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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리군 연구?

藝術人生님의 [《1948:天地玄黃》재판(再版) 후기] 에 관련된 글.

 

사실 최근 陳교수와의 만남에서 전리군 연구를 제안 받은 바 있다. 본래 박사 첫 학기에 전리군 선생의 수업을 듣고 한동안 연구 주제로 잡았던 적이 있다. 물론 나중에 폐기되었었다. 전리군 선생은 문학(사) 연구자이자, 지식인/정신사 연구자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전리군 선생에 대한 연구의 가장 큰 장벽은 그가 파악한 역사적 지식인과 사상가들 사이의 지적/역사적 관계를 얼마나 충실하게 재인식하고, 나아가 이를 다시 전리군과 동시대의 지식인/정신사 나아가 전체 역사의 관련성의 맥락에서  논의할 수 있는가이다. 결국 역시 연구의 조건에 따라 적합한 설계를 할 필요가 있다.

 

생각나는 몇 가지 핵심은 다음과 같다.

 

1. 모택동과 청년 시절

2. 노신(또는 주작인 포함) 연구와 사상적 기초의 형성

3. 정신사 연구 3부작: 1948년, 정신자서전, 1957년.

4. 또 하나의 역사서사

 

우선 3부작과 또 하나의 역사서사를 중심으로 최근의 논의를 정리하고, 그런 후에 노신 및 모택동 그리고 그의 삶과 사상적 기원으로 들어가는 순서를 취해야할 것 같다. 마침 '또 하나의 역사서사'가 출판됨으로 인해 간단하게 논의를 조직할 수 있는 분위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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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天地玄黃》재판(再版) 후기

藝術人生님의 [근황] 에 관련된 글.

 

요청에 의해서 《1948:天地玄黃》재판(再版) 후기를 번역해 둔다. 이 책은 산동교육출판사에서 1998년에 처음 출간되었고, 2008년 중화서국에서 재판이 나왔다. 나는 재판을 소장하고 있는데, 저자가 밝히듯이 내용은 초판과 차이가 거의 없다. 기본적으로 혁명 직전 1948년 1월부터 12월까지 지식인들의 고뇌와 긴장을 저자의 관점에서 재구성하고 있다. 참고로, "중간을 들어 양쪽 끝이 딸려오는" 방식은 매우 독특한 저자의 방법인데 역사에 진입하면서 역사 속의 현재를 그것의 과거와 미래에 관련지어 생동감을 부여하는 것이다. 한편, "저 앞의 소리[前面的聲音]"는 노신의 《過客》에 나오는 구절이다. 문혁에 대한 언급은 결국 『모택동 시대와 포스트 모택동 시대(1949~2009): 또 하나의 역사서사』의 출판으로 실천되었는데, 별도로 문혁에 대한 저작 집필을 계획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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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再版) 후기

 

이 책은 세개의 "8자 꼬리"를 갖는 연도와 연관되어 있다. 이 책이 쓰고 있는 내용은 1948년에 발생한 일이며, 집필과 초판은 1998년에 이루어졌고, 또 2008년에 재판이 나오게 되었다. 전후로 60년에 달한다.

 

그 배후에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역사가 있고, 중국 당대 지식인의 정신사가 있다. 1948년은 바로 두 개의 중국-이른바 "신중국"과 "구중국"-이 생사를 건 결전을 벌이던 시기이자, 동시에 중국 지식인이 반드시 역사의 대전환 속에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선택을 해야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즉, 바로 이 시기 각 부류의 지식인의 서로 다른 선택을 둘러싸고 발생한 극도의 복잡한고 또 풍부한 사회, 사상, 문화, 심리적 현상이 이 책 《1948:天地玄黃》의 기본적인 내용을 구성한다. 그리고 1998년은 또 "신중국"이 여러 곡절을 겪은 끝에 1978년 "개혁개방"이라는 새로운 역사적 전환에 진입하지 20년이 된 시기이다. 2008년 이러한 전환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다시 30주년 기념을 맞이한다. 지난 몇 년 이 책을 다시 읽을 때 나는 이 60년의 "천지현황"과, 몇 번의 전변, 몇 번의 선택을 회고하지 않을 수 없었고, 정말 감개무량했으며, 말로 다 할 수 없었다.

 

이 책의 배후에는 나 자신의 역사도 있다. 1948년 나는 아홉살의 아동이었는데, 각골명심의 기억을 이미 가지고 있었다. 이 책의 여러 장절에 때로는 드러나게 때로는 감추어진 채로 흔적이 남아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집필한 1998년, 나는 60이 되었고, 사상과 학술 모두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그래서 자각적인 추구가 생겼고, 《1948:天地玄黃》의 집필은 나에게 "20세기 중국 지식인의 정신사" 연속 연구의 제1부이며, 일종의 "중간을 들어 양쪽 끝이 딸려오는" 집필 전략을 취했고, 동시에 한 차례 "문학사 서술학"의 시험이기도 했다. 이 책의 "후기를 대신하여" :「나는 어떻게 이 책을 구상하고 썼는가」에 상세한 설명이 있다. 2008년 초, 내가 이 책을 다시 검토할 때, 퇴직 후에 쓴 『나의 정신 자서전』이 막 출판되었다. 이는 계획 속의 "20세기 중국 지식인 정신사"의 마지막 저작이며, 《1948:天地玄黃》에 의해 "딸려 온" "말단"의 저작이다. 동시에 『망각을 거부하라: "1957년학" 연구필기』를 탈고하고 출판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1956년에서 1966년 사이의 민간사상가의 정신 역정이 쓰여져 있다. 10년간 세 개의 시기(20세기 40년대 말, 5~60년대, 8~90년대)의 "정신사"를 썼고, 3부작은 자연히 내재적 연관을 가지며, 이후 나의 연구와 집필에 기초를 닦았다. 이 때문에 이 책의 재판, 나아가 이 '재판 후기'도 10년 연구에 마침표를 찍는 것이고, 새로운 시작을 예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시기 나의 눈빛은 이미 6~70년대 "문혁" 시기의 민간사상사, 정신사 영역의 개척과 연구로 전향되어 있다. 그 "저 앞의 소리[前面的聲音]"가 영원히 나를 재촉하고, 나는 멈출 수 없으며, 계속 써나갈 수 있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관례적인 설명을 한다. 이 재판은 주로 문장부호에 대해 새롭게 규범화하여 정리했고, 개별 인용문의 착오를 바로 잡았을 뿐, 나머지 내용은 기본적으로 고치지 않고, 원래의 모습을 유지했다. 이 책의 책임편집 李世文군에게 감사를 표한다. 이 책은 또한 중화서국(中華書局)에서 『주작인(周作人) 연구 21강』(원제는 주작인론[周作人論])에 이어 두 번째로 나의 옛 책을 재판해준 것인데, 두터운 애정에 나 역시 깊이 감동 받았으며 감사드린다.

 

2008년 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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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목록

근황

1.

연휴가 끝나가는데 내일부터는 열흘 간 아는 선생님의 연구를 도와 자료를 찾아 요약 번역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웬만해서는 내 공부와 관련이 없는 일은 안하는 편인데, 소개해준 선생님의 고마운 뜻도 있고 이제 슬슬 경제적 대비를 해야할 것 같아서 하기로 했다. 정치학이나 사회학에서 다루는 주제인 듯 한데, 한동안 사회과학과 거리를 두고 인문학적 사유에 빠져있던 나로서는 매우 흥미로운 아르바이트이기도 하다. 더욱이 매우 전형적인 미국적 보편주의의 시각에서 진행되는 연구라서 나로서는 그 한계들을 짚어보는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

 

2.

오늘부터 정말 오랫동안 쉬었던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물론 지난 연말까지도 꾸준히 일주일에 한번씩 탁구를 치며 최소한의 운동량을 유지해 오긴했지만, 늘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이제 우리 집 뒷 쪽 하천변의 도로를 아침마다 뛰게 되었다. 예전에 회사 다닐 때는 마라톤 동호회하면서 하프 마라톤 대회도 여러번 나간적이 있었는데, 그건 6년 전 일이다. 그 사이 몸 이곳 저곳에서 이상이 와서 간단한 수술도 했었고, 지금은 비염 완치를 위해 한약도 먹고 있다. 암튼 아침을 조깅으로 시작하니 기분이 참 좋다. 제발 비가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3.

박사논문은 그동안 너무 많이 바뀌어서 민망할 정도이지만(고민했던 주제들은 현실적 조건으로 모두 유산되었지만, 나중에 꼭 되살려 작은 논문을 써볼 것이다), 전리군 선생의 '문학정치론'을 중심으로 할 수도 있고, 이를 박현채 선생의 '민족경제론'과 연결지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전자에 후자를 보충적으로 끼워넣을 수도 있고, 양자를 비교하는 방식도 불가능하지 않다. 현실적인 고려를 하면, 아무래도 전리군 선생 연구로 가면서 나의 사상적 고민들을 구체적이고 역사적으로 드러내면서 자연스럽게 박현채 선생의 논의를 가져오는 것이 그나마 제한적인 조건 하에서 실행가능한 방식일 것 같다. 마음 같아서는 그래서 전리군 선생의 '1948:天地玄黃’라는 책을 번역하고 싶은데, 그럴 수 있는 여유가 있을지 모르겠다. 전리군 선생의 사상적 기반은 노신, 특히 '노신 좌익'이라는 문학정치론인데 이는 한편으로 문화비판의 형식으로 실천되고 다른 한편으로 역사적 체계와 구조에 대한 문학정치적 서술로 실천되고 있다. 전자의 대표작이 아무래도 '1948:天地玄黃’인듯 하고, 후자의 대표작은 '또 하나의 역사서사'(한울, 2012 근간)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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