쿰부히말라야 에베레스트 트레킹 4일차

반다르(2210)-리쿠콜라(1490)-캔자(1630)-세테(2540)

 

 

1. 아침에 시리얼 비슷한 것을 먹고 출발했다. 처음은 반다르 마을을 통과하는 내리막길이다. 한 계단밑 집 벽에 두사람이 뭔가를 쓰고 있다. 또 셀파 친구와 뭔 얘기를 나눈다. 글을 쓰던 사람이 인상을 찌푸리면서 아임 마오이스트라고 말한다. 이 지리에서 루클라 코스를 지날때 마오이스트에게 통행세를 내야한다는 것은 익히 잘 알고 있지만 통행세의 당위성을 설명을 한다든지 이런게 없다. 어제 마오이스트와는 느낌이 정반대다. 2. 통행료로 1인당 천루피를 주었다. 만 오천원돈이다. 순박한 얼굴의 옆 마오이스트가 영수증을 끊어준다. 더 얘기할 것도 없고 내려가려는데 붓을 잡고 글씨를 쓰던 인상쓰던 마오이스트가 그 영수증 잘 보관하라고 한마디한다. 이 일대가 마오이스트 장악지역이라 또 만났을때 영주증을 보일일이 있단다. 만약 잃어버려 없으면 또 통행료를 내야한다. 뒷주머니에 잘 접어 넣었다. 3. 지리에서 루클라 가는길은 오르락내리락이 반복된다. 오늘은 2210미터인 반다르에서 시작해서 계속 산을 끼고 내려가 1490미터인 리쿠콜라마을까지 내려간다음 다리를 건너 1630미터인 캔자마을로 오른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캔자에서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2540미터 세테까지의 길이다. 세테에서 하루묵고 내일 이 구간의 가장높은 3500미터대의 람주라고개를 넘는다. 4. 지나치는 동네마다 심심치않게 마오이스트 구호들이 보인다. 산허리길로 계속 내려오면서 짐꾼들과 점점 많이 마주친다. 짐꾼들도 보통 우리와 같은 코스다. 중간에 쉬면서 한 짐을 지어보았다. 쌀이다. 보통 이마로 짐을 진다. 목이 휘청거린다. 잘못하면 목이 꺾이겠다. 한 30키는 훌쩍넘어 보인다. 10키로가 채안되는 내배낭보다 세배의 무게다. 자세히보니 이 포터 여자다. 5. 내가 이 여성포터를 처음에 남자로 본 이유는 얼마나 매고 다녔다나는 몰라도 몸매가 거의 근육질화되어서다. 가슴은 납작하게 들어가고 팔은 나보다 더 굵어보인다. 물론 이 여성이 다져진 몸매를 자신의 취향으로 생각하고 만족해한다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만약 그녀가 날씬한 몸매와 타지않은 피부에 대한 욕망을 가지고 있다면... . 내가 가지고 있는 미네랄 워터를 같이 나눠 마셨다. 사진은 찍지 마란다. 6. 개울이 나타난다. 리쿠콜라를 지나 다리를 건너 세테마을에 들어섰다. 처음보이는 집에 큰 글씨로 인민해방운동은 테러리즘이 아니다라는 큰 글씨다 벽에 써있다. 동네 전체가 마오이스트의 구호로 도배되어있다. 좀 색다른 느낌이다. 한국에서 집회나 파업때나 확보되고 열리는 표현의 공간이 이곳은 일상적으로 사는 마을 자체이다. 셀파가 아는 한 로지겸 식당 마당에 베낭을 풀었다. 7.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데 저쪽에서 서양인 하나가 지나간다. 버스를 제외하고 3일만에 처음보는 여행자다. 스위스에서 왔단다. 드디어 짜오면(볶음면)이 나왔다. 가격은 좀 비싼데 맛은 있다. 동그란 뿔테안경의 주인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내일 람주라고개보다 지금 올라갈 900미터 오르막길이 훨씬 힘들단다. 이곳 구멍가게에는 살것이 없다. 8. 해지기 전에 올라가야 한다. 역시나 가파르다. 한 400미터쯤 올랐을까? 아까 보았던 스위스 남자가 네팔인들과 사과를 먹고있다. 지리에서 방울도마토 좀 먹은 이후 과일을 먹지 못했다. 입맛만 다시고 있는데 이 스위스인 출발한다. 자세히 보니 이 친구 아주 럭셔리 트레킹이다. 3명의 네팔리를 고용했다. 길안내(가이드), 짐꾼(포터), 요리사(쿠커) 이렇게 셋이다. 9. 이 뻔한 길에 가이드는 영어가 좀 되어서 말동무 할 사람이다. 소위 정신노동인 셈이다. 그런데 가관인건 거의 대부분의 짐을 포터 한명이 다 지고 있다는 것이다. 스위스인 고용자와 가이드는 거의 동급이다. 아주 얇고 작은 베낭을 메는둥 마는둥하고 있다. 요리사의 배낭을 좀 크다. 아마 자기 짐정도 재료 일부가 들어가 있을 것이다다. 포터는 배낭 세개를 끈으로 묶어 그걸 이마로 매고 올라간다. 자기짐은 거의 없을 것이다. 포터는 요리사가 만든 음식도 먹지 못할 것이다. 현지인 식사를 하고 잠도 따로 잔다. 정말 육체노동의 경시가 이루 말할 수 없다. 페이도 가이드는 하루 8달러정도에서 시작하지만 포터는 2불 3불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나의 편견이지만 포터가이드 없이 오길 결정한거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10. 올라가는 길에 젊은 마오이트스 남녀가 총을 들고 무리를 지어내려간다. 저들의 얼굴에 혁명적 낭만이 숨쉬는 거 같다. 그들의 얼굴에는 내 얼굴에 숨길수 없는 일종의 매너리즘은 보이지 않는다. 네팔자본주의의 미성숙 때문일까? 그렇진 않은거 같다. 내가 보기에 네팔인들의 얼굴표정은 단연 세계 최고다. 3시간 만에 세테에 도착했다. 날은 저물어간다. 샤워를 하고 싶은데 한 로지는 샤워시설이 없단다. 옆에 있는 뉴에베레스트 로지로 갔다. 11. 밥말리와 호랑이가 같이 프린팅되어있는 티셔츠를 입은 주인이 나온다. 2층 방 침대는 관짝같이 좁다. 샤워시설은 간이식으로 밖에 지어졌다. 이러다가 감기걸리는거 아닌가 좀 걸렸다. 온수는 그 옆 식당 아궁이에서 그 불기운으로 물을 데워워 호수로 연결되는 시스템이다. 호수를 바닥에 거의 누울 정도로 낮워야 더운 물이 조금씩 나온다. 겨우 샤워를 마치고 방에와서 머리를 말리는데 셀파친구가 올라오더니 굉장히 당황하며 이 주인 거의 미쳤다고 하면서 오늘 문단속 잘하고 내일 아침 일찍 떠나자고 강조한다. 그러자고 했다. 무슨얘기를 하긴 했나보다. 12. 달밧커리가 되었단다. 나물무침과 샐러드가 같이 나오는데 아주 맛있다. 주인이 미치든 말든 이건 정말 최고의 달밧커리다. 저쪽에 책들이 꼽혀져 있는데 한국책이 있다고 프로그래머가 말한다. 가져오는데 보니 녹색평론 두권이다. 한국에서도 보기드문 책이다. 주인말로는 얼마전에 한국인 여럿이 다녀갔는데 놓고 간것이라 한다.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며 녹색세상에 대해 꿈꾼다? 말이 좀 된다. 13. 아까 이불을 달라했는데 셀파에게 안준다고 말했다고 해서 다시 달라고 했는데 결국안준다. 저녁은 맛있게 해주는데 이불은 주기 싫은가 보다. 날씨가 춥다. 베낭에 있는 옷을 다 껴입고 귀덮는 모자도 쓰고 장갑끼고 잠을 청했다. 자는데 뭐에 계속 물린다. 밤새 긁으면서 잠을 청했다. 050326 (토) 여행 121일차 * 같이 계산 (잠) 세테 로지 트윈룸 2개 방 1500원 (100루피) (식사) 아침 2775원 (185루피) 점심 6750원 (450루피) 저녁 달밧3인분 등 5700원 (380루피) (간식) 티 총 1200원 (80루피) (기타) 마오이스트 통행료 2인 30000원 (2000루피) .................................같이 쓴돈 총 47,950원, 내가 쓴돈 총 23,975원


 

반다르 숙소에서 출발하기 직전에 찍은 전경 


일반 주택 벽에 쓰여진 마오이스트 구호


반다르마을에서 리쿠콜라가는길은 등선을 도는 완만한 내리막길이다


왼쪽이 내 배낭이다. 아침에 팬티와 양말을 빨아 배낭에 걸어두면 잘 마른단다

리쿠콜라(1490)가는 길


중간에 들린 현지식당 창문에서


뿌리와 같은 나무


나무에 걸려있는 마오이스트 프랭카드


경사가 심한 산을 농토로 만들었다


계속 마주치는 포터들

 




캔자마을로 가려면 개울을 건너야 한다


빨간배낭커버가 프로그래머, 그뒤가 네팔 셀파


여기도 가지가 뿌리같은 바오밥나무?가 보인다


우리에게 손을흔들며 인사를 하던 아이


이곳의 다리는 전부 이런모양이다. 여기로 사람도 소도 다닌다


캔자마을 입구. 완전한 마오이스트 동네인가 보다. 인민해방운동이 당연히 테러리즘과는 다르겠지


여기서 인디안은 미국 인디안이 아니라 인도인을 말한다. 네팔은 현재 정치경제적으로 인도에 완전히 종속되어있다


마을 중심으로 들어간다


일반 가정집에 쓰여진 구호라서 그런지 더 인상적이다


맑시즘은 화석화된 이론이아니라 살아있는 실천의 지침이다. 당연한 말일수록 지키기는 더욱 힘든것같다.


인민해방전쟁 만만세정도 될까?


세르파는 히말라야 등산 가이드를 보통 말하지만 원래는 세르파 민족을 말한다. 반다르를 포함해서 이쪽 지역은 세르파 소수민족이 산다. 세르파민족이 앞장서서 내팔을 해방시켜야 한다는 말인거 같다


맑시스트,레닌이스트,마오이스트 그리고 ? 영원하라! 이것도 소멸되어야할 것이 아닐까?


네팔에 마오이스트 노선이 아닌 합법의회 공산당도 있고 10여년 전에는 국회내에 다수파가 되어 연합정부를 구성하기도 했었다. 여기는 마오이스트 공산당을 말하고 있다

캔자에서 오늘묵을 세테로 올라가는길


중간중간 보이는 작은 마을들


한참을 올라와서 되돌아본 캔자앞 개울


언덕위의 집


엄청남 부피와 무게를 이마로 매고다니는 포터


중간중간 쉴때 그리고 지팡이로 쓰는 막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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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13 11:58 2005/05/13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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