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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봄날이 언제였어요?

아내에게서 문자가 왔다.

메일 확인하고 전화 좀 달라고.

메일을 열어보니 선거 공보물에 들어갈 편지글이었다.

 

---- 아내의 글 ----

 

여러분에게 진보의 봄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올해는 쌍춘년이라 꽃샘추위도 두 번이라고 누군가 우스개 소리로 말하던데 정말 유난히 날씨가 변덕스럽네요.

봄은 ‘보다’에서 왔다고 합니다.

문명이 싹트기 전 겨울은 인간에게 얼마나 무서운 존재였을까요? 봄이 왔다는 걸 내 눈으로 보기 전에는 믿지도 못했을 그 마음이 이해됩니다.

지방자치가 진보의 첫 발임을 우리 이 봄에 보고싶지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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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감했다. 어떻게 수정할까?

그래서 내린 결론은



다시 쓰자는 것이었다.

공보물에 공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지만

쓰다 보니 길어졌다.

 

그나저나 이렇게 공개하면 아내가 화내려나?

 

--- 다시 쓴 글 ---

 

인생의 봄날이 언제였어요?


꽃샘추위가 몰아치고, 숨막히는 황사구름이 덮쳐 와서

아이들 기침이 끊이지 않네요.

그래도 어때요? 오는 봄날이 좋지 않나요?

저만 그런가요?


전 겨울이 무섭고 막막했던 기억이 있어요.

제가 책임질 나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요.

그래서인지 전 봄날이 너무 좋아요.

햇살이 밝아지며 따뜻해지고,

꽃들이 피어나고, 푸르른 나뭇잎이 돋아나고,

갑자기 늘어난 새들의 지저김처럼 아이들도

활달히 뛰어다니며 재잘거리네요.

애들은 확실히 봄날이지요?


봄날이 언제였어요?

묻는 게 아니었나요?

전 나이가 들어도 항상 봄날이었으면 좋겠어요.

집 마련할 걱정, 아이들 교육시키고 취직시킬 걱정,

몹쓸 병들어 자식들 고생시킬 걱정...

이런 걱정을 하지 않으면 우리들도 늘 봄날일 텐데요.


어때요? 그런 봄날이 올까요?

꼭 와야지요.

이재정과 함께 우리들의 봄날을 만들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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