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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일상 속에서 문득 시간을 낸 짜투리 여행과 여행기.

3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02/28
    비오는 겨울바다
    풀소리
  2. 2008/01/29
    겨울 무창포(1)
    풀소리
  3. 2007/12/13
    감영공원(5)
    풀소리

비오는 겨울바다

지난 월요일(25일) 운수노조 버스본부 중상집수련회가 울산 정자해수욕장에서 있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지만, 바다를 좋아하는 난 짬을 내 바다로 갔다.

 

바람없는 바닷가/ 그러나 파도는 유난히 높았다.

 

잔잔히 그러나 꾸준하게 내리는 겨울비는 자연스럽게 안개장막을 쳤고,

바람없는 바다는 왠일인지 높은 파도를 해변에 쓸어내고 있었다.

 

감포 쪽을 바라본 해변모습

 

텅빈 바다라 더욱 좋은데, 오래 있을 시간이 없다.

위기의식 때문인지 점점 빡세지는 수련회는 쉬는 시간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울산 쪽을 바라본 해변풍경

 

봄이 일찍 오는 울산은 마른 풀 사이로 새싹들이 돋아나고 있었다.

시간이 되면 들로 나가 새생명들을 실컷 보고오려고 했는데, 끝내 시간을 낼 수 없었다. 아쉽다.



수련원 건물/ 방에서 베란다 문을 열면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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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무창포

지난 23일 - 24일

수련회 때문에 무창포에 다시 갔다.

 

겨울이라 바다도 역시 황량하였지만

무창포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썰물로 바닷길이 드러난 무창포

 

정세토론회 참석 관계로 우리는 예정보다 늦게 무창포에 도착했다.

저녁을 먹기 위해 들른 식당에서, 주인은 내일 아침에 바닷길이 열리니 한번 가보라고 한다. 바다가 열리는 시간은 9시 - 11시란다.

 

8시가 넘어 시작한 수련회는 11시 30분이 넘어 끝났다.

모두 모여 뒷풀이를 하는데, 역시 리버럴한 교선담당자들이라서 그런지 모두 참 재밌게들 놀더라.

 

내 아무리 노는 걸 좋아해도 회의도 했다는 증거

 

막판에는 게임을 시작했다. 물론 벌칙은 술마시기다.

우리는 수준에 맞게 아주 단순하면서도 도박성과 중독성이 있는 게임을 했다.

게임을 잘 못하는 난, 그러나 용케도 비켜갔다. 그러나 몇번 연속으로 걸려 오기가 난 김정현 국장은 유리컵에 술을 따라 벌주를 만들었고, 나는 하필 그 게임에서 걸려버렸다.

난 창문에 올라가 호기롭게 병나발로 술을 마시던 '전쟁과 평화'의 삐에로 대위(?)처럼 자리에서 일어서서 단숨에 술잔을 비웠다.

 

내가 벌주 큰잔을 마셨을 땐 이미 새벽 3시가 넘었고, 연맹 윤춘호 국장은 밤바다를 보러 가자고 했다.

물론 밖은 밀어닥친 한파로 몹시 추울 것이라는 사실은 모두가 앍고 있었다.

그러나 몇 시간 동안의 술자리에 취해서인지, 아님 호기로워져서인지 모두 흔쾌히 바다로 가자고 했다.

 

바닷길이 열리고,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조개잡기에 여념이 없다. 앞의 노부부는 이미 조개잡이를 마치고 돌아온다.

 

밖으로 나오니 정말 추웠다.

우리는 소주 한병을 샀고, 윤춘호 국장은 폭죽을 샀다.

 

뚝을 넘어 바닷가로 나가니 하늘에는 별들이 듬성듬성 떠있고, 바다로부터 밀려오는 바람은 장난이 아니었다.

 

술 한잔씩 먹으며, 불꽃놀이도 하고,

마치 한맺힌 사람들처럼 바다를 향해 소리지르기도 했다.

 

조개도 씻고, 손도 씻도록 만든 바닷물 우물(?)

 

아침이다.

벌써 9시 30분이다.

대충 씻고 바다로 갔다.

 

이미 썰물로 바닷길은 앞에 있는 석대도까지 훤히 드러났다.

주민이고 관광객이고 할 것 없이 조개를 잡겠다고 장화를 신고, 호미를 들었지만, 처음부터 조개잡이에 관심이 없던 난 그냥 산책삼아 바닷길로 접어들었다.

 

불가사리/ 바다의 포식자라고 하는데, 생긴 건 예술이다.


 

홍합조개/ 홍합조개는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다.


미역인지 파래인지 모르겠다. 이것도 많더라.


이윽고 석대도가 코앞이다.

 

되돌아보니 무창포 해변이 아득하다.

 

바다에 부딪쳐 부서지는 아침 햇살은 눈부시다.

석대도 너머/ 또 다른 삶이 있을 것이다.

 


조개 잡으러 들쳐낸 돌밑에서 드러난 이름모를 물고기와 낙지처럼 보이는 불가사리

 

거센 겨울바람에 밀려오는 흰 파도/ 마치 사바나를 질주하는 가젤떼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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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영공원

1.

어제 대구 출장길.

예정되었던 치과치료가 취소되니 시간이 좀 남았다.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가, 동대구역 앞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관광지도를 하나 얻어 행선지를 정했다.

시내 한 복판에 있는 감영공원.

옛날 경상감사의 관아가 있던 자리다.

 

경상감사가 행정을 보던 선화당/ 그렇지않아도 겨울이면 줄기만 남는 배롱나무가 잔가지를 모두 잘라내니 더욱 앙상하다.

 

2.

시내 한 복판에 있는 중앙로역에서 내려 감영공원으로 가는 길은

마치 종로3가 탑골공원 옆처럼, 퇴락했고, 콜라텍이 널려 있고, 이곳을 기웃거리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몰려 있었다.

 

그 사람들을 피하려 길을 둘러 가다가

나도 모르게 '푸...' 하고 헛웃음이 나왔다.

왜 피하는 거지?...

 

하마비/ 절도사 아래로만 말에서 내리라고 한다. ㅎ


3.

발걸음을 빨리하여 들어간 공원은 그러나

생각보다 매우 좁았다.

 

비싼 시내 땅을 공원으로 만들어서인지

돈을 너무 많이 들인 흔적이 넘쳤다.

나는 자연스러운 것을 좋아하는데...

 

뭔가 느낌이 다른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이곳의 단풍은 아직 다 떨어지지 않았구나.

울긋불긋 색감이 여전히 남아 있다.

 

감영공원 안 산책로

 


여전히 반짝이는 붉은 잎이 풍성한 단풍나무

 

아직 반쯤 잎새를 가지고 있는 모과나무

 


여전히 풍성한 잎과 열매를 맺고 있는 산사나무/ 많은 매니아를 확보하고 있는 산사춘의 원료이기도 하다. ㅋ

 

4.

좁은 공원을 한 바퀴 돌고 아쉬어 하고 있는데,

멀리 담장 밑으로 한 무더기 비림(碑林)이 보였다.

 

감사의 숙소였다는 징청각/ 방도 없고, 무슨 숙소가 이렇게 생겼는지 모르겠다.

 

비석을 보는 게 내 취미 중 하나지만,

관아 근처에 있는 비석들은 보기 좀 민망하다. 올바른 정치를 했다는 것을 기념하여 지역민들이 만들었다고 하여 일명 '선정비'라고 하는데,비석을 보면 '영세불망비(永世不忘碑)'고 쓰여 있다.

죽고 또 죽어도 잊을 수 없다는 것이니 얼마나 정치를 잘 했으면 이렇듯 비석까지 세워 기념했을까?

 

그러나 비석의 주인공이나 세우는 걸 주도했던 놈이나 그놈이 그놈인 게 대부분이라고 한다. 요즘 말로 하면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커넥션의 기념물이라고나 할까.

 

줄서 있는 선정비들/ 지금까지 이어오는 가진자들의 견고한 커넥션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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