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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잡새가 날아드는 그림

 

 

우연찮게 고야의 그림 한 장을 유심히 보게 되었다. 온갖 잡새가 날아드는 그림이었는데, 한 귀퉁이에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태어난다"고 적혀 있었다. 느긋하게 다시 보니 눈에 띠는 점들이 많다. 일단 문구에서부터 "괴물"이라는 비정상성의 전형을 "이성의 결여"로 표상하고 있다는 점. "괴물"들이 올빼미, 박쥐, 삵쾡이 같은 "동물"로 표현되고 있다는 점. 명백히 "이성"의 소유주로 의도된 듯한, 잠들어 있는 인간의 모습이 책상머리에 엎어져 있는 모양이라는 점. 인간은 밝은 "빛"을 받고 있는 데 반해, 괴물들은 저 뒷편의 "어둠" 속에서 달려들고 있다는 점.

 

그런데 자꾸만 ... 작가는 두려움을 주기 위해 의식적으로 그린 듯한 괴물들, 즉 동물들의 눈빛이 오히려 겁먹은 눈동자로 보이는 까닭은 무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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