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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이 삶이다.

<새벽의 집>이라는 책이 있다. / 보리출판사 1996년 펴냄

 

문영미(문동환목사님딸)라는 분이 쓴 책인데

1970년대 수도교회의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실험적으로 만든 공동체에서의 삶을 적은 글이다.

그때 글쓴이의 나이는 초등학생이었지만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하나의 생활공동체 안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즐거움과 어려움을 동시에 주는지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어서

참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난다.

 

각자 능력껏 일하고 필요한만큼 가져다 쓰되

기본적인 의식주는 공동으로 해결하는

언뜻 원시공산제를 떠올리게 하는 생활.

 

초기 기독교공동체가 그러했듯이

개인과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넘어서기 위한

여러가지 시도들이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졌고

더러는 성공하고 더러는 실패한다.

1977년초에 공동체는 결국 해산되었지만

글을 읽으면서 나는 의미있는 실험이었다고 느꼈다.

 

한가지 인상깊게 남아 있는 것은

많은 갈등들이 아주 사소한 곳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왜 누구는 치우지는 않고 어지르기만 하냐?

왜 정한 시간에 식사하지 않고 늑장을 부리느냐?

- - - -

 

따지고 보면

산다는 게 그런 것 같다.

거창한 이념이나 정의, 신념, 인류애 뭐 이런 것들을

'일상'에서 항상 기억하면서 사는 건 아닌거다.

당신과 나는 '동지'요! 를 아무리 외쳐도

매일 얼굴을 맞대고 한솥밥을 먹는 상황이 되면

상대방의 작은 버릇, 툭툭 내뱉는 말들,

대단하지는 않지만  하지않으면 안되는 일을 얼마나 성실히 하는지 등등이

상대를 평가하는데 더 유용한 잣대가 되곤 한다.

 

그래서 정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혹은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생각할때

일상에서의 나의 모습을 다시 평가하게 되는 것이다.

 

.....

 

그런데...

요즘...

정해진 근무시간안에 일을 끝내지 못하는 건,

능력부족인가?

일이 많은 건가?

아직까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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