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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5월 26일 일기

도대체 내가 할 줄 아는 게 뭔가 하는 회의를 느낀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어 여기저기 건드려 보지만 도대체 제대로 하는 것은 하나도 없고. 요즈음만 해도 그렇다. 문예 공모에 응모한답시고 기분만 우쭐해가지고 써 놓은 습작 하나 제대로 된 게 없으면서 ... 하긴 애초에 그런 류는 내게 어울리는 것 같지 않다.


몸이 별로 좋지 못하다. 감기 몸살 같은데 기침이 심하다. 학교에서는 추워서 몸을 떨고 졸음을 참느라 고통스럽다. 도대체 쉴 틈이 없다. 제길, 나는 고등학교에 다닌다.
 

S라는 녀석 정말 얄밉기도 하면서 동정이 가는 녀석이다. 정말 만화 같은데서나 나오는, 자존심이고 뭐고 다 버리고 오직 성공을 추구하려고만 하는 인물 같은 면이 있으면서, 이해하기 힘들게도 자기 자신에게 한없이 약한 녀석이다. 위태로워 보인다. 녀석의 중학교 생활을 대강 알 것 같다. 차라리 녀석이 자기 세계를 확고히 가질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G와 비슷한 면이 있어 더욱 녀석에게 관심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약함을 감추기 위해 강한 척 하는 모습, 위태롭다. 그래도 모두 멋진 녀석들이다. 그래, 그렇게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즐기며 살아라. S에게 마빈 해리스의 <문화의 수수께끼>를 빌려 읽고 있다. 정말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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