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우분투 사용자 모임의 정기 세미나에서 발표를 했습니다. 몇 달 전부터 한번쯤 "IT자원활동가네트워크"에 대해 발표해달라고 요청을 받았는데, 7월 초 어느 날 한참 정신 없을때 전화를 받고 덜컥 응낙하게 됐습니다. 우분투 사용자 모임의 7월 세미나는 30일, 신촌 토즈에서 열렸습니다.
지각생답게 당일 새벽부터 발표 자료 준비 시작. 정말 간신히 세미나 시작 1시간 전에 자료를 완성하고 신촌으로 향했습니다. 잘하면 늦지 않을 줄 알았는데 지하철 내릴 곳을 지나치고, 지도를 잘못 이해하는 바람에 역시나 명불허전 지각을 하고 말았어요. 그래도 다행히 첫 발표부터 다 들을 수는 있었습니다.
전날 먹은 술도 덜깬 상태에서 다른 분들의 발표를 잘 듣고,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요청 받은 내용 - "IT자원활동가네트워크"에 대해서는 요즘 제 입장에서 딱히 할 말이 없어서, "공동체 IT", "IT의 사회참여"라 할 만한 주제로 발표 준비를 했고, 우분투 사용자들을 가장 잘 낚을 수 있겠다 싶은 제목을 내용 중에 뽑았습니다. "Free Geek"
(제 오그라드는 발표 영상은 http://www.youtube.com/watch?v=-uD6dz5fO1k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차마 이곳에 공유는 못하겠군요 -_-)
"공동체 IT"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포스팅을 하기로 하고, 이 발표에 담긴 내용은
* IT와 시민섹터가 만날 수 있는 몇 가지 타입의 사례 소개 : Laser Tag, 1인 미디어, CiviCRM
* IT와 사회이슈 : 순전히 IT와 관련된, IT가 낳은 사회 이슈들 4 묶음 - 정보격차, 정보인권, 정보공유, 정보환경
* 외국의 "IT 사회참여" 사례들
- 캠페인에서 사회적기업으로 (Free Geek)
- 해커를 보호/지원하는 시민단체 (EFF)
- 모든 사람에게 접근권을 (TeleCentre)
- 그밖의 단체, 활동가 그룹, 사회적기업들 (Techsoup.org, Koumbit.net, CPSR, Ruckus Society)
* 한국의 상황
* 지각생의 어떤 실험 - 움직이는 NGO IT교육장
* IT 자원활동에 대한 다른 생각
등입니다.
급하게 준비하면서 충분한 조사와 검증을 못한 상태로 (영어가 잘 안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 -_-) 부정확한 사실까지 포함해서 제 멋대로 스토리를 만들어 봤습니다. IT와 사회, 시민섹터간의 접점을 찾기 위한 상상력에 불을 붙이기 위해 국내외의 사례들을 소개하는 것이 주 목적인데 역시나 발표를 하고 나니 역시 정확한 조사와 더 풍부한 사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외국의 사례들에 대해 이 글에서도 조금 소개해보겠습니다.
1. Free Geek
미국 포틀랜드에서 2000년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미국의 여러 주로 확산된 캠페인입니다. (캠페인이란 말이 적당한지는 모르겠군요) 버려지는 컴퓨터들을 모아 정비하고 리눅스를 설치해서 사회 약자층에 나눠주는 활동으로, 전자폐기물을 줄이고 정보격차를 줄이며 자유소프트웨어를 확산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은 비영리단체로서 체계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자세한 정보는 위키피디어에서 : http://en.wikipedia.org/wiki/Free_Geek
홈페이지는 http://www.freegeek.org/ 입니다.
2. TeleCentre
한국은 PC보급률이 높고 PC방도 있어서 IT-접근이 상대적으로 쉽다고 여겨집니다. 하지만 해외의 많은 곳에서는 여전히 기본적인 접근조차 어려운 곳이 많지요. 한국도 그 양에 비해 질적으로 자유롭고 다양한 접근이 보장되고 있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대안적인 IT기술 교육 공간,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교류하고 나누기 위한 열린 공간은 언제나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세계에서 "TeleCentre" 는 다양한 지원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자유롭고 실험적인 IT 공간이 시민섹터의 노력에 의해 많이 생겨서 사회약자층과 시민섹터의 역량강화, 대안적 IT기술 커뮤니티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각생이 노원구에서 하고 있는 컴퓨터 가게가 일차적으로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3. 여러 사회적기업들과 NGO 들
* Techsoup
기술은 수프와 같다?! 기술은 사치이거나 강자의 도구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행복 증진을 위해 기본적으로 갖춰져야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IT 관련한 사회적기업 중 Techsoup 은 가장 체계적이고 글로벌하게 활동하는 곳으로 꼽을 만합니다.
http://techsoup.org
* Ruckus Society
가장 행동파로 여겨지는 곳입니다. 시민섹터에 대한 IT기술 교육훈련, IT기술을 활용한 직접적인 사회참여 행동에 나서는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지각생의 초기 구상에 가장 가까운 모델입니다.
http://www.ruckus.org/
* Koumbit
캐나다에 위치한 사회적기업으로 많은 사회적 IT 프로젝트에 참여, 지원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를 위한 웹 호스팅 지원, 웹 개발 및 디자인, 기타 다양한 기술 지원활동을 합니다.
http://koumbit.org
* 그 밖의 여러 NGO 들
IT 와 직, 간접적으로 관련된 이슈를 다루고 사회변화를 위해 움직이는 수많은 NGO 들이 있습니다. 해커에 대한 법적 지원에서 감시와 통제에 대한 저항으로 나아간 EFF(http://www.eff.org/), 한국의 거의 모든 정보통신 관련 이슈에 걸쳐 10년 넘게 싸워오고 있는 진보넷(http://www.jinbo.net), IT의 사회적책임을 생각하는 CPSR (Computer Professionals for Social Responsibility, http://cpsr.org/), 진보적 정보통신 NGO들의 국제 연대 APC (http://www.apc.org/) 등
앞으로 한국에서의 "공동체 IT"를 위해 몇 번의 포스팅을 할 생각인데 그 때 이런 곳들에 대해 다시 좀 더 얘기하게 될지도 모르겠군요. 답답한 한국 사회에서 뭔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IT인이라면, 그리고 영어가 되시는 분들은 저 사이트들을 직접 가셔서 자세히 알아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런 사례들을 통해 한국에서 가능한, 필요한 것들을 상상하며 직접 만들어 보는 노력을 함께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