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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만 있던 일요일, 낮달같은 백일몽

  • 등록일
    2008/02/10 12:29
  • 수정일
    2008/02/10 12:29

오후만 있던 일요일, 낮달같은 백일몽

 


일요일 오후 낮, 정신없이 한숨 푹 곯아 떨어졌습니다.  몹시 보고 팠던 사람 보러 가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을까요? 삼등석 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가는데 우스꽝스럽게도 신자본주의 체제 전복을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해 현금 수송 열차를 급습하는 도시 게릴라들과 어쩌다 한편이 되어 한바탕 전쟁처럼 총을 드르륵 갈겨대고는 세상으로부터 도피, 도망을 가게 되었어요. 험한 산길로, 산길로만 골라 골라 경찰들로부터, 군대들로부터 피해 몰래 하지만 마치 소풍을 가는것처럼 즐겁게 행군을 하다가 어느 도시에 다다랗는데 조그마한 놀이터에 바글바글 쭈그리고 앉아 예비군 훈련을 받고있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도시 곳곳엔 사실 총알은 들어있지않은 M16 소총을 폼나게 들고 보초를 서고 있는 이젠 나보다도 한참 어린 예비군 아저씨들. 그 안에 예전 유격장에서 같이 한조가 되어서 올빼미들을 훈련시키던 성질 고약한 후임병이 있더군요. 그 친구 내가 참 싫어하던 사람이었는데 꿈속에서도 여전히 연신 나에게 이러쿵 저러쿵 말하면서 예비군 훈련중에 농땡이를 피우며 자리를 빠져 나가려는 사람들을 붙잡아 자리로 돌려보내는 일을 열심히도 하고 있더군요. 그는 말끝마다 민중을 위해서 사회와 국가를 위해서 봉사하는 그런 일을 지금도 하고 있는것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말하더군요. 그 동네 아마도 꽤나 큰 항구 도시의 어느 뒷골목이었던거 같아요.다만 배추 흰나비처럼 파도위로, 바다위로 폴폴 날아 오르고 싶었어요. 아니에요!  내 너덜너덜해진 날개를 접고 지친 발을 닦고는 맘편히 한숨 푹 자고 싶었어요.  그런데 사실 우물쭈물 그러지를 못하고 길모퉁이 한구석에 헌 신문지를 깔고 전전긍긍 끙끙 앓아 누웠어요. 과연 누가 날 받아줄런지 숨겨 줄런지 그럴런지 자신이 통 없기도 했고 다른 사람에게 폐 끼치는것은 너무 싫었지요. 나같이 영영가 없는 도망자를 누가 품에 받아주겟어 머리를 도리도리 좌우로 흔들며 자책하다가 낮달같은 백일몽에서 그만 깨어났어요.  발끈 고개를 치겨든 어쩔수없는 부질없는 부질없는 욕망 따위들. 잠시 낮에 빼꼼히 나온 눈여겨 보지 않으면 찾기 어려운 초승달처럼 금방 그렇게 기울어버리겟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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