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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시절에 바라본 교사라는 존재

2003년 12월 17일

 

고교 시절의 일기에서 발견한 것인데, 그렇게도 선생님이 싫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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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들이란 알 수 없는 도덕적 의무감으로 충만해 '웃자라는 싹'을 골라 줘야 한다며 눈에 거슬리는 것은 모조리 그 오만한 잣대를 들이대며 두들겨 패고 욕을 퍼 붓는 깡패들일 뿐이며 수구 기득권세력의 체제 유지에 몸바치는 돌격대들일 뿐이다. 그러면서 자기 교장시켜주면, 교육부장관 시켜주면 이렇게 저렇게 '진짜' 개혁을 하겠다는 둥, 도대체 우리 나라 교육은 엉망이라는 둥의 말로 아이들을 현혹시켜 놓고는 그걸 면죄부삼아 아이들에게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것이다.

 

선생들의 그러한 썩어 빠진 모습에 동조하지 못하겠다는 의사를 조금만 보인다면 "본질은 보지 못하고 왜 현상만을 보냐.", "내가(선생이) 너에게 이런 말을 하(고 때리)는 것의 본질을 너는 올바로 알아야 한다."와 같은 방패를 들고 나온다. 하지만 그들은 알아야 한다. 본질을 압도하는 현상을!

 

난 그들이 현상이니 본질이니 운운하는 것도 믿을 수 없다. 그들은 뭐 본질 같은 거 우리가 이해하기 바라지도 않을 뿐더러 그런 그들의 행동의 본질이 교육적인 목적이라는 것은 더더욱 믿을 수 없다. 교단에 올라와서 그들이 하는 말들을 들어 보면, 그들의 권위 의식과 독선과 위선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교사라는 안정된 직업을 갖고 있는 것에 흐뭇해하고, 다달이 들어오는 일정한 금액의 누런 봉투에 아주 만족해 할 뿐이다.

 

경기가 안 좋다며 봉급을 깎는 놈들도 웃기지만 그렇다고 학생들 앞에서 "더러워서 선생 못해먹겠다"는 말을 입에 담고 다니는 작자들 아닌가. 보충수업은 뭐, "나도 하고 싶어 하는 거 아니"라고? 그걸 바꾸지 못하는 건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신들이 극우보수사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충혈된 '마녀사냥꾼'들의 눈을 더이상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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