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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크라' 회상

러시아 혁명을 이끌었던 레닌이 창간한 'ISKRA'는 '불꽃'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했다.

레닌은 대포보다 더 강한 무기로 신문을 꼽고 러시아 사회민주당 기관지로 이 '불꽃'을 만들었다고 했다.

 

 

1996년 학생운동판에서 왠 락 그룹이 감히 이 거창한 이름을 들고 나왔을때 급 호기심으로 이 음반을 구하기 위해 무수한 음반가게를 뒤졌던 기억이 난다. 결국 일반 음반가게에서는 찾지 못했고 메이데이 전야제인지 어딘지 모르는 집회판에서 이 그룹의 테잎을 어렵게 구했던 것 같다.

 

군가풍의 획일화된 민중가요에 익숙하던 그 당시 이 음반은 그룹 '메이데이'와 함께 파격적인 민중가요로 다가왔었고 그들이 의도했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음반의 수록곡 '반란을 꿈꾸는가'는 학생회 선거 운동의  BGM으로 활용되고 심지어 출범식이나, 집회판에서도 자주 틀어대는 인기곡이 되어 버렸다.

 

흔히 비운동권이나 반운동권으로 분류되는 친구들도 이 신나는 음악을 흥얼거리고 따라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당시 그 음악적 폭발력은 대단했다 할 수 있겠다.

 

나의 블로거 대문에 걸려 있는 이미지가 그 'Iskra'의 앨범 사진이다.

 

요즘 나는 그들의 음악 mp3파일을 구해 늘상 귀에 꽂고 산다. 10년이 훌쩍 넘어버린 곡들이지만 지금도 좋다. 특히 '인간에 대한 예의' '반란을 꿈꾸는가' 등은 지금 어디에 내 놓아도 뒤처지지 않는 훌륭한 곡이란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들이 그들의 노래가 민중가요로 불리는 것에 동의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난 왠지 이런 민중가요들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게 바램이다. 그런데 '천지인'을 제외한 다른 그룹들이 1집 이외 다른 앨범을 내 놓는 것을 거의 못 보았으니 아쉽기만 하다. 그나마 '천지인'도 이제 활동을 볼 수 없고.....

 

메이데이, 이스크라, 천지인... 화려한 랩과 댄스로 또 한시대를 풍미했는 민중가요 댄스그룹 'Z.E.N'.... 

 

그들은 다들 어디에서 무얼하고 있을까?

 

시대가 어수선하니 그들의 음악이 더욱 그립다.

 

ㅠ.ㅠ

 난 지금도 Z.E.N의 명곡 '아빠와 전태일'을 따라 흥얼 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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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크기는 점점...

개그맨이 되고 싶다던 초등학교 1학년 아들..

요즘은 야구가 한창 재미있는지 야구선수가 되겠단다.

 

개그맨과 야구선수 사이를 줄타기 하던 아들 녀석이 결국에는 해법을 찾았나 보다.

연예인 야구단이 되겠다며 꿈을 정리했다.

 

부럽다.

아들의 꿈은 청소부, 소방관, 대통령에서 개그맨, 야구선수까지 다양하고 폭도 넓다.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는 저 나이와 가능성이 어찌나 부럽든지...

 

문득, 아빠는 꿈이 뭐냐고 묻는 아들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범위가 한참 좁아져 버린 나를 보며...

 

많이 서글펐다.

 

이제 선택할 수 있는 꿈의 범위도, 크기도, 가능성도 너무 초라하게 작아져 버린 서른 일곱의 일상을 돌이켜 보며 글쎄 눈물까지 글썽인다.

 

이렇게 나이먹고 사그러 드는 것이 人生인가 보다.

나는 이제 무엇을 꿈꿔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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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 학교의 폭력

1학년 생애 첫 학교 방학을 마친 아들 녀석이 학교에 다시 가는 것이 어지간히 스트레스였나 보다. 어린이집 다닐때 보였던 분리불안 증세를 다시 보였다.

 

엄마와 떨어져 학교가기 싫다는 녀석을 엄마가 잘 달래서 학교로 보냈다고 한다. 

출근해 있는데 아이 엄마의 다급한 전화가 왔다. 

 

아들 녀석이 교문 앞에서 울고 있다고 다른 학부모로부터 전화가 왔다는 것이다. 분리불안 스트레스로 그러나 싶어 걱정했더니 아니랜다.

 

학교 갈 때 약간 울고 간 아들이 등교할때 정문에서 일렬로 세워 놓고 시행하는 발열검사에서 체크되어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단다.

 

놀란 아들이 어쩔줄몰라 계속 우는데도 선생님이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으니 다른 학부모가 전화번호를 물어 집으로 전화를 했나 보다.

 

집과 거리가 멀어 학원 차를 타고 등교하는 아들녀석이 갑자기 학교에서 아무도 없는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니 막막했나 보다.

 

놀란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가 병원에서 검사해서 열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었다고 한다.

 

얘기를 듣고 엄청 화가 났다. 학교에 전화해서 교감선생이라는 사람에게 항의했다.

 

신종플루 예방도 중요하지만 먼저 학부모에게 전화해서 아이를 챙기는게  더 중요한 것 아니냐구..

아무것도 모르는 1학년 꼬맹이를  집까지 돌아갈 차도 없는 거리로 내모는 학교가 어디있냐구, 그리고 무조건 열이 조금 있다고 자초지종도 묻지 않고 학교에서 쫒아내면 어떡하냐구..

 

교육청 방침이라 어쩔 수 없단다. 일일이 학부모에게 전화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죄송하단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에 대한 '폭력'이다. 열이 조금 난다고 아무런 정밀 검사나 후속 조치도 없이 교실에서 쫒겨나야 한다면 학부모가 기댈 곳은 결국 '사교육' 밖에 없는 것이다.

 

오늘 그렇지 않아도 학교 등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들에게 커다란 상처를 또 남겨 주고 말았다.

 

친구들이 웃으며 등교하는 개학 첫날에 교문앞에서 이유도 모른채 등교거부를 당해야 했던 아이의 심정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다.

아빠와 함께 뉴스를 즐겨보는 아이가 선생님의 말한마디에 자기가 죽을병에 걸린 줄 알고 놀랬을 것을 생각하니 또 맘이 짠하다.

 

 이놈의 MB 정부에서 제멋대로 줄세우고 재단하고 낙인찍어 조지는 폭력 외에는 더이상 기대할 것이 없는 현실이 그저 서글프다. 제도의 폭력에 벌써부터 쓴 맛을 본 아들에게 맞서 투쟁하는 방법을 가르칠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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