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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동기들과 모여서 술을 먹다가 새벽 4시가 다 되어버렸다. 술을 잘 먹지 못하는 나는 계속 동기들 옆에서 추억만 마시다가 잠을 깰겸 포스팅을 한다.
학교다니면서 제대로 운동하지 못한 것들이 지금에 와서야 왜 이렇게 한으로 남는지... 동기들은 몇시간째 추억만 곱씹어 대고 있다.
학생회 선거에 실패하고 더이상 캠퍼스 운동은 의미 없다고 현장으로 훌쩍 떠나서는 전문 노동가수로 활동하다 갑자기 세상에 묻혀버렸던 친구가 5년여 만에 나타났다.
그 친구가 그랬다. 91,92년에 학교에서 운동권으로 첫발을 내딛었던 우리 동기들 세대는 누구도 담보하지 못했던 사생아 였다고.. 그건 끝나버린 잔치판에서 뒷정리나 하는 정도였지 이것도 저것도 아니었다고.. 쓰린 가슴으로 공감했다.
우린 줄기차게 '지 팔 지 흔들며' 깃발을 꽂은 것도 아니고, 슬픈 몸짓만 줄기차게 할 뿐이라고...
서글픈 술자리다.
지역의 가난한 어린이, 청소년들을 위한 방과후 공부방을 준비하면서 스텝들과 홍보리플렛을 만들기 위한 회의를 진행했다. 스텝 중 한 분이 맥아더가 자녀를 위해 했다는 기도의 전문을 리플렛에 실었으면 좋겠다며 시안을 만들어서 왔다. 그는 아이를 고등학교에 보내고 있는 어머니이며, 아마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은 모두 비슷할 것이라는 발상에서 맥아더의 기도문을 택했나보다.
'대략난감'이다.
나는 이 기도문에 전혀 공감하지 않으며 나의 아이가 이 기도문에서 처럼 전형적인 헐리웃의 영웅처럼 커 가길 원치 않는다. 더구나 내 아이가 이렇게 자람으로서 나 아버지가 내인생을 헛되이 살지 않았음을 자조하는 것 따위는 웃기는 짓이라 생각한다.
맥아더가 기도하고 있는 것처럼 아이들이 경쟁하고 그 속에서 목표를 세우고 패자를 위한 관용 따위를 배워야하는 것은 자본의 논리이다.
최소한 우리 공부방에서는 목표와 희망은 심어주되, 그것을 위한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경쟁을 가르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가르칠 것이다.
비록 맥아더가 원하는 자녀들 처럼 이 사회의 앨리트나 지도자는 될 수 없을지라도 최소한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알며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킬줄 알며, 부당함에 항거할 수 있는 당당함을 가진 아이들이면 충분할 것이다.
별 공감 안된다는 맥아더가 자녀를 위해 했다는 기도문은....
노동의 새벽
박노해/시 , 김용수/곡
전쟁같은 밤 일을 마치고난
새벽 쓰린가슴 위로 찬 소주를 붓는다
아 이러다간 오래 못가지
이러다간 끝내 못가지
서른 세그릇 짬밥으로 기름 투성이 체력전을
전력다해 바둥치는 전쟁같은 노동일
아 오래 못가도 어쩔 수 없지
끝내 못가도 어쩔 수 없지
어쩔 수 없는 이 절망벽 깨트려 솟구칠
거친 땀방울 피눈물속에서
숨쉬며 자라는 우리들의 사랑
우리들의 분노 희망과 단결을 위해
새벽 쓰린 가슴위로 찬소주를 붓는다
노동자의 햇새벽이 오를때 까지
집사람의 대학때 동아리인 노래패 OB 모임에 참석하면서 밤을 세웠다. 이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이유는 반가운 선,후배들을 볼 수 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주옥같은 민중가요를 MP3가 아닌 라이브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술도 못먹으면서 그들의 술판에 끼어서 결국 밤을 꼬박 세웠다. 그들이 부르는 민중가요를 듣기위해...
노동의 새벽.. 밖이 훤해지고 술자리가 파할때쯤 어김없이 부르는 노래..
그 노래가 꽂힌다.
새벽 쓰린 가슴위로 찬 소주를 부으며.. 이렇게 과연 노동자의 햇새벽이 오는지.. 의심해가면서...밤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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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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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글이 뜸하시네요..많이 바쁘신가요?? 남쪽엔 더 많은 꽃들이 만개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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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게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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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머프//경주에는 벚꽃이 만개했습니다. 공부방 오픈과 여러가지 일로 많이 바빴지만 포스팅을 못할 정도로 바쁜 건 아니었습니다. 아마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그랬나 봅니다. 오랜만에 글 남겨 주셔서 반가웠습니다.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