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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 - 천장남로(라싸에서-빠이) -길위에서 길을

< 최근 벌어진 티베트인의 자유를 위한 투쟁에 지지와 경의를 표하며,

  무력으로 탄압하는 중국정부에 대한 항의를 보냅니다. >

 

자신의 문화와 종교, 그리고 정치적 권리는 그 어떤 이름으로도 억압되거나 파괴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여행중에 만난 티벳인들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합니다.

015 - 천장남로(川藏南路) -라사에서 빠이 - 길위에서 길을

여행자는 언제나 짐을 쌀댄 설레임과 두려움이 교차합니다.

며칠이라도 머물렀던 곳은 여행자에게는 이미 익숙함과 안도감을 주게 마련이지요.

새로운곳으로 떠난다는 것은 셀레임을 주는 것과 비례하여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두려움이 수반되기 마련입니다.

익숙한 것을 털고 일어날때만이 새로운 것을 향해 나아갈수 있습니다.

2007년 10월 22일 라싸를 떠나기로 하였습니다. 초모랑마와 카일라스, 그리고 시가체, 간체

나무쵸, 데뽕스 등을 아쉽게 못 가보고 라싸를 떠나려니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사천 등지를 돌기로 계획한 나의 여행 일정에서 더이상의 시간 여유가 없었습니다.

다음을 기약해 봅니다. 그러나 그리 오랜산 인생은 아니지만

어쩌면 다음이란 없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른 아침(6시) 짐을 사고 채크 아웃을 하고 택시를 탔읍니다. 숙소 앞에는 아침 일찍 떠나는

여행자를 기대하며 택시가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아직 사방은 어둠이 깔려 있었습니다.

라싸 북부버스터미널에서 빠이(八一)행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는 대형과 중형 두대가 있었습니다. 대형은 130원이었습니다.

대형버스의 운전석 옆의 맨 앞자리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대형버스 손님이 다차면 옆에 있는 중형버스에 손님을 태우는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소형버스가 더 빨리 간다고 합니다. 늦게 출발해도 먼저 간답니다.

급할 것 없는 여행자인지라 그냥 허허 웃고 말았습니다.

라싸에서 출발한 지 150여 km를 달리자 미라설산(米拉雪山 : 미 라 쉐 싼, Manxung_la, 4900m)이 앞을 막고 있었습니다. 굽이굽이 정상을 올라가자 햇볕이 비치는 곳은 늦가을의 정경이,

음지에는 한 겨울의 정경이 교차하고 있었습니다. 가을 단풍과 눈 꽃이 동시에 눈을 아름답게 하였습니다.

아쉽게도 차가 심하게 요동치는 바람에 사진은 찍기 어려웠습니다. ㅎㅎ

그리고 고도가 오천미터에 육박하는 것이라서 멍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멍한 기분을 순간 일깨운 것은 정상에 다다르자 버스안 일행들이

갑자기 지르는 함성이었습니다.

창밖을 향해 온갖 색종이를 날리며 무사히 고개에 다다른 것을 감사히 하는

의식이었습니다. 역시 정상에는 타르초가 나부끼었습니다.

마치 여기가 정상이다라는 것을 알리는 것처럼.....

이런 의식은 매번 고개를 넘을때마다 행해졌습니다.

아주 어릴적 마을밖 성황당에 이르러 돌무더기에 돌 한줌 더하는 우리네 옛 풍습과 비슷합니다.

삶의 조건이 열악할 수록 신에게 안녕과 축복을 바라는

인간의 마음은 더욱 간절해집니다.

험난한 자연 앞에서는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가 될 뿐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의 가호가 절실한 모양입니다.

미라쉐산을 넘어서부터는 숲의 연속이었습니다.

척박한 티벳의 창탕고원과 라싸 주변을 보다가

울창한 숲지대를 보자 당혹스러웠습니다.

천장공로의 시작

버스안의 승객은 대부분 성지 라싸을 다녀가는 순례객들이었습니다.

일부는 일때문에 오고가는 것 같았습니다.

외국인 여행객은 나 한사람뿐이었습니다.

길은 끝이 없었고 이미 대지는 황금색이었습니다.

붉은색과 황금색 멀리는 설산도 보입니다.

운전기사 옆자리에 앉아서 서로 담배도 주고 받으며 피우다가

이른 아침 출발한 관계로 피곤도 하여 좀 졸다가 눈 앞에 나타난 풍광에 취하다가

다시 담배한대 피우는 그런 버스여행이었습니다.

,

저 멀리 야크를 방목하는 티벳 유목인의 거처도 보입니다.

작은 차가 앞질러 가기도 합니다.

길은 사람과 차의 통로이지만 이쪽과 저쪽을 구분짓는 경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길을 경계로 느끼는 것은 사람만이 그럴뿐입니다.

풀을 뜯는 야크는 이쪽 저쪽 경계없이 넘나듭니다.

차가 와도 여유만만입니다. 차 또한 급할것 없이 기다립니다. 야크가 건너기를....

멀리 보이는 집들은 지붕이 색다릅니다.

새마을 운동이라도 한 모양인듯 새롭게 페인트칠한 양철지붕으로 되어있었습니다.

그것도 보라색 붉은색, 파란색 동네마다 약간씩 다릅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정차한 길가 마을

사람은 먹어야 합니다.

길가 마을에 차를 세웁니다.

라싸에서 아침 일직 출발하면 점심쯤에 다다르는 마을입니다.

자연스럽게 식당들이 들어섰습니다.

 

이제는 버스타고 가다가 밥 먹는 것이 익숙해저 맘 편히 식당에 들어가 음식을 시킵니다.

 

 

혼자 식사할때는 간편하게 면 종류를 먹습니다. 10원입니다.

야크 고기로 고명을 얹은 국수입니다.

점심을 먹은 식당입니다.

식당에서 먹거나 혹은 각자 준비한 음식으로 요기를 한 다들 여유로운 휴식을 취합니다.

 

식당 뒤편에서 스레기 더미를 뒤지는 야크를 보았습니다.

까마귀도 함께 쓰레기를 뒤적이고 있었습니다.

 

다시 출발하면서 본 풍경은 매우 변화가 많았습니다.

노오란 단풍이 절정을 이루기도 하였습니다.

성지 라싸로 향하는 순례자들의 휴식 모습도 보입니다.

이들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오랜 오체투지의 순례라서

다들 지쳐 보이고 행색이 초라하지만 라싸가 가까워서인지 행복으로 충만한 듯 여겨집니다.

순례자들과 나의 여행이 안전하고 행복하기를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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