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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일상 속에서 문득 시간을 낸 짜투리 여행과 여행기.

3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11/04
    산국을 땄다.(1)
    풀소리
  2. 2007/10/13
    진주성 & 유등축제
    풀소리
  3. 2007/10/12
    88고속도로(7)
    풀소리

산국을 땄다.

1.

오늘 산국을 땄다.

여름부터 벼르던 일인데, 막상 산국을 따기가 쉽지 않았다.

 

산국/ 야생 국화다.

 

어제는 너무나 피곤하여 술을 좀 마시고 잤다.

술이 좀 과했나. 아님 마지막으로 마신 양주 2잔의 효과인가.

잠을 제법 잤음에도 개운하지 않고, 머리가 아팠다.

게다가 할 일이 쌓여 있으니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몇 가지 간단한 일을 처리하고, 머리 속 정리를 했다.

그리고 모든 걸 잊고 낮잠을 잤다.

 

개망초/ 봄에 주로 피는데, 그때 떨어진 씨에서 싹이 터 또 꽃이 폈나보다.

 

2.

일어나니 2시다.

급히 씼고, 아내와 함께 산국을 따러 길을 나섰다.

이곳 토박이인 친구에게 어디로 가면 산국을 딸 수 있냐고 물으니 잘 모르겠단다.

우리는 철길을 따라서, 산기슭을 따라서 무작정 걷기로 했다.

 

정말이지 산국 보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논들을 메우고, 도로를 닦고, 뚝방을 고치고...

온통 공사판이니 다년생 풀인 산국이 남아나지 못하나보다...

 

겨우 산국을 만났으나 철이 약간 늦었나보다.

서울보다 조금 북쪽에 있어서인지 이곳에는 무서리가 군데군데 내렸고,

산국은 많이 져 있었다.

 

 

고양시 농촌 풍경

 

3.

이왕 나선 길이다.

나와 아내는 나들이 삼아 아직 농촌의 모습이 제법 남아 있는 한적한 시골길로 접어들었다.

아내는 이곳이 처음이라고 했다.

 

본격적인 농사꾼이 아니어도

추수하는 이들이 참 많았다.

주말농장에 모여서 함께 밭을 돌보는 이들,

무우를 캐고 무우 시래기를 너는 부부,

배추를 묶는 가족, 깨를 터는 이,

고구마를 캐는 이들, 콩을 털고 키질을 하는 이들...

 

추수가 끝난 텅빈 논둑에는 억새가 곱다.

 

우리는 들판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지나, 단풍이 곱게 든 야산과 추수가 끝난 텅빈 논을 지나

기울어가는 11월 짧은 해를 아쉬워하며, 호젓한 시골길을 천천히, 그리고 길게 걸었다.




보호수로 지정된 100년 된 느티나무

 

문인석/ 은양군(恩陽君) 양(諒)의 무덤 앞에 놓여 있는데, 은양군의 아버지 계림군은 윤임 일파로 몰려 목이 잘려 저자거리에 걸리고, 은양군은 그때 겨우 2살이라 사형을 면한다. 그런 사연을 가진 망자의 무덤 앞임에도 문인석의 표정이 너무나 편안해보인다. 좋다./ 느티나무 바로 위에 있다.

 


감들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

 

풍만한 몸집의 상수리나무 거목

 


단풍이 곱게 든 단풍나무/ 월산대군 사당이 있는 낙타고개로 넘어오는 고개마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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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성 & 유등축제

이번 출장 중에 진주에서 2박을 하였구나~

두번째 날은 나 혼자만 남아 진주 사람들하고 놀았지만, 첫날은 사람들이 여럿이었다.

더욱이 뒷풀이 하는 술집에는 예기치 않았던 사람들까지...

 

큰소리가 오고가고, 술자리가 걸어질 즈음 비겁한 술꾼 몇몇이 풍류를 핑계로 진주성으로 나섰다.

 

요즘 각 지자체마다 모두 축제 한두가지씩은 하는데, 진주도 예외는 아니다.

마침 우리가 갔을 때는 개천예술제와 유등축제를 하는 기간이었다.

 

진주성에서 바라본 유등축제장

 

물론 난 무슨무슨 축제를 한다면 일부러 비켜갈지언정 참여할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 두뇌구조를 가진 사람이다.

하지만 구경가겠다는데야 술자리도 피할겸 이보다 더 좋은 핑계거리가 또 어디 있으랴~

 

밤에 오른 진주성은 축제 기간임에도 행사장이 없어서인지 사람들이 분비지 않고, 축제장의 불빛이 조명이 되어 참 좋았다.



풀래시를 터뜨리지 않고 사진찍기에 도전!

 

풀래시를 쓰니 노출시간이 짧아서인지 요로케밖에...



성벽에 자란 느티나무 몸통도 조명을 받아 더 아름답고...

 

 

촉석루는 점점 가까워져가고...

 

이번 밤 진주성에서의 또 하나의 성과는 풀래시를 닫아놓고도 흔들림이 적은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밤 풍경을 좀 더 사실감 있게 찍으려면 풀래시 없이 찍어야 하는데, 성능이나 기능이 별로인 내 디카는 풀래시를 작동시키면 노출시간이 길어져서인지 그동안에는 흔들림이 없는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진주교

 

진주성을 나온 우리는 축제장소로 나섰다.

사람들에 섞이는 것도, 묻히는 것도 꽤 괜찮구나~

 

우리는 오랜만에 공 던지기 해서 선물도 타고, 음식도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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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고속도로

1.

88고속도로

88자가 붙은 게 모두 그렇듯이 88고속도로도 전두환 군사정권의 작품이다.

 

광주의 피냄새가 진동하던 시절

이른바 동서화합이라는 명목으로 건설한 도로...

그러나 또 한 측면에서는

엄청난 불경기로 시멘트 산업이 붕괴 직전에 있었고,

막대한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최초로 시멘트 고속도로로 시공되었기도 하였다.

 

88고속도로

멋진 풍광이 이어지는 길이지만

자동으로 전두환이 연상되고,

그만큼 정나미가 떨어지는 이름이기도 했었다.

 

2.

이제는 세월이 흘러 핏빛도 바랬는가.

아님 내가 무뎌졌는가.

그냥 길이 있었고, 멋진 풍경이 있었다.

 

88고속도로는

지금은 유일하게 남아 있는 왕복 2차선 고속도로다.

더욱이 얼렁뚱땅 만든 도로라서 그런지

땅의 모양새 그대로 길을 만들어서 고개는 경사가 급하고,

그 흔한 터널이나 절개지도 거의 없다.

운전하기는 힘들지만 자연스러움이 많이 남아 있다.

 

3.

지난 화요일

대구에서 진주로 이동하는데, 운전자가 88고속도로로 길을 잡았다.

반가웠다.

오랜만에 88고속도로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88고속도로로 접어들자마자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잠결에 간간히 들려오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에 잠깐씩 잠이 깨었고,

주변의 간섭받지 않은 풍경이 몹시도 매력적이었지만

쏟아지는 졸음에 까무룩까무룩 잠결로 빠져들곤 하였다.

 

4.

한참을 지난 듯한데 전화가 왔다.

전화를 끊고 나니 휴게소 예고 표지판이 나왔다.

잠도 쫒을 겸 커피나 한잔 하자고 휴게소에 들렀다.

 

엥~ 이게 휴게소야?

 

정말 흔히 알고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완 딴판인,

앙증맞다는 말이 딱 어울릴 작은 휴게소가 나왔다.

죽산휴게소다.



휴게소 입구

 


휴게소/ 주차공간도 10여대 남짓이다.

 

저수지가 보이는 곳에 자리한 야외 휴게시설



자리에 앉았을 때의 시선으로 보면...

 

휴게소 입구에 있는 맨드라미

 

빨강 패랭이

 

화초고추

 

백일홍/ 영양상태가 안 좋은 것 같지만, 파스텔 색조의 꽃을 얻기 위해 주인이 일부러 영양조절을 하며 어렵게 키운 것 같았다.


고속도로 휴게소 고객대상을 받았다고 한다. 수상이 아니라도 지날 기회가 있으면 한번 들려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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