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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못한 이야기

오늘은 연서 목욕을 혼자시켰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아이를 나 혼자서 목욕시킨다는 건 엄두도 못냈던 일인데,

이제 하나씩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늘어난다.

 

아이 아빠가 다시 출근을 하게 되고 두달,

그동안은 아빠가 늦게 오면 목욕을 안시키거나 대충 9시 안에만 들어오면

늦더라도 그때 씻기고 재웠는데,

일주일에 하루를 제시간에 퇴근할까 말까하는데다가, 주말에도 줄창 나가니까

나 혼자 할 수 밖에..

그나마 아이가 이젠 혼자 앉을 수 있어서 좀 수월하다.

그래도 아직 혼자서 머리를 감기지는 못한다.

그래서 연서는 가끔 일주일에 머리를 한 번 밖에 못감을 때도 있다.

(아이가 머리를 벅벅 긁는 이유가 그것 때문일까?)

 

암튼 오늘도 아주 늦지는 않는다지만 9시는 넘어야 올 것 같고,

어제도 목욕을 안시켰으니 오늘은 혼자서 씻기고 재우자 했다.

그래서 옷을 벗겼는데 그새 똥을 눴다.

 

대충 엉덩이를 먼저 씻기고, 목욕을 시키고 나서

아이 씻긴 물에다 똥 기저귀를 빨았다.

 

그리고 아이를 재우고 있는데 남편이 들어왔다.

나는 아이 재우기를 남편에게 넘기고 일어나서 저녁상을 차리고 있었다.

뭔가를 하면서 왔다갔다 하는데 열린 욕실문으로 흘끗 본 장면,

남편이 똥 기저귀 빤 물에 들어가서 발을 닦고 있었다.

'어~'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뭔일이야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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