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from 우울 2006/08/03 12:07

한 사람의 삶, 한 단어, 한 이미지는

진실한 하나의 의미만을 갖는 것이 사실은 옳은 것일까?

 

나는 언제나 그 지점이 마음에 걸려왔다.

모두가 다르기 때문에 모두가 하나의 기호로부터 다른 의미를,

심지어 모두가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조차 끊임없이 다른 의미를 갖게 되는 걸까.

 

헛갈려서는 안된다.

도덕의 잣대로 현실을 평가하면서 스스로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믿어서는 절대로 안된다.

사실에 대해 도덕적 개입을 하는 것이 옳지않다고 주장하면서 마치 그것이 사실을 지키는 길인양 말하는 것도 위험하다.

 

사실이 무엇인가도 결코 알 수 없으면서 그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위험하다.

그리하여 결국 불가지론자가 되는 것 역시 위험하다.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것에 대해 타인과 소통함으로써

근본적 분리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은

그 분리를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부터 너무나 인간적이고

인간은 인간화의 과정을 밟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믿는 나는

'인간'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인간'이 되어가는 '인간'이 얼마나 대단한가 놀랍다.

 

원숭이가 인간이 되었고(사실 이부분은 좀 믿기 힘들지만)

노예가 인간이 되었고 흑인이 인간이 되었고 여성이 인간이 되었고

이제 백인과 남성을 인간으로 만든 후

모두가 더더욱 인간이 되면

서로가 서로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되어서

 

SF 소설에 가끔 등장하는 나와 타인이 구분되지 않는 세계.

어쩌면 그것이 '인간'화의 궁극인 것일까?



나는 점을 보지 않는데, 그닥 알고 싶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닥 관심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혹시 맞으면 기분이 이상할 것 같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것이 사실은 심리적인 합리화에 불과할지도 모르기 때문에..기타등등

하여간 그닥 돈을 들일 마음이 안든다.

 

하지만, SF 소설은 읽는데,

그들이야말로 진정 예언자적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예언은 꽤나 현실적으로 대개 이루어져 왔다.

성경이나 노스트라다무스보다 훨씬 신빙성이 있다.

 

어쩌면, 그들의 상상력이

우리의 상상력보다 조금 빠를 뿐 비슷한 수준의 것이기 때문인 것일까?

 

우리가 다른 상상을 하면

'인간화'의 과정도 달라지고

예언자들의 상상도 달라져서

세상이 달라질까?

 

야옹.

윌리엄깁슨은 뉴로맨서의 세상이 지금 현재의 세상보다 더 무서운 건 아니라고 했지만

그점이 바로 무서운 점이다.

세상이 그냥 지금처럼 계속 무서운 것.

 

무섭지 않은 세상을 상상해야지.

할 수 있는게 그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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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3 12:07 2006/08/03 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