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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0/07
    어른스럽다는 거...(3)
    풀소리
  2. 2006/09/16
    귓병(5)
    풀소리
  3. 2006/09/07
    은행이나 털자~(9)
    풀소리

어른스럽다는 거...

오늘은 성연이와 송추로 등산 갔다.

아니, 등산이라기보다는 소풍이 가까웠을 것이다.

아내는 의정부에 문병가고, 문병가는 일행의 차를 얻어 따고 송추에 갔다.

 

송추 등산로 입구에는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는 중국집이 있다.

산 속에서 핸드폰이 안 돼면 2시에 문병가는 일행과 그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이미 단풍은 시작되었지만 가뭄으로 단풍이 메말라버렸다. 물이 가득하던 계곡도 저렇듯 물 하나 없고..

 

산 속으로 들어가니 핸드폰이 불통이다.

오래 된 가을 가뭄으로 계곡물은 바싹 말라 바닥이 모두 드러나 있다.

막 시작된 단풍도 화려한 빛깔을 내기도 전에 말라버린 것들도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핸드폰이 불통이라 2시까지 맞추려고 송추폭포까지도 올라가지 못 하고, 가지고 온 과자와 과일 그리고 물을 꺼내놓고 소풍분위기를 만끽했다.

오랜만에 아들과 함께 하니 아이도 신이 난 것 같았다.

쉬지 않는 재잘거림... 그리고 이것저것 묻기도 하고, 퀴즈도 내고 또 풀고...

 

2시를 맞춰 내려오다가 전화를 하니 아직도 문병중이란다.

환자 상태가 이미 암이 다른 곳으로 전이될 정도로 중태라고 했는데... 그래서 오래 문병하진 못 할 거라고 했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

 

그래도 2시까지는 아내 일행이 중국집에 도착할 거라고 생각하고 성연이와 난 팍팍한 아스팔트 길을 내려왔다.

 

"이모가 우리 차 태워주면 좋을 텐데. 그치, 아빠."

 

나도 성연이 못지 않게 아스팔트길을 걷는 게 힘들었다. 그것도 여름햇살 버금가는 따가운 햇살 아래서 말이다.

 

중국집에 도착한 시간이 2시 5분.

 

"성연아, 우리 먼저 먹을까. 배도 고픈데."

"아니야. 배는 고프지만 같이 먹어야 의리지."

"그럼 중국집에 들어가서 기다리자."

"그래."

 

근데 왠걸. 중국집은 추석연휴로 휴무다.

아휴. 이 땡볕에 어디가서 기다린담.

 

우리는 길을 건너 하나로마트 옆 골목 그늘에서 기다리기도 하고, 뒷길을 헤메기도 하고,

쓰레기장이 곁에 있는 길가 그늘 옆에서 햋빛을 피하기도 했다.

그러다 주변의 작은 돌들을 모아놓고 구슬치기도 하고...

 

하여간 시간은 2시 30분이 넘었고, 40분이 넘었다. 이렇게 시간 만 갔다.

 

그러다 아내로부터 전화가 왔다.

송추 거의 다 와간다는 거였다.

 

성연이가 막 화를 냈다.

 

"뭐야. 아직도 안 오고!"

"정말, 양심도 없다. 그치?"

"응. 정말 양심도 없어! 정말 어른스럽다."

 

난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왠지 막 공감스러웠다. 양심이 없음과 어른스러움이 같은 뜻이라는 말이...

 

"성연아, 양심도 없는 게 어른스러운 거야?"

"크크. 짱구가 한 말이야~. 사실, 어른스럽지 못 하다고 해야 하는 건데... 캬캬."

 

어른스럽다는 건...

양심과 책임, 뭐 이런 것 하고 관계가 있을 터인데...

어찌돼었든, 참 힘들다. 어른스럽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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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병

한 열흘쯤 됐나보다. 귀에서 진물이 흐르기 시작한 지가 말이다. 어떨 때는 ‘줄줄’이라는 의태어가 어울릴 정도로 흐르기도 했다. 병원에 가지 않는 날 보고 사람들마다 한 마디씩 하곤 했다. 빨리 병원에 가보라고... 왜 병을 키우냐고 말이다.


그 동안 사실 병원에 갈 시간이 없었다. 설마 병원 갈 시간이 아주 없었겠냐만, 어쨌든 바빴던 것은 사실이다. 거기다 병원가길 싫어하고, 자신의 몸(건강)에 대하여 무관심인 편인 성격이 맞물려 시간을 질질 끌었다.


오늘 지방 출장에서 돌아오는데, 귀가 점점 더 심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내일은 일요일이다. 오늘 병원에 가지 못하면 월요일까지 참아야 한다. 주 5일제 병원도 많은데 어떻한담.


일단 인터넷 검색을 했다. 다행이 집에 가는 길에 있는 화정에 좋은 이비인후과가 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추천하는 의사가 있었는데, 마침 그 의사로부터 진료를 받았다.


막상 병원을 가기로 결심하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큰 병이면 어떻게 하나 하고 말이다. 돈과 시간도 문제지만 병원 가는 것, 병원 사람 만나는 게 나에겐 고역이기 때문이다.


병원 진료 의자에 쫄아서 앉아 있는데, 의사 하는 말이 고막에 구멍이 있단다. 언제 다쳤냐며, 일단 나아도 또 진물이 날 수 있단다. 고막에 구멍이 날 정도로 다쳤다면... 바로 생각나는 게 고등학교 2학년 수학시간이었다.


수학만큼은 곧잘 하는 난 그날은 웬일로 평소 잘 하지 않던 예습까지 해 갔다. 그러니 수업시간이 너무 심심했다. 그런데 일이 꼬이려고 해서인지 새로 산 구두 뒷금치가 책상 밑 발을 올려놓는 2개의 가로막대 사이에 끼어 잘 빠지지 않았다. 할 수 없이 고개를 수그리고 발을 빼는데 갑자기 사악한 기운이 엄습했다. 수학선생이 나를 일으켜 세우더니 다짜고짜 뺨을 때린 것이다. 그 순간 너무나 어이없고, 부끄럽고, 뒤 이어 화가 나고, 하여튼 기분이 무지 나빴는데, 문제는 고막이 너무 아프고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선생은 내가 맨 앞자리에서 앉아 있으면서도 잔 것으로 착각했는지 모르지만 자초지종도 묻지 않고 다짜고짜 뺨을 때린 건 지금 돌이켜 생각해도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 하여간 그 때 고막이 잘 못된 것 같다. 그리고 병원에 가보지도 않았고...


지지난 주 성연이가 목욕탕에 가자고 졸라 미안한 마음에 함께 갔다. 성연이는 목욕보다 물  속에 노는 걸 좋아한다. 성연이는 수경에 스크롤을 가지고 신나라 하며 목욕탕에 갔고, 그곳에는 냉탕이 수영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넓은 냉탕이 있어 더 좋아라 했다. 나도 성연이를 따라 냉탕에 들어간 김에 수영을 하고 놀았는데, 그때 중학교 아이들이 물장난을 너무 심하게 해 물 파도가 갑자기 귀를 때렸고, 고막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이 느껴졌다. 그리고 다음날인가, 다다음 날인가부터 진물이 나기 시작했다.


어찌됐든 고등학교 수학선생이 저지른 만행(?)이 여전히 내 기억뿐만 아니라 몸에도 따라다닌다는 생각을 하니 또 다시 화가 난다. 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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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나 털자~

민주애비야~ 섬진강아~

은행이나 털자~

 

 

1.

한밤에 홀로 눈물을 흘린들,

밀린 월세 50만원이 없어 쫒겨나게 생겼던들

그러면서 웅켜잡으려고 했던게 민주노동당이고, 노동자 서민들의 세상이라고 했던들

돌아오는 건 무엇이더냔 말이다.



2.

어쩜 너희들은 그렇게도 관대하다더냐.

어쩜 너희들은 그렇게도 모질더냐.

명백한 배임행위를 해도 사정이 있어서고,

배임행위를 비판하면 너는 뭘 잘했냐고 달려든다.

다른 당 후보가 대통령 되어야 하니까 자기 당 대통령 후보를 포기하라는 건 당연하고...

당기위원장이 된 이후에도 한나라당 대통령을 막기 위해 다른 당 후보를 밀 수도 있다고 하는데도,

그런 사람 비판한다고 욕을 하고 달려든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길에는 은행이 여물어 굵은 가지가 다 찢어지려 한다.

 

3.

도대체 너희는 누구에게 관대하더냐,

도대체 너희는 누구에게 그렇게 모질더냐.

 

너희 패거리는 아무리 패악질을 해대도

그건 다 사정이 있어서고, 또는 그 사람이 지금까지 얼마나 고매한 인격을 가지고 살아왔는지 알기나 하냐고 되레 화낸다.

 

부르조아가 통치하는 좆같은 세상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민주노동당을 하는데,

너희가 부르조아들 보다 나은 게 뭐더냐.

 

너희들에게는 너희들만 보이느냐?

너희들에게는 8만 당원이 보이지 않느냐?

너희들에게는 4800만 시민들이 보이지 않느냐?

 

4.

민주애비야~ 섬진강아~

눈물짖지 마라. 한숨짖지 마라.

 

세월이 지나면 다 때가 오겠지.

마침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는 은행이 주렁주렁.

에라 모르겠다. 우리 함께 은행이나 털자~

 

지금이 '영광'이 아닌들~

'내'가 '영광'의 주인공이 아닌들~

또 어떠리... 그렇게 지금까지 살아왔는 걸...



민주애비야! 섬진강아! 적어도 우리 아이들에게는 꽃과 같은 영광을 주고싶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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