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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Jun.2013 :: 아, 블로그 주간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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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블로그를 하기 시작하면 한동안은 바짝 하니까 블로그 주간인가보다. 대체로 패턴이 같다.

 

1. 뭔가 심심하고 외롭고 우울하고 머리는 아프고 막 그럴 때 블로그 컴백을 한다.

2. 어디가서 말 못 했던 것들을 좀 훅 털다보면 어느새 생각이 이어지고 또 이어져서 (나도 몰랐던)내 속을 턴다.

3. 워낙 고민주간이 한계를 찍을 때 블로그를 찾으니까 곧 고민이 털린다.

4. 아 이제 고민도 털렸겠다 다시 즐거운 삶을 살아야지! 하는 조증으로 넘어가려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온다.

5. 그 상황에서는 글도 많이 쓰고 즐겁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허해진다.

6. 그런데 대충 다음 고민 전까지는 즐겁게 산다. 어디선가 태클이 들어오지만 않는다면.

 

지금은 한 6까지 찍은 것 같다. 그래도 블로그 주간은 참 감사하다. 손으로 쓰는 것 보다 수정도 쉽고 오래오래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컴퓨터가 편한 나는 기계의 노예인가. 블로그는 음 뭔가 긁어오기도 편하다. 따로 파일로 저장해놓으면 언젠가 맥을 지우고 깔고를 반복하다가, 혹은 외장하드를 날린다거나 하는 과정에서 사라진다. 그렇게 사라진 지금껏 내가 썼던 글들.... (물론 블로그에 옮겨놓은 걸 후회하기도 한다. 예전 글은 짱 부끄러우니까.) 

 

그치만 진블은 검색 비허용이 안되는게 단점인 것 같다. 한 4년 전? 블로그를 시작하던 그 무렵에는 친구들이랑 같이 다 진블을 하니까 메인에서 서로 보고 들어가고, 뭔가 소통의 공간으로 사용했던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 지금은 사적공간으로 인식된다. 딱히 누가 보지도 않고, 딱히 누가 관심갖지 않는 그런 열려는 있지만 눈에 안 띄는 그런 공간이면 좋겠다. 왜냐. 부끄러웡.

 

그렇다면 글을 다 비공개로 써! 할 수도 있겠지만, 이건 관심병이기 때문에... 누군가 들어와서 글을 보고 한마디 건네준다면 좋겠다는 맘이 있다..... (쳇, 부끄러워 하질 말던가 부끄러우면 숨기던가 부끄럽지 않게 글을 쓰던가!!!)

 

게다가 청소년성적자기결정권에 대해 검색하고 들어오는 사람이 좀 끊이질 않는데 짱 부끄러... 아니 그거 그냥 '모난라디오에서 청소년성적자기결정권에 대해 이야기 해야하는데... 뭘하지?' 하는 메모였는데... 심지어 뭘 할지는 나오지도 않을텐데...!!! 미안해요 들어온 여러분. 아, 설마 이것도 뜨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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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자들을 좀 되게 열심히 읽었더니 재밌었다. 그렇지만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게 캔맥주주간이 머리에 남는다. 래생이 변기에서 폭탄 발견하고 캔맥주 10박스를 주문하는 그거. 방법도 적혀있다. 우선 냉장고에 최대한 많이 들어갈 수 있도록 냉장고를 비우고, 맥주를 먹을 수 있는 만큼 다 넣고, 배가 고프지도 부르지도 않기 위해 오징어와 땅콩정도를 구비한다. 그리고 마신다. 마시고 마시고 또 마신다. 토하고 토하고 또 토한다. 그러다보면 어느순간 계속해서 맥주를 마실수 있는 상태가 온다. 그렇게 며칠간 마시고 또 마신다. 마지막맥주를 마시고는 다음날 집 밖으로 나간다.

 

아 정말? 저러면 그 후로 다시는 맥주를 못 먹을까봐, 그리고 몸을 바닥까지 버리는 짓이니까 할수는 없지만 죽기 전에 한 번쯤 해보고 싶다. 사람은 자기파괴적인 것에 흥미를 느끼나?ㅋㅋㅋ 것보단 아무 생각없이 취해있고 싶은 건가?

 

그래서 그냥 나는 조만간 캔맥주'주간'은 아니고 캔맥주의 '하루'를 만들어야지. 아니다 한 이틀? 그렇게 집에서 혼자(혼자가 중요하다!!) 캔맥주를 먹고 또 먹고 또 먹는거지. 자다가 일어나서 또 마시고... 아 두근거린다. 생각하는데 문득 이미 해봤다는 걸 깨닳았다. 그것도 '하루'아니고 한달쯤?(물론 래생처럼 고통스레 마시는 게 아니라 그냥 계속 마셨던 때.) 작년의 코라팟과, 재작년 가장 방탕하던 시기 소사카바나에서 하하. 올해도 한번 해야하는 건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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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

 

확신하는 건 여름은 생맥주의 계절이라는 것.

낮술은 두배쯤 더 잘 어울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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