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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파수병
김수영
만약에 나라는 사람을 유심히 들여다본다고 하자
그러면 나는 내가 詩(시)와는 反逆(반역)된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먼 山頂(산정)에 서있는 마음으로
나의 자식과 나의 아내와
그 주위에 놓인 잡스러운 물건들을 본다
그리고
나는 이미 정하여진 물체만을 보기로 결심하고 있는데
만약에 또 어느 나의 친구가 와서 나의 꿈을 깨워주고
나의 그릇됨을 꾸짖어주어도 좋다
함부로 흘리는 피가 싫어서
이다지 낡아빠진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리라
먼지 낀 잡초 우에
잠자는 구름이여
고생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세상에서는
철늦은 거미같이 존재없이 살기도 어려운 일
방 두간과 마루 한간과 말쑥한 부엌과 애처로운 妻(처)를 거느리고
외양만이라도 남과 같이 살아간다는 것이 이다지도 쑥스러울 수가 있을까
詩(시)를 배반하고 사는 마음이여
자기의 裸體(나체)를 더듬어보고 살펴볼 수 없는 詩人(시인)처럼 비참한 사람이 또 어디 있을까
거리에 나와서 집을 보고
집에 앉아서 거리를 그리던 어리석음도 이제는 모두 사라졌나보다
날아간 제비와 같이
날아간 제비와 같이 자죽도 꿈도 없이
어디로인지 알 수 없으나
어디로이든 가야 할 反逆(반역)의 정신
나는 지금 산정에 있다――
시를 반역한 죄로
이 메마른 산정에서 오랫동안
꿈도 없이 바라보아야 할 구름
그리고 그 구름의 파수병인 나
계속 보기...
간만에 젊은 음악들을 들으면서
기분을 쾌활하게 만들어본다.
파블로프란 밴드 아주 상큼하구만,
http://zakka.egloos.com/page/14
하고 싶은 것들만을 하고 살 수 없다는거
잘 알고 있다.
근데 어째건 난 기타를 치는 일이 젤 행복한데
기타를 반역하고 사는 중이다.
새로 시작하는 일이 아님에도....왜 이리 자꾸만
에둘러 돌아가는 삶일까?
알수가 없다.
이 미친 시대와 불화하지 않고,
얼굴에 미소 띄우면서
맨정신으로 버티는 일이 참말 힘겹다.
영락한 기타리스트를 보고 한숨을 쉬었던 적이 있었지.
나는 아직 현재진행형인가?
묻고 또 묻기전에
끊임없이 끌어안고 토닥거려줘야할 내 기타에게 고백해야겠지.
날이 밝아오는데 참새들이 지저귄다. 배가 고프다고...
나도 고프다고~
저녁 시흥역 거리공연 가지를 못하게 되었다.
가슴이 답답하다. 꽉 막힌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이 체증을
무엇으로 풀 수 있으려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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