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눈부셔서

from 우울 2005/09/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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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눈부시다
이렇게 눈부신 날들이 벌써 한달이 넘게 계속되고 있다.
개토는 마치 모르는 사람에게 생각지도 못했던 선물을 매일 받고 있는 듯
놀랍기도 하고 좋기도 하지만 왠지 받아서는 안될 것을 받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이다.

베를린의 날씨에 대해서 그렇게 궁시렁대놓았는데
이 곳에 앞으로 길고 긴 차갑고 어두운 겨울이 올 거라고는 믿을수가 없다.
처음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날이 이렇게 오래가리라고는 믿지 않았다.
내일이면 다시 추워지겠지 오늘만큼은 이 날씨를 완벽하게 즐겨야지
내일이면 다시 어두워지겠지 내일이면 다시 비가 오겠지
그랬는데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다.
햇빛은 눈부시고 그림자는 서늘하고 하늘은 거대하고
노을은 찬란하다
영원할 것 처럼.

이곳에 살아보지 않았다면 그 끔찍함도 이 아름다움도 경험해보지 못했겠지
생각하니
산다는 게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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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5 05:00 2005/09/05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