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계층에게 12월은 춥다. 계절상 추운 달이기도 하지만 끝내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지 못한 채 한해의 마지막을 맞는 이들에게 12월 찬바람은 유독 시리다.
‘파견 노동자의 상징’ 주봉희 씨도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다. 그는 방송사비정규지부 KBS 분회 위원장으로, 열악한 임금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을 준비 중이다.
칼바람이 부는 21일 저녁 비정규지부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삭발한 머리에 모자를 아무렇게나 쓰고 연신 담배를 태워댔다. 파업을 하루 앞두고 까칠해 보이는 얼굴에서 서정적인 시구를 적는 모습을 떠올리기란 솔직히 힘들었다. 주 위원장은 올해 7월 ‘어느 파견노동자의 편지’라는 시집을 낸 어엿한 시인이다.
그는 94년 KBS에 파견직 방송차량 운전기사로 입사했다. 그러나 4년 뒤인 98년 ‘사용사업주가 파견 노동자를 2년 이상 사용하면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 한다’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이 제정됐고 사용주는 이를 악용해 2년 단위로 파견 노동자들을 ‘자르기’ 시작했다.
“98년 IMF가 터지면서 공기업이 구조조정에 나서기 시작해 KBS도 운전직 노동자에 대한 구조조정에 들어갔죠. 그 뒤 98년 파견법이 생겼고 2000년 6월 30일, 법이 시행된 지 딱 2년 되던 해 15년씩 일했던 운전직 노동자들이 해고당하기 시작했습니다.”
주 위원장 역시 그 때 해고됐다. 그는 “2000년 5월 26일 노동조합을 결성했는데 4일뒤 바로 해고됐다”며 “당시 KBS 앞에서 출근집회 등을 진행하며 3개월간 투쟁했지만 생계가 걸린 이들은 하나둘씩 조합을 떠나기 시작했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결국 그는 혼자 남았고 그때부터 쓰기 시작한 글이 제법 모여 시집 한 권으로 탄생했다.
“다른 단체 집회도 참석했다가 일정이 끝나고 다들 집으로 돌아가면 나 혼자만 덩그러니 남았었죠. 그 땐 어딘가에 기대고 싶은 심정과 패배의식, 고독감이 한꺼번에 밀려와요. 처음엔 그냥 매일 술만 마시다 어느날 혼자 중얼거리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그 때 순간의 기록들을 남겨놓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시간 날 때마다 국회 앞에서 전경들과 싸웠던 기억, 비정규직 동지들이 하나둘씩 해고당했던 일을 떠올리며 글을 써 나가기 시작했죠.”
이후 2002년 5월 한 잡지사에 기고한 글이 독자의 호응을 얻게 됐고 시집을 출간하기에 이르렀다. 주 위원장은 “새로운 박노해 시인이 나타났다는 농담도 들었다”며 호쾌하게 웃었다.
“투쟁의 깃발을 내리면서도 날 위해 돈을 모아준 그들의 정을 잊을 수 없다”
우리는 죄인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부름에 우리는 순응하였습니다 하지만 죽음 뒤에 화려한 국화꽃으로 장식된 관도 길게 늘어선 조문객도, 선정적인 장면만 잡던 방송 카메라도, 광고만 가득한 신문의 한 줄도, 우리를 외면하였습니다.
-‘아주 편한 곳에서 노동이 없는’(2003년 2.18 대구지하철 화재사고시 사망한 용역업체 청소노동자들의 죽음을 애도하며, 부분)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서 출간된 시집의 수익금 전액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기금으로 쓰인다. 이에 대해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김유정 기자
묻자 그의 표정엔 만감이 교차했고 눈엔 어느덧 이슬이 맺혔다.
“이 책 속의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쓰러져갔고 결국은 깃발을 내려야했고 극한의 노숙투쟁을 하다 반신불수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어려운 투쟁과정 속에서도 그들은 한두 푼 모아 홀로 투쟁하는 나를 위해 돈을 마련해줬죠. 그 때 이들에게 받았던 마음을 잊을 수 없어 언젠가 나도 꼭 도와야겠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주 위원장은 지금도 계속 시를 쓴다. “시집에 실린 시 대부분은 술 한 잔 먹은 상태에서 쓴 것”이라는 그는 최근엔 농민대회 당시 경찰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고 전용철 농민을 추모하는 시를 짓기도 했다.
농약을마시고 죽어도 목을매고 죽어도 불길속에 뛰어들어 죽어도
성냥갑 속 미국놈 햄버거 국회의원들은 농민들 죽으라고 손을 들어 버렸오.
방패로 곤봉으로 찍어 용철이를 죽여버렸다오.
아버지 어머니
이눔의..나라.종이처럼 접을수만 있다면
확.접어서 날여버리고 싶습니다.
-‘이삭을 줍는 촌로’(고 전용철 농민 추모시, 부분)
“한 달에 100만원도 안 되는 월급…적다, 너무 적다”
그를 비롯해 다시 뭉친 조합원들이 5년간 싸운 결과 KBS 측은 작년 6월 취재와 제작 차량을 운행하는 방송차량서비스(주)를 자회사로 설립했다. 이에 268명이 파견 노동자 신분을 벗어났고 주 위원장도 회사에 복직됐다.
이젠 파견 노동자도 아닌데 왜 파업을 하냐고 물었다. “열악한 임금 때문”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현재 조합원이 받는 임금이 월 93만 2500원입니다. 여기서 세금 떼면, 고작 85만원으로 한 달을 버텨야 해요. 사측은 기본급 5만 5000원 이상은 못 올려주겠다며 버티고 있고요. 결국 고용안정만 됐다 뿐이지 임금 면에선 파견 노동자 때와 별 차이가 없습니다. 오죽했으면 이 엄동설한에 파업까지 하겠습니까.”
주 위원장은 “파견법은 당연히 없어져야 한다”고 단호히 말하며 파견법 현행 제5조에서 ‘업무의 성질, 직종별 인력수급 상황 등을 고려하여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업무’ 규정이 추가돼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인 정부의 비정규직 법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황우석 서울대 교수에 휩쓸려 비정규직 실태를 자세히 보도하지 않는 언론을 바라보는 느낌은 어떨까. 주 위원장은 “황 교수 사태 때문에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모든 법안들, 심지어 농민 대투쟁까지 묻혔다”고 지적했다.
“두 명의 농민이 국회, 언론사, 증권사가 다 모여 있는 여의도 한 복판에서 경찰 칼방패에 찍혀 죽은 기막힌 현실조차 황 교수 사태에 다 묻혔습니다. 비정규직 문제도 이맘때쯤이면 계속 언론에 의해 부각돼야 하는데 조용해요.
가장 우려스러운 건 이 틈을 타서 열린우리당이 비정규직 법안을 단숨에 통과시키진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향후 황 교수와 관련해 더 큰 일이 터졌을 때 그 틈에 비정규직 법안을 슬그머니 통과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추운 겨울에 언론의 여론몰이에 또 한 번 목을 베이고 있습니다.”
KBS 차량 운전사들로 구성된 'KBS 비정규직 노동조합'과 사측인 (주)KBS방송차량서비스 간에 진행되고 있는 임금협상이 4개월 째 난항이다. 노조 측은 사태 해결을 위해 예산권을 갖고 있는 KBS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KBS 비정규직 노조 "생활임금 보장하라"
KBS 비정규직 노동조합은 지난 15일부터 잔업거부 투쟁을 진행하며 (주)KBS 방송차량서비스 측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9개의 지역총국과 9개 지국에서 일하는 지역 조합원들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하루 총파업을 진행하는 등 사측에 대한 압박강도를 높였다.
이 노조는 KBS의 취재차량 등을 운전하는 노동자들로 구성돼 있다. KBS 운전기사 263명 중 240여 명이 이 노조에 가입된 상태다.
이번 임금협상에서 노조의 요구사항은 '생활임금 보장'으로 요약된다.
노조측은 기본급의 경우 현행 65만원에서 10만2000원이 인상된 75만2000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5만 원이 인상된 70만 원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상여금에 대해서도 노조측은 현행 16만2500원에서 11만9500원 인상된 28만2000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1만2500원 인상안을 내놓고 있다.
주봉희 언론노조 비정규직 지부 위원장은 "KBS 차량 운전기사들은 시간외 수당까지 합쳐서 매월 평균 122만 원을 받고 있고, 이는 MBC, SBS, YTN 등 다른 방송사들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며 노조 요구안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차량 운전기사의 월 통상임금(시간외 수당 제외)은 현재 KBS의 경우 93만2500원인 데 비해 MBC는 약 120만 원, SBS는 110만 원 정도 된다.
주 위원장은 "다른 방송사는 차량 운전기사가 적기 때문에 KBS보다 더 많은 임금을 줄 여력이 있다는 것을 안다"며 "그러나 동종 업종 간 임금차가 너무 크고, 한 달에 100만 원도 안 되는 임금으로는 가정을 꾸려가기도 힘에 벅찬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예산권 쥐고 있는 KBS가 직접 나서야"
한편 노조측은 이번 임금협상에서 KBS가 직접 교섭주체로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KBS방송차량서비스가 사용자이긴 하지만 KBS가 예산을 늘려주지 않으면 (주)KBS방송차량서비스도 어쩔 수 없다는 사정을 알기 때문이다. (주)KBS방송차량서비스는 KBS 자회사인 (주)KBS 비즈니스의 자회사로 설립됐다.
주봉희 위원장은 "(주)KBS방송차량서비스와 교섭을 하고 있지만, 임금협상 타결 여부는 결국 예산권을 쥐고 있는 KBS에 달렸다"며 "실제로 (주)KBS방송차량서비스도 KBS의 입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KBS를 직접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KBS 노조의 활동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BS 노사도 현재 임금협상이 진통을 겪으면서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절차를 밟고 있는 중인데 이 과정에서 노조측이 KBS 비정규직 노조의 요구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다.
최재훈 KBS 노조 대외협력국장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차량 운전기사들의 사정이 워낙 열악하기 때문에 현재 임금협상에서 차량 운전기사의 임금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고 있다"며 "(주)KBS방송차량서비스의 예산권을 쥐고 있는 KBS를 압박하지 않으면 비정규직 노조의 임금 협상은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달 임금을 134만원으로 인상해 줄 것을 요구하며 KBS 방송차량 운전노동자들이 전면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1988년 이후 처음으로 KBS 전체 노동자들이 모여 연대집회를 개최해 주목되고 있다.
22일 KBS 본관 민주광장(시청자광장)에서는 200여명의 KBS 노동자들이 집결한 가운데 'KBS 노동자 연대 투쟁대회'를 열고 "이번 대회를 계기로 KBS 노동자 간에 갈등을 조장하는 자본가와 경영자들의 어떤 책동에도 꿋꿋이 대응할 것을 결의한다"고 선언했다. 이날 대회는 언론노조 KBS본부를 비롯해 방송사비정규직지부 KBS분회, KBS관현악단지부, KBS미디어지부, KBS비지니스지부, KBS자원관리지부, KBS SKY지부 등 본사와 자회사의 모든 노조가 총망라되어 구성됐으며, 특히 KBS에서 노조가 결성된 이후 17년만에 처음 있는 연대투쟁으로 기록됐다.
ⓒ 매일노동뉴스
대회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그동안 KBS 노동자는 같은 노동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간에 벽을 쌓고 살아온 것이 사실"이라면서 "더이상 본사-지역, 본사-자회사,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로 분리 통치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 간 차별이 하루빨리 철폐돼야 한다"면서 "정규직 노동자들의 소득이 증가하는 속도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소득이 증가하는 속도를 더 빠르게 하는 방식만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KBS가 임금을 동결한다고 해서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며 "KBS마저 임금을 동결한다면 다른 중소기업 사업장 노동자들에게는 '삭감 폭풍'이 몰아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국세청으로부터 법인세 일정부분을 환급받기로 결정됨에 따라 KBS가 올해 1천여억원 가량의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KBS 노사의 임금협상(노-총액기준 9.5% 인상, 사-동결)이 결렬됨에 따라 노조는 현재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마친 상황이다. KBS본부는 오는 26일 조합원 파업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며, KBS비정규직분회와 함께 연대파업도 고려 중에 있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사비정규직지부 KBS분회가 22일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KBS분회는 지난 수 개월간 사측과 임금협상을 벌여 왔으나, 이견 차가 커 20일 투쟁대책위원회에서 전면 총파업 돌입을 결정했다. KBS분회 노동자들은 KBS의 자회사인 'KBS비즈니스'에서 전액 출자한 '방송차량서비스(주)' 소속의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KBS의 취재차량과 제작차량을 운행하고 있으나 93만원이라는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22일 KBS노동자 연대 투쟁대회에서 KBS본관 로비를 가득 메운 조합원들
KBS분회가 임금 최종안을 점차 양보해 1,384,000원으로 제출한 데 반해, 사측은 105만원을 고수했으며 최종 답변 시한에서 10일을 넘겨도 "원청(KBS)이 계약금을 조정해 주지 않으면 어떤 것도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측의 안은 2005년 노동부가 발표한 상용노동자 1인당 평균임금 228만 3천원, 동종업계 노동자 평균임금 200여 만원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파업 돌입 첫날인 22일 낮 12시에는 KBS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본관 로비에서 'KBS 노동자 연대 투쟁대회'를 열었다. 대회에 참석한 이들은 결의문에서 "더 이상 본사와 지역, 본사와 자회사,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로 분리 통치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선언하고 "부실 경영을 노동자의 임금 동결로 돌리려는 사장은 무능한 사장"이라며 정연주 KBS 사장을 비판했다.
이들은 "대회를 계기로 KBS 노동자간에 갈등을 조장하는 자본가와 경영자들의 어떤 책동에도 꿋꿋이 대응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KBS 정규직 노동조합도 현재 임금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앞두고 있다.
KBS관현악단지부가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을 연주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날 대회에는 언론노조 방송사비정규직지부 KBS분회를 비롯, KBS본부(KBS 관현악단지부, KBS미디어지부, KBS비즈니스지부, KBS자원관리지부, KBS SKY지부) 소속의 300여 명의 조합원이 참석했다. KBS에 처음 노동조합이 생긴 1988년 이후 본부와 비정규직 분회 조합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사상 처음이다.
대회에 참석한 홍헌표 방송사비정규직지부 KBS분회장은 "우리의 요구는 단지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먹고 살 만큼의 생계비를 달라는 것 뿐"이라고 밝혔다. 정규직 노동조합인 KBS본부도 "KBS의 모든 노동자들이 힘을 합쳐 경영진 규탄, 생존권 사수, 비정규직 철폐투쟁을 함께 할 것"이라며 "이번 투쟁이 지역과 본사,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KBS 내의 분리를 넘어서서 노동자 연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BS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들 연대투쟁 다짐
최인희 기자 flyhigh@jinbo.net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사비정규직지부 KBS분회가 22일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KBS분회는 지난 수 개월간 사측과 임금협상을 벌여 왔으나, 이견 차가 커 20일 투쟁대책위원회에서 전면 총파업 돌입을 결정했다. KBS분회 노동자들은 KBS의 자회사인 'KBS비즈니스'에서 전액 출자한 '방송차량서비스(주)' 소속의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KBS의 취재차량과 제작차량을 운행하고 있으나 93만원이라는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22일 KBS노동자 연대 투쟁대회에서 KBS본관 로비를 가득 메운 조합원들
KBS분회가 임금 최종안을 점차 양보해 1,384,000원으로 제출한 데 반해, 사측은 105만원을 고수했으며 최종 답변 시한에서 10일을 넘겨도 "원청(KBS)이 계약금을 조정해 주지 않으면 어떤 것도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측의 안은 2005년 노동부가 발표한 상용노동자 1인당 평균임금 228만 3천원, 동종업계 노동자 평균임금 200여 만원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파업 돌입 첫날인 22일 낮 12시에는 KBS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본관 로비에서 'KBS 노동자 연대 투쟁대회'를 열었다. 대회에 참석한 이들은 결의문에서 "더 이상 본사와 지역, 본사와 자회사,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로 분리 통치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선언하고 "부실 경영을 노동자의 임금 동결로 돌리려는 사장은 무능한 사장"이라며 정연주 KBS 사장을 비판했다.
이들은 "대회를 계기로 KBS 노동자간에 갈등을 조장하는 자본가와 경영자들의 어떤 책동에도 꿋꿋이 대응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KBS 정규직 노동조합도 현재 임금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앞두고 있다.
KBS관현악단지부가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을 연주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날 대회에는 언론노조 방송사비정규직지부 KBS분회를 비롯, KBS본부(KBS 관현악단지부, KBS미디어지부, KBS비즈니스지부, KBS자원관리지부, KBS SKY지부) 소속의 300여 명의 조합원이 참석했다. KBS에 처음 노동조합이 생긴 1988년 이후 본부와 비정규직 분회 조합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사상 처음이다.
대회에 참석한 홍헌표 방송사비정규직지부 KBS분회장은 "우리의 요구는 단지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먹고 살 만큼의 생계비를 달라는 것 뿐"이라고 밝혔다. 정규직 노동조합인 KBS본부도 "KBS의 모든 노동자들이 힘을 합쳐 경영진 규탄, 생존권 사수, 비정규직 철폐투쟁을 함께 할 것"이라며 "이번 투쟁이 지역과 본사,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KBS 내의 분리를 넘어서서 노동자 연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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