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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일상 속에서 문득 시간을 낸 짜투리 여행과 여행기.

3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09/29
    무창포(2)
    풀소리
  2. 2007/08/24
    감은사지(2)
    풀소리
  3. 2007/03/20
    화성(華城)(3)
    풀소리

무창포

이름이 멋있어 더욱 매력적인 무창포.

오랜만에 그곳에 다녀왔다.

 

무창포 해수욕장

 

물론 노조의 상근자수련회 때문이었지만,

해수욕장 바로 앞에 있는 철도수련원도, 바다도, 하늘도 모두 좋았다.

 

일출/ 역광이라서인지 후진 디카로 찍으니 저녁 같기도 하다.

 

무창포는 노을이 참 좋다는데,

어제 저녁에는 하늘이 먹구름으로 잔뜩 흐려 있었기에

노을구경은 일찌감치 포기했었다.

 

새벽 하늘엔 둥근 달도...

 

아침에 일어나니 6시인데, 밖은 이미 밝아 있었다.

구름이 환해지고, 하늘이 밝아지는데도 보름을 넘긴지 얼마 되지 않은 둥근달은 여전히 하늘에 걸려 있다.

 

이윽고 아침 햇살은 동네 가득 퍼지기 시작하고...

늦은 아침을 먹으러 나서니

바닷물이 많이 빠져 나갔다.

이곳의 명물이라는 일명 '모세의 기적'은 일어나려나...

아침을 먹고 나니 차츰 열리기 시작한 바닷길은

이윽고 건너편 석대도까지 이어졌다.

 




점점 열리기 시작한 바닷길은 이윽고 건너편 석대도까지 이어졌다.

 

하늘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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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사지

- 2007. 7. 26

 

감은사지

빈 절터. 돌덩이들과 탑이나 비석이 남아 옛날의 화려했던 시절을 증언하지만 그러나 이제는 텅 빈 옛 절터는 쓸쓸함 못지않게 낭만적이기도 하고, 풍성한 상상의 공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감은사지는 유홍준이 나의문화유산답사기에서 쓴 이후 너무나 유명해 기대치가 높아져서인지 몰라도, 절터 자체에 대해서 난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다만, 석탑의 굉장히 크면서도 간결한 모습이 꽤나 멋있어 보였다.

문무대왕릉이라는 대왕암을 지나 경주방향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연무는 점점 더 짙어져갔다. 서쪽 산 꼭대기에 걸린 저녁 태양은 붉은 빛만 아니라면 달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빛을 잃고 있었다.

 

       감은사지 입구에서 본 일몰

 

국도에 인접해서인지, 아님 워낙 유명해서인지 이곳을 들르는 차들이 제법 있다. 멋진 카메라를 가지고 온 분들부터 그냥 산책하듯 들르는 분들까지 다양하다.


이곳 감은사지에 오기까지 꽤 긴 길을 돌아왔다. 이틀에 걸친 울산 조합원 교육으로 서울 - 대구 - 울산 - 대구 - 울산 - 그리고 바닷길을 통해 이곳으로 왔다. 특히 둘째 날 대구에서 울산가는 길은 고속도로가 아니라 영천부터는 국도를 타고  갔다. 지나는 곳곳마나 눈이 휘둥그레질 유적이 널려 있는 경주를 지나, 고목이 된 벚꽃 가로수 아름다운 국도를 지나 울산에 닿았다. 교육이 끝나고는 방어진으로 해서 울창한 숲길과 바닷길이 이어지는 해변도로를 따라 올라왔고, 대왕암이 보이는 바닷가에서 라면을 끓여먹었다.


정신적으로도 꽤 긴 길을 돌아온 것 같다.

울산 교육이 이틀임에도 대구를 잠자리로 택했다. 조합원과 협의회 동지들, 산보련의 김은미 국장 등 여러 동지들과 술자리를 갖고 싶었기 때문이다. 오염원으로 둘러싸인 곳에 사는 반딧불이처럼 서로가 서로를 보듬어 줄 이 드물고, 그런 이를 만나는 건 더 어려운 게 요즘인 것 같다. 그러니 보석 같은 벗들과 모처럼의 술자리는 ‘행복’ 그 자체이기도 하다.

술을 마시고, 말이 되든 안 되든 상관없이 부담 없는 헛소리를 늘어놓고, 노래를 부르고, 또 다른 벗을 부르고, 가려는 이 굳이 붙들고, 마지막으로는 술병을 들고 여관으로... 그것으로도 모자라 기회만 되면 일탈하려고 국도로 해변도로로 접어들었다.


교육.

교육자의 능력이나 피교육자의 의지에 의해 교육효과의 차이는 많겠지만, 교육효과라는 차원에서는 교육자와 피교육자의 호흡이 참 중요한 것 같다. 울산 조합원 교육은 버스 교대제 탓에 첫날과 둘째 날의 조합원들이 달랐고, 분위기 또한 매우 달랐다. 첫날 교육에 참가한 조합원들은 오랫동안 민주노조를 사수해온 열성분자들이 많았고, 그만큼 열의가 높았고, 교육하는 나도 뿌듯했다. 그러나 둘째 날은 회사와 협조적인 핵심부류들이 있는 교대조로 교육이 어려웠다. 교육 도중에 전화를 받는 이, 떠드는 이, 진동으로 바꿔달라는 여러 차례의 사전 주문을 했음에도 여전히 울리는 전화벨소리... 피해의식인지 몰라도 어쩜 일부러 그렇게 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교육이 끝나고, 우리 조직국장이 지회장과 함께 점심으로 이곳 명물 물회를 먹자고 했음에도 난 교섭 설명회를 가질 때 슬며시 자리를 떴다. 머리도 식히고, 웬만하면 그냥 떠나고 싶어서였다. 연락이 왔다. 조합원들 중에 내게 질문을 하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고 한다. ‘투쟁 상황에서 당신이 해줄 수 있는 게 뭐냐’는 게 그들의 질문 요지라고 한다. 불쾌하다. 그러면 안 되지만 불쾌하다. 지도부로써 인정을 하지도 않으면서 ‘네가 내게 해줄 수 있는 네가 가진 도깨비 방망이가 뭐냐?’고 묻는 것 같기 때문이다.


지끈거리는 골머리를 식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내 경우 일체 일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쉽게 그럴 수 없으니 끝없이 일과 관계없는 농담을 섞어 헛소리를 지껄이고, 풍경에 몰입하고, 또 술을 마신다.

 

     감은사지 석탑(동)

 

감은사지에 들렸을 땐 몸도 마음도 지쳐있었다. 짙어지는 안개 사이로 넘어가는 태양처럼 그냥 포근하게 누워 깊은 잠을 자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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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華城)

3월 17일. 그러니까 지난 주 토요일 나는 수원성, 정식 명칭으로는 화성(華城)에 갔다.

그날은 민주노동당 경기도당 대의원대회가 있던 날이었다.

처음에는 대의원대회에 빠지려고 했었지만 사람들도 만날 겸, 특해 대회장소 바로 옆에 있는 수원성을 보고싶은 맘에 기차를 타고 한걸음에 달려갔다. (욕할 사람 많겠다. ㅎ)

 

3시부터 시작이라고 했는데, 4시가 거의 다 된 시간에 대회장에 도착했음에도 행사는 이제 막 시작이다. 더욱이 사전행사가 너무 많아 2시간 정도는 여유가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카메라만 달랑 들고 수원성으로 향했다.

 

 

행사장 바로 옆으로는 소나무숲 사이로 수원성을 오르는 길이 나있다. 조금 오르다보니 드디어 성이 나온다.

 


 

무수한 노고가 담긴 흔적이겠지만, 그저 있는 그대로만 보면 성벽은 참으로 아름답기도 하다.



수원성에는 화성열차라고 성을 약 1/3일 정도 도는 관광열차가 있었다.

난 보통 때는 처다도 보지 않는데, 시간도 없고 해서 얼른 탔다.

 


 


요로케 생긴 열차다.

속도도 별로 나지 않는 게, 수원성을 찾을 기회가 있다면 권하고 싶다. 가격은 편도 1,500원이다.

 

화성열차를 타고 가면서 제법 사진을 많이 찍었다.

 

 

 



콘크리트로 뒤덮힌 도회지를 빗껴나 앵글을 잡으면 낮설기조차 하다.

 

 





익숙한듯 하면서도 낮선 풍경을 지나다보니 산수유가 곱게 피고 있더라.

 

 




수원성은 당시 기술을 총 동원해 쌓은 군사적 요새이기도 하다.

그래서 온갖 방어진지들이 있다. 평지에는 성 높이가 훨씬 높다. 통곡의 벽이 연상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텅 빈 공간을 지나

 


 



장안문을 지나고,

 


북노적대를 지나 화성열차는 다시 성 안으로 들어갔다.

성 안에서는 사실 찍을만한 풍경이 별로 없다. 화성열차가 기점인 연무대에 도착했고, 나는 거기서 내려 수원성벽을 따라 난 길로 되돌아 왔다.

 

 

전시에 포위됐거나 할 때 이용하려고 만들어 놓은 암문이다.

 



믿기지 않을지 모르지만 대포를 쏘던 포대다.

 

 

 

이윽고 수원성에서 경치가 가장 좋았었다는 방화수류정이다.

 

 

정자 아래로는 정자이름 그대로 버드나무들이 막 봄기지개를 하고 있다.




수류방화정에서 되돌아본 성은 먼 국경의 성처럼 외로워보인다.

 


어릴 때부터 수원성 하면 떠오르게 이미지화된 화홍문.

 

 




장안문을 다시 지나니 시간이 제법 흘렀다.

 

 

택시를 타고 대의원대회장에 도착하니, 민주노동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선 노회찬 의원이 연설 중이다. 아직도 사전행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저놈의 글씨체에 집착하는 이유가 뭔지... 그리고 그런 것만 눈에 띄는 내 시각은 또 뭔지... ㅎ)

 

 

대의원대회가 끝나면 고양시 대의원들은 사진을 찍어야 '대회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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