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8시반에 일어났다. 샤워를 하고 미술친구와 같이 에베레스트식당으로 갔다. 야체땜뚝(수제비)와 라시(묽은 요플레)를 먹었다. 헤어져 한 다른 피씨방을 갔는데 덥고 느리다. 금방 나와 항상 가던 곳으로 갔다. 익숙하고 마음에 드는 곳이 있게 마련이다. 다시 나와 거리에서 망고주스를 사먹고 숙소로 돌아와 잤다. 한 두시간은 잔거 같다. 다시 피시방에서 한 시간 있다가 한국식당으로 갔다.

 

2.

비빔밥을 시켰는데 먹을만 하다. 여기 찌게 보다는 나은거 같다. 그런데 국물을 안준다. 미술하는 친구도 여기 식당으로 왔다. 약속한 것도 아닌데 서로 동선들이 비슷하다. 저쪽 테이블에는 인도가 전문이라는 티비다큐감독이 와있다. 일본에서 피혁제품 사러온 델리 첫날 만났던 친구가 돌아온다. 일 잘끝냈단다. 델리와 바라나시 중간쯤 되는 도시인데 여행지가 아니어서 자기가 길 걸을때 수십명씩 따라다녔단다. 가니까 물건을 하나도 안만들어 놓아서 걱정했는데 11살부터 16살정도의 수드라(노예 카스트)출신과 불가촉천민들을 바로 시켜 하루만에 만들어 놓았단다. 일일히 품질검사를 했는데 하자가 없었단다. 자기가 일하는데 좀 거들려고 하자 바이샤(상인 카스트) 사람들이 저건 저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고 만지지 못하게 했단다. 장사하다 보면 망할수도 있는데 어떠냐고 물어보았는데 거의 안망한단다. 왕년 우리나라 재벌들과 같은가 보다. 상인 카스트인 바이샤로 태어나면 그냥 유지하며 살 수 있단다. 완고한 사회권력시스템이다.

 

3.

미술하는친구가 자기 아까 40살 정도의 남성을 만났는데 같이 한 호텔 루프탑에서 한 잔하기로 했는데 조금 아저씨스타일이라 나이가 근접한 내가 함께 대화상대로 했으면 좋겠단다. 그러자고 하고 이 일본사는친구도 같이 해서 7시에 내 숙소에서 만나기로 했다. 숙소로 돌아갔다. 7시가 넘었는데 일본사는친구가 안온다. 아마 여기를 못찾을 수도 있다. 여행지에서는 사람의 만남이 좀 덧없기도하다. 그냥 못만나면 영영 못만날 수도 있고 다음 여행지에서 만날 수도 있다. 관계에 대해 집착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두 여성도 함께 가서 총 다섯명의 한국인이 호텔 루프탑으로 갔다. 노점에서 탄도리 치킨을 사고 맥주를 시켰다.

 

4.

탄도리치킨도 맛이 별로고 맥주도 약간 덜 차갑다. 어쩌다 모인 5명의 구성도 그리 조화롭지는 않다. 이래저래 대화를 이어나가다 나이와 결혼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한 여성이 30살인데 결혼아직 안했다고 하니 40살인가 40에 근접한 지 불확실한 남자가 좀 늦었다고 말을 받으면서 자기 얘기를 한다. 자기가 30대 초반때는 그렇게 결혼을 하려고 어떤날은 하루에 3번 선을 본적도 있었단다. 안되더란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전화로 따졌단다. 아버지 저를 왜 이렇게 나으셨어요... . 자기 친구들은 자식들이 학교 다니는데 이제 자기는 안된단다. 미국으로 이민갈것을 고민중이란다. 내가 그건 취향의 문제라고 했었나? 서로 몇 마디씩 받다가 헤어졌다.

 

5.

이 남자 꽤나 노력은 했다. 부모님이 닥달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미안해할 정도다. 그런데 이 남자 아무나하고 조건만 맞으면 왠만하면 결혼도 하는데 자신의 섬세한 여성취향을 긍정하지도 못하고 거의 결혼실패자로 자신을 규정한다. 좀 못만날 수도 있는것 아닌가? 미국이민도 아마 그런 사고에서 비롯된 거 같다. 이민갈정도면 적어도 억대의 돈을 그 나이에 벌었다는 얘기다. 열심히는 살았다고 스스로 위안하지만 돈 한번 제대로 벌지 않고 앞으로도 겨우 먹고는 살겠지만 아마 큰 돈은 못만질 나로서는 그가 별로 부럽지 않아 보인다.

 

6.

루프탑 레스토랑을 내려와서 그 일본사는 친구 숙소로 가서 프론트에 물어보니 이미 체크아웃 했단다. 숙소로 돌아오면서 망고주스 두잔을 사먹었다. 숙소로 돌아왔다. 티비를 보다 졸려 잠을 잤다.

 

 

050527 (금) 여행 184일차

 

(잠) 델리 파하르간지 욕실있는 더블 4375원 (175루피)

(식사) 아침 야체땜뚝 라시 1250원 (50루피)

         점심 한국식당 비빔밥 3250원 (130루피)

         저녁 탄도리치킨 맥주 2500원 (100루피)

(간식) 망고주스3잔 375원 (15루피)

          물 250원 (10루피)

(기타) 인터넷 4시간 2000원 (80루피)

 

.............................................총 13,7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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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17 19:47 2005/06/17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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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마스떼
    2005/06/15 14:03 Delete Reply Permalink

    혹시 여긴 빠하르간지?!^^

  2. aibi
    2005/06/15 23:46 Delete Reply Permalink

    나마스떼)맞아요. 뉴델리역에서 빠하르간지 매인로드로 죽 들어오면 3거리길이 나오는데 왼쪽 길로 형성되어있는 작은 시장 풍경입니다. 바라나시보다는 덜 지저분한 편입니다. 여기서 좀 더 가면 네팔라면밥 파는 골든카페가 나오고 그 길맞은편에 한잔에 5루피하는 망고주스노점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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