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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01/31
    '자기만의 방'을 넘어서
    지음
  2. 2008/01/25
    건물 몇 동과 책 한 권... 놀이(7)
    지음
  3. 2008/01/21
    도린과 고르의 생활(19)
    지음
  4. 2008/01/21
    생활은 반드시 생활 자체를 위해서 길을 연다.(1)
    지음
  5. 2008/01/18
    집... 자동차...(9)
    지음
  6. 2008/01/17
    베이스캠프 확정(11)
    지음
  7. 2008/01/17
    2층 침대 두 개가 있는 방(10)
    지음

'자기만의 방'을 넘어서

버지니아 울프가 얘기했던 '자기만의 방'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버지니아 울프가 건축가였다면, 그녀는 어떤 집을 지었을까?
신축 풀옵션 원룸 건물을 지었을까?
(나는 버지니아 울프는 읽지 않았다. 대학 1학년 때 독립할 무렵, 그냥 책 소개만 보고도... '아 멋지다. 역시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해'라고 멋대로 감동한 적이 있었을 뿐. 나는 그녀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냥 '자기만의 방'에 대한 얘기를 하는 중이다.)

'자기만의 방'만 필요할까?
자기만의 거실, 욕실, 화장실, 주방, 서재, 옷방, 정원, 수영장.... 은 필요하지 않을까?

개인에게 사적인 공간은 얼마나 필요한 것일까?


루이스 멈포드의 눈에는 그처럼 프라이버시라는 개인적 사람의 영역도 없고, 연인들 간의 내밀한 관계도 보장되지 않는 중세도시의 가족이 근대적인 것보다 훨씬 더 개방적인 세계로 표상된다. 즉 중세의 가족은 부모자식이나 핏줄을 나눈 친척은 물론, 함께 살며 일하는 도제나 노동자들, 그리고 하인들까지 포함하며, 그들의 공통의 삶이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개방적인 단위였다. 또한 노동과 생활이 분리되지 않아서, 주거공간과 작업장은 하나로 결합되어 있었다. ...

작업장이 가정이었고, 상인의 상점 역시 마찬가지였다. 가족 구성원은 같은 식탁에서 밥을 먹고, 같은 방에서 일하고, 같은 방에서, 혹은 공동 홀에서 잠을 잤으며, 가족기도에 참가하고, 공동오락에 참여했다. ... 조합 자체도 일종의 가부장적 가족이었으니, 가정 내에서 질서를 유지하고 도시정부와는 전혀 별개로 형제들에 대한 작은 범법 사건을 처벌하고 벌금을 물렸다. ... 이 노동과 가정 생활의 친근한 결합은 중세기 가정집의 살림살이를 좌우했다. ...

하나의 가족과 그 외부자의 경계도 매우 가변적이고 약했다. 친소관계에 따라 함께 거주하는 가족의 외부는 친지와 친구, 이웃으로 구분되었는데, 이들은 서로의 집에 드나드는 것이 자유로웠으며, 많은 경우 서로 초대하고 방문하며 함께 지냈다. “로지아(loggia), 이웃집, 널찍한 벤치로 둘러싸인 도시의 광장들은 날씨가 좋은 아침이나 저녁이면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었다. 사람들은 자주 집으로 손님을 초대했고, 이 집 저 집으로 자주 오고 갔다. ... 손님에 대한 이러한 환대는 잘사는 사람에게만 국한되지 않았다. 덜 잘사는 사람들도 재력이 허용하는 한 자신의 집을 친척과 친구, 이웃에게 개방했다. 심지어 어떤 이유에서건 방랑하는 외부인에 대해서도, 적절한 음식과 잠자리를 대접하는 것이 귀족들의 경우 관대함과 미덕으로 간주되었다. ...

우리는 주거공간의 역사를 발전이라는 개념을 매개로 ‘사적 욕망’이나 ‘사생활의 욕망’이라는 뿌리로 귀착시키려는 모든 종류의 관념과 결별해야 한다. 이전의 모든 주거공간을 오직 사생활의 공간을 완성하기 위한 전사(前史)로서 취급하는, 그럼으로써 사생활 자체를 주거 공간에 내적인 본질로, 심지어 존재 자체의 본질과 결부된 어떤 것으로 간주하는 모든 종류의 관념과 결별해야 한다. 또한 사생활 내지 사적공간을 일종의 ‘인간 조건’ 내지 주거공간의 초월적 목적으로 간주하는 모든 종류의 관념과 분명하게 결별해야 한다. ‘사생활’에 관한 19세기적 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활의 방식, 새로운 주거공간을 사유할 수 있기 위하여.

- 이진경, <<근대적 주거 공간의 탄생>> 중에서


유럽의 중세를 얘기하고 있지만, 우리의 과거와도 멀지 않은 것 같다.
방 한칸에 한가족이 몰아서 자던 주거형태...
조그만한 자취방이나 기숙사에 여러명이 같이 살던 주거형태...
가난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돈 없는 학생 시절에 일시적으로 있을 뿐인 주거형태라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왠지 그 때가 즐거웠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가?
이러한 주거형태는 현대 사회에서는 오래 지속될 수 없는 것일까?
대학가 앞 '풀옵션원룸'의 확산은 대학생들과 그들의 집단에 가져온 효과는?

돈없는 배낭여행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6명에서 18명까지도 한 방에서 자는 도미토리 형식의 주거형태는 어떠한가?
여행지에 대한 온갖 정보가 교류되고, 낯선 사람들과 짧은 언어만으로도 소통의 기쁨을 느끼는 공간...
이러한 공간에서 쭈욱 사는 것은 생각할 수 없나?


미구엘이라는 이 멕시코인은 미망인의 아들이었다. 미망인은 무를 재배하여 그것을 부근 도시에서 장사를 하는 어떤 사기꾼 같은 상인에게 팔아 4명의 아이들을 키웠다. 아이들 외에도 언제나 외부인들이 미망인의 집에서 식사하고 잠을 잤다. 미구엘은 뮐러씨의 초대로 독일에 갔다. ...
독일에 간지 6개월 뒤에 써 보낸 편지속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뮐러씨는 진짜 신사처럼 행동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독일인은 너무나 많은 돈을 가진 가난뱅이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타인을 돕지 않습니다. 아무도 자신의 집에 사람들을 데리고 오지 않습니다.
미구엘의 견해는 과거 천 년간의 상황과 인간의 태도를 잘 반영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임금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생활의 자립과 자존에 뒷받침된 가정을 갖지 못하고, 스스로의 생활자립을 기초 지우는 여러 수단을 빼앗겼으며, 타인에게 아무런 생활자립의 원조도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무능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태도 말이다.

- 이반 일리히, <<그림자 노동>> 중에서


사적인 공간과 공적인 공간의 구분,
소비의 공간과 생산의 공간의 구분.
생산 노동과 재생산 노동의 구분.
가족과 이방인의 구분.
이러한 구분을 가로지르는 주거형태는 어떤 형태가 되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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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몇 동과 책 한 권... 놀이

행복의 건축 - 10점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이레
 
 
 
책 속에서 재인용.
르 코르뷔지에,  - 고객들에게 그들의 소유물을 최소로 유지하라고 권하며......
"오늘날 가정 생활은 우리가 가구를 소유해야 한다는 개탄스런 관념 때문에 마비되고 있습니다. 그런 관념을 근절하고 그 대신 장비라는 관념을 도입해야 합니다. "
"[현대인이] 원하는 것은 수도사의 방이다. 조명과 난방이 잘 되어 있고 모퉁이에서 별을 볼 수 있으면 그만이다."
 
'실행가능한 모범'
'건물 몇 동과 책 한 권'
'백 명'
'자신의 규모나 건축 비용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영향'
'끈기와 조심성' 그리고 '게임'
"
취향의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절망하지 않도록, 이전의 미학적 혁명을 이루는데 필요한 수단들이 얼마나 보잘 것 없었는지 생각해 보는게 좋겠다.
 
다른 사람들이 따라올만한 실행가능한 모범을 제시하는데 보통 건물 몇 동과 책 한 권이면 충분했다. 보통 '이탈리아 르네상스'라는 어마어마한 이름으로 알려진 발전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참가자들이 이뤄낸 것이라고 상상하지만, 니체는 그것이 실제로는 불과 백명 정도가 해낸 일이라고 말한다. 또 교과서에서 '고전주의의 재탄생'이라고 부르는 혁신 작업은 그보다 적은 수의 옹호자들에게 의존했다. 브루넬레스키의 고아원이라는 단 하나의 건물과 레오네 바티스타 알베르티의 <건축론>이라는 한 권의 논문만으로도 세계는 새로운 감수성의 세례를 받을 수 있었다. 팔라디오 스타일을 영국의 풍경에 박아 넣는데는 콜런 캠블의 <영국의 건축가들> 단 한 권이면 충분했고 20세기의 환경을 구축한 많은 것들의 출현을 결정하는 데는 르 코르뷔지에의 <새로운 건축을 향하여> 200여 페이지면 충분했다. 어떤 건물들 - 슈뢰더 하우스, 판스워스 하우스, 캘리포니아 케이스 스터디 하우스 등 - 은 자신의 규모나 건축 비용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  
 
이 모든 건축적 변화에서 처음 운동을 시작한 사람들의 끈기는 그들이 이용할 수 있었던 자원만큼이나 중요했다. 건축의 위대한 혁명가들은 예술적인 면과 실용적인 면을 겸비했다. 그들은 그림을 그리고 생각할 줄도 알았지만, 의뢰인과 정치가들을 달래고, 유혹하고, 괴롭히고, 또 끈기와 조심성을 잃지 않고 그들과 오랫동안 게임을 할 줄도 알았다.
"
 
 
그리고 또 한 권...
놀이의 달인, 호모 루덴스 - 10점
한경애 지음/그린비
 
기분 좋은 선물...
아직 다 읽지는 못했지만... 가공할 정도로 희망적인 문장 하나...
 
"놀이는 언제나 더 잘 노는 법을 가르쳐준다."
 
"일단은 놀기 시작해야 한다. 정말로 잘 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의 즐거움을 자극하고 소비하는 무수한 장난감들 사이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걱정하지 말자. 서툴게 시작해도 좋다. 일단 놀기 시작하면 우린 점점 더 잘 놀게 될 테니 말이다. 게다가 그건 무엇보다도 즐거운 일일 것이다."
 
풋. 노~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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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린과 고르의 생활

지음님의 [Farewell to Andre Gorz] 에 관련된 글.

고르의 작품이 처음으로 번역되었다.

D에게 보낸 편지 - 10점
앙드레 고르 지음, 임희근 옮김/학고재

대표적인 저술들이 단 한권도 번역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라는 식으로 포장되어,
순식간에 번역, 출간된 그의 마지막 편지.
가격에 비해 지나치게 얄팍한 책 두께만큼이나 얄팍한 현실에 화가 나서 안 읽을라다가... 결국 읽었다.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기대한다면 실망할게다.
그들의 죽음을 다룬 신문 기사 한 편 이상의 감동적인 장면은 찾아보기 힘들다.
철학적인 면모를 발견하기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분량 자체도 얼마 없긴 하지만, 들뢰즈와 바타유 등에 대한 철학적인 언급들은 번역자가 이해하지 못한 채 옮겼음이 틀림없다.

오히려 봐야 할 것은 그들의 생활이다.


소파, 책꽂이, 탁자, 의자, 전기난로... 당신은 마치 수도자같은 나의 이런 세간을 보고도 놀라지 않았지요. 나 또한 당신이 그것을 받아들여준다는게 놀랍지 않았고요.

우리는 출발할 때 가진 것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거의 모든 것을 둘이서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그때까지 살아온 대로 살겠다고, 그리고 당신의 눈길과 목소리와 향기와 가는 손가락과 당신이 당신의 몸으로 사는 방식을 그 무엇보다도 사랑하겠다고 동의하는 것만으로 미래는 온통 우리에게 활짝 열리게 되어 있었지요.

우리는 한 번도 생활과 소비 수준을 우리의 구매력 수준에 맞춰 높인 적이 없었습니다.
내가 기억하는 한 나는 늘 ‘호사스러운’ 생활 방식과 낭비를 싫어했습니다. 당신은 유행을 거부하고 당신 나름의 기준에 따라 유행을 판단했지요. 필요 없는 것을 공연히 필요하게 만드는 광고와 마케팅에 휘둘리지 않으려 애썼고요.
... 그 뒤 10년이 지나 우리는 결국 낡은 오스틴 차를 한 대 샀습니다. 차를 샀다고 해도 개인의 자가용 소유가 가증스런 정치적 선택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고만고만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잇는 가능성을 준다고 큰소리치면서 사실은 개개인을 서로 경쟁시키는 짓 말입니다.
... 그 때를 떠올리니 당신이 일곱 살 때부터, 진정한 사랑은 돈을 무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결론 내린 것이 생각납니다. 당신은 돈을 무시했어요. 우리는 종종 돈을 기부하곤 했습니다.

당신이 회복하는 동안, 나는 예순 살이 되면 은퇴를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예순 살이 될 때까지 몇 주 남았는지 헤아리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음식을 만들고 당신이 힘을 되찾도록 도와줄 유기농산물을 사러 다니고 어느 대체요법을 연구한 사람이 당신에게 권한 기막히게 잘 듣는 치료제를 바그람 광장에 가서 주문하곤 하는 일에 재미를 붙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직업.

도린의 직장... 극단 배우, 화가들의 모델, 영어 튜터, 헌 종이 수집, 관광 가이드... 당신은 어떤 일을 해도 당신만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설령 노예선을 탔다 하더라도 당신은 훨훨 날개를 달 사람이었습니다. 나는 그런 일을 겪을 때마다 의기소침해졌지만요.

고르의 직장... 세계시민들 사무국장 비서, 화학제품 제조회사 자료정리 및 서류번역, 보험회사 직원, 탐정소설 번역, 유네스코 독일어 번역, 인도 대사관 무관의 비서, 석간 <파리 프레스> 외신 종합면 작성.


그들이 만든 공간...

우리의 삶은 바뀌었습니다. 우리의 작은 아파트에 손님들이 많이 찾아왔습니다. ... 우리는 세계의 중심에 살고 있는 셈이었습니다. 일로 만나는 사람들과 우리에게 정보를 주는 사람들, 우리 친구들 사이의 구분은 모호해졌습니다.

“자율공간을 확장하되 그 자율공간을 단지 사적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실존주의... 생태주의...

‘실존주의자들’, 즉 정치권력에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함께 살아가며 대안적 목표를 실천하려고 꾸준히 시도하면서 ‘삶을 바꿀’ 결심을 한 사람들...

생태주의란 삶의 양식이 되고 매일의 실천이면서 끊임없이 또 다른 문명을 요구하는 것이더군요... 나는 내 인생을 직접 산 게 아니라 멀리서 관찰해 온 것 같았습니다... 당신은 늘 나보다 풍부한 사람입니다. 당신은 모든 차원에서 활짝 피어난 사람입니다. 언제나 삶을 정면돌파했지요. 반면에 나는 우리 진짜 인생이 시작되려면 멀었다는 듯 언제나 다음 일로 넘어가기 바쁜 사람이었습니다.


고양이, 어슐러 르귄... 푸훗.

작은 시골집으로 이사하고 얼마 안돼서 당신은 회색 줄무늬 고양이를 집에 들였습니다. 굶주린 행색으로 우리 집 현관문 앞에서 항상 문을 열면 기다리고 있던 고양이였지요. 고양이 피부에 오른 옴도 치료해주었습니다. 고양이가 처음으로 내 무릎에 뛰어올라 앉았을 때, 나는 정말이지 영광스럽기까지 했답니다.

앞으로는 우리를 미래에 투사하지 말고 이번에야 말로 정말 우리의 ‘현재’를 살아야 하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미국에서 가져온 어슐러 르귄의 책 두 권을 읽었습니다. 그 책 덕분에 이런 결심을 할 힘이 생겼습니다.


아무도 옮길 사람이 없다면... 고르의 <경제적 합리성 비판> 번역이나 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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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은 반드시 생활 자체를 위해서 길을 연다.

지음님의 [2층 침대 두 개가 있는 방] 에 관련된 글.


다이 호우잉, <사람아 아, 사람아> 중

인생이란 것은 과거 우리가 상상했던 것처럼 멋진 것은 아니다. 하물며 과거에 상상했던 것만큼 무서운 것도 아니다. 인생은 인생일 따름이다. 모순으로 가득 차고 끊임없이 흔들린다는 사실이 바로 인생의 매력이라고 생각된다. 그것은 인간의 영혼을 삼켜 버리기기도 하지만 인간의 영혼을 드높이 단련시키기도 한다. 지금 나는 인생의 갖가지 고통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바로 그 고통 속에서 나는 인생의 가장 귀중한 의미를 깨닫고 있는 것이다.


"생활은 반드시 생활 자체를 위해서 길을 연다." - 레닌(레닌이 어디서 이런 얘기를 했을까? 아시는 분 손!)


인생이란 얻는 것과 잃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얻는 것을 좋아하고 잃는 것을 싫어한다. 그러나 잃는다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때로는 잃지 않으면 얻을 수도 없는 법이다. 얻어도 거만해지지 않고 잃어도 우울해지지 않는 경지에 달한다는 것은 결코 용이한 일이 아님은 물론입니다. 우리들은 다만 득실을 따지는 기분에 스스로가 좌우되지 않도록 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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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자동차...

옆에 발레리의 글은 프라이부르크에서 묵었던 친구집에서 본 글귀다.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무서운 얘기지만 별 거 아니다.

 

자동차를 갖고, 자동차를 몰게 되면...

길이 넓어지길 바라고, 터널이 뚫리길 바라고, 고속도로가 놓이길 바라게 된다.

또, 기름값이 내리길 바라고, 유류세가 없어지길 바라고, 자동차값이 더 싸지길 바라고, 현대자동차가 잘 나가길 바라고, 파업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또, 차창 밖 공기가 맑아지길 바라는 대신, 에어컨과 공기청정기를 구매하게 된다.

모르지 요트를 갖게 되면 대운하도 찬성하게 될지...

"

자동차가 우리의 삶에 가져다준 모든 이득마다 그에 대응하는 손실이 있다. 어떤 신체부자유자에게 축복이 되는 바로 그 자동차가 사고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을 평생토록 신체적 부자유자로 만든다. 어떤 노인들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허용하는 바로 그 자동차로 인해 다른 노인들은 분주한 거리에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갇혀 지내게 된다. 어떤 아이들을 디즈니랜드로 데려다 주는 바로 그 차들 때문에 훨씬 더 많은 아이들이 자기네 동네길에서 자유롭게 놀지 못한다. 우리들 중 몇몇을 편하게 직장에 갈 수 있게 하는 자동차들이 다른 사람들의 출근길을 점점 더 힘들게 만든다. 우리를 병원에 빨리 데려다 주는 바로 그 차들이 없었다면 애당초 우리가 병원에 갈 필요가 없었다. 우리들 중 몇몇의 사교생활을 넓혀준 바로 그 차들로 말미암아 다른 사람들은 동네와 거리를 잃고, 친구와 이웃 사람들을 잃어버렸다. 그러나 이러한 불유쾌한 부작용을 넘어서 아마도 훨씬 더 불길한 문제가 있다. 즉, 자동차는 현대인의 영혼을 점령해버린 것이다. 자동차는 점차로 자아를 대신하고 있다.

"

- 볼프강 주커만, {파국을 향해 가는 자동차}, [녹색평론선집1], 녹색평론사

 

주식을 사면 주식가치가 오르길 바라고 기업과 금융 산업이 잘 나가길 바라게 된다.

집을 사면 집값이 오르길 바라게 되고, 철거와 재개발을 바라게 된다.

'가구들과 소유물들'이 많아질 수록 더 넓은 집 더 '안전한' 집을 바라게 된다.  

"

집과 가옥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가옥은 사람들이 가구들과 소유물을 보관하는 곳이다. 그것은 사람들 자신보다는 가구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마련된 곳이다. 간디의 오두막이 함축하는 것은 인도 사회와의 완전한 조화를 이룸으로써 가능해지는 기쁨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는 불필요한 물건이나 상품들은 주위 환경으로부터 행복을 섭취할 수 있는 사람의 능력을 위축시킨다는 것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된다.

"

- 이반 일리치, {간디의 오두막}, [녹색평론선집1], 녹색평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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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캠프 확정

아규/娥奎님의 [공간 마련] 에 관련된 글.

 

서울의 한 복판이지만 한적하다 못해 외진 곳.

해방촌과 이태원 사이.

터널 두 개와 지하도 한 개, 육교 한 개 그리고 남산 순환도로로 둘러 쌓인 곳.

남산 2호 터널과 3호 터널이 갈라지는/합쳐지는 곳.

1,2층은 사무실 3, 4층은 주택인 건물.

교통은 좋다고 하기에도 안좋다고 하기에도 애매한 곳.

남대문, 명동, 서울역, 이태원, 동대문과 가까우면서도 장보러 어딜 가야할지 모르겠는 곳.

자전거 타고 숨막히는 터널을 통과하거나, 산바람 마시며 업힐과 다운힐을 하거나.

암튼 좀 특이한 곳에 서울 베이스캠프를 잡았습니다.

재밌는 공간으로 만들어보고 싶은데... 고민이 많습니다요.

차근차근 같이 풀어보자구요.

 

어쨌든... 아자아자!

입주는 2월 말... 한 달 내내 집들이나 해볼까 합니다요... 푸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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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침대 두 개가 있는 방

다이 호우잉이 쓰고 신영복 선생이 옮긴 <사람아 아, 사람아!>를 다시 보고 있다.

보고 있던 책이 너무 난해한 탓에 볼 것이 없던 차에,

선배집에서 굴러다니는 책에 우연히 눈이 갔던 탓이다.

한 12년, 아니 15년 만인가?

 

재밌다.

예전에도 재밌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그 때의 내가 아래와 같은 문장에 주목할 수 있었을까?

시 왕은 3층 화장실 옆의 작은 방을 열었다. 너무나 초라한 방이었다! 몹시 낡은 나무 상자 하나와 책이 가득한 선반 몇 개가 있는 것 외에는 가구라고 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방에는 2층 침대가 두 개 놓여 있었다. 호 아저씨는 아래쪽에서 자고 위쪽에는 물건들이 아무렇게나 쌓여 있었다. 또 하나의 2층 침대는 비어 있었는데, 시 왕의 이야기에 의하면 단신 부임한 교직원이나 노동자가 그들의 가족이나 친구를 하루 이틀 묵게 하는 데 사용된다고 했다. 침구는 더더구나 볼품이 없었다. 이불은 퇴색되어 꽃무늬가 회색에 가까웠고 그나마 몇 군데는 솜이 삐어져 나와 있었다. 베게는 작고 딱딱했으며 베갯잇 대신 그냥 수건을 감아 두었을 뿐이었다.

호 젠후라는 사람... 사랑과 혁명에 상처를 입고 떠나, 하루하루 '노동을 팔아서 밥으로 바꾸'고, 단 두 권의 책 <홍루몽>과 <마르크스 엥겔스 선집>을 동무삼아, 10여년을 홀로 세상을 유랑하다 돌아온 사람의 방이다.

 

사람에 어울리는 방이다.

단지 허름하다는 것 말고, 비어 있다는 것, 혼자 사는 방에 2층 침대가 두 개 있다는 것...

'자기만의 방'에 누구라도 묵고 갈 수 있고...

손님이 묵고 어울리게 되면서 주인과 손님의 구별이 희미해지고...

마침내 자신도 손님의 한 사람이 되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게 하는 방...

 

그런 방, 그런 집을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그런데... 문득...

  • 홍루몽은 어떤 책인고... 갑자기 관심이 가네...
  • 한반도의 온돌방 구조에서 침대는 바보짓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2층 침대는 좀 끌린다. 한 방에 4명이 널부러져서 자는 것 보다는... 왠지 최소한의 개인공간 확보와 공중 공간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포기하기 힘든 장점이 있는 듯... 일반적인 방 구조에서 일부분을 복층화 하는 것이 가능할까? 흠...
  • 어서 마저 읽어야지... 한 번 본 건데도... 감동은 기억하는데 스토리가 거의 기억이 안난다... ㅠㅠ 해피엔딩이었던 것 같긴 한데... 기억력 면에서는 십 몇 년 전의 내가 쫌 더 낫다는 걸 인정해야 하나... ㅋ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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