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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구통과 양날백이

 

 

여순사건과 관련한 자료를 뒤지던 중 생존자 구술증언에서 "장구통"과 "양날백이"라는 표현을 발견했다. 좌익과 우익 양편 모두에 협조하는 사람을 지칭할 때 사용되었던 말이라 한다. 제주 4.3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여순사건의 경우에는 그보다도 더 학계의 주목을 받지 못한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 출간된 김득중의 <빨갱이의 탄생>은 의미 있는 저작이라 생각된다. 이명박 정부 이후로는 내전이 남긴 상흔에 관한 논의들을 더욱 더 찾아보기 어렵게 된 것 같다. 내 기억으로 그나마 최근에 밝혀진 것이 노근리였으니 말이다.

 

어쨌든 여순사건은 외견상 군인들의 봉기였지만, 지역민들이 지지하고 참여했던 민중봉기로 보아야 할 것이다. 단순히 좌익과 우익이 대립했다고 본다면, 피해자의 90% 이상이 경찰과 우익세력에 의해 희생되었다는 사실을 간과하게 된다. 이러한 우익의 테러는 지역사회를 갈기갈기 찢어놓았는데, 또 여기서 발견할 수 있는 당시의 표현이 "손가락총"이다. 당시 여수의 군청 직원이었던 김계유의 기록에 따르면, "경찰관이나 우익진영 요인들이 돌아다니면서 소위 '심사'라는 것을 했는데, 시민들 중에 가담자가 눈에 띠면 뒤따른 군경에게 '저 사람' 하고 손가락질만 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즉결처분장으로 끌려가는 판이니 누구나 산 목숨이라고 할 수 없었다."

 

... ...

 

우익의 테러와 '심사'는 계속되고 있다.수단과 방법을 바꿔가면서 ...

그 와중에 장구통과 양날백이들도 적잖이 찾아볼 수 있으니

이건 뭐, 역사라는 것이 반복되기 마련인 것인지, 인간이 원래 그런 것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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