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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둥지 튼 환경운동가

인천이 나에겐 익숙하다...계양산에서의 힘겨운 투쟁을 보며, 블로거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계양산 소나무에 둥지 튼 환경운동가
     
“인천의 마지막 남은 숲을 지키자”

이유진 기자
2006-12-05 21:50:24


“또 비가 온다. 밖의 생활이 길어지니 날씨에 민감해진다. 비, 바람, 어둠. 각각 다 나름의 매력은 있겠지만 한꺼번에 나타나지는 말아라. 제발.” (신정은/인천녹색연합 활동가)

아침 기온이 영하 7도. 추운 날씨다. 지금 계양산 10m 높이 소나무 위에서 신정은(28) 활동가가 골프장 건설을 막기 위해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10월 26일부터 시작했으니 나무 위에 올라간 지 40일이 넘었다.

롯데건설은 지난 7월 신격호 회장이 소유한 계양산 북쪽 목상동, 다남동 일대에 27홀 규모의 골프장과 테마파크형 근린공원을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인천시는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있는 이 부지에 대해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안’을 통해 골프장 건설이 가능하도록 행정허가를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신정은 활동가의 소나무 숲 시위가 시작된 후, 롯데건설이 인천 계양산 골프장 건설사업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테마파크형 근린공원 부지 일부가 군사시설보호구역에 해당되는 것으로 밝혀져 사업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롯데건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올해 5월 군부대 인접지역 계양산 임야 5만여 평을 훼손하고 골프장용 잔디씨를 심는 등 불법 형질변경을 추진했다.

11월 중순으로 예정된 인천시 도시계획심의위원회는 12월 26일로 미뤄졌다. 롯데건설이 당초 27홀규모로 짓겠다던 골프장을 환경단체가 농성중인 솔밭능선 양쪽에 9홀씩 18홀(18만6천평) 규모로 건설하고, 테마파크 부지도 2만8천평 줄여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신정은 활동가는 규모만 줄어들었지 골프장 건설 강행이라는 사실은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한다.

계양산은 반딧불이가 살고 있고, 도롱뇽과 버들치 등이 서식하는 청정지역이다. 개발로 신음하는 인천에 남은 마지막 숲이다. 계양산 롯데골프장 계획부지에는 인천시에서 2년간 조사를 거쳐 인천에서 제일 생태계가 우수한 지역으로 선정한 생태계보전지역 대상지가 포함되어 있다. 하루 1만여 명의 인천시민과 주변지역 시민들이 찾는 매우 중요한 자연휴식 공간이기도 하다.

하루 하루 날짜는 지나가고 추위도 더해지고 있다. 계양산 상황을 알고부터 ‘롯데’라는 기업이 우리 생활에 참 많이 들어와 있음을 알게 됐다. 씹는 껌에서부터 유통, 카드, 아파트까지. 그래서 나의 생활에서 ‘롯데’를 밀어내기로 했다. 그래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 롯데카드도 안녕이다. 그러고 보니 안면도 꽃지 해변에 들어선 대형 리조트도, 부산 낙동강 하구 철새들의 낙원을 가로지르는 명지대교도 롯데건설 작품이다.

환경에 대한 가치가 경제가치에 한참 밀리고 있다. 그래도 성미산이나 도봉산처럼 주민들이 아끼던 산을 지키는 지역운동들은 성공을 거두었다. 계양산 골프장 건설도 반드시 막아서 우리 동네 뒷산을 지키는 일에 성공하는 기록이 지켜지길 바란다. 이제는 인천시민들이 나서줘야 할 때다. 계양산을 지키는 일은 환경운동가들의 몫만은 아니기에.

“나는 작은 행동이지만 나무 위의 시위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계양산 문제에 관심을 갖고 많은 시민들이 계속 이용할 수 있는 쉼터로서 공원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일조하고 싶다. 제한된 공간에서 혼자서 지낸다는 것. 롯데와 골프장이 생기기를 바라는 사람들로부터 어떠한 위협을 받을지 모른다는 것. 잘못하면 다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계양산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기를 바라는 녹색연합 활동가와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나의 결정에 힘을 얻는다. 부디 나무 위의 생활이 길어지지 않고, 행복하게 내려올 수 있기를.” (신정은. ‘나무 위 시위를 시작하며’)

‘나무 위 시위’를 시작한 지 20일째인 11월 14일, 신정은씨 활동가는 힘이 되는 문자 편지를 받았다. “요즘 커다란 새 한 마리가 커다란 집을 짓고 살고 있다고 계양산 산새들이 모일 때마다 재잘대겠죠?”

계양산의 소나무 숲이 영원히 푸르를 수 있기를, 계양산 소나무 숲 위의 커다란 새가 건강히 내려올 수 있기를 바란다.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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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에 대한 짧은 생각

오늘부터 전교조 선거가 시작되었다.

위원장, 지부장, 지회장, 전국대의원을 선출하는, 소위 전교조 4대 선거이다.

나도 전교조 경기지부 시흥지회 전국대의원 후보로 출사표를 던지고 출마했다.

 

그런데 선거 운동이라는 것이 정형화되어 있으면서 끊임없이 사람들을 대상화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위 부르조아 선거판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선거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선거 운동 기간 내내 나도 그랬다.

 

후보는 학교를 방문하며 지지를 호소한다. 정세나 정책 등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선전하기도 하지만 결국 "잘 해 볼테니 한 표 부탁한다"이다.

선거운동원들은 - 평상시에는 한 번도 안 하던 전화를 - 조합원들에게 열심히 전화를 하고, 문자도 보내고, 메일도 보내면서 역시 "잘 해 볼테니 한 표 부탁한다"를 앵무새처럼 반복한다.

부르조아 선거랑 별반 다를게 없다.

 

나도, 나름으로는 현 정세나 교원평가의 문제를 선전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각 학교 분회장(학교 내의 전교조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지지"를 호소하고, 학교 방문을 하면서 준비한 선전물 돌리고 "지지"를 호소한다.

"교원평가가 어쩌구 저쩌구, 그러니 교원평가 저지를 위해 열심히 싸우겠다. 지지부탁한다"

 

정세에 대한 입장이나 교원평가에 대한 입장이 다르건 간에, 이런 선거 운동의 양태는 똑같다. 조합원을 철저히 대상화시키는 것이다. 물론, 선거가 어차피 누군가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나의 주장이 이러하니 나를 선택해 달라는 이야기 속에 조합원들의 이야기는 들어갈 틈이 없다. 찍어줄테니 나 대신 열심히 해보라는 이상의 것은 꿈꾸기 힘들게 되는 것이다. 피선거권자와 선거권자는 이분화되며, 선거권자는 대상화되는 것이다.

 

이러면 어떨까?

선거에는 쟁점이라는 것이 있다. 쟁점에 대한 대안을 가지고 조합원들이 선택하라는 것이 아니라, 쟁점을 조합원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선거. 유세는 그저 앉아서 내 이야기를 잘 들으라는 것 이상이 아니다. 전화든 문자든 메일이든 그저 우리를 선택해 달라는 것 이상이 아니다. 차라리 학교나 지역에서 조합원들을 초청해서 쟁점과 관련된 토론회를 개최하고, 여기에서 조합원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하고, 여기에서 각 후보들은 그러한 조합원들의 이야기에 대한 입장을 이야기하고 자신의 대안과 조합원들의 대안을 공유하는 자리. 그러한 자리들을 각 지역의 선거운동원들이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조합원들을 초청하는 자리. 후보가 주인이 아니라 조합원들이 주인이 되는 자리.

 

현재 조합원들의 주체적 인식의 문제는 언급하지 않겠다. 이는 나의 책임을 그네들에게 떠 넘기는 꼴일 뿐이니까. 대신 더 이상 조합원들을 대상화하는, 기존의 선거 운동 방식은 그 어떤 의미도 갖기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선거는 선전선동의 장이 아니라, 토론과 모색의 장이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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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학교는 춥다

복직한 후 학교에 적응한다는 건, 변했다지만 변하지 않은 학교와 다시 맞닥뜨리는 일이다.

학교의 문제, 교육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가져가면 교사나 학생이나 모두 대안이 없다.

 

난 학생지도부에 있다...

오늘 내 옆에 3학년 담임샘이...아이들에게 두발을 단정히 하고 오라고 했는데도 며칠 째 되지 않는다며 반 아이들에게 집단 체벌을 했다. 그리고 학생부장과 그 담임샘이 교장실에 불려 갔다 왔다. 집단 체벌이 문제가 된 것이다. 그 후의 학생지도부 샘들의 대화....

 

다른 샘 : 어디 갔다 오셨어요?

담임 샘 : 교장실

다른 샘 : 왜요? 아까 그 단체 기합때문에요?

담임 샘 : 못 해 먹겠구만. 애새끼들 말 안듣는 데 나보고 어떡하란 거야?

다른 샘 : 애들이 말로 해서 듣나?

담임 샘 : 몇 번 말로 했는데 안되는 걸...그럼 때려야지 어떡해? 웃옷 다 벗기고 양말 벗기고 뺑뺑이 돌리니까 정신 바짝 차리던데...

다른 샘 : 군대에서 초반에 확 잡는 게 다 이유가 있다니까. 그러니 군대가 잘 돌아 가는 거지

다른 샘 : 우리 그냥 몽둥이로 아이들 때립시다. 말 안듣는 놈들은 모두 학생부에 데리고 와서 때리자구. 차라리 그게 우리나 아이들이나 맘 편하다니까.

담임 샘 : 우리 반 그 새끼는 저번에 여교사에게 책상 던졌잖아..

 

[이 때, 학생지도부 교무실에는 숙제를 못 해 와서 벌로 깜지(^^;)를 쓰는 학생이 있었는데, 교무실 쇼파에 앉아 탁상 위에서 하고 있었다]

 

학생부장 : 야! 이 새끼가....벌을 받으면 바닥에 무릎꿇고 엎드려서 해야지 선생님들 앉으시는데서 하고 있어!!! 안 내려가?

 

다른 샘 : 도대체 아이들을 어떻게 잡으라구? 말로? 한 번 안되면 두 번?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담임 샘 : 난 이제 아이들 신경 안 써. 괜히 나만 나쁜 놈 되어서 짤리면 내 마누라와 애새끼는 누가 먹여 살리나? 나 집에 가요.......

 

1. 오늘 문제의 시작은 두발이다. 두발규정(사실, 완화된 규정이 아니라 규정이라는 것 자체만으로도)이 반인간적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규정이라는 통제 중심의 학교 시스템이 근본 문제인 것이다. 개인을 집단에 길들이려는 각 종 규정...그 자체가 반인간적이다...

2. 말로 안되니까 폭력을? 우리가 주고 받는 말은 사회적 위계와 권력을 그대로 드러낸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성인, 남성(특히, 남성교사들), 비장애인, 이성애자, 가르치는 자'로서 사회로부터 부여받은 권력을 가지고 있다. 이 권력이 교사와 학생 사이에 그대로 반영된다. "말로 해도 안되더라"에서 그 "말"은 일방적 권력 관계에서 나온 말일 것이기에 학생들에게는 폭력일 뿐이다.

3. 책상을 던진 학생은 무조건 나쁜 놈인가? 그 학생이 문제를 푸는 방식이 매우 서툰 것은 사실이지만, 혹 이렇게 말고는 더 이상 어찌 할 수 없었던 것은 아닐까? "감히 선생에게..."가 아니라 그 학생은 지금의 학교 문화 속에서는 어쩔 수 없는 사회적 약자가 아닌가...그 학생은 학생이기 때문에 나쁜 놈이고 그 여교사는 선생이기에 정당화될 수 있을까?

4. 가장 손쉬운 방법이 억압적 통제 방식이다. 간단한 방법으로 당장의 효과를 보기 때문이다. 군사문화가 아직도 가장 건재한 곳이 학교가 아닐까 싶다.

5. 교원평가가 시작되면 딱 이 모양 그대로이다. 마지막 담임 샘의 말...."난 이제 아이들 신경 안 써. 괜히 나만 나쁜 놈 되어서 짤리면 내 마누라와 애새끼는 누가 먹여 살리나? 나 집에 가요...." 공교육을 파탄낼 것이 뻔한 "교원평가제"....반드시 저지해야 한다....

 

학교는 아직 춥다...."참말"로 되는 방법을 선생님들과 어떻게 공유할까? 통제 중심의 군사문화적 학교 문화를 무엇부터 어떻게 바꾸어 갈까? '내가 맞으니 너는 틀렸다'가 아니라,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거리와 작은 실천은 무엇부터 가능할까?

학교에 적응한다는 것은 이런 거리들을 고민하고 찾아 가서 함께 실천하는 방법을 찾는 것일게다....

선생님들과 함께 읽을거리를 만들어 보자...오프라인 블로그는 어떨까?

선생님들과 함께 "참말"을 공부해 보자...기린언어...공감과 다름을 전제로 하는 기린언어...

선생님들과 함께 작은 실천을 도모해 보자...학교 문화를 바꾸기 위한 학교 내 소모임이라도....

선생님들과 함께 고민을 공유해 보자...이 학교의 문제는 개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 구조의 문제이기에....학교 담장 너머 작금의 정세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보자...소식지가 어떨까?

 

학교에 적응한다는 거....역시 쉬운 거 아니다....적응하지 않을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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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지 않아...

영화봤다. "후회하지 않아"

게이의 사랑 이야기...아니, 인간의 사랑 이야기...

세상엔 수많은 빛깔의 사랑이 있다.

그건 누가 허용하건 허용하지 않건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자본과 남성가부장 문화가 '허용'하지 않는 사랑은 '위험'한 사랑이 되어, 사랑이 상처가 되어 버린다...그래서 그 사랑은 더 아름다운가 보다...

 

극 중, 재민이가 수빈이에게 말한다.

"난 네가 좋아. 그냥 좋아"

맞다.

"그냥"도 분명한 이유이다. "그냥" 좋은 걸 어떡하란 말인가.

난 그렇다. 정말 좋으면 이유를 잘 모르겠다. "그냥" 좋다. 소주도 그냥 좋고, 담배도 그냥 좋다. 소주가 쓰기 때문에 좋다면, 쓰지 않을 땐 안 좋은가? 담배를 피면 긴장이 풀려서 좋다면, 긴장이 없을 땐 담배가 안 좋은가?

 

수많은 빛깔의 사랑에 이러쿵저러쿵 쓸데없는 연애학 개론을 읊어 대지 말자...

 

극 중, 수빈이가 재민이에게 말한다.

"밤마다 빠는 자지 중에 네 자지가 특별한 이유가 뭔데?"

재민이가 말한다.

"내 것은 하나니까, 네 것도 하나니까"

소설 [어린 왕자]에서 어린 왕자는 여우를 통해서 수많은 장미 중에 그의 장미꽃이 이 세상에서 오직 하나 뿐이라는 걸 깨닫는다. 장미꽃은 많지만 그 중에 나의 장미꽃은 오직 '하나'인 것이다.

시인 김춘수의 "꽃"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것이다...

 

수많은 빛깔의 사랑은 또한 이 세상의 단 하나인 사랑이기에 각각의 사랑은 그토록 애절하고 아름다운 것이다..누가 누구를, 무엇이 무엇을 사랑하건 간에 말이다.

 

난 재민이와 수빈이가 서로의 성기를 만지며 서로를 확인할 때 마음이 짜릿했다.

시리즈 영화 [다세포 소녀]에서, 스위스에서 유학 온 럭셔리(?)한 꽃미남 안소니는 외눈박이의 트렌스젠더 남동생 '두눈박이'를 사랑하게 된다. 그 이야기 중간에, 두눈박이가 사실은 트렌스젠더라는 것을 알게 된 안소니에게 두눈박이가 이렇게 묻는다. "넌 나의 어디가 좋아?" 망설이다가 안소니가 말한다. "너의 영혼이 좋아"...두눈박이의 마음을 얻지 못한 안소니는 트렌스젠더 클럽의 가수에게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묻자, 그 가수가 말한다. "육체와 영혼은 따로 있는 게 아냐."

 

사랑은 마치 몸을 떠나 존재하는 고귀한 어떤 정신인 것마냥 이야기들 한다. 웃기지 마시라.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부터 육체와 관련된 모든 것은 천한 것이고, 정신과 관련된 것은 고귀한 것인냥 그렇게 자본은 노동을 배제시켜왔던 것이니께....육체와 정신은 온전히 하나니께..참참, 그런다고 트렌스젠더가 꼭 성전환 수술을 의미하거나 전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영화 곳곳에서의 관객들의 반응 중, 내가 섬찟하게 느꼈던 것은...'섬찟'이 맞다...게이호스트바에 종사하는 종업원들을 '년'이라고 불렀을 때 관객들이 '우하하하' 웃었다는 것이다.

게이호스트바인 'XLarge'의 사장은 그 곳의 종업원들을 모두 '년'이라고 부른다. '이 년', '저 년'....왜 '놈'이 아닐까? 성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두 '년'으로 호칭되는 것은 어쩌면 그동안 남성가부장문화 속에서 '어머니'로서 숭상하는 듯 하면서도 유독 '남성'만의 '어쩔 수 없다'는 성욕을 위해, 그것을 해결해 주기 위해 매춘이 '필요'하다는, 그러면서도 성노동에 종사하는 여성들은 철저히 비하시키는, 괴상망칙한 남성 지배 논리 속에서 자연스레 자리잡은 또 다른 성폭력, 인간폭력이 아닐까?

 

게이호스트바에 종사하는 종업원들을 '놈'이라고 불렀을 때, 여성에 대한 남성지배논리가 무너지는- 소위 몸 파는 일은 여성이 남성의 '어쩔 수 없는 성욕', '해결해 주지 않으면 사회가 불안해진다는 남성의 성욕'을 위해 해야 하는 것임에도, 남성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면 여성에 대한 남성 지배의 한 축이 무너지는 -  참을 수 없는 남성들의 분노(사실은 남성들의 끔찍한 두려움)가 내면에 도사리고 있지 않을까?

 

난 씁쓸했다...웃을 수 없었다...왜 웃었을까?...난 슬펐다...그러면서 섬찟했다...어쩌면 우리 속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성노동자(여성)들이 '년'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성'노동자'이기도 너무 버거운 세상이지만 말이다...꼭 성노동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아직도 '여성'은 이 사회의 '시민'으로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내 오바인가???????

 

후회하지 않아.......

난 나의 사랑을 후회하지 않는다...그럴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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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보다 더 큰 슬픔

아침 일찍 학교에 왔다...7시40분....

가만히 앉아 따뜻한 녹차 한 잔 마련해 놓고....

가슴에 잔잔히 남아 있는 쓸쓸함을 부러 떨치지 않는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교무실에서, 시 한 편 읽으며....

 

[밥보다 더 큰 슬픔 - 이수익]

 

크낙하게 슬픈 일을 당하고서도

굶지 못하고 때가 되면

밥을 먹어야 하는 일이,

슬픔일랑 잠시 밀쳐두고

밥을 삼켜야 하는 일이,

그래도 살아야겠다고

밥을 씹어야 하는,

저 생의 본능이

상주에게도, 중환자에게도, 또는 그 가족에게도

밥덩이보다 더 큰 슬픔이 우리에게 어디 있느냐고.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쓴 희곡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이라는 연극....을 서울연극제에서 보았다...17세기 유럽의 30년 전쟁을 배경으로 전쟁 중에 자식을 잃어가면서도 억척스럽게 살아 가는 어머니의 모습을 그린 연극....마지막 장면, 자식들 모두 잃고도 생계수단인 손수레를 끌고 살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는 어머니의 뒷모습....

가슴에 맺히는 먹먹함이 무엇일까...한참 맴돌더니...

 

밥보다 더 큰 슬픔이 없기에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 사람이거늘....

밥보다 더 소중한 것이 없는 것은 생명의 진리거늘....

이 땅의 노동자 민중의 가장 소중한 것이거늘....

그래서, 일상이 항상 전선일 수밖에 없는 것을....

 

그렇게 마음을 잡아 본다....그리운 이의 따뜻한 편지와 마음이 또한 나를 행복하게 해 주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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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직했다

지난 11월 9일에 복직했다.

시흥시 정왕중학교...집이 부천인데 강제전보로 인해 시흥으로 복직된 것이다...

 

좋은 점....

 

1. 아직 잘 모르겠다.

2.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다.

 

좋지 않은 점...

 

1. 여기서도 교직원회의 시간에 여전히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이걸 우째야 할 지 고민 중이다...

2.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수준이 낮다는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아이들에게 '수준'은 없다. 아이들은 그냥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3. 너무 멀다. 출퇴근시간이 자가용으로 각 1시간씩이다. 자전거 타고 다닐려고 했는데ㅠ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2시간이 훨씬 넘게 걸린다...이런....

4. 안해도 될 일을 하고 있다...잡무와 캠페인성 활동이 많다...흠흠....

 

계속 조잘대는 아이들을 보며 행복하다...또다른 일상의 전선을 다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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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재심 결과

지난 10월 30일 교육부 교원징계소청심사위원회에서 재심이 있었다.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정직3월을 처분받고나서 교육부 소청심사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이 절차를 거쳐야 행정소송(법정싸움)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교육청이든 교육부든 교육관료들은 어차피 그 밥에 그 나물이다. 애시당초 기대하지 않았다....그러나 이건 넘 심했다...이건 아니잖아~~~~

6시30분까지 오라고 해서 시간 맞추어 갔다...그랬더니 1시간 30분을 기다리게 하고서는 단 10분만에 재심이 끝났다...이런...헐~~~

 

소위 심의위원이란 자들의 질문이 가관이었다.

질문1. 수업시간에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한 것이 사실인가?

답 : 예(이런~~~*발, 제출한 재심보충서면에 다 적혀 있는 건대. 읽지도 않고 왔나?)

질문2. 수업시간에 폭력적 군대라면 가지 않는게 좋다라는 말을 한 것이 사실인가?

답 : 예(이런~~~, 진짜 안 읽었군....)

질문3. 이순신 장군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지...

          (난 이순신에 대한 한국의 지나친 숭상은 과거 독재정권이 자신의 역사적 명분을 얻기 위한 이데올로기로 활용한 것의 결과이자, 영웅이데올로기를 통해 지배계급이 민중에 대한 자신들의 통제와 억압을 합리화시켜 나가는 것의 결과이며 지속적인 수단일 뿐이다...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수업 시간에 이순신에 대한 한국의 과도한 숭상은 무에 대한 지나친 숭배로 폭력이 내면화될 수 있으며, 임진왜란 때 수없이 죽어간 민중의 피를 외면한 채 영웅이데올로기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냐고 말한 바 있다. 이것이 조선일보에서도 언급되어, 내가 이순신 장군은 조작된 위인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이 덕분에 어떤 분으로부터 이순신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를 우편으로 배송받은 바 있다. 나 보고 똑바로 가르치라면서...참...쩌비.....)

답 : 제출한 자료와 다를 바 없다(젠장~~~~, 너무 하는군....)

질문4. 머리 모양은 원래 그런지? 지금 복장으로 학교에 출근하는지? 그래서 학부모들이 '선생'같게 느껴지지 않아서 이런 내용으로 민원을 제출한 것은 아닌지?

답 : 머리 모양은 원래 그렇고 지금 복장으로 출근합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은 제 생각과 다름니다.(이건 아니잖아~~~~소위 재심위원들이 사실에 입각한 것이 아니라, 본인의 추측으로 청구인을 심문한다? 잘 한다 잘 해....)

 

다음 날, 소청심사위원회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기각되었습니다....예상은 했지만, 기분 참 더러웠다...그것도 재심이라고 내가 신청하고 준비했단 말인가...

 

변호사와 상의했다...결정통지서를 수령하게 되면 행정소송 준비하기로...법정으로 간다...한국의 법정은 이 문제를 어떻게 판결할 것인가...국기에 대한 경례...그 악령이 하루 빨리 걷혀야 할텐데....

 

지금 난 이 싸움을 공익변호사 모임인 '공감'에 소속해 있는 변호사 한 분과 함께 하고 있다. 공감은 성적소수자, 이주노동자 등과 같은 공익소송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변호사 모임이다...감사할 따름이다....

 

재심이 있던 날, 공감 사무실을 먼저 들렀다.

그 곳에서는 트렌스젠더 한 분[성전환자인권연대(준) 사무국장]과 공감 사무실 일을 돕는 대학생들간의 간담회가 진행될 예정이었다...소청심사위원회에 갈 시간이 아직 되지 않아서 간담회에 잠깐이나마 참석하고 싶었다...그래서 같이 들었다...

소청심사위원회 시간에 맞추느라 30분 정도밖에 듣지 못했다...하지만, 그 날 준비된 자료 중에 이런 부분이 있었다.

"난 이미 여성mtf(남성ftm)인데, 성기가 있고 없음이 나를 규정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문장만으로 나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자리가 되었다. 트렌스젠더는 모두 성전환수술을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 역시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 속에서 '몸과 마음의 통일이 성적 완성'이라는 기존의 성이데올로기 생각 속에 머물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가....

그리고, 남녀라는 성적 이분법 속에서 단지 '다르다'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트렌스젠더가 받고 있는 사회적 폭력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잔인했으며 훨씬 일상적 폭력이었다. 단지 '다르다'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런 폭력을 온전히 개인의 몫으로 감수해야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는 생각을 절감했다...

얼마 전, 이주노동자 2명이 또 사망했다. 25살의 건장한 청년이 한국에 온 지 1년만에 과로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단지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럴 수 있는가...

자본주의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또 하나의 큰 틀...이러한 이분법적 논리...남성가부장 문화의 논리...자본의 논리...

 

이런 소중한 자리를 포기하고 갔던 소청심사위원회....정말 울화가 치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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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봤다...

켄로치 감독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극 중 배우인, 데이미안의 말....1

 

같은 IRA대원이자,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고향의 동네 동생이 영국군의 협박에 못 이겨서 기밀을 발설하게 되고....결국 데이미안은 자신의 손으로 그 동네 동생을 죽이게 되는데...그러면서 하는 말.....

 

"조국이 이럴 만한 가치가 있기를 바랄 뿐이다"

 

"조국"이니 "국가"니 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데이미안의 말은 가슴아픈 냉소로 다가왔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말....

 

"무엇을 반대하는 지는 누구나 알기 쉽다. 그러나 무엇을 원하는 지는 알기 어렵다"

 

반대하는 건 쉽다...그러나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참 어려운 것 같다...그리고 그것을 안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실천해야 할 것인지는 또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아름다운 풍광이 마음을 더 아프게 할 수 있다는 걸....예전에도 알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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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다녀왔습니다-마무리^^

일본역사교사협의회의 오오츠 선생님을 만나뵈었다. 한국말이 유창하신, 나이 지긋하신 분이셨다. 온화하시지만 열정이 느껴지는 분이셨다. 여쭈어 보았다.

 

- 일본 젠꾜(전교-한국의 전교조/일본에 일교조는 흡사 한국의 교총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관련하여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으면 이 글을 읽는 분들께서 수정해 주시길....)의 역사에 대해서 간략히 알고 싶어요...

  * 일제 시대 때 일본 본토의 학교는 병사를 만드는 기계를 양성하는 곳이었고, 당시 교사는 그것에 충실했다...당시 주 핵심 구호 "천황을 위해 죽는다"...이 과정에서 반대하는 교사는 철저히 배제당하였다. 그리고 일본 내에서는 정보가 철저히 통제되어 한국에 대한 '침략'사실을 모르고 있었고, 실제로는 '일본의 선진화된 농업기술을 가르쳐 주기 위해 한국에 진출하고 있다"라고 알고 있기도 했다...그러다가 패전 후,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교사를 그만두는 교사가 많았다...자신들이 사람 죽이는 기계를 교육시키고 있었다는 것을 반성하면서....

  * 그 후, 한국전쟁 때 일본에서는 자위대를 한국전쟁에 파견하려고 하였다. 이 때 일본 교사들은 "과거의 역사를 되풀이 하지 말라" "제자를 또 다시 전쟁터에 보내지 않겠다"를 주 핵심 내용으로 일교조를 만들게 된다. 이러한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교사는 사회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특히 정치에 대해 어떤 생각과 실천을 가져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면서 일교조를 만들게 된다. 이 때의 내용이 현재 일본 교사들의 교육관에서 기본적인 바탕이 되어 있다...

 * 그러나 그 후, 일교조가 정치정당인 옛 사회장과 자민당과의 연정에 연합하는 등으로 권력화되어 가고, 교육 및 정치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전술이 개량화되고 점점 전술마저도 부재하게 되면서 일교조는 점점 보수화 경향을 가지게 된다.

 * 이러한 일교조의 경향에 대해 반대하는 교사들이 '전교'를 조직하게 된다. 일교조 내에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던 교사와 일교조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문제의식에 동의하는 교사들이 모여서 구성하게 된다.

앞 글에서 보고대회 및 기념집회, 교류회에 참가하셨던 분들이 대부분 50-60대 연령층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 일본 교육운동의 주축이 바로 이 분들이다. 퇴직 후 자신의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현직 교사들이 수업 등으로 활동하기 힘든 부분을 퇴직한 분들이 맡아서 활동하는 것이다. 일과 중, 집회, 선전전, 법정 싸움, 모임 준비 등...나이에 비해 일찍 노령화되는, 스스로 노령화되어 대접받으려는, 관료주의에 익숙한 한국 노동운동의 일부 활동가들을 생각했다...
나는 어떻게 나이를 먹어야 할까?

교류회에서 일본 선생님들에게 여쭈어 보았다...
일본의 평화교육이 지금 일본의 보수우익화 경향을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지를...그러자 곰곰히 생각하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일본내 보수우익)우파에 의해 평화교육이 방해받고 있다" 그 사례로...1주안(1주일 동안의 학습지도안)에 대한 사전 점검을 통해 평화교육을 사전에 차단하는 분위기가 있다. 예를 들자면, '안네의 일기' 수업조차도 1주안 점검을 통해 못하게 하는 경우 등이다. 그런데 이는 교원평가가 도입되면서 가능해진 절차와 더불어 국가주의 교육의 내용이 결합되어 나타난 결과이다...그래서 우리는 (교원평가 중) 자기신고서(한국의 자기평가서에 해당), 주안(학습지도안) 등을 제출하지 않으며 싸우기도 한다...그러나 결국 시스템의 문제이고 시스템의 문제가 될 것이기에 싸우기가 쉽지 않다..."

 

성과급이든 교원평가든 이것이 제도화되어 버리면 그만큼 더 힘들어질 뿐더러, 그 결과를 고스란히 떠안고 가야하기에 더 어려워진다.....일본 방문에서 일본의 지금 교육 현실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 될 것임을 절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은 군국주의 교육의 강화라는 형태로, 한국은 교원평가를 통한 교육의 질 제고와 경쟁력이라는 형태로 교육의 쟁점이 만들어 지고 있지만, 이는 일본과 한국의 특수한 상황에 기인한 다른 형태일 뿐 그 본질은 전혀 다르지 않았다. 자본의 논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각각의 국가가 교묘한 형태로 통제를 강화하며, 또한 갈수록 그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적들은 자신이 있는 것일게다.

 

"조금씩 조금씩 밀려와서 어느 순간에 한꺼번에 밀려 와 있다", "한국이 일본의 오류를 반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던 기미코 선생님의 이야기가 절실히 느껴진다.

 

만났던 일본 선생님들과 홈페이지 교류, 자료 등의 교환, 조직적 교류 등을 통해 양국 교사의 공동 행동 등을 계속 고민하자는데 공감하고 헤어졌다...이제 일본 방문기를 대충이나마 정리했으니, 그 다음 내가 무엇을 해야 할 지 고민해 볼란다...일단 11월9일 복직이니까 당분간 복직 후 적응에 정신없을테고...조금 정신을 수습하고서 일본 방문의 성과를 한국에서 실천해보고자 한다...

 

[생각나는 몇 컷]

1. 기미코 선생님이 오사카에 강연이 있어서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한단다..물어보았다...몇시에 출발하셔요?(기미코 선생님과 1박을 같이 하게 되었다. 이번 만남을 중재한 한겨레21 일본 전문위원 집에서...)...기미코 선생님 왈 "집에서 9시 19분에 나가면 되요"...엥? 9시...19분?...20분도 30분도 아닌 19분?

 

2. 일본 시내에 볼 일 보러 갔다가 점심으로 우뭇가사리로 만든 국수를 먹기로 했다...좀 이른 시간이라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그래서 개업 시간을 확인했다...잉? 11시45분? 11시30분이거나 12시 정각도 아닌 11시 45분?

 

3. 지하철을 타려고 기다렸다...위에서 새들이 왔다갔다 하길래 비둘기? 하고 올려 보았다...까마귀였다!!!...신주쿠였는데...여긴 비둘기가 아니라 까마귀란다...음...

 

4. 식당이 작다..남는 시간에 난 그 지역 시장을 구경하러 갔다. 가장 서민적인 식당에서 일본 서민들이 가장 많이 먹는 것과 보는 것이 궁금했다..가장 보편적 음식인 소바(모밀)를 먹으러 갔다...6명이 서서 먹으면 자리가 없다...그리고 대부분 혼자 먹는다...옆을 쳐다보지 않고 오직 자기 그릇만 쳐다본다...그렇게 서둘러 먹고는 또 일하러 간다...

 

5. 일본 라면을 먹었다. 8명 앉으니까 꽉 찬다...역시 혼자 와서 그릇만 보고 먹다가 서둘러 나간다....

 

6. 전철을 탔다..아무도 다른 사람을 쳐다보는 법이 없다...일본에서는 식당에서건 어디에서건 남을 빤히 쳐다보는 것은 대단한 실례란다. 개인주의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란다...나만 사람 구경하고 있다^^;...핸폰 문자에 빠져 있거나 DMB폰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없다...책 본다...아님 그냥 잔다...친구들과는 소근거린다...앉아 있으면 그냥 졸립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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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다녀왔습니다4..^^

4. 일본교사 모임 상황

 

제가 방문했던 곳은 "교육의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지키는 ["교육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재판"을 추진하는 모임(이하 교육자유모임-편집자주]"이었습니다. 기미가요와 히노마루를 거부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일본의 교육기본법 개악을 저지하기 위한 싸움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1) 교육자유모임 구성
    - 현재 이 모임은 매주 화요일에 국회 앞에서 집회를 진행 중이다.
    - 재판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원직복직이며 이는 생활(생계+일상적 삶의 온전한 보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자 동시에 교사의 보람(진실을 보여주고 가르치는)을 보장하는 것이다.
    - 이 모임과 운동에서 중요한 것을 "편견을 갖지 않고 사물을 정확히 바라볼 줄 아는 것"으로 정리하더라구요...무엇을 위해 재판투쟁을 진행하는 가가 의미심장하더라구요^^
    - 전체 회원은 현재 약 800여명, 변호인단 50여명, 시민사회단체와 대책위 구성

 

  (1) 예방소송 모임 : 2003년 도쿄도 교육위원회의 "기미가요와 히노마루 의무" 지침이 각 학교에 시달되자, 이는 군국주의 교육의 부활이라며 이 지침의 위헌과 부당함을 지적하고 무효소송을 진행한 모임(이번 9월 도쿄도법원에서 승소한 소송을 진행한 모임. 제가 방문했을 때는 홋카이도에서도 이와 관련하여 "개인 양심의 문제"라며 도쿄도법원과 같은 입장의 판결이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2) 피처분자 모임 : 도쿄도 교육위원회의 지침으로 인해, 징계 등의 인사상 불이익을 당한 교사들의 모임

 

  (3) 피해고자 모임 : 도쿄도 교육위원회의 지침으로 인해, 해고를 당한 교사들의 모임

 

  (4) 촉탁교원불채용자 모임 : 일본에서는 정년 퇴직 후 61세-65세에 해당하는 교사가 문부성에 촉탁교원을 신청하면, 시간 강사(급여는 정식 교원의 1/2)로 채용되어 학교에서 근무(한국의 경우, 원로교사 초빙? 정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채용과정에서 기미가요와 히노마루를 거부할 경우 채용하지 않는다고 하는군요.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교사들의 모임

 

2) "역사적 승소" 보고대회 및 기념집회, 교류회 참관기
- 보고대회와 이후 교류회에서 첫 눈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참가자의 대부분이 50-60대의 연령이라는 것이다. 젊은(?) 교사들은 거의 없었다. 보고대회 및 기념집회, 교류회가 열린 날이 토요일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매우 낯설은 모습이었다. 왜일까?

이유는 교사운동의 퇴조였다. 보고대회 및 기념집회 그리고 교류회에 참여했던 교사분들은 소위 한국의 386세대에 해당한다는 일본의 68세대('68세대' 란 68년 5월 프랑스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대학생들과 이에 동조해 시위와 청년문화를 이끌어갔던 당시 유럽과 미국 등의 젊은 세대를 가리키는 말이다-네이버검색^^;)에 해당하는 분들이었다. 이후 일본의 교육운동이 침체기를 맞게 된다. 교육운동 퇴조의 이유를 자세히 들을 수는 없었지만 이 보고대회에 참여했던 젊은 친구들에게서 그 실마리를 엿볼 수 있었다(물론, 그 젊은 친구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원인들이 있었을 것이다) 보고대회에서 "젊은이들에게 듣는다"라는 순서가 있었다. 그 때 대학생 1명과 30대 남자 1명이 참여하여 자신들과 주변 젊은이들의 경향과 의견을 이야기했다.

30대의 코마야라는 분은 "남경학살문제 네트워크(남경학살에 대한 일본 만행의 진실을 알고 나서 이 문제의 본질을 알려나가려는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활동 중인 남자분이다.
대학교 4학년의 여대생(본인이 이름 밝히기를 거부)은 "역사적 사실을 지키는 모임"의 대표로서 고등학교 수업 중 위안부 문제를 접하게 되었으며 당시 선생님 중 피처분자모임에 함께 하시고 있음

그들의 말......
 - 젊은이들의 언어로 젊은이들을 만나야
 - 집회 등은 꼭 대단한 의식을 가진 사람들만이 참석할 수 있는 것 같다. 집회 언어(내용, 단어 등)의 1/2이상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 집회 뿐만 아니라 일사에서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쉽게 동참할 수 있는 쉬운 방법들을 다양하게 제시해 주면 좋겠다.
 - 젊은이들 사이에 신조어가 있다. "운동틱하다"라는 것이다. 운동에 대한 부정적 심리를 반영한 신조어이다. 경직되고, 자기들끼리만 하고, 자기들만 옳고 등등의 의미를 가진....자연스럽고, 강제하지 않고, 자유스럽게 운동하는 방법은 없을까?
 - 옛 운동 언어가 아닌 젊은이들의 언어로 젊은이들의 의사소통 방법을 이해하고 응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 "~파" 등으로 분류되는 운동에 대해 거부감이 있다. 젊은이들이 의식이 부재한 것이 아니라 다 자신의 의식이 있다. 기존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뿐이다. 목적을 분명히 하고 함께 해 나가려는 공감이 중요하다...

 

저는 이 젊은이들의 말을 들으면서 "운동틱하다"라는 말에 흥미가 있었습니다. 악플보다 무서운 것이 무플이고,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고 하던데...운동틱하다라는 말 속에서 느껴지는 무서운 냉소....지금 우리는 누구의 언어로 누구에게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쉽게 동참할 수 있는 다양한 쉬운 방법들에 대해 고민도 해보게 되구요...

 

[쉬어 가기1] 보고대회 중에 어떤 한 분이 '활동가'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내리시더라구요..."활동가란 바쁘지 않은 사람을 바쁘게 만들기 위해 바쁜 사람이다"...ㅋㅋㅋ

[쉬어 가기2] 보고대회 순서 중에 저를 소개하는 순서가 있어서 단상으로 나갔습니다. 저를 소개하는 순서 전이 대회사 순서였는데요...그런데 앞에 앉아 계신 선생님이 갑자기 A4종이 한 장을 살짝 들어 올리시더군요...그 종이에는 "1분"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물론, 일본어로^^;...이유인즉슨, 각 순서에서 연설하기로 되어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구요, 대회사를 하시는 분께 발언 시간이 1분 남았음을 알리는 것이더군요...금쪽같은 각자의 시간에 대한(참여한 사람들의 시간) 최대한의 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했어요...우리도 함 해보는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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