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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인 겨울 한라산을 꼭 가보고 싶었다. 눈이 덮이지 않았더라도 한라산에 가보고 싶었다. 88년 신혼여행으로 제주도엘 갔는데, 한라산 간다고 하루를 잡았건만, 늦게 일어나고 피곤하다면서 산에 가는 것을 포기했었다. 2004년 노동조합의 어느 지부에서 수련회를 간다면서 비행기 값만 내고 오면 먹고 자는 것과 한라산 등반을 같이 할 수 있겠다고 해서 비행기표를 예약했는데, 갑자기 누군가 상을 당하는 바람에 포기해야 했다.

그리고는 언제 가나 하다가 갑자기 날자만 잡아서 추진한 제주도 여행, 한라산을 오른다.... 



 

금욜 휴가 내고 아침 8시 비행기를 탔다. 제주에 도착하자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비가 오거나 말거나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자고 했다. 우선 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용두암. 바위와 바다를 구경하고 사진 찍겠노라고 작은 바위위에 섰는데 그 순간 파도가 확 몰아쳐서 바지와 신발이 완전히 젖었다. 물이 줄줄 흐를 만큼. 제주 도착신고 치고는 거창하게 한 것일까?

용두암이라야 볼 것은 없었지만, 오랜만에 보는 바다와 파도는 좋았다. 그리고 차를 몰아 해안을 따라서 내려가면서 여기 저기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고, 구경하고, 환호성을 지르고...

 


바다 위에 떠있는 바위와 섬이 보이고, 잠수함 관광을 한다는 곳(이름이 무엇이더라..)을 들렀고, 바위 절벽 해안가 움푹 들어온 곳에 외롭게 서있는 뽀족한 바위 외돌개도 구경했다. 그리고는 성산 일출봉까지 갔는데, 해는 지고, 바람도 불고, 뭐가 보이랴...

 



 


 


일요일에는 성산일출봉도 가고, 바로 눈앞에 보였던 우도까지 한바퀴 돌아보자 하고선 되돌아와서 민박집에서 소주 몇 잔 마시고 잠들었다.

 

토요일 느지막히 일어나서 밥 챙겨먹고서는 그때서야 한라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 전화를 해보고 법석을 떨어서 알아낸 것은 9시 이전까지 성판악이나 관음사로 가면 정상으로 갈수 있지만, 시간이 늦으면 어리목이나 영실로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즈음 시간이 이미 9시 반도 넘었으니, 겨우 채비 챙겨 나서서 어리목으로 향했다.

 

어리목으로 가는 도로도 차가 교행할수 있을 정도로 눈만 치워져 있고, 길 양쪽에는 눈이 1미터 이상씩 쌓여있어서 눈계곡 사이를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다. 눈 많이 내린지 일주일이 지났고, 어제는 비까지 내려서 눈이 많이 녹았으려니 했는데, 등산을 시작하자 완전히 눈 속에서 걸어야 했다. 눈이 1미터정도 쌓였고, 그 위에 걸어가는 길은 어느정도 다져져서 한사람 정도 지나갈수는 있었는데, 잠간 실수해서 그 옆을 디디면 엉덩이까지 빠져서 혼자서는 빠져나올수도 없을 만큼 쌓여 있다

 



 


 

사제비 동산, 만세동산을 오르니까 정상도 보이고, 넓게 펼쳐진 눈밭이 드러난다. 윗세오름 대피소는 아직도 눈을 고스란히 뒤집어 쓰고 있어서 겨우 사람이 드나들 정도였고, 등산통제소는 아예 눈에 완전히 파묻혔는데, 겨우 지붕만 드러나 보였다.

 

 

영실로 내려오는 길로 접어 들었는데, 여기가 더 장관이었다. 히말라야 등반하는 그림을 텔레비전에서 본적이 있었는데, 그 모습 그대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넓은 눈밭에 사람들이 한줄로 걸어 가고 있는 게 너무 멋진 모습이었다. 이 눈밭을, 저 정상과 해와 바람을 오래도록 머리에, 가슴에 그리고 눈에 귀에 담아 둘 수는 없는 것일까? 쓰잘데기 없는 감정들과 미움들은 그렇게 오래도록 남아 있고, 걸핏하면 떠오르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은 왜 영화필름처럼 머릿속에 기억이 되지 않는 것일까?


 

 


 

 


 

 


 

 

 


 


 

눈에 빠지고, 넘어지고, 비닐깔고 썰매 타고 영실로 내려왔다. 영실 휴게소 역시 눈에 완전히 파묻혔고, 휴게소까지 가는 길은 아직도 차가 다닐수 없었다. 겨우 입구까지 내려와서 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의 차를 얻어다고 다시 어리목으로 되돌아왔다.

 

 



 


 

민박집 부근에 와서 저녁을 거나하게 먹고, 집에 들어가서는 다시 수다를 떨다가 낼아침 일찍 성산일출을 보러 간다고 모두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잠을 깨보니 아직 휴대폰 알람이 울리지 않았다. 5시 전인 모양이다. 바깥에 나갔더니, 어라, 부슬비가 약간 뿌리고 있는게 아닌가... 이래서 일출을 볼수 있을까?

민박집 아줌마가 싸준 귤과 삶은 감자를 싸 넣고선 성산을 향했다. 가는 도중에 비는 계속 내리고... 이럴줄 알았으면 잠이나 실컫 자둘 걸 하는 아쉬움이 나온다.

비가 오면 어쩌랴. 일출봉을 올랐더니, 그래도 볼 게 있다. 뒤쪽의 분화구와 안개비속에 출렁이는 바다. 그리고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우도 등..

 

 


 


 


 

1시 비행기로 가야 한다는 두 친구 때문에 김영갑 갤러리를 들러서 공항에 두 친구를 내려주고 점심을 먹었는데, 막상 오후에 할 일이 없다. 또 한 친구는 3시 40분 비행기라고 점심 먹고 공항으로 바로 보내고, 둘이서 남아서 극장으로 가서 영화를 봤다. 왕의 남자.

그리고는 조천방향으로 차를 몰아서 합덕 해수욕장 부근에서 바다 구경을 실컫 하고선 저녁 먹고 공항으로 갔더니 차를 돌려주기로 한 시각 8시에 겨우 맞춰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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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18 15:03 2006/01/1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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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오리님의 [아빠친구가맞는데가야되는거지?] 에 관련된 글.

친구가 맞는다고 동명이가 달려간 내용을 어제 저녁에 동명이한테 물었다.

신정동에 할머니제사가 있어서 가는 길에

동명이는 제빵학원에 데려다 주면서 들었는데,

앞자리에 앉은 아내는 이미 한번 들었다면서

중간에 이런저런 간섭을 하는 바람에

정확한 그림이 들어오지는 않았다.



동명이는 제빵학원 끝나고 돌아 오려는데, 다른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는 것이다.

또 다른 친구가 어느 초등학교에서 다른 중학생한테 얻어 맞고 있으니까

같이 가자는 것이었고, 동명이는 이즈음에 그 문자를 보내고,

친구가 맞고 있다는 초등학교로 갔다는 것이다.

그 초등학교는 일산에서도 외곽지역에 있어서 버스도 잘 안다니는데,

택시비 8천원을 들여서 같이 갔단다.

 

도착하니까 이미 1라운드가 끝났는데,

동명이 친구 세명, 그리고 파주 어느 중학교 애들 5명 이렇게 싸우다가

파주의 중학생들이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경찰이 와서는 '해산하라'고 해서,

'10분후에 다시 만나자'고 약속하고 헤어졌단다.

10분후에 다시 만나서 싸웠는데, 싸웠다기 보다는 동명이 친구들이

일방적으로 줘 팼단다.

 

- 숫자가 적었는데, 어떻게 때리냐?

= 걔네들은 술을 마셔서 그랬겠지.

- 근데, 왜 그쪽까지 가서 싸우고 지랄이냐?

= 내 친구가 파주에서 전학온 여학생이랑 사귀고 있거든,

  근데, 전에 있던 파주의 남자애들이 이 여학생을 불러내서 술을 먹였대...

- 거기까지 가서 술마셨으면 여학생도 술 마시러 간 거 아냐?

= 어쨌든 아빠는 여자친구가 잡혀서 술먹고 있다는데 열 받아서 안 가보겠냐?

- 가 봐야겠구먼...  

- 그 여학생은 어떤상태였냐?  여학생은 혼자였냐?

  (아내는 이질문에 화를 벌컥냈다. '당신은 그런 쓸데 없는 질문은 왜 하냐?'고..)

= 술취해서 퍼졌던데...글구 여자애들은 둘이었어.

- 넌 애들 많이 안팼냐? 경찰에서 연락오는 거 아냐?

= 주로 구경했어,

- 그애들 안다쳤어?

= 심하게 팬건 아니고, 뺨따구를 살살 때렸어,,,

  경찰에서 연락 안오는거 보니까 괜찮은 모양이지뭐.

- 그리고는 어떻게 왔냐?

= 계속 걸어서 왔지, 한참 와서는 00이네 엄마가 데리러 와서는 00이네 집에 가서 놀다 잤지.

- 그많은 택시비는 누가 냈냐?

= 내가 조금 내고, 00이가 많이 내고..

 

이자식은 있는대로 얘기해 주는 모양인데,

이해하기 어렵다.

그리고, 경찰은 애들이 싸우는데, 나타났으면 정확하게 정리해 주든지 하지 않고,

그냥 '해산해라'고 하고는 사라졌다니..

그래서 애들은 '10분후에 다시 만나자'고 하고선 다시 만나서 싸운다니,

참 기가 찰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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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17 17:18 2006/01/1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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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가서 바닷가 구경좀 하고 민박집에서 저녁해 먹고

소주 한잔 마시고 있는데, 동명이한테서 문자가 왔다.

 

=아빠친구가맞는데가야되는거지?

 

 



이 놈이 지나가다가 누군가 싸우고 있는데,

그중에 맞는 사람이 아빠친구라는 뜻인가?

문자를 보고선 그생각이 들었다.

근데, 이 놈이 아빠친구 볼 일도 없거니와,

아빠친구 맞는데 가야 된다는 건 아닌거 같다.

 

- 뭔소리야?

 

하고 일단 답문자를 보내고, 같이 있던 친구들에게 보여줬더니,

동명이 친구가 맞고 있다는 거라는 해석이다.

그리고 문자가 다시 왔는데,

 

= 친구가맞고있는데가는게정상이지?

 

제대로 의미가 이해가 된다.

 

전화를했더니, 친구가 어디서 맞고 있다는데, 가야되는거 아니냐?

근데, 엄마가 가지 말라고 한다, 친구라면 의리가 있는데 가야된다고 생각하고

지금 버스타고 가고 있단다.

 

얻어 터질지 모르니까 다른친구라도 데려가야 하는거 아니냐고 했더니,

친구랑 같이가고 있단다.

 

아내에게 전화를 했더니, 아내는 이미 술한잔 한 목소리에다

그놈의 새끼는 어쩔수가 없다고 하소연이다.

 

동명이한테 문자를 보내서, 끝나면 연락달라고 했다.

 

밤이 늦어도 연락이 없고, 전화를 해도 받지 않는다.

아내는 '전화해도 안되는 동명이 새끼 전화는 끊어버리겠다'고

결심을 밝히지만, 그게 또 쉬울까...

 

다음날 오후에 전화했더니, 동명이는 집에서 전화를 받았다.

어제는 밧데리가 나가서 연락 못했다고...

 

- 그래, 친구는 많이 맞았더냐?

= 아니, 내 친구가 일방적으로 때리고 있던데...

 

오늘 아침에 집을 나오다가 물었다.

-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

= 나중에 자세히 말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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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16 13:43 2006/01/1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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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 일출...

from 단순한 삶!!! 2006/01/09 18:56

천왕봉에서 해뜨는 동안,

사진기를 붙잡고 그냥

사진을 찍었다.

 



그럴듯하게 보이겠지만...

산오리가 봐도 수준이하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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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09 18:56 2006/01/09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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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

from 단순한 삶!!! 2006/01/09 18:52

역사와 산의 1월 산행을 따라 나섰다.

7일 아침 서울을 출발하여 백무동에 12시가 넘어서 도착..

그리고 장터목산장까지 올랐다.

눈이 엄청 쌓였을 거라고 기대했으나, 아랫쪽은 다 녹았고,

1천미터 가까이 올라가니 눈이 제법 많다.

날씨는 제법 차겁고, 눈을 밟으면서 올라가는데,

낮에 오르는 것은 그리 힘들지 않았다.

 




길이어딘지, 앞사람의 발만 보고 쫓아가며서 허덕대던 산행을

생각하면, 토요일에 출발해서 낮에 올라가는 것은

참으로 편하고 좋은 산행이었다.

 

5시반쯤에 장터목 산장에 도착..

산장은 정말 추웠다... 밖에 잠시도 나와 있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일몰이 멋지다고 환호성을 울리기에 나와서 사진을 찍었는데..

 

산장에서 난방 따뜻하게 되어서 잘 자려 했는데,

그래도 들락날락하고, 옆자리에 한 친구가  술마시고 더 끼어드는 바람에

잠은 설쳤다.

 

아침에 4시도 안돼서 다들 일어나서 부시럭 거리고, 떠들고...

그리고 6시쯤 출발해서 천왕봉에 올랐다.

 

날씨는 맑고 깨끗해서 일출 구경은 좋았다.

맨날 뜨는 해 뭐 그리 대단한 의미를 부여할까 마는

사람들은 환호성을 울린다..

 

해뜨기 전의 서쪽 능선.. 추워서 흔들렸다.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들..

 

남쪽방향의 산들...

 

 

해가 막 떠오르고 나서도 추위에 떨고 있는 산오리..

 

 

좀 내려오다 올려다 본 천왕봉..

칼바위다...

 

중산리 대형버스 주차장 옆에 식당에서 밥을 먹었는데,

한창 곶감을 말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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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09 18:52 2006/01/09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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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을 갔다 와서 사진기를 뒤지니까

지난 12월 31일 북한산 의상봉을 다녀온 사진이 있구나.

눈이 거의 다 녹았지만,

아직 녹지 않은 눈이 얼음이 되었고,

미끄러운 바위를 올라 가느라 약간 고생했지만,

호젓하고, 여유로운 산행이었다.

 



의상봉을 거쳐 계속 능선을 가면

겨울 산행으로는 더욱 멋진 산행이 되었겠지만....

한해를 마감하면서 산에 올라,

무슨 생각이라도 했던가????

 

의상봉에서 바라본 비봉과 사모바위.. 뒷쪽능선엔 겨울냄새가 난다.

 

 

백운대와 만경대를 배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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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09 18:35 2006/01/0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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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는 임금협상하랴, 가결산업무 도와주랴 하면서

사무실에서 개겼는데,

연초에는 또 기관평가 자료 만드느라 야근이다.

해야할 일, 필요한 자료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찾고 만들고 하는데

그닥 불만이 없지만,



이리 꼬고 저리 비틀어서 도대체 무엇에다 쓸건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잘 파악되지 않는

그런 자료를 만들고 있으니

재미 있을 리도 없고, 하고 싶은 맘이 들지도 않는다.

 

허나, 어쩌랴...

상급기관에서 만들어 달라는 대로,

주어진 양식 대로 만들어 주는 수밖에...

 

정보가 곧 힘이라는 세상이긴 하지만,

그 정보도 쓸만한 가치가 있어야 할텐데,

해가 갈수록 그저 복잡하게, 무슨 의미인지도 파악할 수 없는,

그래서 우리는 관리하지도 파악하지도 않는 정보로

표를 채워달라고 하니, 갑갑할 노릇이다.

 

다른 기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이건 이렇게 만들고, 저건 저렇게 만들어야 한다고

건의도 하고, 항의도 해보다가 그도 안되니까,

그냥 자기네들 편한대로 만들고 마나 보다.

이래서야 기관별로 비교할수 있는 의미 있는

수치나 자료가 나올지 의심스러울 수 밖에...

 

- 새해를 맞아도 별다른 감흥이 없어 진 지도 꽤 지났나 보다.

  '날마다 해뜨니 경이로운 세상입니다'라는 빈산의 블로그에 있는 

   새해맞이 시가 가슴에 와 닿았다.

   해뜨는 것만으로도 경이로운 인생을 만들어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그나마 한가지 더 하고 싶은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열심히 놀자!"이다.

 

- 귀에 이명이 들리고, 그게 신경에 거슬린다 해서 한의원에 가서

   약 지어먹고 침도 가끔 맞은게 한달이 다 되었다.

   별로 차도는 없고, 여전하다.

   오늘 점심시간에 침 맞으로 갔더니,

   나의원은, "치료하는데 재미가 없는게 이명입니다" 면서

   다른 한의원에 가면 3개월에서 6개월동안 약을 먹으라고 하지만,

   그것도 낫는다는게 아니라, 더 악화되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갈수록 태산이다.

   네이버에게 물어봤더니, 거의 낫지 않고, 운 나쁘면 난청으로 발전할수 있을 거라는

   대답도 있고, 그저 신경쓰지 않고 사는 방법 밖에는 별 도리가 없다는 대답도 있었다.

   더더욱 무신경으로 살아야 할거나.. 

 

- 약 먹는다는 핑계로 사람들에게는 무신경이거나 무관심이다.

   빨빨거리고 돌아다니기도 하고, 툴툴거리면서도 회의에 가고

   빨리 끝나지 않는다고 짜증을 내면서도 뒷풀이에 가서 소주 한잔 마시기도 했는데,

   그런 일들을 하지 않으니 심심하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다.

   물론 야근때문에 가고 싶어도 못가는 것도 많지만...

 

- 국선도를 다시 시작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도장에 가서...

   아침 일찍 일어나서 산책하는 것으로 때우려 했는데, 날씨 추워지고 게을러져서

   제대로 하지 않았으니, 아예 도장에 가서 옛날 했던 운동 다시 시작했다.

   3년만에 다시 하려니, 몸도 굳고, 동작도 다 잊어 버리고...

   그래서 뭔가 꾸준하게 하는게 필요한 모양이다.

 

- 그래도 열심히 놀 계획은 세우고 실천하련다.

   산에도 가고, 섬에도 가고, 바다 건너서도 가고...

   아끼려는 시간도 짜증나는 직장에 다니면서 벌어야 하는 돈도

   그저 열심히 놀기 위해서 아끼고 버는 게 아닐까?

 

- 동희는 고3이 되었어도 밤새워 축구중계를 열심히 보고 있고,

   동명이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 달라 해서 옷 사입고, 제주도로 날랐고,

   아내는 애새끼들 수발에 갖가지 불평을 늘어 놓으면서도 술마시고, 놀고, 운동하고 바쁘다

   산오리도 불만이 없는 건 이런 '나홀로 가족' 덕분이라 믿는다.

 

- 산오리네 집에 오시는 손님들에게

  늦었지만 새해인사라도 합니다.

  더욱 건강하시고,

  더욱 신나는 한해를 만들어 가시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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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04 20:02 2006/01/0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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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년 임금협상..

from 단순한 삶!!! 2005/12/29 17:47

올해 우리 직장 임금협상이 어제 끝났다.

연말에 돈이 얼마나 벌어졌는지 파악이 되어야만 임금협상이 진행되는

희한한 구조가 해마다 계속되고 있다.

정부에서 정해주는 인건비(수권예산이라고 한단다)를 넘을수도 없고,

또 정부에서 정해주는 가이드라인(올해 우리 연구원은 3%란다)을 넘을수도 없고,

임금협상이라고 할 것도 없다.

 

이런저런 정부의 지침을 깨자고 수없이 교섭에서 외쳤지만,

그건 깨지도 못한 채 끝났다.

저 정부의 지침을 언제라도 한번 깨 볼까나...

 

 



도대체 연구의 질은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겠는데,

돈벌이는 계속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이미 연구부서에서는 '한계'에 이르렀다고 하는데도

그래도 연구과제나 사업도 늘어나고,

또 벌어들이는(?) 돈도 늘어가고 있다.

 

그 돈을 어떻게 나눠 먹을 것인가가

결국은 임금협상의 주 내용인 것이다.

소위 성과급이라고 하든, 인센티브라고 하든 뭐 그런 것으로..

연말에 호주머니 제법 채울만큼 돈은 주게 되었는데...

 

문제는 여전히 비정규직의 문제다.

몇년전부터 떠들고 난리쳐서 위촉직까지는

성과급을 정규직과 같이 지급하게 되었는데,

더 열악한 일용직, 박사후 연수생, 석사후 연수생,

(연수생이란 이름을 쓰지만, 실질적으론 열악한 비정규직이다)

그리고, 이름도 뭐도 잘 모르는 갖가지 비정규직에게는

한푼 배려가 없다.

 

교섭이 마무리될 즈음에 교섭위원들에게 이얘기를 꺼냈더니,

조합의 교섭위원들도 난색을 표시한다.

두어차례 비정규직 문제로 홍역을 치른 탓에,

아예 얘기를 꺼내서 논의 하기 조차 어려운 분위기다.

 

교섭회의 막판에 다시 그 얘기를 꺼내서 사측은 이런 걸 어떻게

고려하고 있느냐고 했더니, 사측도 역시 껄끄럽다는 반응에

여기서 얘기하지 말고 '나중에 따로 검토해보자'는 정치적인 발언만

되돌아 올 뿐이다.

 

막판에 몰린 탓에다, 차등을 주는 문제도 건드리기 어려운 문제라

'지난해와 동일'로 조합은 입장정리를 했는데,

오늘 하루종일 노조게시판에는

'열심히 일해서 돈많이 번 부서에 왜 차등을 많이 주지 않느냐?'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차마, 그 많이 벌었다는 돈이 열악한 비정규직의 인건비 줄인데서

나오고 있다는 말은 하지 못하겠다.

 

언제나 그렇듯이, 돈이 있어도 없어도,

교섭을 잘해도 못해도, 교섭을 끝내 놓고 나면 '엄청' 우울하다...

 

내년부터는 절대로 교섭에 들어가지 말아야지.....

또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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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9 17:47 2005/12/2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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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내밀어 우리님의 [홍콩 간다] 에 관련된 글.

어제 간만에 연맹 홈피에 들어갔더니,

양경규 위원장의 동영상 인사가 올라와 있었다.

전화번호도 있기에 생각난 김에 전화했다.

 

- 위원장님은 한국에서 감옥가는 것도 모자라, 국제적으로 감옥도 다녀요?

= 그러게 말이예요, 제 팔자가 왜 이래요?

 

교회에서 방 하나 얻어서 돌아가면서 밥 해 먹어가면서 있단다.

30일(내일이네) 1차 재판이 있는데,

어찌 될지 모르겠다면서,

시간내서 홍콩에 놀러나 오란다...

 

혹시 안부라도 전하고 싶으신 분은

+852-9413-8324

전화라도 한번 걸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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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9 17:34 2005/12/2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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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박과 연락...

from 나홀로 가족 2005/12/26 20:05

우리 집에서 가장 바쁜 친구는 동명이다.

24일 느지막히 일어나서는 점심때가 지난 후에야 연습하러 간다고 5천원을 받아서는

집을 나갔다.

그리고 저녁 늦게 아내가 들어와서는 '동명이 친구집에서 자고 온다'고 했다.

엄마한테는 자고 온다고 얘기한 모양이다.

 



동명이는 들어오지 않는다.

본격적으로 아내의 걱정이 시작되었다.

 

- 어디가서 이새끼는 연락도 없는 것이야?

- 5천원 갖고 가서 뭘 먹고나 있는 것이야?

- 도대체 나가면 왜 연락이 없는 것이야?

그리고 항상 결론으로 붙는 말은...

-무자식이 상팔자라니깐...

 

옆에서 툴툴거리면서 '당신은 궁금하지도 않냐?' '전화라도 한번 해보지?'하니까

번호를 눌렀는데, 처음에 신호가 가는데, 안받고, 그리고 다시 했더니,

'전원이 꺼져 있다'는 응답만 들릴 뿐이다.

 

그리고도 시간은 흘러 11시...

이제 아내는 좌불안석이다. 동명이 친구의 전화번호를 찾아서 전화를 한다.

"너는 안나갔다구? 동명이 전화도 안되는데, 알아보고 연락좀 해줘!"

또 한참이 지나도 아무런 연락이 없자, 아내는 다시 전화를 건다.

"연락안됐니? 다시 한번 연락해줘!"

잠시 후 전화가 왔고, 그 전화를 끊고 나서 아내는 말했다.

"라페스타에서 지금 놀고 있는데, 곧 들어올 거래..."

 

한 30분 지나서 "다녀오셨습니다"를 외치며 동명이가 들어왔다.

"야, 똘! 너 이리로 좀 와바!"

"어, 옷 갈아 입고..."

마루에 마주 앉아서 뭔가 고상하게 잔소리라도 좀 늘어놓을까 했든데,

아내가 옆에서 다 혼내고 만다.

 

- 야, 이새끼야, 너 깝작대고 다니다가 어디 잡혀간줄 알았잖아..

= 내가 왜 깝작거려? 글구 잡혀가긴 어딜 잡혀간다구..."

- 늦거나 안들어오면 전화도 못해주냐?

= 전확 밧데리 나갔다니깐...

- 그럼 친구 전화기라도 연락해 줘야지

= 알았어...

 

그러고 나니 아빠로서 산오리는 할 말이 없다.

"야 좀 연락이나 해줘라, 엄마 맨날 걱정하잖아..."

"어........."

 

집 나서고 집에다 연락 안하는 거는 산오리만큼 심한 인간도 드물거다.

집에 전화기가 생긴 것도 대학 들어간 이후 였으니까 그 전에는 당연히 집에 연락할 방법도,

할 이유도 없없다. 물론 고등학교 다닐때까지 어디 싸돌아 다니지도 않아서 연락할 일도 없기도 했지만..

집에 전화기 생긴 이후에도 연락 안하기는 마찬가지 였다.

안하는 이유는 '늦었는데, 괜히 전화해서 부모님 잠 깨울 이유없다'

말도 안되는 이유였지만, 전화하기 싫은 것을 이런 핑계로 돌렸다.

그런 일이 몇번 지나고 나니까 그다음에는 집에 안들어와도, 연락이 안와도 별로(아니 거의) 상관을 하지 않았다. 어디 갔느냐?뭐 했느냐?는 질문도 당연히 없었다.

애새끼들 많아서 누가 안들어왔는지 일일이 챙길 여유도 없었을 것이고,

또 산오리가 원체 '모범생(?)'이다 보니 어디 나가서 안들어와도 무슨 일이 없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을 것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었다.

(아직도 부모님은 산오리가 뭘 한다고 하면 그렇게 믿으니까....)

 

어쨌든, 그래서 외박을 하는 것은 자유로왔다.

그건 결혼을 해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왜 안들어가는지, 언제쯤 들어가는지를 연락하지 않았다. 소싯적부터 버릇이 그렇게 들기도 했고, 늦게 전화해서 잠깨우기 싫다는 억지 변명까지 곁들여서.... 처음에 아내와의 갈등이 엄청 많았다. 그깟 전화 한번 못해주느냐고?

고스톱 치다 보면 잊어버렸다. 상가집에 가서 어울려 술마시다 잠자느라 깜박했다...

뭐 갖다 붙일 사연이야 얼마든지 있었으니까..

 

왜 연락이 없느냐는 아내의 핀잔과 구박도 몇년 지나니까 사그라 들었다.

대신 아내가 연락없이 늦게 들어오고, 안들어오기 시작했다.

일찍 들어와서 아내가 늦게 들어오는 걸 기다리고, 심지어는 안들어 오는 동안 잠들지 못하고, 온갖 상상을 다해 가면서 열받아 했다.

그리고는 또 몇년이 지나니 이제는 서로 늦게 들어와도 간섭하지 않게 되었다.

 

그런 애비가  동명이 하루 외박하고(더구나 엄마한테 애기한), 또 담날 늦게 들어온다고 해서 무슨 설교를 할수 있었을까?

늦게 오면 전화라도 한번 해라!고 얘기하겠지만,

그 말에 얼마나 무게가 실리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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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6 20:05 2005/12/2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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