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Scrum님의 [냉전시대 소련에서 천재 음악가로 비참하게 사는 방법] 에 관련된 글.

1.
여행537일 맑음

 

일어나 - 스파게티해먹고 - 나와 바닷가쪽으로 - 페리터미널 - 쌀쌀한 바닷바람 - 상점거리 양말 - 빈 건축전시회장 - 건축의 역사 - 코카콜라극장 - 한국식당 발견 김밥 주문 - 한국말 못하는 주방장 - 쇼핑상가 지하 슈퍼 - 숙소 놔두고 - 콘써트홀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 - 숙소 - 닭훈제 먹음

 


2.
- 지도상으로 숙소에서 북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바닷가가 나온다. 거리로 나왔다. 그동안 많은 바다를 보았는데 여긴 최고 북쪽의 바다다. 북극은 얼마나 압도적인 경관일까. 구시가지를 통과해 바닷가 여객선 부두에 도착했다. 여기서 핀란드 헬싱키까진 배로 시간반거리다. 날씨는 화창한데 바닷바람이 쌀쌀하다.
- 다른 길로 걸어 돌아오는데 의류상가가 보인다. 리투아니아에서 산 싼 나일론양말 자꾸 벗겨진다. 싼게 비지떡이다. 면양말 하나를 샀다. 저쪽에 전시회장이 보인다. 오스트리아 빈 건축에 대한 전시를 하고 있다. 표를 사고 입장을 했다.  2층은 주요 건물 사진과 설명 그리고 설계도로 구성되어있었다. 3층이 볼만했는데 빈 건축의 역사를 전시하고 있었다.
- 전통적인 농가의 집구조로 부터 시작해서 노동운동과 사회주의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된 1800년대 말 빈에서는 다양한 생존권요구의 집회 시위가 이어진다. 레드 비엔나라고 불리웠던 192 30년대 시절 빈은 사회주의주택정책으로 집단주택들이 건설되고 그 중심에 칼맑스거리가 설계되었단다. 하여튼 프라하보다 더 동유럽쪽에 위치한 빈은 소련사회주의의 세례로부터 벗어나 현재에 이른다.
- 3층 한 귀틍이의 영상물은 70년대 아파트촌의 성공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7분내에 모든 편의를 누릴수 있는 동선 지하주차장 넓은공원 스포츠시설 수영장 사우나 교육시설 큰 나무가 들어갈 정도의 환경친화적 발코니등등이다. 최근 기괴하게 우뚝솟은 도곡동 타워펠리스보다 분양가가 높다는 한 강남아파트촌이 이걸 밴치마킹 했나보다.
- 코카콜라극장을 다시 갔다. 저녁 콘서트전에 영화하나를 볼까말까 하고 있는데 한국식당 광고가 눈에 보인다. 저쪽 구석에 한국식당이 있다. 들어갔다. 영어매뉴판을 주는데 이거 해석하기 여렵다. 일단 김밥을 하나 시켰다. 보통 대형슈퍼 아시아코너에서 김을 파는데 너무 비싸다. 당근이 거의 속재료인 김밥에 드래싱소스를 뿌려놓았다. 그래도 맛있게 먹고 동양인 주방장이 나와있길래 잘 먹었다고 인사를 하려고 갔는데 피하는 눈치다. 현지여성 주방장 한국말 못한다고 말해준다. 혹시 러시아로 강제 이주된 한인 카레이스키의 후손인가 모를일이다.
- 쇼핑상가 지하 대형슈퍼에서 밥해먹을 거리들을 사서 숙소에 갔다놓고 콘써트홀로 갔다. 어제 예매해놓은 러시아 음악가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가 연주된다. 러시아의 전통문화도시 뻬째르크부르크는 혁명의 도시로 바뀌고 레닌 사후에 이를 기념해 레닌그라드로 도시 명칭이 바뀌었다가 90년대에 다시 원래이름으로 돌아왔단다. 어디 러시아여행기에서 한 친구가 뻬째르크부르크라고 하니 구공산당원 할아버지들이 정색을 하시며 여긴 레닌그라드라고 말했다는 글을 본적이 있다.
- 보통 이런 콘서트에는 교향곡 두개를 한다. 먼저 웅장한 마무리가 특징인 베토벤 교향곡 2번의 연주들 듣고  쉬는 시간에 복도를 거닐고 있었다. 한 아줌마 섬처럼 혼자있는 동양인에게 호기심을 보이며 말을 건다. 이 아줌마 러시아에서 왔단다. 짦은 시간에 한국전쟁 얘기까지 했다. 이제 2부가 시작된다. 이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는 쇼스타코비치가 40년대 독일 히틀러의 러시아 침공에 맞서 작곡한 교향곡이다.  1악장 조용히 바이올린과 피리일종의 솔로로 시작하다가 이윽고 온 오케스트라가 사정없이 몰아친다. 소비에트 적군이여 영웅적으로 저항하고 마침내 승리하라 머 그런 연상이 될 정도다. 1악장의 마지막은 다시 조용히 솔로로 마무리짓는다.  
- 2 3 4악장은 다시 자신의 예술가적인 코드를 집어넣었는지 난해한 현대음악쪽으로 기운다. 듣는 나도 힘이 들 정도로 긴 교향곡 연주가 끝났다. 오랜지혁명이라 불리울 정도로 러시아연방으로부터 무혈독립을 달성한 이 발트3국에서 다시 레닌그라드라는 콘서트 포스터를 내 붙였던 그 어떤 정서는 무었일까. 우아하게 차려입은 청중들은 흩어지고 나는 숙소로 돌아왔다.
- 아까 산 닭훈제를 전자랜지에 가열해 먹었다. 오랫만에 먹는데 맛이 난다. 9일 여행일정으로 와서 이제 일본으로 돌아간다 여행자 아쉬워서 시무룩해져있다. 잠깐 대화를 했다.

 


3.
1에스토니아크론 = 80원 

 

잠/ 탈린 도미토리 235
입장/ 콘서트홀 심포니 레닌그라드 100
         빈 건축전시회 10
식사/ 한국식당 김밥 30
간식/ 물 주스 23 슈퍼 쌀 매운캐찹 닭훈제 비스킷 고추가루 라면 빵 오이피클 달걀 감자 양파 125
기타/ 양말 20

 

총 41600원 = 520크론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6/05/21 19:09 2006/05/21 19:09

Trackback URL : http://blog.jinbo.net/aibi/trackback/657

« Previous : 1 : ... 52 : 53 : 54 : 55 : 56 : 57 : 58 : 59 : 60 : ... 706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