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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휴가를 비디오와 함께

2003/10/01

 

긴 군대생활의 마지막 휴가동안 비디오만 퍼 보다 가는 거 같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 <도그빌Dogville>

 

엉뚱하지만 제목으로부터 자꾸 토크빌(Tocqueville)이 떠오른다. 그냥 나만의 생각이겠지만, 이 영화를 보는 많은 이들이 극중 톰에게 감정 이입을 많이 할 것 같다. 그녀를 마을에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후에는 그녀의 탈출계획을 세우던 그에게 말이다. 그러나 영화가 종반부에 치닫으면서 우리는 흠칫흠칫 놀라다가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우리의' 톰이 그녀의 '직접 처리해야하는 대상'임을 보고 충격을 받겠지.

 

아녜스 자우이 감독, <타인의 취향>

 

로맨틱 코미디물. 정말 오랜만에 괜찮은 프랑스 영화를 본 것 같다. 차마 내 이야기 같다는 말은 못하겠다.

 

구스 반 산트 감독, <아이다호>

 

잘 알려진 <굿 윌 헌팅>도 못보았고 이름만 익숙한 감독의 영화. 본인이 주인공들과 같은 거리 생활을 꽤나 했나보다. 붉은 사막이 펼쳐진 아이다호의 길 위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모습을 부각시키기엔 상류 집안의 상속자는 좀 진부한 설정이 아니었나 싶은 느낌이 조금은 든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 <비열한 거리>

 

짐 자무쉬 같은 사람의 영화를 보고는 보통 미국사회의 이민족은 방랑자의 이미지가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이탤리언과 화교만큼은 '가족'이라는 그 느낌이 정말 강렬하다. <좋은 친구들>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스콜세지 감독은 싸움질과 가족 사이에서 독특한 방식으로 재미와 웃음을 만들어낸다. 하비 키이텔의 젊은 모습을 한껏 볼 수 있는 것 또한 놓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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