

간만에 자전거 바퀴에 바람 빵빵하게 넣고 만반의 준비를 해서 집을 나섰다.

 

한 30분 달려서 교하 부근에 다다랐고,

그냥 봉일천 자전거 도로만 가기엔 너무 심심할거 같아서,

곡릉천변이라도 거쳐서 가보자고, 네거리에서 좌회전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서 다리한개가 나올 것이고,

그다리 밑으로 해서 천변길을 달리면 될 일이었다.

그리고 길이 좀 복잡하다 하더라도,

계속 우회전만 해서 간다면 다시 금촌 입구의 교하다리까지 나올 것이라

믿고 계속 우회전만 했다.

 

그리고 얼마나 달렸는지 모르겠는데,

앞이 훤이 트이면서 자동차들이 쌩쌩 달리는 큰 길이 나타났길래,

이게 곡릉천과 교하다리가 나타났으려니 하고 좋아 했다.

 



이정표를 들여다 보니,

한쪽으로 가면 문산과 통일동산이고, 다른 반대쪽은 일산으로 가는 길이다.

앞을 보니 앞이 확 트인것은 곡릉천이 아니라 서해 바다로 나가는 한강이었던가,

그리고 그 옆을 마구 달리는 자유로.... 그리고 저 앞에 오두산 전망대가 보인다.

 

도체 어케 된거지? 오른쪽으로 계속 꺽었는데 왜 왼쪽으로 계속 온게 되 버린거지?

물 한모금 마시고, 담배한대 피고, 슈퍼 아저씨한테 금촌으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었더니, 되돌아서 쭈욱... 가란다.

 

그리고 되돌아서 쭈욱 갔는데, 중간에 자전거 탄 인간들이 몇명 가로질러서지나간다.

자그마한 개천변에 멋진 길이 있었다.

그 천을 따라 가면 곡릉천에 이를 것이라고, 그리고 저 인간들도 그리로 가고 있을 거라 믿고

아무생각 없이 따라 간다. 그리고 방향은 당연히 금촌 쪽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한참을 따라 갔더니 자전거탄 인간들은 작은 다리를 건너 어디론가 사라졌고,

나는 계속 직진했다. 이 개천이 분명히 큰 개천을 만날 것이라고..

 

그런데, 한참을 갔더니 또 막다른 길이다. 자전거 끌고 터덜터덜 걸어나오시는

촌로에게 물었더니, 다시 돌아서 나가란다... 여기서 보니까 또 오두산 전망대가 보인다.

자유로 근처에서 얼쩡거리고 있었나 보다.

 

다시 돌아서 한참을 가다 한 아줌마를 만났길래, 길을 물었더니,

멀리서 와서 모르신단다. 그냥 가는 수밖에..

 

이제 금촌으로 가기는 너무 멀 거 같고, 일산으로 그냥 되돌아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일산 표지판만 보고 간다.....

 

한참을 가니까 알만한 곳이 나온다. 근데, 이건 너무 빨리 나와 버린거다...

돌고 돌아 다녔지만, 일산과 자유로 언저리에서 계속 맴돌고 있었던 모양이다.

 

해가 없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대충 방향감각 잘 잡아서 다닌거 같은데,

저번에도 그랫고, 이번에도 또.... 완전 방향감각 상실이다...ㅠㅠ

 

집에 오니, 겨우 40킬로에 2시간 40분 정도 걸렸다.

 

 

 

들판에 벼는 제법 황금색으로 변해 가고 있었는데, 사진에는 아직도 푸르구나..

 

개천길에 차도 사람도 없고, 꽃만 가득 피었더라..

 

 

꽃에는 벌이 있어야 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09/15 21:44 2007/09/15 21:44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