쿰부히말라야 에베레스트 트레킹 1일차

카트만두-지리(1890) 버스

 

1.

5시 30분에 일어났다. 두시간 밖에 못잤다. 여행하면서 이렇게 못잔적이 없다. 어제는 맥주 안 먹을려고 했는데 먹어서 속도 그리 편치 않다. 간단히 세면을 하고 6시에 프로그래머와 1층으로 내려왔다. 숙소 직원이 택시를 부르러 갔는데 올 기색이 없다. 시간은 흘러가고 일단 길로 나가서 기다리자. 마침 우리와 같은 여행자들을 실어나르는 봉고차가 다가와서 타란다. 터미널 얼마냐고 물으니 100루피란다. 올라탔다.

 

2.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혼잡하다. 물어물어 지리행 7시 발 익스프레스 버스를 찾았다. 베낭을 들고 올라갔다. 우리 자리를 보았다.  두 친구가 이미 앉아있다. 그런데 우리좌석인 그 맨 뒷 자리 좌석 간격이 국민학생 셔틀버스 간격이다. 표파는 친구가 좋은 자리라고 장난을 쳤다. 아직은 자리들이 비어있다. 차장이 앞쪽 자리에 앉으란다. 차가 출발하기 직전 자리 주인들이 표를 보인다. 결국 우리는 맨 뒷 자리 중간에 엉덩이를 겨우 들이밀고 앉았다. 프로그래머가 항의를 한 번 해보았지만 뭐 꽉찬 버스에서 달리 방법이 없다. 이렇게 최소 8시간을 가야한다. 트레킹 첫날 부터 짜릿한 버스 여행이다.

 

3.

차는 출발해서 며칠 전 같던 박타푸어 가는 길로 간다. 여기서 티벳을 가는 길도 이 쪽 길이다. 여기서 78키로 더 가면 라모상구라는 곳이 나오는데 지리는 여기서 동쪽으로 간단다. 라모상구에서 지리는 110키로란다. 길은 점점 산 길로 접어든다. 키로미터로는 금방 갈 거 같지만 아니다. 어제 너무 잠을 못자고 맥주까지 먹었다. 속이 점점 올라온다. 완전 산 길로 접어들었다. 길은 예전 강릉 가던 마지막 구불구불 도로보다 훨씬 더 구불구불하게 달린다. 심호홉을 크게 계속 해도 소용이없다. 양 손은 땀이 나다 못해 강한 정전기가 일어난다. 겨우 몸을 굽혀 발 치 옆 베낭에서 비닐봉지를 꺼냈다.

 

4.

왜 갑자기 괜찮아 졌는지 모르겠다. 고비를 넘겼다. 길을 계속 구불구불한데 속도 가라앉고 손의 정전기도 약해진다. 다행히 좀 있으니 차가 선다. 1차 검문장소인가 보다. 남자들은 소지품을 가지고 다 내린다. 저 앞으로 줄을 서고 있다. 복장 검사와 가방검사를 한다. 외국인과 여성은 차에 남아있는데 총을 든 군인이 올라온다. 의심가는 가방 열어보라하고 이리저리 둘러본다. 내가 어릴적 거의 방학 때 마다 강원도 철원 외갓집에 영종여객 시외버스타고 갔었다. 아마 의정부에서 포천 사이에 이런 포스트가 있었다. 군인이 꼭 올라와서 지금 같이 하고 내려갔었다. 별로 좋은 기억이 아니다. 뭔가 위축되는 기분, 그것에 익숙해지면 안된다.

 

5.

차는 다시 출발해서 한참을 가다 11시 40분쯤 한 식당앞에 선다. 달밧을 판다. 먹어야 힘이 난다. 대부분 손으로 밥을 먹는다. 수저를 달라해서 먹었다. 먹고 나와 팩 주스를 사서먹었다. 이제 좀 살것같다. 오전 버스는 악몽이었다. 차가 출발할 시간이 되었는데 차장이 차 밑에 들어가 뭘 만지고 있다. 다들 한 참을 기다리고 있었다. 배가 조금 아프다. 설마 안떠나겠지 하며 달밧식당 화장실에 갔다가 나오는데 버스가 없다. 저기서 버스 차장이 뛰어내려오고 프로그래머도 뒤따라 뛰어온다. 버스는 이미 100미터 앞에가있다. 100미터를 뛰어 차에 올라 탔다. 참 타이밍도 절묘하다.

 

6.

버스는 또 한 마을을 지나친다. 좀 규모가 있다. 버스들도 많이 서잇고 광고간판도 많이 보인다. 멋진 산도 배경에 있다. 이제 내리막길이다. 난 중국 침대버스 부터 맨 뒷 자리 인연이 있다. 버스가 아까 지체했던 것을 만회하려고 하듯 액셀을 밟아댄다. 차가 널뛰기를 한다. 맨 뒷자리 왼쪽 편으로는 한 부부와 세살쯤 되어보이는 아이가 앉아있다. 그런데 탈때부터 보아왔는데 어머니 품에 안긴 그 아이 내가 사경을 헤멜고 지금 널뛰기를 해도 한 번 울지도 않고 소리도 안내고 절대 평온을 유지한다. 이 아이 튼튼한게 상당한 무게일텐데 아버지는 한 번을 안아주지 않는다.

 

7.

버스가 지리까지 거의 다왔나 보다. 마지막 검문소에서는 외국인도 다 내렸다. 한 상관이 친절한 어투로 말을 건다. 노트에 인적사항을 쓰게 한다. 네팔리들의 검문은 느리다. 서양인 커풀한팀과 독일여자 혼자와 가이드, 그리고 우리다. 잔디밭에서 쉬고 있는데 지리 게스트하우스의 직원들이 원정을 나왔다. 계속 말을 걸고 우리 로지로 오라고 영업을 한다. 나중에는 귀찮아서 저쪽으로 도망갔다. 처음 명함을 건낸 한 친구가 마음에 든다. 저 친구 숙소로 가야겠다. 버스가 왔다. 로지 직원들도 다 같이 올라탄다. 버스가 만원이 됬다.

 

8.

지리에 도착했다. 둥그런 터미널에 내렸다. 내가 프로그래머에게 저친구 마음에 든다 따라가자고 했다. 그 친구에게 너 로지로 가자고 했다. 당첨된 이 친구 어께에 상당히 힘을 주며 앞에 걷는다. 방은 작고 조용한 트윈이다. 40루피다. 방값보다는 먹는데서 수익을 내는 구조인가보다. 그 직원 친구에게 팁으로 10루피를 주었다. 10시간의 버스여행을 겨우 마쳤다. 침대에 누워 쉬다가 저녁을 주문했다. 한 시간 반쯤뒤에 식당으로 나오란다. 볶음면과 볶음밥을 시켰는데 맛이 없다. 먹고 샤워를 했다. 더운물이 적당히 나온다. 일찍 자리에 누웠다. 오늘 비록 버스로지만 이 길과 인사를 한 셈이다. 앞으로 큰 탈이 없기를... .

 

 

050323 (수) 여행 118일차

 

* 같이 계산

(잠) 지리 로지 트윈룸 600원 (40루피)

(식사) 점심 네팔 치킨 커리 3600원 (240루피)  

         저녁 티 볶음면 볶음밥 3300원 (220루피)

(이동) 봉고택시 1500원 (100루피)

         카트만두-지리 익스플레스 버스표2장 9000원 (600루피)

(간식) 주스 450원 (30루피)

(기타)  팁 150원 (10루피)

 

.........................................같이 쓴돈 총 18600원,  내가 쓴돈 총 9300원               

 

 

 


겨우 속을 차리니 내 차는 고개를  내려간다. 카트만두로 가는 버스 고개를 넘어간다


 

버스 맨 뒷 자리에서 본 버스 안 풍경


아이가 뭘 잘못했나?


두 번째 체크 포스트. 3번 정도 일부여성과 외국인을 제외한 사람은 내려 소지품을 검사받고 검문을 받는다. 차는 앞으로 가있고 검문이 끝나 걸어온다


저 산들은 카트만두 위쪽인 랑탕지역 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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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외버스들 버스에 따라서는 버스 위에 사람이 가득차있기도 한다


오른쪽 위 손으로 하는 포켓동전에 열중하고 있다


앞으로 저런곳도 걸어가게된다

달리는 버스에서 찍었는데 마음에 든다


지리의 한 숙소에 짐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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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8 20:37 2005/04/28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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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anjang_gongjang
    2005/04/19 22:03 Delete Reply Permalink

    간만의 소식이군요.... 잘 도착하고 몸은 건강한지 궁금하군요.
    건강한거요... 몸은 괜찮고... 고산병에 걸리지 않았나 걱정이 되었는데... 몸 건강하면 소식이나 남겨주쇼.

  2. aibi
    2005/04/21 13:35 Delete Reply Permalink

    간장공장)출발할때 어머니와 실강이 하면서 결국 넣었던 1.5키로 미숫가루와 튜부 고추장 6개를 이번에 올라가면서 미숫가루는 다 타먹었지요. 고추장도 이제 하나 남았답니다. 또한 건강 챙겨주는 간장공장 덕분에 잘 다녀왔지요.

  3. kanjang_gongjang
    2005/04/22 01:50 Delete Reply Permalink

    몸 건강히 서쪽으로 서쪽으로 이동하세요.
    여행 끝난후 이야기 보따리도 잊지 마시구요.

  4. aibi
    2005/04/22 18:30 Delete Reply Permalink

    간장공장)그동안 빨리 돌아오라는 얘기만 들었었는데 간장공장이 내마음을 읽어주는군요. 그래요 돌아갈 때 보따리에 이야기를 가득 담아가지요. 간장공장이 좋아하는 갖가지 먹을 것도 담아가고 싶은데 식료품반입금지 때문에... .^^

  5. kanjang_gongjang
    2005/04/23 22:56 Delete Reply Permalink

    아쉽다... 그래도 이야기 보따리가 더 기대되는데요..^^

  6. aibi
    2005/04/24 14:30 Delete Reply Permalink

    간장공장)서두르고 있답니다. 어젠 피씨방에서 열심히 글 올리고 있는데 비가 오더니 정전이 되더군요. 여기선 흔히 있는 일이랍니다. 여기 인터넷 속도에 그제 한 한국여성은 거의 돌아가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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