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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현장의 힘 2호

2000년 현장의 힘 창간호

서울지하철 현장활동가모임이 발행한 '현장의힘'입니다.

3주 간격으로 발행하였고, 거의 30번(정확한 통계는 업뎃으로 확인^^) 가냥 발행한 것 같습니다.

많은 동지들이 같이 글을 쓰고, 수정하고, 배포하였습니다.

한 호씩 올리겠습니다.

[2000년_현장의힘 01호.hwp (48.50 KB) 다운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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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지하철 글쓰기 강좌 교안

 

글쓰기는 예나 지금이나 어렵습니다.

예전에 글쓰기 강좌를 처음 개설할 때 쓰여던 교안입니다. 길지 않아 참고할만 합니다. 더보기를 눌러보시면 자세히 나옵니다.

[1999년_지하철노동조합 글쓰기 강좌.hwp (37.50 KB) 다운받기]

 

         1. 글쓰기란 무엇인가?

         2. 소재 찾기

         3. 주제 정리하기

         4. 소재 분석하고 이해하기

         5. 개요 만들기

         6. 단락을 잘 쓰기 위한 방법들

         7. 평가하고 고치기

         8. 문장을 잘 쓰기 위한 방법들

 

 

1. 글쓰기에 대하여

 

 

얼마 전에 일본의 노동운동가 하나가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한국에는 87년 이후 많은 투쟁이 있었는데, 왜 투쟁평가만 잔뜩 있고, 투쟁한 사람들이 감동적인 글이 없느냐고 말입니다. 그 말을 듣고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수많은 투쟁을 통해 우리는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꿈꾸었으면서도, 그래서 스스로 노동해방을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면서도 자기의 느낌과 감정을 자유롭게 나타내는 글쓰기를 두려워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니까요.

우리는 ‘글’이라고 하면 두가지를 생각합니다. 하나는 문학작품이고, 하나는 어려운 주장이 담긴 글입니다. 그래서 글을 쓰라고 하면 주눅이 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디 글이 그런 것만 있습니까? 우리가 항상 어려운 말만 하고 사는 것이 아니듯, 우리도 항상 어려운 내용만 글로 쓰는 것은 아니랍니다.

글쓰기는 위대한 창조행위라고 합니다. 어떤 일에 대한 자기 생각을 가질 수 있고, 또 그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사람만이 가진 특권인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말 많으면 공산당’ 취급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있었고, 이야기를 강제로 억압하는 외부의 힘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이유는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자유롭게 생각하고, 또 자유롭게 표현하는 교육을 받지 못했던 것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면 버릇이 없는 아이 취급을 받기 일쑤였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문법은 어렵기만 하고, 교과서에 실린 예문은 우리의 생활과는 멀리 떨어져 있고, 그러다 보니 글이라는 것은 뭔가 머리 속이 복잡한 사람들만이 쓰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글이란 것이 도대체 무엇입니까?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사람이 가진 특권입니다. 누구나 말을 할 수 있듯이 글을 쓸 수 있고, 써야만 합니다. 하지만 사회를 지배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누루고 있는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글을 쓰는 것을 몹시 싫어합니다. 글을 쓰고 이야기하는 동안 사회의 모습을 똑바로 바라보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신의 처지를 고쳐나가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글에 대한 이상한 생각들을 많이 심어놓았습니다. 글을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요란한 수식어로 치장되고, 이해하기 어려운 말로 꽉찬 글의 세계는 평범한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누구입니까? 노력하는 사람들 아닙니까? 우리는 그냥 순응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문제가 있으면 그것을 이겨내고 새로운 모습으로 만들어 나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기에 글은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을 과감하게 없애버려야 합니다. 그래서 그 생각을 부숴버리고, 우리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또 그러한 글쓰기를 통해 우리 생각을 넓혀나가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문학작품을 쓰는 것이 아닌 다음에야 누구나(한글만 알고 있다면)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천재적인 사람은 극히 드물 뿐입니다. 우리는 그런 작품을 원하는 것도 아닙니다. 글쓰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상태를 원할 뿐입니다. 연습을 하면 누구나 그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글쓰기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두가지 목표입니다. 첫째는 “쓸 수는 있다”는 것이며, 둘째는 “써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우리가 왜 글을 써야 하는지는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글을 잘 쓰려고 하면 어려운 법입니다. 우리가 쓰고자 하는 글은 읽기만 하면 누구나 감동을 받는 끝내주는 글은 아닙니다. 그런 글을 쓰려면 아무 열심히 써야 합니다. 우리가 이 글쓰기 교실을 통해서 그런 경지에까지 이르기는 힘이 들 것이고, 다만 아무리 어려워도 ‘마침표를 찍을 수는 있다’, ‘글을 쓸 수는 있다’는 데에까지 이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나서 더 잘쓰는 문제는 그 이후의 문제이며, 그 다음부터는 많이 쓰면 쓸수록 느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1. 글쓰기란 무엇일까요?

   - 우리는 글을 통해 생각을 체계화합니다.

   - 우리는 글을 통해 생각을 확장합니다.

   - 사물과 사건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됩니다.

   - 우리는 글을 통해 노동자의 입장을 전달합니다.

   - 우리는 글을 통해 노동운동을 확장합니다.

 

2. 어떤 글을 써야 할까요?

   - 노동자의 눈이 담긴 글을 써야 합니다.

   - 읽는 사람과 교감이 되는 글을 써야 합니다.

   - 설득력이 있는 글을 써야 합니다.

   - 꾸밈 없고 정직한 글을 써야 합니다.

   - 정확한 글을 써야 합니다.

   - 이해가 잘 되는 글을 써야 합니다.

 

3.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 사물과 사회에 대해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그래야 문제를 해석하고, 본질을 찾을 수 있습니다.

   - 메모를 잘 해야 합니다.

   - 많이 읽어야 합니다.

   - 많이 써봐야 합니다.

   - 많은 동지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쓴 것을 돌려보아야 합니다.

 

* 다음 글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어봅시다.

  이 글은 어떤 점에서 우리에게 감동을 줍니까?

 

‘시아버지의 해고’

 

  제둘녀 (나우정밀 노동조합 조합원)

 

시아버지는 올 해 육순이시다.

다행히 호적에 실제 연세보다 적게 기록되어 있어 취직하시는데 큰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는 전라도 전주에서 평생을 농부로 살아오셨고 서울로 가족들을 데리고 올라오신지는 이제 2년이 되었다. 그동안 취직 때문에 어머니와 다투기도 많이 하셨고, 무엇보다 딸아이를 어머니께 맡기고 맞벌이 나선 당신 며느리인 나를 대하기에 늘 민망하셨던 모양이다.

아버지는 이력서를 몇 통씩 갖고 다니시며 이곳저곳 내밀어 드디어 군포에 있는 신도시 아파트 경비실에 취직이 되였다. 술과 담배를 안하시는 아버지는 아파트 아줌마나아이들에게 인기있는 믿음직한 문지기 할아버지(?)가 되신 것이다. 명절이나 행사 때 아파트 몇 호에서 주었다며 가져오시는 식용유와 양말세트를 받아들면서, 어머니는 기뻐하셨다.

밭에서 흙을 일구거나 현장에서 함마질을 하거나 하나 못해 쓰레기를 주워 팔아도, 일하는 사람은 누구나 아름다운 모양이다. 나이가 많든 적든 자식에겐 떳떳한 아버지로, 아내에겐 책임있는 가장으로, 무엇보다 아버지 당신에게 당당한 모습은 우리 가족 모두를 즐겁게 했다.

그러나 길지 않았다.

1년이 채 되기 전에 아버지는 해고되셨다.

아버지의 해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유인즉, 관리과장에게 밉게 보이셔서 그렇다는 것이다. 관리과장이라는 사람은 40대의 젊은이인데 아버지와 동료 아저씨들이 월급을 받으면 만 원씩 그 사람에게 상납한다는 것이다. 아파트 동마다 두 분씩, 스물다섯 동이니까 50만 원이라는 불로소득을 챙겨가는 것이다. 아파트 경비일을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연세가 많아 쉽게 취직이 되지 않을 뿐더러 모두가 일용직이다. 그래서 돈을 내지 않는 사람이나 과장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해고되거나 일하기 힘든 곳으로 쫓겨간다는 것이었다.

몇 년을 그렇게 당해온 동료 아저씨들은 상납하는 일에 무뎌져 있었고 아버지는 ‘우리가 번 돈인데 왜 그 사람에게 바쳐야 하느냐’고 항의를 한 것이다. 아버지는 마음에 맞는 사람들을 모아 아파트 통장 아주머니께 사실을 알리고, 일부러 근무시간을 지켜서 출․퇴근하며 2주일간 단체행동을 하셨다. 결국, 아버지만 해고되는 조건으로 일은 끝났고 동료 아저씨들은 제대로 된 월급봉투를 받아갈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아버지는 두 달 동안 다시 실업자가 되어 까만 등만 보인 채 안방을 차지하셨다. 어느날 아버지 앞에 조용히 앉아 내 생각을 말씀드렸다.

“아버지, 월급이 좀 적더라도 노조가 있는 곳으로 가세요. 특히 아버지처럼 나이 드신 분들에겐 다 함께 대응하면서 지켜줄 수 있는 힘있는 노조가 있어야 해요. 아버지같은 분들이 움직여주셔야 그런 부조리가 없어지지요.”

아버지는 지난 3월 2일 반포에 있는 부자 동네 아파트로 새로 취직하셨다. 일용직이 아닌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 당당히 노동조합이 있는 곳으로 말이다. 다시 월급을 타신 날, 의료보험료와 국민연금이 월급 봉투에서 쏙쏙 빠져나간다며 정년 퇴직할 때까지 다니겠다고 자랑하셨다.

 

5월 1일, 106주년 세계노동자의 날이 왔다.

나는 보라매 공원 앞에서 우리 금속연맹 동지들과 만나기로 했는데 아이를 맡기고 가려고 하니 어머니께 너무 죄송했다.아버지 눈치를 보며 전국에 있는 노동조합이 다 모인다고, 아버지 회사 노조 아저씨들도 어쩌면 올지 모른다고 여쭈었다.

“그려? 아이 걱정 말고 후딱 댕기오그라이~ 너만 빠지면 쓰것냐?”

후후…, 나는 모자 쓰고 가방 메고 보라매 공원으로 향한다. 든든한 후원자의 ‘빽’을 믿고…….

햇볕 따사로운 어느 봄날 민주노총이 산업별 노조로 갈 때, 아버지와 나는 직종은 다르지만 똑같은 노동자로, 동지로서 함께 노래를 부를 것이다.

자랑스런 노동자 가족으로.

2. 소재 찾기

 

 

그러면 이제 쓸 준비를 시작해 봅시다. 뭘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구요? 시작은 쉽습니다. 시작은 글감을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글감은 어디에 있습니까? 글감은 우리 생활에 있습니다. 우리는 ‘글’하면 괜히 어려운 것 같은 생각을 가지고 관념적인 것에서 글감을 찾으려고 애를 씁니다. 하지만 우리의 생활 그 자체가 글이 사는 보물단지인 것입니다. 어려운 데서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되는 것입니다. 나에게 조그마한 생각과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생활의 모든 것이 다 글감이 되는 것입니다.

 

    1) 하루의 생활 속에서 글감 찾기

우리는 생활 속에서 글감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생활 어디에 글감이 있단 말입니까? 어린 시절 일기를 써오라는 숙제에 매일 밥먹고 잤다는 말만 썼던 기억을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이런 기억은 어린시절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하루 하루 생활이 매일 똑같은 것 같습니다. 일어나서 밥먹고, 회사 가서 일하고 퇴근하고, 친구 만나고, 집에 와서 텔레비전 보고……. 매일매일이 이렇게 특별한 감흥 없이 지나가는데 이 중에서 어떤 일을 쓰란 말입니까!

그러나, 이 말은 맞는 말이 아닙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오늘 밥이 어제와 같은 밥입니까? 어제와 같은 반찬입니까? 오늘 내가 타고 간 버스가 어제와 같은 버스이며, 어제와 같은 사람들입니까? 옆에서 일하는 사람은 어제와 기분이 같습니까? 어제와 똑같은 이야기를 나눕니까? 텔레비전 연속극의 내용이 어제와 같습니까? 결코 그렇지 않겠지요. 우리는 매일 다른 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문제는 어제와 과연 무엇이 다른가 입니다. 하루하루의 차이를 느끼면서 사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매일 매일 새로운 생활을 하니까요.

우리가 생활하는 현장, 그리고 그 속의 동료들,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집. 이 모든 것에서 글감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하며, 그 속에서 새로운 점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2) 사회에서 글감 찾기

글감은 생활 속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에서 벌어지는 많은 시사적인 문제도 우리의 글감이 됩니다. 앞에서 신문보기를 해야 한다고 했지요. 그 과정을 통해서도 우리는 글감을 찾아 낼 수 있습니다.

지하철 동지들은 4.19 총파업투쟁에 모두들 열심히 참여하셨겠지요? 그 투쟁이 지하철 현장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입니까? 이렇게 직접 관계가 없다고 해도 국가보안법 철폐가 미치는 영향은 무엇입니까? 또 밀레니엄 라운드는 어떻구요? 요즘 유행하는 신당창당은 또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렇게 사회적인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많이 있습니다. 최근에 인간복제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는데, 그것은 어떤가요? 우리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동티모르에 파병은 해야 합니까, 말아야 합니까 등등 이야기꺼리는 많습니다.

세계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건과 사고들은 결코 우리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의 생활 곳곳에 여러 영향을 미치게 마련입니다. 이러한 사건들을 노동자의 눈으로 파악하고, 그 속에서 이야기할 꺼리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이것은 짧은 기간 안에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노력을 해야 합니다.

 

    3) 읽은 것, 본 것에서 글감 찾기

독서감상문, 영화감상문 등이 이에 속합니다. 특별한 감흥을 주었던 것을 찾아보는 것입니다. 왜 내가 그것을 보고(또는 읽고) 감동을 느꼈을까를 자세히 생각해 봅시다. 또는 내가 그것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가를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이런 것에서 글감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루하루를 무미건조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글감을 찾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하루의 생활을 다른 눈으로 바라보고, 그 안에서 감동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에게 글감은 널려 있습니다. 우리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면서 하루 생활에서 감동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글쓰기가 가져다주는 작은 선물은 이렇듯 생활 속에서 감동을 느끼게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사회를 보는 눈을 넓혀주고, 자기의 시각을 갖게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 상황은 우리에게 글감을 너무나 많이 주고 있지요. 자, 이제 문제는 각각의 글감에 어떻게 혼을 불어 넣고, 그래서 그 글감이 글로 완성되게 하느냐에 있는 것이겠지요. 그러면 그 글감에 혼을 불어 넣는 첫번째 과정이 다음의 과정입니다.

 

3. 주제 정하기

 

 

우리는 앞 과정을 통해 소재를 어떻게 찾을지 이야기했습니다. 글감을 찾았다면 이제는 글감에 혼을 불어넣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글감에 혼을 불어넣는 것은 바로 주제 문장을 만드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어떤 것이 주제가 되는지 이야기해봅시다.

첫째, 주제는 관점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관점이란 무엇일까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세계관을 가지고 사물을 들여다봅니다. 관점은 이거냐 저거냐를 따지는 논쟁사안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주변에서 겪는 모든 일에 그 관점(세계관)이 적용되는 것입니다. 노동법 개정 안에 어떤 사람은 찬성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반대할 것입니다. 남자나 여자를 만나고 사귀는데 있어서 인간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일을 얼마나 똑 부러지게 잘 하는가를 따지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일에 사람들은 관점(세계관)을 갖게 마련입니다. 우리가 글을 쓰는 것은 바로 그 세계관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관점은 때로는 아주 막연하게 표현됩니다. 즉 ‘좋다’, ‘나쁘다’라는 아주 추상적인 표현으로 이야기 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런 추상적 생각만 가지고는 글을 쓸 수 없겠지요. 구체적으로 자기의 느낌과 생각을 쪼개 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자기는 왜 그것을 좋게 생각하는지, 왜 이런 행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그것은 어떤 점에서 그런지 등등을 생각하고 정리해 보는 것입니다. 이것도 연습을 자주 하면 됩니다.

둘째로, 자기의 감정도 글의 주제가 됩니다.

얼마 전 어느 자리에서 한 아가씨를 만났는데, 가슴이 마구 뛰었다고 해 봅시다. 이런 느낌을 가져본 적 있습니까? 그럼 생각해 보세요. 왜 가슴이 뛰었을까? 뭔가 감각적으로 느낀 것이 있긴 있는데, 그게 뭔지 잘 모르겠지요. 그 감정을 잘 되새겨 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아! 내가 이래서 가슴이 뛰었구나!’하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런 감정의 원인을 찾아내는 작업이 바로 주제를 찾아내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또 노동법 개정투쟁에 참여하면서 가슴이 벅찬 것을 느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실망감을 안았을 수도 있구요. 그런 감정을 가지게 된 원인을 찾아봅시다. 그러면 그것이 주제가 됩니다.

그럼 이제 글감을 하나 정해봅시다.정해진 글감에 대해 자기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이야기해 봅시다. 그리고 그것을 문장으로 표현해 봅시다. 그것이 바로 주제문입니다. 주제문은 가능하면 간단하게 쓰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 연습을 한번 해 볼까요? 먼저 우리 주변을 둘러보도록 합시다. 우리가 주제를 정한다는 것은 그것에 대한 생각을 갖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내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주민등록증 갱신과 지문날인에 대하여

- 밀레니엄 라운드에 대하여

- 국가보안법 철폐에 대하여

굉장히 간단하고 쉬운 주제라고 생각하시겠지요. 지문날인 제도는 당연히 철폐되어야 하고, 국가보안법도 반드시 철폐되어야 하며, 밀레니엄 라운드에도 반대해야 한다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아주 간단한만큼 복잡하기도 합니다. 이것을 어떻게 주제문을 표현하느냐는 “왜 내가 반대하느냐”를 포함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쉬운 주제인 것만은 사실이지요.

그럼 이런 것은 어떻습니까?

 - 스크린쿼터제 폐지에 대하여

 - 인간복제에 대하여

 - 신지식인론 무엇이 문제인가?

 - 동강은 흘러야 하는가?

제가 이야기한 이런 주제들은 사실 노동자들이 별로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주제들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우리의 생각과 행동, 그리고 미래의 삶을 규정하는 아주 중요한 문제들일 수도 있습니다.

미처 생각해보지 않은 주제들이기는 하겠지만, 한번 노동자의 관점에서 주제문을 만들어본다면 어떨지 생각해봅시다.

 

4. 분석하고 이해하기

 

 

위에서 이야기한 주제들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기로 합시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세계는 매우 복잡다단하기 때문에 단순한 인과관계로는 전혀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복잡하게 살펴보고 뜯어보고, 삐딱하게 보지 않으면 결코 제대로 밝혀내기 힘든 법이지요.

다음은 사회를 보는 몇가지 방법에 대해 정리해본 것입니다.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연습을 해보도록 합시다.

 

1) 삐딱하게 보기

삐딱하게 보기는 사회를 보는 첫번째 방법입니다. 사회에 대한 수없는 이야기는 노동자의 입장에서 다뤄지는 것이 아니니만큼 의심하고 뜯어보기 위해서는 먼저 전제들을 부정하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정말 그럴까 의심하고, 왜 그럴까 질문을 던져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브레히트라는 시인은 “의심을 찬양한다”는 시를 쓰기도 했던 것입니다.

    - 재택근무는 과연 우리에게 이로움을 주는가?

    - 코소보는 인종청소에 대한 대응이었을까?

    - 경제위기는 정말 해결되고 있는 것일까?

2) 쪼개서 보기

한가지 사건이 있을 때 그 사건을 구성하는 여러 측면들을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한가지 사건을 총체적으로볼 수 있는 것입니다.

   - 4.19 총파업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 지하철노동조합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 미조직노동자 조직화 어떻게 할까?

3) 이야기만들기

우리는 사건 그 자체만을 볼 뿐 어떤 사건이 인간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잊어먹곤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이면의 이야기를 생각해냄으로써 사건 속에 숨어있는 ‘인간’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래야 무미건조하지 않은 살아있는 글이 될 수 있습니다.

   - ‘차대협’에 대해서 어떻게 볼까?

   - 신창원 신드롬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 실업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5) 본질 찾고, 원인 찾기

세계는 단순하게 해명되지 않습니다. 복잡다단한 원인을 갖고 있기 마련입니다. 단순한 인과관계를 넘어서서 본질적인 문제는 과연 무엇인지 찾아보도록 합시다. 그래야 우리는 문제의 근원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 경제위기의 원인은 무엇일까?

    - 왜 지금과 같은 현장통제가 벌어지는 것일까?

    - 왜 정권은 의료보험 통합을 하지 않으려고 한 것일까?

6) 비판하기

    - 집시법 개악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 BK21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 비정규직을 늘리려는 자본측의 의도를 비판해보자.

7) 여러가지 사건 속의 연관성 찾기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가지 사건은 우연처럼 벌어지는 것 같아도 일정한 의도와 연속성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가지 사건 속의 연관성을 찾아내면 그 자체로 훌륭한 분석이 됩니다.

    - 현대자동차 식당아줌마들 정리해고, 메이데이 포스터, 육남매

    - 박정희 신드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국가경쟁력

    - 배치전환, CCTV, 아침일찍 체조하기

 

5. 개요 만들기

 

 

글감이 정해졌고, 내 느낌에 따라 주제문도 만들었습니다. 그러면 다음 단계는 뭘까요? 그냥 쓰면 됩니까? 아니지요. 집을 지을 때도 설계도가 있어야 하듯이 글을 쓸 때도 막연하게 그냥 쓸 수는 없는 것입니다.

집을 짓는다고 생각해 봅시다. 내 집을 짓는다니 기분이 좋지요?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양옥집을 지을 건지, 한옥집을 지을 건지를 생각해야지요. 그것은 글의 종류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편지글로 할 건지, 일기 형식으로 쓸 건지, 논설문을 만들건지, 시로 쓸 건지를 결정하는 것이지요. 물론 이렇게 글의 종류를 먼저 정해놓고 쓰기도 합니다.

그 다음에도 곧 설계도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2층으로 할 건지, 5층짜리 건물을 지을건지 생각을 해야지요. 글쓰기에서는 이 과정을 구상이라고 합니다. 글을 쓸 때 내가 쓰려고 하는 것을 어떤 모양으로 배열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지요.

 

1) 개요는 왜 만들어야 할까요?

글을 잘 쓰고 싶으면 개요를 잘 만들어야 합니다. 어떤 사람은 글을 쓰긴 썼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이 말 썼다 저 말 썼다 하면서 횡설수설 하기도 합니다. 또 정작 하고 싶은 말은 못하고, 쓸데 없는 말만 잔뜩 늘어놓은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주장하는 바가 일관되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글이 체계적이지 않거나, 일관되지 않고, 균형감이 없는 것은 글을 즉흥적으로 쓰기 때문입니다. 충분한 준비가 없고, 개요를 착실하게 만들지 않으면 아무리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도 글이 균형을 잃게 됩니다. 우리가 개요를 작성하는 이유는 글을 체계적으로 쓰기 위해서입니다.

 

2) 개요란 무엇일까요?

개요는 완성된 글의 전 단계입니다. 즉 토씨나 이음말이 없다 뿐이지 그것 하나로도 완전한 글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개요를 작성하는 이유는 글을 체계적으로 쓰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개요를 대충 작성하면 체계적인 글이 될 수가 없습니다. 개요는 다음과 같은 네단계를 거쳐서 만듭니다.

① 큰 줄기를 잡는다. (구성)

② 큰 줄기 각각의 주제문을 쓴다.

③ 큰 줄기를 작은 줄기로 나눈다.

   그리고 작은 줄기마다 주제문을 쓴다.

   작은 줄기 문단의 성격을 먼저 정해야 한다.

   예시문단인지, 주장 문단인지, 원인에 대한 규명인지 등등을 정한다.

④ 자세한 내용으로 살을 붙인다.

 

3) 개요 만들 때 주의할 점

① 개요는 완성된 하나의 글입니다. 따라서 예문까지도 자세하게 써야 합니다. 가능한 한 자세하게 쓰는 것이 좋습니다.

② 개요는 한번 쓰면 끝이 아닙니다. 최초의 개요를 고집하면 안됩니다. 재료를 수집하거나, 글을 조금씩 써 내려가다가 고쳐나갈 수 있습니다. 아니 자꾸 고쳐나가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개요의 사례>

주제문 : 강제사직을 통한 하도급 전환에 맞서 싸워야 한다.

도입 : 임단협 시기 회사 앞 공고문

        - 사측이 새로운 문제를 내세워서 고용불안을 조장함

본론 : 1. 사측의 하도급 전환 요구

               - 특정과나 즉정공정 조합원들에 대해 사직을 강요하여 하도급을 전환시키려고 함

        - 이미 반장이 도급사장이 되어서 조합원 4명이 하도급으로 전환됨

       2. 과거 투쟁의 경험 : 97년 M-Tec 반대투쟁

                - 사측이 M-Tec라는 하도급 업체를 만들어서 계전, 공무부서 조합원들을 편입시키려고 회유 협박함

         - 결과적으로 하도급으로 전환하게 됨

        3. 현재 하도급 상태

         - 500여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 ; 하도급과 스리랑카 연수생

         - 그로 인한 노동강도의 강화

        4. 노동조합의 관심

         - 노동조합에서 하도급 노동자의 노조가입을 상정했으나 부결됨

                - 대자보를 통해 하도급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 결성 필요성과 법적 절차를 알려주고 있음

     결론 : 상급단체에서 관심을 가져야 하고, 조합에서도 내실있게 실천해야 한다. 조합원들 전체의 공동투쟁을 만들어야 한다.

 

 

 

강제사직을 통한 하도급 전화에 맞서 싸워야 한다.

효성 T&C조합원

 

오늘도 출근을 하면서 식당 앞 공고문을 본다.

지금은 임단협 시기라 협상 결과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협상 결과는 아직은 초기라 새로운 기대는 하지 않는다. 항상 사측은 이런 저런 이유로 오히려 인원감축에다 임금삭감까지 내세워 협박까지 하니 정말이지 일 할 맛이 나지 않는다. 거기다 사측은 요즘은 새로운 문제를 내세워 노동조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조합원들의 고용불안을 조장하고 있어 분노마저 일게 한다.

사측은 특정 과나 특정 공정 조합원들에 대해 임금수준 및 퇴직금 추가 지급에 대해 일정기간 보장을 내세워 사직을 강요하여 하도급으로 전화시키고 있다. 사직자를 통한 하도급화 계획에 따라 이미 반장을 도급사장으로 만들어 조합원 4명이 하도급 노동자로 전환되었다. 이러한 사측의 계획은 타 부서에서도 진행되고 있으며, 노동조합에서는 강요된 사직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조합원들은 지난 97년 M-Tec 반대투쟁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 사측은 M-Tec라는 하도급 업체를 만들어 계전과 공무부서 전체 조합원들을 편입시키기 위해 조합원 개개인들을 회유하고 협박하였다. 그 결과 회사는 마지막 끝까지 투쟁한 몇 사람만 남기고는 하도급으로 전환시킨 바 있다.

효성 T&C 하도급 노동자는 얼마나 될까?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지만, 조합원이 대략 900명이라 봤을 때 하도급 노동자 수는 500명은 넘을 것이라고 하니 모두들 의아해 하는 건 다 마찬가지다.

점심시간에 타 부서 조합원 얘기를 들어보면 자기 공정에서 일하는 정규직 조합원이 9명이라면 비정규직인 하도급 노동자나 스리랑카 연수 노동자가 절반은 넘는다고 한다. 거기다 비정규직인 노동자들은 비숙련직이 다수이다 보니 그만큼 노동강도는 더욱 ‘쎄졌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여성 조합원이 그나마 남아있는 선별공정이나 연신부서, 코드부서가 심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현실적으로 하도급 노동자가 늘어나다 보니 노동조합도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연대의식을 갖거나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노동조합에서는 지난 통합 대의원대회에서 정식 안건으로 조합원 자격 조항에 하도급 노동자의 노조 가입을 상정했으나 부결된 바 있다. 그리고 대자보를 통해 하도급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 결성 필요성과 법적 절차에 대해 알려 주기도 하고 있다.

이것은 노동조합의 큰 변화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다른 여타 조합이나 상급단체, 민주노총에서 관심 있는 실천이 없어 아쉽다. 끝으로 우리 노동조합이 좀더 내실있게 실천하도록 투쟁 수위를 올려주기를 바라며, 조합원들에게 최대한 알려서 조합원들 전체의 공동투쟁을 만들어 침체된 현장조직이 살아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6. 단락 잘 쓰기

 

 

개요가 잘 잡혔다고 해도 글을 쓰는데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것은 단락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감이 없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입니다. 글은 대부분 단락이 나뉘어져 있는데, 한 글은 마치 사람의 몸과 같아서 한 사람이 완전하려면 각각의 부분이 제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 글도 각각의 단락이 모여서 된 것이기 때문에 각각의 단락이 제 역할을 다할 때 글도 제대로 만들어집니다.

1) 단락은 전체 글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있어야 합니다. 글을 쓰다보면 생각나는 것이 이것저것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모두 글로 써서는 안됩니다. 쓸 데 없는 단락이 들어가버리면 글 전체의 통일성을 해치게 되므로 모든 단락이 다 제대로 된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2) 한 단락을 제대로 쓰려면 중심 문장과 뒷받침 문장의 관련을 생각해야 합니다. 한 단락은 전체 글 속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있어야 하며, 각 문장은 또 한 단락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있어야 합니다. 내가 쓴 문장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꼭 살펴보도록 합시다.

 

3) 여러가지 방법으로 단락 쓰기

(1) 분석

분석은 전체구조를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서 설명하는 것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친구에 대해서 글을 쓴다고 해 봅시다. 먼저 그 사람의 겉모습을 쓸 수 있겠지요. 키가 크다 작다. 코는 어떻게 생겼다. 머리가 허옇다는 등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겉모습만 가지고 사람을 판단할 수는 없겠지요. 그 사람의 성격에 대해서도 쓸 수 있습니다. 뿐인가요? 그 사람이 살아온 역사와 환경에 대해서도 쓸 것입니다. 이렇게 ‘내 친구’라는 글감을 가지고 ‘내 친구’를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서 설명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분석입니다.

(2) 분류

분류는 성질이 같은 것끼리 묶어주는 것입니다. 내가 현장에서 이런저런 일을 겪어보니까 이 사람은 우리 노동자 편에 속하는 사람이구나, 저 사람은 사장님 편에 속하는 사람이구나 하고 구분하는 것도 분류에 속합니다.

(3) 정의

정의는 한 낱말의 뜻을 분명하게 하는 것입니다. 정의를 바르게 하려면, 몇 가지 규칙을 지켜야 합니다. 첫째, 정의할 말의 뜻을 넓거나 좁게 정하지 않아야 합니다. 넓게 정하면, 정의할 말에 포함될 수 없는 의미가 덧붙여집니다. 좁게 규정하면 정의할 말에 포함될 일부가 제외됩니다. 둘째 정의 속에 정의할 말이 반복되거나 정의할 말의 동의어가 사용되지 않아야 합니다. 셋째 될 수 있는 한 부정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넷째, 모호한 말이나 비유를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4) 비교와 대조

비교는 두가지 이상 대상의 같은 점을 추려보는 것입니다. 대조는 두가지 이상 대상의 차이점을 추려보는 것입니다.

     

 

차이점

같은점

비고

민주노총

 

 

 

한국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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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비유

비유는 많이 해 보았을 테니까 잘 아시겠지요?

“지난 번 보고서에는 분명히 흑자라고 되어 있었다. 우리 사장님이 분명히 그것을 봤을텐데 얼마 되지 않은 이번 교섭에서는 적자라고 우기는 것을 보니 바로 전 것을 기억 못하는 닭대가리 같다.”

(6) 예시

자기가 경험한 일을 중심으로 예를 드는 것을 말합니다.

(7) 인용

신문내용이나 문학작품, 속담, 격언, 아니면 유명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끌어들여서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인용을 잘 하려면 아는 것이 많아야 하는데,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사람들과 이야기하다가 좋은 말이 나오면 얼른 적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8) 묘사와 서사

둘다 자세하게 쓰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묘사는 움직이지 않는 것을 자세하게 쓰는 것이고, 서사는 움직임을 자세하게 쓰는 것입니다. 읽는 사람이 그 글을 읽고 어떤 모양인지 머릿속에 금방 떠올릴 수 있도록 그림 그리듯이 써주는 것입니다.

“따뜻한 밭둑에 피는 꽃다지”

봄볕 내리는 날 밭둑을 걷다보면 노랗게 피어난 꽃무리를 볼 수가 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솜털이 보송보송 난 잎 사이로 줄기 하나가 곧게 뻗어 있고 줄기 끝에는 자잘한 꽃송이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꼭 노란 꽃이 한송이 핀 것처럼 보인다.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의 사랑이”

갑자기 저 앞에 있던 그이는 박수를 마구 치더니 손을 위로 올려 흔들며 환호하기 시작했다. 나는 놀라고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졌다. 그랬더니 갑자기 또 자기 얼굴에 검지손가락을 내면서 혀를 낼름 거리는 것이 아닌가? 그 우스운 표정 때문에 나는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 한편으로는 그이가 날 놀리는 줄 알고 화가 나기도 했다. 내가 용기를 내서 일어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그이는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박자에 따라 손을 까딱거리기도 하면서 내 노래를 주의 깊게 들어주었다.

 

(9) 느낌 살리기

가끔 우리는 가슴 뭉클한 느낌을 갖습니다. 슬픈 느낌도 있지요. 아니면 화가 날 때도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의 가슴은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 주는 감정의 소용돌이로 항상 뛰고 있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이런 느낌을 글로 엮어내야 하는 것입니다. 나의 글을 통해 내가 느낀 감동을 다른 사람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느낌을 살리려면 객관현실과 그에 대한 심리적 충격을 탐구하고, 그 속에서 사상과 감정을 추스려내어 그 표현을 전제로 다시 현실을 보고, 객관현실을 재구성해서 글로 만드는 방식입니다.

 

 

7. 평가하고 고치기

 

 

굉장히 많은 길을 달려왔습니다. 벌써 글을 평가할 때가 되었습니다. 글을 쓴 이후에는 반드시 여러사람에게 보여주고 평가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습니다. 평가를 하려면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칩니다.

 

1. 주제를 살펴봅시다.

글에서는 주제가 제일 중요합니다. 아무리 많은 이야기를 했어도 주제가 잘 나타나 있지 않으면 쓸모 없는 글이 되는 것입니다. 주제가 잘 나타나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봅시다.

① 먼저 내가 이 글을 통해서 말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봅시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 없이 글감만 갖고 글에 달려들곤 합니다. 그러다보면 글이 뒤죽박죽이 되게 마련입니다. 말하고자 했던 바를 다시 분명하게 하고, 그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②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있는데, 그게 정리가 잘 안돼서 뒤죽박죽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개요를 잘 만들면 이런 일은 없겠지만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개요를 다시 고쳐서 그걸 가지고 글을 고쳐야 합니다.

③ 혹시 쓸 데 없는 문단이 들어가있지는 않는지 살펴보세요. 글을 쓰다보면 이야기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글 중간에 다른 말을 마구 끼워넣게 되거든요. 그게 바로 주제를 흐리는 주범입니다. 그런 문단은 과감하게 빼 주세요.

④ 그래도 이상하면 글의 흐름을 바꿔보세요. 주제를 앞으로 당겨서 써 보든가, 각 단락의 끝에 소주제를 정리해준다든가 하는 방법을 써 볼 수도 있습니다.

 

2. 글이 생생한지 살펴봅시다.

앞에서 묘사와 서사, 설명, 논증 등에 대해서 배웠지요? 그림 그리듯이 생생하게 표현하면 기억에 오래 남고, 강한 인상을 준다고 했습니다. 내 글에 설명과 묘사가 적당하게 들어가있는지 살펴보십시오. 그렇지 않다면 어떤 부분을 보강해야 글이 생생해질 지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3. 문장을 살펴봅시다.

문장쓰기는 저도 자신이 없는 부분입니다. 노동운동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쓸 때 일본어의 영향을 받아서 수동태를 많이 쓰거나, 서술어를 겹으로 쓰거나, 문장을 길게 쓰거나 합니다. 이런 것을 일일이 지적하기는 어렵구요, 조금씩 고쳐나가도록 자기가 노력하는 수밖에 없겠지요. 그런데 이런 것이 또 하나의 틀이 되어서 글 쓰는데 자신감을 빼앗아가 버린다면 그것 또한 문제겠지요. 그저 자기가 쓰기 편한대로 쓰는 게 최고입니다. 쓸 데 없이 멋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 다음 글을 함께 고쳐보도록 합시다.

 

 

‘말따로 행동따로인 대의원은 안돼’

 

조합원 동지들도 알다시피 올해는 무척 어려운 한해였다. 1년 농사니 하는 임금협상과 단체협약을 하면서 이리저리 갈라진 대의원들과 현장 조합원들의 모습은 한마디로 노동조합의 단결된 힘을 허물어 놓는 결과를 가져왔다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순수한 현장조합원의 뜻을 팽개치고 나름대로 자기 판단에 빠져 행동한 모습은 현중노조의 발전을 가로막는 행위였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변명하지 못할 우스운 꼴이 되었다. 이제라도 반성하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현중노조 발전을 위해 몸으로 부딪치며 행동으로 실천할 때다.

밖으로는 정부와 재벌의 노동법 개악안이 전국노동자를 구석진 곳으로 내몰고 있다. 이유야 어떻든 노동자의 현재 모습은 우두커니 길 한 복판에 서 있는 느낌이다. 갈라진 길거리에서 어느 쪽으로 갈 것인가를 분명하게 선택하여 한목소리로 힘차게 길을 가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생각의 차이를 뛰어넘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힘의 밑바탕을 찾아야 한다.

그 첫번째 일은 다가오는 11대 대의원 선거에서 참된 일꾼을 뽑아야 한다. 올해처럼 현장 조합원의 뜻을 송두리째 팽개쳐 버리는 대의원은 두번 다시 뽑아서는 안된다는 말을 강조하고 싶다. 현중노조의 발전에 보탬이 되기 보다는 오히려 조합원의 뜻을 무시하면서 단결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조합원의 뜻을 따르는 대의원이라면 활동방향이 명확해야 한다.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기에 앞서 조합원과 노동조합을 위해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를 뚜렷한 의지로 실천하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말로만 투쟁하자, 단결하자며 떠들어대고 실제로 행동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백마디 말보다 한가지 행동을 소중하게 여기는 그런 대의원을 뽑아야 한다.

여러 현장에서 자주보는 모습 가운데 한가지만 짚어보자, 현장집회 때 일부 대의원은 ‘노동조합이 어렵고, 조합원이 스스로 일어서야 하고, 집회에 꼭 참석해야 합니다.’ 하면서 입에 거품을 물고 선동을 하더니 때마침 중앙집회가 있을 때는 대의원이 앞장서서 조합원을 추스려 집회에 참석해야 함에도 알아서 하라는 식의 혼자 집회장소로 먼저 가버리는 모습과 아예 행방불명된 행위를 여러번 보았다. 어쩌면 올해 여러 현장에서 일어난 모습이 아닐는지······

언행일치라는 말이 있다. 말과 행동이 같지 못하고 말 따로 행동 따로인 대의원은 현장활동가로서 자격도 문제지만 인격과 사람 됨됨이의 문제가 크다, 올해 만큼은 이런 대의원을 제발 뽑지 말자고 강조하고 싶다.

-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ꡔ민주항해ꡕ

 

 

8. 문장 잘쓰기

 

 

우리는 문장을 잘 쓰기 위해 신경을 써야 합니다. 우리의 글은 다른 사람이 보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의 일곱가지 사항만 잘 지키면 우리도 좋은 문장을 쓸 수 있습니다.

 

1) 문장을 길게 쓰는 것이 만병의 근원입니다. 문장이 길어지면 중언부언하게 되고, 주어 서술어도 안맞습니다. 가능하면 짧게 씁시다.

1년 농사니 하는 임금협상과 단체협약을 하면서 이리저리 갈라진 대의원들과 현장 조합원들의 모습은 한마디로 노동조합의 단결된 힘을 허물어 놓는 결과를 가져왔다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2) 주어와 서술어가 잘 맞아야 합니다. 글을 쓸 때 제일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다 써 놓고 나서 주어 서술어가 잘 맞는지 살펴봅시다.

순수한 현장조합원의 뜻을 팽개치고 나름대로 자기 판단에 빠져 행동한 모습은 현중노조의 발전을 가로막는 행위였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변명하지 못할 우스운 꼴이 되었다.

 

3) 가능하면 수동태를 쓰지 맙시다. “00되어져야 된다”는 등의 표현은 사실 보기가 싫거든요.

이번 임투를 통해서 우리의 임금이 12.5%나 인상되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4) 빼먹고 쓰지 맙시다. 가끔 문장을 쓰는 도중에 남들도 다 아는 이야기거니 하면서 중요한 단어를 빼먹고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내 머리 속에 들어오지 않는 이상 잘 알 수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해버리면 도저히 용납이 될 수 없다.

 

5) 중언부언하지 맙시다. 같은 이야기를 이리저리 돌려서 여러번 쓰면 정말 짜증이 납니다.

우리는 항상 신뢰를 가져야 한다. 믿음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신뢰가 없으면 믿음도 생기지 않는다.

 

6) 잘난 척 하지 않아야 합니다. 자기도 잘 모르는 어려운 단어를 쓰거나 자기만 아는 단어를 써버리면 읽는 사람은 열 받겠지요. 충분히 쉽게 쓸 수 있는데도 버릇이 되어서 어렵게 쓰는 것은 고쳐야 합니다.

개문발차 금지 / 쓰레기는 관급규격봉투에 담아 배출해야 합니다. / 안전모 미착용자 출입금지

 

7) 정확한 단어인지 살펴야 합니다. 적확한 단어는 문장에 힘을 주지만 이상한 단어는 문장 전체를 흐려버립니다. 가끔 추상적인 단어를 써서 이게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장집회 때 일부 대의원은 ‘노동조합이 어렵고, 조합원이 스스로 일어서야 하고, 집회에 꼭 참석해야 합니다.’ 하면서 입에 거품을 물고 선동을 하더니 때마침 중앙집회가 있을 때는 대의원이 앞장서서 조합원을 추스려 집회에 참석해야 함에도 알아서 하라는 식의 혼자 집회장소로 먼저 가버리는 모습과 아예 행방불명된 행위를 여러번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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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쓰기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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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주제 정리하기

         4. 소재 분석하고 이해하기

         5. 개요 만들기

         6. 단락을 잘 쓰기 위한 방법들

         7. 평가하고 고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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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구로의 아침' 모음집

 

'구로의 아침'입니다. 노동정치연대 구로지부가 주간 발행하던 소식지였습니다.

아래 그림의 27호(통권 32호)로 인력과 재정난으로 종간하였습니다.

96년, 노동법 개악 반대투쟁을 준비하면서, 매주 14개 단위 노동조합을 이 소식지를 들고 찾아다녔던 것이 생각 납니다.

상근비가 없던 시절이라 점심 시간을 맞추어 단위 노조를 방문하고, 점심 한끼 얻어먹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오곤 했었지요.

밀리는 인쇄 빚에 일일호프를 해서 빚을 다 갚아서 참 속 시원했었는데, 지난 일이라 그런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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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임금 및 단체협약 노사합의서 해설

    

 

2008 임금 및 단체협약

노사합의서 해설

 

 

 

                        2008. 11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서울지하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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