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침 9시 반에 한국식당에서 프로그래머와 아침 먹기로 했다. 가니 체구장대한 스님도 와 계신다오늘 버스로 부처가 태어난 불교성지 룸비니로 가신단다. 젊은 친구들과 여행을 같이 해왔는데 이제 헤어지나 보다. 함께 여행한다는게 상황에 따라서는 천국도 되고 지옥도 되나보다. 몸이 감당이 안되면 아무리 마음이 넓은 사람이라도 짜증이 날 수 밖에 없나보다. 저번에 닭도리탕 얻어먹은거 백반 낼 기회를 달라고 해서 스님것을 내가 냈다.

 

2.

프로그래머 친구와 루클라까지 일 주일동안 같이 산길을 걷기로 했다. 그동안 넉달 가까이 여행하면서 수 많은 여행자들을 만났지만 이렇게 일주일을 함께 지내기는 처음이다. 내가 너무 인색했나? 내일 만나서 트레킹 준비를 하기로 했다. 싼 로컬 피씨방으로 갔다. 오늘은 속도가 좀 나온다. 여긴 흑인 친구들이 많이 오는 거 같다. 갈때마다 몇 명의 흑인친구들이 보인다. 3시간을 하고 맞은편 햇볕이란 한국이름도 써놓은 식당으로 들어갔다. 깔끔하다. 몇가지 한국음식도 된다. 흰 요구르트인 프레인라시와 네팔식 볶음면을 먹었다. 아주 저렴하다. 소화도 시킬 겸 걸어서 몽키탬플에 가보자.

 

3.

로타리에서 한 네팔리에게 어느 방향이냐고 물어보았다. 이 네팔리 자기 시간 많다고 괜찮다고 고맙다고 해도 따라온다. 이런 친절은 좀 부담스럽다. 그도 내마음을 알았는지 좀 같이가다 돌아간단다. 고맙다고 돈을 꺼내는데 극구 사양하면서 돌아간다. 갑자기 미안해진다. 내가 좀 더 마음을 열었어야 하는 걸까? 아이구 모르겠다.

 

4.

사원 입장료는 계단 맨끝에서 내게 되어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옆쪽에 식당으로 올라가는 길로 그냥 가면 입장료 75루피를 안내도 되는 거 였다. 확실하게 입장료를 받으면 이런 딴 마음을 안 먹을텐데 네팔의 사원들은 너무 샛길이 많다. 사원은 크게 볼 건 없는데 이곳이 산위라 카트만두의 전망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카트만두 시가지 정말 그만그만한 붉은 톤 집들이 이어져있다. 좀 돌아보다가 주스한잔을 마시고 탑쪽으로 오는데 아이업은 아줌마가 애절하게 돈을 달란다. 그동안 안 주었는데 왠지 주고 싶었다. 잔돈 여러개 한 10루피 정도 준거같다. 내려갔다.

 

5.

아까갔던 햇볕이란 로컬식당에서 김치볶음밥과 티베탄 맥주를 시켰다. 잔안에 맥아를 넣어 물을 부어 그 물이 밑으로 내려가면서 작용을 일으키고 빨대로 맨 밑쪽에 걸러진 맥주 동동주 비스무리한 술을 먹는 구조다. 나무잔이 멋있다. 다먹으면 어린 친구가 계속 물을 부어준다. 비가 온다. 정전이 되었다. 흔한 일이다. 다시 불이 들어왔다. 피씨방으로 가서 좀 하는데 또 정전이 되었다. 옆자리에 앉은 아프리카 친구와 대화를 나누었다. 

 

6.

레소토공화국에서 왔단다. 이름이 오스카다. 방콕 국립도서관에서 론리플레닛 남아공 편을 본 기억이 난다. 그 남아공 안에 섬처럼 있던 레소토 공화국이다. 여행을 왔단다. 법을 전공한단다. 이친구 휴먼비해이비어 즉 인간행동이란 것에 대해 지대한 관심이 있다. 아마 논문주제인가 보다. 자기 담당 교수 얘기부터 길을 가는 데 누가 칼을 들이댔을때를 예로 들면서 일어서서 내 목에 손을 대는 시늉까지 한다. 이 친구 말하는게 너무 재미있다. 내가 말했다. 너 말하는게 마치 랩 송 부르는 거 같아. 손짓도 손짓이지만 특히 말할때 문장과 문장을 이어나가는 아프리카의 리듬이 이런거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넬슨 만델라 어떠냐고 물으니 휴머니스트란다. 선한 눈매의 이 친구에게도 말그대로 휴머니즘적인 열정이 느껴진다. 이 친구에게 어떤 휴머니즘이냐며 더 이념적 정체성을 따져 물을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그는 랩처럼 말하는 오스카다.

 

7.

로컬 피씨방에서 나오니 비가 부슬부슬내린다. 애그햄버거를 먹었다. 숙소로 들어왔다. 여기도 정전이 되었다. 샤워를 하고 1층에서 인터넷을 했다. 한 술취한 한국남자가 들어와 소리를 크게낸다. 돈 없이 택시를 탔나보다. 택시운전사가 이리로 데려왔나보다. 한참을 실강이를 한다. 숙소로 올라와서 잠을 청했다. 

 

 

050318 (금) 여행 113일차

 

(잠) 한국 게스트하우스 욕실있는 트윈룸 3000원 (200루피)

(식사) 아침 한국식 백반 2개 3000원 (200루피)

          점심 라쉬 네팔식 볶음면 825원 (55루피)

          저녁 김치볶음밥 티벳식맥주 1275원 (85루피)

(입장) 몽키탬플 1125원 (75루피)

(간식) 애그햄버거 900원 (60루피)

          주스 300원 (20루피)

(기타) 세탁 2550원 (170루피)

          싼 피씨방 6시간 1350원 (90루피)

          숙소 인터넷 2시간 900원 (60루피)

          인터넷전화 4분 1500원 (100루피)

          아이업은 아줌마에게 150원 (10루피)

         

........................................................ 총 16,875원

 

 

 

몽키사원 가는길. 사원에 원숭이가 많아 몽키탬플로 불리운다


버스 기다리나?


카트만두 전경. 그만그만하다


몽키탬플 입구의 불상


한참 계단을 오르니 사원이다. 카트만두가 보인다

 







고단한 아저씨


보우다 사원만 못하지만 원형 불탑이다



공해가 심한 도시 카트만두


매점에서 주스 마시면서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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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7 21:39 2005/04/27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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