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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Jun.2013 :: 고민을 털어냄과 동시에 찾아온 SK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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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글을 쓰고 나면 뭔가 며칠 안에 고민을 털게 된다. 묵히고 묵히다가 답답해서 쓴 거니 털릴 때가 되었던 건지, 글을 쓰면서 정리를 거쳤기 때문인지ㅡ 여튼 뭔가 그렇다. 이번에 쌓여있던 이래저래 나는 뭘 하고 싶은 거지? 하는 그런 고민들, 내가 뭘 할 거지? 이런 고민들. 대강 털었다. 야호

 

언제나 고민은 화끈한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게 아닌 것 같다. 그냥 맘을 살짝 비우고 한차례 털어내기. 이번에 고민한 만큼만 정리하고 조만간 다시 찾아오면 그 때 또 다시 고민해야지. 확실한 답을 찾는 건 뭔가 말도 안되고 허황된 짓인 것 같다.(그래서 철학을 보면 왜 저러는지 솔직히 이해가 잘 안 간다...) 그러면서 또 답이 있다고 믿고 머리 싸맨채 엉엉 거릴테지만..... 우선은 한 차례 털었다는 것에 감사하고 다시 기뻐하며 스카스카하게 살아야지.

 

이번에는 내가 즐겁게 살기 위해서 나다 일을 해야한다는 말에 동의하기로 했당ㅋㅋㅋㅋㅋ 아니 그게 사실이고 뻥이고는 중요하지 않고 그저 붙잡아볼 말이 필요한 거니까.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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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결론은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 사랑하고 또 사랑하면 될 것 같다는 것. 내가 사랑받고 싶은 마음 조금만 접어두고, 여덟살을, 주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모든 소중한 사람들을 사랑해야지. 엄청 오그라드는 개소리 같지만 겁나 이성적으로 내린 결론이당. 그렇지 않으면 사람을 이해할 수 없는 걸? 이라고 생각하고 보니 김언수가 또 떠오른다.

 

 

한밤중의 이 고요한 숲을 거닐고 있으면 내가 몹시 외로움을 타는 인간이라는 것을, 그래서 외로움의 힘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인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나에게 사람을 사랑하는 재능이 있다는 것을, 열렬히 그리워하는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게 아마 내가 가진 재능의 전부일 것이다. 하지만 소설을 쓰기 위해서 필요한 재능은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소설이 인간에 대한 이해라고 배웠고 여전히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그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세상을 향해 멋지게 냉소를 날리는 것이, 실험적이고 참신한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는 힘이 바로 문학이라는 것을 나는 이제야 안다. 다행이다. 모두 다 이 숲의 덕택이다. 그리고 여전히, 나에게, 사람을 사랑할 힘이 있다. 다행이다. 참 다행이다.

  그러니 충분하다. 이 숲을 거닐고, 더 외로워져야겠다.

 

- '설계자들' 작가의 말, 김언수

 

설계자들 마지막 작가의 말에 적혀있던 김언수의 이 말은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다. 처음 읽는데 눈물이 왈칵 났었다. 소설이 인간에 대한 이해라고 말하는 이 사람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사람을 사랑하는 힘이 문학이라는 것에 이사람이 생각하는 문학, 예술은 나의 그 것과 같구나 하는 기분.

 

김중혁은 뭔가 아 이아저씨 재밌겠는데? 싶고, 뭔가 나랑 비슷해!!! 하는 느낌으로 그 말들이 다 너무 웃기다. 인생선배의 개똥철학을 듣는 기분에 아! 한다면, 김언수의 말은 그냥 내 깊은 곳에 짠하다. 좀 더 낮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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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hro 2집이 퍼플에 들어왔다고 문자와서 이사 온김에 사러갔다. 향뮤직에서는 리버틴즈를 구입! 그런데 향뮤직 중고 씨디를 뒤지다가 SKA-P 라이브앨범을 발견했다. 그렇게 좋아할 정도로 잘 알진 못하지만, 스카밴드 찾던 시절 이름 좀 봐왔던 기억에 (게다가 DVD포함인데 5,000원이라니!) 구입해 보았다. 별 큰 기대 없이 스카스카 신나겠지 뭐,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저께 앨범을 틀어두고 아침에 누워서 멍~ 하니 앉아있는데 갑자기 정신이 확 들었다. 1번 트랙에서... El Pueblo Unido Jamas Sera Vencido! 응?! 설마 설마 하는데 또 말한다! 아니 스페인의 스카밴드는 이정도는 공연때 외치고 그러는 건가? 싶은데 너무 재밌어서 하하. 그렇게 신났다가 나가서 엠건이랑 회의하고 들어와서 일시정지 해두었던 앨범을 다시 재생시켰다. 7번트랙... 그런데 노래가 끝나고 갑자기 보컬이 낮은목소리로 낯익은 노래의 앞소절을 부른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벨라 챠오를 부르기 시작한다.

 

헐! 이게 뭐지! 짱 멋있어! 그 순간 별 관심 없다 그냥 뭐 그런가 보지 했던 스카피가 관심 폭발로 변했다. 제목을 검색해보았다.. 하하하.... 이게 뭐야 ㅋㅋㅋㅋ 벨라챠오 불렀던 그 노래 제목이 Vals del Obrero노동자의 왈츠. 신나서 모든 가사를 구글번역기에 돌리기 시작했다. 가사 짱이네염. 단결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는 심지어 노래 가사에 집어넣은 것이었고, 가사가 거의 투쟁가 수준이다. 제목이 부끄러움인데 가사가 투우사 욕하는 내용에 Carlo Guliani라는 2001년 G8집회에서 경찰이 쏜 총으로 사망했던 청년에게 바치는 노래도 있다. 웹사이트에 들어가보니 첫 페이지에 현재 터키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글을 올려놓았다. 터키는 혼자가 아닙니다.라고. 와 이사람들 뭐야뭐야. 이번엔 위키에 들어가봤다.

 

첫 줄이 "정치적으로 분류 할 수 반체제 음악 그룹입니다." (구글 번역의 허접함...) 막 웃다가 쭉 보니 2005년에 한번 해체했었는데 고별공연의 모든 수익을 아르헨티나에 있는 스페인왕국의 점령 이후 고통받고 있는 빈민 구호 단체에 기부했단다. 아 이사람들. 뭐지 첨바왐바냐...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한에서는 가사와 멘트들에 Hasta la Victoria!승리하는 날까지! Resistencia !저항! Revolucion! 혁명! Libertad!자유! 이런 말들이 범람을 한다... 게다가 노래도 좋아. 아하하...

 

이번달 목표를 잡았다! 스카피 노래가사를 번역하겠다. 스페인어 사전을 붙잡고 검색을 해서라도... 안되면 의영이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하하.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호준오빠가 좋아요 눌러서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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