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행541일 비
일어나 - 다들 자고있음 - 샤워 - 인터넷 - 그냥 나와 - 슈퍼 햄버거 - 꾸무미술관 다큐멘타리 시간기억 - 바삐걸어 - 옛세계의그림 - 슬로바키아70년대 다큐 - 노인들의 삶 - 보고 공원으로 - 비줄기 굵어짐 - 비피하고 - 걸어 한국식당 - 국수 - 버스터미널 피씨방 - 숙소 - 자전거여행 미국남매 - 볶음밥 - 일기
2.
- 8시반쯤 일어났다. 어제 광란의 검은 옷 팀 다들 뻗어있다. 샤워를 하고 인터넷을 하고 방으로 오니 다들 체크아웃하고 없다. 다행이다. 다시 얼굴들 보기도 서로 겸연쩍다. 밥 안해먹고 그냥 거리로 나왔다.
- 오늘 2시반 꾸무미술관 극장에서 다큐멘터리 상영을 한다. 바삐 걸으면 시간에 맞추겠다. 흐린하늘 밑 공원을 걸어 미술관에 도착했다. 하긴 하나보다. 넓은 상영관에 10여명 정도가 앉았다. 제목이 옛세계의그림이다. 슬로바키아에서 만든 작품이다. 70년대에 만들어졌고 흑백필름이다. 영화는 처음에 전통 농가집에 사는 주로 독거노인들을 차례로 기록한다. 동영상과 스틸이 반복되는 편집이다. 카메라는 이 시골의 살림살이들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작품 중간쯤 인터뷰어가 나타나 썰렁한 질문을 계속 한다. 인생에서 가장 가치있는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할머니 할아버지들 대답을 못하신다. 한 할머니 그런건 이미 잊어버렸단다. 우리는 청년 중년때 저마다의 의미를 쫒으며 끊임없이 집착하다 노년이 되면 그 집착조차 버리게 되는 건가.
- 작품영상은 중간쯤에 시골마을과 최초의 우주비행사일것으로 짐작되는 가가린의 우주유영을 촬영한 장면을 몽따쥬한다. 작은 한 농가가 끝없는 우주가 만난다. 졸음이 밀려오면서 몇 초 졸았는데 공교롭게 그때 마지막장면이 끝난다. 그거 좀 못봐도 상관없다.
- 다른 길로 돌아가보자. 공원길을 걷는데 살짝 내리던 비가 굵어진다. 우산을 안가지고 온 상태다. 저쪽에 보이는 폐가 처마밑으로 가서 비를 피했다. 비내리는 공원을 한참 쳐다보았다. 내가 왜 여기에 있는걸까류의 상념에 잠기다보니 빗줄기가 가늘어진다. 걸어 코카콜라 극장까지 와서 한국식당에 들어갔다. 따뜻한 국수를 주문했다. 이건 선택 성공이다. 푸짐하게 고기와 아채가 올려져 나온다.
- 숙소로 돌아왔다. 부엌에서 볶음밥을 준비하고 있다가 한 남녀와 대화를 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온 누나와 남동생이다. 남동생이 헬싱키에서 공부하는데 여기서 자전거로 프라하까지 간단다. 길은 완만하단다. 선한 인상의 미국남매다. 블로그 일기 두시간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3.
1에스토니아크론 = 80원
잠/ 탈린 도미토리 215
간식/ 물 센드위치 29 피자 10
기타/ 인터넷 105
총 28800원 = 360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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