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칠리아의 암소

from 책에 대해 2007/01/23 15:56

카이유와가 자신의 의견을 가미하여 전개시킨 그의 의견을 따르면, 인간은 노동을 통해 이성의 세계를 건설하지만, 인간의 내부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폭력이 도사리고 있다. 자연은 본래부터 난폭하다. 그 폭력을 다스리기 위해 원시인들은 이성적 시간과 신적인 시간을 나눈다. 이성적 시간, 다시 말해 세속적 시간은 일상의 시간으로 금기를 준수하는 시간이다. 신성의 시간이란 축제의 시간으로 금기를 위반하는 시간이다. 성적인 측면에서 볼때, 신적 시간이란 성적인 방종의 시간이며, 종교적인 차원에서는 살해금기를 위반하는 시간이다. 현대사회에서는 그 신성한 시간이 점점 없어져가고 있다. 신성의 시간이 없어지면, 남는 것은 이성적 시간뿐이며, 이성적 시간만이 남게 되면, 폭력을 다스릴 방법이 없게 된다. 이성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폭력이다. 바타이유는 카이유와의 이론을 받아들여, 현대 사회의 소회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금기 위반의 이론을 내세운다. 금기 위반의 시간이 많아지지 않으면, 폭력은 더욱 난폭해진다.........바타이유의 철학은 금기위반을 극단적으로 밀고 나가는 철학이다. 그가 사드에 대해 계속 관심을 표명하고 포르노 소설을 계속 쓰는 것은 그런 이론적 성찰때문이다. 그는 가능성의 극단, 극단적 삶, 철학적 극단, 쉽게 말해 위반의 철학을 수용하지 못하는 철학은 결국 실패하고 말 것이라고 말한다. 위반이야 말로 인간 내부에 있는 폭력을 잠들게 하는, 아니 바르트의 말을 빌면, 폭력을 속이고 피해가는 한 방법이다.

 

p 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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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3 15:56 2007/01/23 1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