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24

비영리단체 IT지원

오늘은

 

* "공동체 라디오 만들기" 포럼에 갔다.

빈집에서 다큐를 만드는 작업에 주로 함께하던 사람들이 "영상팀"이 됐고, 그들이 다시 "공작빈"이 되어, 영상만이 아니라 오디오 작업도 하고 잡다 그랬는데. 토크쇼나 라디오 방송 등 뭔가 해보자 이런 얘기가 나오던차, 이 포럼이 열린다는 얘기를 들었다.

 

영국의 공동체 라디오 단체인 "라디오리젠( http://radioregen.org )"에서 만든 "공동체 라디오 만들기"라는 기찬 안내서가 있는 모양이다. 미디액트에서 그걸 이번에 번역해서 내놓고 발간기념 포럼을 열었다. 아직 책을 읽진 못했지만 예전에 세진이 번역할때 감탄하던 모습을 본 것도 있고, 사람들의 말하는 것을 들으니 정말 재밌고 알찬 매뉴얼인가보다. 한국에는 뭔가 최신의, 획기적인 시스템을 만드는데 더 신경을 쓰고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그것을 접하고 활용하기 위한 좋은 매뉴얼은 잘 만들지 못한다. 일단 책을 보고 이 점에 대한 생각을 쓰겠음. 포럼 후기도 같이.

 

이게 오늘 낮 시간인지 모르고 노동넷을 방문하려 했다가 2시부터 5시라길래 허벌떡 움직여 5분만 늦게 도착했다. 지각생 시간으로 따지면 많이 일찍 간거지.. 포럼 끝나고 전화해보니 다들 일찍 퇴근할 기세라 담으로 미루고 포럼 뒷풀이에 갔다. 절대 뒷풀이에 가기 위해 미룬 것이 아님. 포럼도 그렇고 뒷풀이도 그렇고 흥미로운 이야기의 향연이다. 그리고 여전히 잔반 처리와 손님 유치에 여념이 없는 지각생.

 

 

* 뒷풀이를 마치고 이주노조 사무실에 왔다.

내일 "길" 수업 준비를 해야 하지만 오늘 어딘가에 가서 A/S를 하고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어서 서대문까지 걸었다. IT노조와 이주노조, 일반노조는 같은 사무실을 쓰는데, 그동안 자주 못가기도 했지만, 가도 컴퓨터를 고쳐줄 생각은 안하고 있었다. 사실 예전에 사무실 같이 쓰기 시작할 때부터 서울본부에서도 컴퓨터 고쳐달라는 주문이 있긴 했는데, 그때는 IT노조가 그런 식으로 다른 노조들과 관계 맺게 될까봐, 그렇게 보일까봐 천천히 하자고 하고 미뤘다. 그리곤 지금까지 바로 뒷자리에 있는 이주노조의 컴 건강조차 신경을 안쓰고 살았다.

 

이주노조는 밤에도 항상 사람들이 여럿 있다. 퇴근 후, 주말에 여러 일정을 소화해야하는 이주노동자. 사무실에는 다섯대의 컴퓨터가 있는데 뭐 문제 없냐고 물었더니 컴퓨터가 느리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어떠냐, 함 보겠다 했더니 메모리를 업그레이드 하려는데 사올 시간이 없다고 그걸 부탁하고픈 분위기다. 메모리가 얼만데요. 512인데요 1기가로 업그레이드 하려구요. 흠. 512면 인터넷과 워드등 대부분의 작업은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을텐데요. 바이러스가 문제라면 1기가로 업그레이드해도 나중엔 또 느려질거에요. 업글은 나중에.

 

보니 다섯대의 컴퓨터 중 두대가 아주 느리다. 한 대는 아주 느린건 아닌데 가끔 툭 꺼진다. 다른 두 대는 비교적 멀쩡하다. 가장 느린 컴퓨터 앞에 앉아 마우스를 클릭하니 모래시계가 뜨더니 천처언히 돌아간다. ... 욱. 이걸 지금껏 어떻게 쓴걸까. 살펴보니 윈도우가 자동으로 업데이트 되지 않고, 방화벽도 꺼져 있다. 모든 걸 강제종료하는데만 10분은 걸린 것 같다. 성능 향상을 위한 설정들을 여럿 해주고 자동 업데이트, 방화벽 사용하게 하고 윈도우 업데이트 시작. 윈도우 깔고 한번도 업데이트 안했나보다. 54개의 업데이트를 수행하고 바이러스 잡아내니 컴이 휙휙 난다. 믿을 수 없다는 사람들의 반응. 다른 컴퓨터도 업데이트가 문제. 역시 성능 향상을 위한 설정들을 해주고 나니 컴이 훨 빨라졌다.

 

그냥 감탄만 하고 말았으면 내가 12시 넘어까지 붙잡고 있진 않았겠는데, 옆에서 계속 물어보면서 메모를 하고 알아두려고 애썼다. S는 곧 네팔로 돌아갈거라는데, 가기 전에 컴퓨터 교육을 해주기로 했다. 부품 사서 조립하는 건 할 줄 아는데 소프트웨어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잘 모르고 있다. 컴퓨터를 배울 기회가 주변에 많지 않고 활동하느라 바쁜, 심지어 한국어로 된 자료를 쉽게 접하고 활용하기도 어려운 이주노동자 활동가다.

 

몇달동안 그 느린 컴퓨터를 그냥 쓰고 있었다. 가까운 곳에 문제를 해결해줄 사람이 역시 있었는데 소통을 못한 탓이다. 어느 쪽이던 먼저 물어보면 될 일이긴 하지만 역시 내쪽에서 먼저 물어보는게 좋은 경우가 있다는 걸 새삼 확인한다. 보통 그렇게 그냥 느린대로 쓰다가 정 못견디면 부품을 업그레이드하고, A/S를 맡기고 하는데 그게 다 쌩돈이 드는 일이고, 조금 쓰다보면 다시 그런일이 반복된다.

 

* 넷빈집에 돌아오니 벌써 1시 반. 수업준비는 오늘도 당일치기구나... 미안하다 얘들아 ㅜㅜ 이번엔 정말 미리 미리 하려고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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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5 00:09 2009/11/25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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