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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춘의 사신(1)
    나르맹

2009/12/26

7집 겨울, 외롭고 따뜻한 노래

이소라

Track 2

 

아주 오래 지난
남자 친구가 있긴 해
너무 놓으면 안되니까
가끔 얼굴만 확인해

서로 아닌 척 하지만
차마 이런 말 못 하는 것뿐이야

"다들 이러진 않아. 시간 탓하지 마라
이젠 사랑이 안 된다니 이별이야."

없어, 설레임은
너무 본적이 많아서
다시 연애하기엔
그건 미래가 없어..

 

============

 

이미 정이 좀 떨어질만도 한 관계. 오랜만에 만나 수다를 떠니 내가 원래 알던 그 모습 그대로인 것도 같고 또 한편으론 변한 모습도 좀 더 확실하게 보였다.

아직도 토,일 주말이 온전히 남았다는 사실에 맘이 너무 여유롭다. 1년 뒤 난 이 겨울을 어디에서 맞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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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 어디에서 부는지

김연우 - 바람 , 어디에서 부는지      ♩=64

 

G                  Am         C                G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          덧문을 아무리 닫아보아도

 

   Em                Bm11     Am      D Dsus4 D

흐려진 눈앞이 시리도록         날리는    기억들

 

G                 Am          C                   G

어느샌가 아물어버린          고백에 덧난 그 겨울의 추억

 

Em                  Bm11     Am        D   G

아 힘겹게 사랑한 기억        이제는 뒤돌아 갔으니

 

        C                    G         Am           D     Dm      G

바람은 또 어디에서 불어오는지        내 맘에 덧댄 바람의 창 닫아보아도

 

      C       D    Bm EmAm               D 

흐려진 두눈이 모질게 시리도록    떠나가지 않은 그대

 

Bm        Em     Am           D       Bm        Em     Am       D

혼자라는 게 때론 지울 수 없는 낙인같아   살아가는 게 나를 죄인으로 만드네

 

Bm        Em     Am           D       Bm        Em    Am        D7

혼자라는 게 때론 지울 수 없는 낙인처럼   살아가는 게 나를 죄인으로 만드네

 

간주

 

(Em   Bm   Em) ×3       Am   D  후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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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1

오랜만에 예전 홈스테이 맘에게 메일을 받았다. 여전히 따뜻한 메일이었지만, 그간 어느 새 또 흘러버린 세월의 간극이 느껴졌다. 작년 이맘쯤 난 크리스마스 선물을 고른다고 퇴근하고선 oxford street 계속 걷고 있었는데. 기억에 또 다른 기억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래도 지난 겨울 추운 런던에서의 기억들을 관통하는 건 이소라 7집과 브로콜리 1집 앨범이다. 들을 때마다 혼자서 끝도 없이 걷던 무수한 거리들이 떠오른다.

 

조나단이 요즘 밴드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래 첫번째 영상이 조나단 밴드가 부른 come together 이다. 음질이 별로라서인지.. 직접 봤으면 기분이 또 달랐지 싶다.

두번째 영상은 안젤리 토비 커플의 쌍둥이들 모습이다. 하얀 눈밭이 너무 예뻐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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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들

* 어제 평화도서관 모임에 가기 전에 ㅎㅈ랑 <여배우들>을 봤다. 영화 속에서 촬영이 지연되면서 배우들 여섯명이 나란히 앉아 와인잔을 기울이며 나누는 대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특히나 고현정, 이미숙, 윤여정이 툭툭 내뱉는 여배우의 결혼과 이혼, 나이듦에 대한 멘트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비중의 편차가 있긴 하지만 여섯명 배우 각자의 개성이 영화에 나름 잘 묻어나온듯 하다. 무릎팍도사 고현정 나오는 걸 한번 찾아봐야겠다.

 

* 예정에도 없이 밤새 놀고 아침 차를 들어오던 시간, 날은 너무나 추웠고 해는 아직도 뜨지 않았다. 앉으면 못 일어날 것 같아서 서서 전철을 타고 오던 그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물건 파는 분을 두 명이나 보았다. 그 꼭두새벽 나는 펑펑 놀고 잠에 취해 들어오는데 그렇게 아침부터 물건을 파는 분들을 보니 문득 부끄러운 마음과 짠한 마음이 동시에 들어버렸다.

 

 

 

 

영화 속 장면.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 창밖으로 하얀 눈이 내리기 시작하고 어느 곳에선가 노래가 들려온다. 애인에게 휴대폰을 통해 들려주는 루시드폴 '오, 사랑' 기타연주와 목소리. 휴대전화 너머로 그렇게 자신을 위한 연주를 듣는 사람은 맘이 무지 따뜻해졌을 것 같다.ㅎㅎ

유튜브엔 맘에 드는 기타버전이 보이질 않아서 피아노 반주버전을 긁어왔다.

 

오 사랑 악보를 구했다!!!! 연습해야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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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속탄 생산 및 투자 한국 기업 리스트

아주 따끈따끈한 집속탄 관련 보고서가 나왔다. 제목은 "Worldwide investments in CLUSTERMUNITIONS a shared responsibility". IKV Pax Christi 와 Netwerk Vlaanderen 에서 이번 10월에 발간한 그야말로 최신 리포트인 듯 하다.

 

위의 두 그룹 중에 'IKV Pax Christi'은 병역거부 관련하여 여러번 들어본 것 같긴 한데 그렇게 익숙한 그룹은 아니고, 뒤에 그룹은 벨기에에서 무기거래와 관련하여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조직이다. 지난 2006년 WRI Triennial 에서 처음 알게된 그룹이다.  "My money clear conscience' 적당히 의역하면 '내 돈 깨끗하게 사용하기' 뭐 이런 캠페인을 전개해왔다. 예컨대, 그들이 진행하는 캠페인의 타겟 기업 중에 우리에게 꽤나 익숙한 ING, 씨티은행 이런 기업이 무기를 생산하는 기업들에 투자를 하고 있다고 널리 알림으로써 사람들의 도덕성에 호소를 하는 것인데 상당히 성공적인 캠페인으로 평가받는 것 같다. 이들의 캠페인과 관련한 더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서.

 

이 리포트는 약 130페이지로 구성되어 있고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크게 집속탄 생산 기업과 집속탄 생산 기업에 투자를 하고 있는 기업(기관)들의 리스트 그리고 집속탄 생산 기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한 국가, 기관, 기업의 리스트 등이 들어있다. 각 기업이나 기관 국가들을 'Hall of shame' 과 'Hall of fame'으로 명명하여 분류해 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무기 분야는 원체 공개된 정보가 별로 없기 때문에 누가 뭘 생산하고 어디로 수출하는지를 아는 것 자체부터가 어려운 일인데 이 보고서를 작성한 팀은 그래도 그들만의 자료 검색/수집 노하우가 쌓인 듯 하다. 보고서에 자료 수집에 관한 내용도 서술이 되어 있다.

 

집속탄 생산 기업 중 8개 기업이 요주의 리스트로 선정되었는데 그 중 두 기업이 한국 기업이다. 이미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풍산한화가 바로 그 두 기업이다. 다른 여섯 개의 기업 중 네 개가 미국 기업이고, 터키와 싱가포르 기업이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

 

집속탄 생산 기업의 리스트 자체는 그렇게 새롭지 않은데, 이런 기업들에 투자를 하는 한국 기관들의 목록은 좀 충격적이다. 어떻게 다 조사했나 싶은 궁금증을 들게 만들 정도로 많은 한국 기관들이 공개되었다. 한 기업이 집속탄 생산 기업에 투자를 하는지 안 하는지 판별하는 자세한 기준도 나와있는데 영어이기도 하고 경제학(수학?) 얘기인 것 같아서 대충 봐선 잘 이해가 안 되는 것 같다.


천안북일교육재단, 대우증권, 동부증권, 한국수출입공사, 한화증권, HMC 투자증권, 국민은행, 산업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 메리츠증권, 미래애셋, 국민연금, 신한은행, 신흥증권, SK 증권, 우리투자증권.

 

도대체 몇 개야.. 저 많은 한국 기업들이 집속탄 생산 기업(대부분 한화와 풍산, 한화의 비율이 더 높은)에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대부분 금융권 기업들인데 유독 천안북일재단과 국민연금의 이름이 도드라져 보인다.

 

이 리포트에서는 단지 기업 뿐만 아니라, 각 국의 연금(특히 국민연금들) 자본들이 집속탄 생산 기업으로 흘러가는 것을 오히려 더 경계하고 있다. 이 연금들의 규모는 특히 1990년 이후에 급속도로 증가하여 2007년에는 총 120억 달러에 이르렀고 2015년에는 여기서 다시 두 배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 숫자가 얼마나 큰 지는 현실성이 잘 안 느껴지지만, 이 보고서는 어쨌든 이 연금들이 국가에 의해 운영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집속탄금지협약(CCM) 가입 국가들의 리스트와 함께 고려되어야 하며 또한 이 연금들을 운영하는 주체가 해당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큰 권한을 가질 수 있으므로 마찬가지로 주목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디에 투자하든 그건 자유 아니냐고 또 핏대를 올릴 사람들도 많겠지만, 집속탄의 파괴력을 생각한다면 집속탄을 생산하는 것과는 별개로 그러한 기업들에 투자를 하는 것 역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최근에는 2006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작년 러시아-그루지야 전쟁에서 집속탄이 사용된 바 있다. 무엇보다 집속탄은 불발탄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전쟁이 끝난 뒤에도 애꿎은 민간인의 피해를 불러오는 위험한 무기이다. 과학자들이 그 좋은 머리로 이런 무서운 무기를 만든다는 사실이 참 슬프다.

 

요즘같은 글로벌 자본주의 시대에 한국 기업이냐 아니냐가 무의미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위에 언급된 한국기업들은 어쨌든 우리에게 익숙한 기업들이고, 알게 모르게 내 돈이 저런 기업을 통해서 무기산업으로 흘러간다는 걸 안 이상 모른척 하기가 참 찝찝해진다(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이런 찝찝함이라는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내가 지금 한 달에 국민연금으로 뜯기는 돈이 얼만데..그 돈이 한화랑 풍산을 도와준다니..우쒸..

 

한국에도 이런 집속탄에 반대하는 운동을 해보려는 그룹이 있다. 지난 12월 3일에는 집속탄금지협약 체결 일주년을 맞아 홍대 앞에서 캠페인도 했다. '무기제로팀'이라고..'착한무기'였나?-_-ㅋ 암튼 관심있는 분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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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생산 제품에 대한 명확한 표기

* 열심히 일해야 하는데 자꾸 기사들이 눈에 띈다. 여기저기 feed 구독을 걸어놔서 더 그런 것 같다. 우선 순위가 앞서는 다른 일들도 있는데 우연히 흥미로운 제목들을 볼 때마다 그냥 지나치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번역을 제대로 하는 것도 아니고, 마치 꼭 나중에 안 읽을 거면서 일단 사놓고 책장에 꽂아놓기만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 영국 정부가 앞으로 서안지구에서 생산된 상품이 자국에서 유통될 때에 그 상품의 생산자가 정확히 누구인지를 명시하도록 유통시장에 권고(advising) 했다고 한다(관련기사). 즉, 지금까지는 서안지구에서 생산된 상품이면 생산자가 누구인지와 상관없이 생산지 표기란에 "West Bank"라고만 적혀있었는데, 이제부터는 "Israel settlement produce"와 "Palestinian produce"를 구별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영국 정부의 새로운 움직임(guidance on a voluntary basis)은 비록 법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덕분에 소비자들은 지금 구매하는 상품이 적어도 누가 생산한 것인지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에서 생산된 제품 중에 점령지역에서 생산된 상품들을 구분하여 표기해야 한다는 내용이 EU 법에는 이미 존재하고 있지만, 팔레스타인 활동가들에 따르면 이 규정이 실제로 잘 지켜지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EU와 이스라엘 간의 협약에 따라, 1967년 전쟁으로 확장된 이스라엘 국경 안에서 생산된 상품은 관세우대 조치를 받아왔다. 서안지구와 가자, 동예루살렘에서 생산된 팔레스타인의 상품 역시 관세 혜택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점령지역에서 생산된 이스라엘 상품에 대해서는 이런 관세 혜택이 적용되지 않았다.

 

점령지역에서 활동을 하면서 영국으로 수출을 하는 이스라엘 기업은 현재까지 27개 정도로 확인이 되고 있다. 그들이 수출하는 품목에는 과일, 야채, 화장품, 의약품, 플라스틱 및 금속 제품 등이 있다.

 

영국 정부는 이번 조치가 이스라엘에 대한 보이콧과는 관련이 없으며 이번 조치로 인해 팔레스타인-이스라엘 평화협정이 지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와  'The Yesha Council'은 이번 결정이 불공정한 처사이며 다른 지역에서의 이스라엘에 대한 보이콧을 촉발할 것이라면서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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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저건 관련 보고서

올 여름 쌍용자동차 파업때 경찰이 테이저건을 사용하면서 관련자료를 급하게 찾는다고 마틴아저씨랑 안드레아스한테 도움을 청한 적이 있었는데, 오늘 정말 우연히 앰네스티 사이트에 갔다가 테이저건 관련 보고서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미리 알았더라면 테이저건의 위험성에 대한 근거들을 더 잘 준비해서 파업 당시 여론전에 좀 더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쩝

 

 

USA: 'Less than lethal’? The use of stun weapons in US law enforcement

USA: Stun weapons in law enforcement

USA: List of deaths following use of stun weapons in US law enforcement: June 2001 to 31 August 2008

그리고 올 10월에 나온 테이저건 사용에 관한 권고문은 요 아래 링크.

 

USA: Stun weapons: Recommendations to the US authorities on their 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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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9

*오리한테 선물로 받은 김연수 <세계의 끝, 여자친구>를 읽고 있다. 지난 한 주 원고 하나를 쓰는데 내가 쓴 문장이 너무 맘에 안 들어서 내내 혼자 씩씩대다가 김연수 글을 마주하니 너무 비교가 된다. 소설 쓰는 사람들이 새삼 부럽다. 염이 자기는 문장에 너무 신경이 쓰여서 번역을 하면 속도가 안 난다는 얘기를 한번 해준 적이 있는데 요즘 그 말에 부쩍 공감이 된다.

*전철을 타고 왔다갔다 하다보니 흥미로운 장면들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오늘 아침에는 그 혼잡한 용산행 급행열차 안에서 아저씨들 언성높이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그들의 발화가 시작된지 한 10초나 되었을까, 금세 그들의 목소리 톤이 엄청난 속도로 높아지기 시작했다.

노약자석을 두고 벌어진 다툼이었다. "아니 새파랗게 젊은 사람이 노약자석을 차지해 놓고서는 눈을 감고 가만히 있어?"라고 언성을 높여 혼을 내는 남성은 추측건대 환갑은 넘긴 나인 것 같았다. 왜냐하면 "아까 송내역에서는 할아버지가 곧 내린다고 말씀하셨잖아요"라고 볼멘소리로 말을 하는 남성이 종내에는 볼멘 목소리로 "저도 나이가 오십이 넘었다구요, 좀 앉아있으면 안 됩니까?"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들 두 남성들의 다툼은 급행열차가 온수역을 지날 때 쯤 시작되었는데 열차가 개봉을 지나 구일을 통과할 즈음에는 그 50대의 남성이 성질을 못 참고 "아니 이 할아버지가 어디서 반말로 성질이야? 좋게 말해선 알아듣질 못하는 영감이구만!"이라고 외치면서 절정에 달했다. 이에 그 할아버지 왈, "아니 젊은 것이 어디서 대들긴 대들어? 어른이 좋게 얘길 하면 말끼를 알아들어야지! 요즘 도덕이 땅에 떨어졌어 땅에!"라고 외친 뒤 "아니 세상이 말세야 말세. 도덕이 땅에 떨어졌다구"라는 말만 큰소리로 반복하기 시작했다. 그 뒤로는 말 그대로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싸움이었다. "계급장 떼고 붙자"는 말이 어떤 상황에서 나올지 알 것 같다. 씁쓸한 코미디다.

조용한 객차 안, 나는 그들의 싸움을 듣는데 피식피식 웃음이 자꾸 나왔다. 버럭 소리를 지르며 윽박지르는 할아버지 목소리를 들으니 집에 같이 사는 아버지라는 사람 생각도 났다. 한국 가부장 남성의 전형적인 모습을 확인하는 것 같아 기분이 참 그랬다. 짜증도 났다가 그들이 불쌍해지기도 하다가. 그들은 왜 그리도 당당한 것일까. 그들이 믿는 구석은 목소리 크기와 나잇살 밖에 없는건가. 완전 씨니컬 모드.

 

예전에 한번은 마찬가지로 할아버지 둘이서 노약자석을 두고 싸우는데 한 쪽에서 '내가 일년에 나라에 내는 세금이 얼만데, 천만원도 넘는다구'라면서 노약자석에 앉은 자신을 정당화하자 다른 한 쪽에서 '아이고 그렇게 세금 많이 낼 정도로 부자인 사람이 전철은 왜 타고 다니나?'라고 받아치는 것이다. 평가하는 말을 사용하고 싶진 않지만 세상에 정말 천박한 사람 많다.

 

* 전철에서 목소리 다 들리게 통화하는 사람, 이동하면서 내 몸을 밀치고도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 사람을 볼 때마다 짜증이 확 올라온다.  '죄송합니다' 아님 '지나갈게요'라는 말로 미리 신체접촉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면 그나마 괜찮을 것 같은데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밀치면서 무표정하게 이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가 잘 안 간다. 까칠모드다.


* 점심을 밥과 누룽지 김치 김 그리고 케이준 샐러드라고 나온 샐러드에 요거트드레싱에 먹어서 기분이 그닥 좋진 않다. 아무리 먹을게 없어도 샐러드 드레싱을 간 삼아 밥을 같이 먹진 말아야겠다.

 

급식실에서 한달에 한번씩 그 달 생일이 있는 교직원들 케익을 하나씩 챙겨서 주는데, 오늘 가보니 12월 생일에 내 이름이 빠져있더라. 이젠 별로 놀랄 것도 없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화가 안 나는 건 아니다. 비정규직은 아예 교직원 범주에 들어가지도 않는거냐는 요지의 메세지(존중!)를 비폭력대화로 잘 전달해볼까(따질까) 하다가 괜히 긁어 부스럼이다, 내가 더 비참해진다, 이 두 가지 생각으로 그냥 모른척 지나가기로 했다.  

그 많은 교직원 생일을 주민등록번호로 조회를 하는 것일까 생각하니 그럼 내 주민등록번호는 아예 급식실에 안 넘어간거고 따라서 내 개인정보는 보호가 된거구나 싶다가도, 만약 그런게 아니라 급식실에서 모든 주민등록번호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정규직 교원만 골라서 케익을 골라준걸까 상상을 하니 더 비참해진다. 물론 후자의 경우는 나의 억측일 뿐이라고 믿는다. 쳇. 

근데, 공교롭게도, 오늘 아침에 출근을 해보니 책상에 학교 체육선생님 결혼식 초대장이 와있는거다. 심지어 초대장 봉투에 'XX 선생님' 스티커까지 붙어있었다. 결혼식장은 하필 또 강남 소망교회란다. 케익도 안 챙겨주는 학교에서 결혼초대장이나마 안 빠지고 받았으니 고마워해야 하는 건지 아님 케익은 안 주면서 넉달 동안 다섯마디도 안 해본 선생님 결혼식 초대장은 꼬박 챙겨주는 것인가 라고 비웃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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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6

훗카이도에 있는 테쯔가 깜짝 소식을 보내왔다. 여자친구랑 결혼할 생각이 있다고 하더니 번개불에 콩 구워먹듯 그새 웨딩사진 찍고 결혼서류를 제출해버렸다는 것이다. 근데 정작 결혼식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돈이 없기도 하고, 결혼식 하는게 자신들의 관계에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을 한단다. 여자친구 분도 똑같이 그렇게 생각했다고 하니, 그런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 만나기도 쉽지가 않을텐데 신기하기도 하고 조금 부러운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근데 여자분한텐 직접 얘기를 못 들어봤으니 쉽게 과단하지 말아야지. 내년에 신혼여행 겸 한국으로 같이 올 생각을 하고 있다니 그 때 보면 물어봐야겠다ㅋㅋ).

 

테쯔 블로그에 테쯔가 쓴 글이 참 테쯔스럽단 생각이 들어서.. 한번 읽어보시라..일본어는 해석은 못하지만 구글이 자동 번역을 해준다ㅋ 아래 사진은, 테쯔가 따로 메일로 보내줬다. 남의 사진 올리는 게 좀 거시기해서 괜찮겠냐고 물어봤더니 괜찮다고 자기들이 얼마나 행복해보이는지 친구들한테 자랑하라고 한다.^^

 

3rd December 2009

Acutally I got married on 24th November.
I'm really happy that but it's nothing to change for me.
I and my new wife went to city hall and gave them a piace of paper.
That's all.
We didn't do any wedding ceremony because we don't have much money and we think it's not important for us.
People say that wedding ceremony is for woman.
However, my new wife didn't want to do that more than me.

Anyway we don't care about that because we are so happy.

驚かんといてや~。
実は・・・11月24日結婚しました。
あののりおが・・・結婚。
ありへんやろ?ありへんねん。
でも幸せやねん。がはははは。
英語と全然違うこと書いてるわ。

 

 

  

 

환하게 웃는 커플.. 저런 일본 옷 이름을 뭐라고 하더라..이쁘다  저 부채 왠지 맘에 든다.ㅋㅋ

 

 

 

아마 웨딩촬영사 말고 친구들이 디카로 따로 찍어준 사진인듯 하다. 위에 전통의상에 이어보니 급 100년전 풍속 사진 삘이 난다..ㅎㅎ 사람 좋은게 얼굴에 다 티가 나는 테쯔..완전 호감형이다.ㅎ 근데 지금 어딜 쳐다보는거야 테쯔..오지상

 

 

 

이건 컨셉사진인가? 여자분 표정이 정말 리얼하다

 

 

 

안경들을 쓰니 분위기가 또 달라 보인다..

 

신혼집이 따로 있는 건 아니고 훗카이도에 원래부터 여자친구분이 살던 플랏으로 테쯔가 들어갔다고 한다. 테쯔는 교토 출신, 여자친구분은 오사까 출신, 훗카이도로 둘 다 일하러 가서 만난 사이라고..

오..나도 훗카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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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사신

내가 빈을 처음 방문한 것은 1988년 11월 말이었다. 아직 본격적인 겨울은 아니었지만, 충분한 준비를 갖추지 않은 나에게 중부 유럽의 추위는 혹독했다.

그때 나는 이미 30대 중반을 넘어섰지만, 부모님이 두 분 다 세상을 뜨신 직후였고, 나 자신은 가족도 일정한 직업도 없었다. 나에게 있는 것이라고는 승리를 기약하기 어려운 지루한 투쟁, 이루지 못한 꿈, 도중에 끝나버린 사랑, 발버둥치면 칠수록 서로 상처밖에 주지 않는 인간관계, 구덩이 밑바닥 같은 고독과 우울, 그런 것뿐이었다. 내가 너무 보잘것없다는 생각에 끊임없이 시달리면서, 그래도 이 세상에서 무언가 의미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욕망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어떻게 살면 좋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모든 것이 막연했다. 죽고 싶다고 절실하게 생각한 적은 없지만, 죽음이 항상 내곁에서 숨쉬고 있는 듯이 느껴졌다.

- 서경식, <청춘의 사신>, 76쪽.

 

책을 보다 울컥 뭔지 모를 뜨거운 것이 목으로 올라올 때가 있다. 이 책 그리고 다음 책 이렇게 이어서 빠르게 계속 읽다보면 내가 무뎌질까봐 아껴보는 서경식 선생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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