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게 참 많아서
모든 걸 당장 다하려 들진 않아도 어느 것 하나 버리지 않고 큰 그림 속에 배치해두었는데
그 그림을 갖고 있고 가끔 보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것을 종종 잊거나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작년에 많은 사람의 예상치 못한 도움으로 여러가지 일이 진행되다보니
올해 뭔가 제대로 해보겠다는, 그래야 한다는 생각이 날 짓눌렀다.
사실 지금 당장, 변화가 시작되면 당연히 얼마나 좋겠나
아직 연결되고 공유되지 못했을 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 분투하고 있나?
우리가 갖고 있는 가능성들이 열매맺지 못하고 마는게 얼마나 되는지
세상의 고통들에 대해 나와 같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얼마나 많이 있는지
... 등을 생각하면 지금 당장 빛의 속도로 좌충우돌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만
역시나 나는 몸뚱아리를 가진 한 명의 사람인지라.
내가 많은 걸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는게 쉽지 않은데
안 버리다간 그나마 하고 있는 것도 지장 있게 생겼다.
뭐 그래서 한발 물러선다.. 이런 건 아니고
무리한 욕심부터 버리고 한 장의 큰 그림을 작은 여러 장의 그림으로 나눠, 그 첫장부터 올해 잘 해보려고
그 많은 "하고 싶은 일"들을 생각하면
느리게 간다는 것이 답답하고 비루하고 의심스럽고.. 하겠지만
속도감을 맛 본 사람이 그 맛을 잊는건 쉽지 않겠지만, 그 속도에 집착하지 않으려 노력해보자.
지금까지 엄청 늦었는데 당장 서두르면 빨리 가는게 아니니.
역시나 난 지각생이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