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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영화

투니버스라는 만화채널..

이제 다섯살이 된 아들녀석이 만화에 빠져들면서 즐겨보는 채널이다. 가끔 아들녀석과 같이 보기도 하는데 꽤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많다. '짱구는 못말려.' '아따맘마' '개구리 중사 캐로로' 요즘 유행하는 만화들을 보고 있노라면 만화를 즐겨보던 옛 생각이 자주 난다. 예전엔 지금처럼 전문 캐이블 채널이 없어서 만화를 보려면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주로 초저녁 화면조정시간이 끝나면 시작하던 일일 연속 시리즈로 보던 만화와 일요일 오전에 배치되어 있던  주말만화를 기다리는 재미로 TV앞을 지키던 기억이난다. 시간을 기다려 TV 앞을 지킬때 만화시작하기 전에 광고는 왜 그렇게 길게느껴지는지... 그 감칠맛이 매력이었다. 그런데 이놈의 투니버스는 시도 때도 없이 TV 만 켜면 하루종일 만화를 틀어대니 학수고대하며 시간을 기다리는 감칠맛 따위는 전혀 느끼지 못할 판이다. 요즘은 아들 녀석이 이 투니버스에 자꾸 정신을 뺏기는 것 같아 아주 TV시청을 금지해야 할 정도이다.

 

만화영화를 보기 위해 일주일을 기다리는 것이 이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한심하고 소모적인 것으로 느껴질까? 언제나 24시간 만화를 틀어대는 채널이 있는데...

 

가끔은 아날로그가 그리워지는 세상이다.

 

뭔가를 기다리고 그리워할 줄 아는 방법을 아이들에게 또 어떻게 가르치면 좋을까?

 

나 조차도 이렇게 허겁지겁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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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아들녀석과 아침으로 토마토를 먹는데...

 

아들녀석이 말한다.

 

"아빠 이건 토마토 아니야, 도마도야!"

 

....

 

할머니가 도마도라고 그랬나보다.

 

 

그냥 도마도라고 불러라.

아빠에게도 짜장면은 영원히 자장면이 아니라 '짜장면' 일테니까..

 

노현정의 깔대기가 생각난다.

"공부하세요" 퍽~~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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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를 지냄

아버지의 제삿날이다.

아내와 나는 아침부터 전과 튀김을 준비했다.

언젠부터인가 아버지의 제사상에 올라가는 전을 부치고 튀겨내는 일은 나의 일이 되었다.

 

나는 종교고 미신이고 귀신이고 따위를 전혀 믿지는 않지만.. 누가 만들었건 제사라는 것은 참 잘 만들어낸 것 같다. 복잡하고 쓰잘대기 없어보이는 몇가지 의식만 제외하면 말이다. 이렇게 하루종일 음식을 준비하면서 고인에 대한 참 많은 추억들을 떠올리게 된다. 제사라는 전통을 꼭 지키며 살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그래도 아버지의 기일날 몇가지 음식을 만들어 가족들과 나누는 일은 멈추지 않고 살게되지 싶다.

 

이건 아버지가 생전에 좋아하시던 음식인데...

 

이건 아버지가 별로 좋아하시지 않던 건데 꼭 이렇게 열심히 만들어야 하나..

 

이렇게 하루종일 기름냄새 맡아가며 여러가지 음식들을 만들면서 가슴깊이 묻어둔 아버지를 또 한번 만나게 된다. 



이렇게 아버지의 제사를 지내는 것이 일곱번째이다.

그렇지만 오늘따라 유독 아버지의 생각이 많이난다. 아이를 유난스럽게 좋아하시던 아버지에게 아들녀석을 보여드리지 못하고 가시게 해서 너무 안타깝고, 한번도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말해드리지 못한 것이 가슴깊은 아픔으로 남는다.

 

아버지는 갑자기 쓰러지셨고, 쓰러지신 후에는 한번도 의식을 찾지 못하시고 3개월 넘게 병원에만 계시다가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쓰러지기 전날밤, 아버지는 죽음을 예감하셨는지 한번도... 아버지 일생동안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아들의 어깨를 붙잡고 다정하게 말씀하셨다.

 

"다 괜찮데이... 마음 단다이 묵고 살아래이.."

 

....

 

그리고 아버지는 더이상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아버지의 제삿날이 되면 언제나 마직막으로 남기신 그 말씀이 생각난다.

그리고 난 또 치열하게 살아가기 위해 마음 단단히 먹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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