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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하면 지옥간다?

"자살하면 지옥간다~!"(?)

 

 

한국 보수교회에는 세 가지 흐름이 있다.

 

1. 율법주의 혹은 교리주의

2. 오순절주의

3. 성공주의

 

1번은 전통적인 근본주의 장로교의 주 흐름이고, 2번은 순복음교회와 기타 70년대 이후 급성장한 교회들, 3번은 90년대 이후 급성장하여 현재까지 한국교회의 주도권을 지니고 있는 교회들의 흐름이라 할 수 있다. 1번 흐름의 설교 메세지는 "이러이러한 것은 죄입니다. 하면 안 됩니다. 그리스도께로 돌아오시오~!"이고, 2번 흐름의 설교 메세지는 "성령이 임하면 이런이런 문제가 모두 다 해결됩니다. 여러분 모두 방언을 받읍시다."이고, 3번 흐름의 설교 메세지는 "긍정적인 사고 방식을 가지십시오. 그리스도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십니다."정도 되겠다.

 

물론 이 세 가지는 따로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요즘은 1, 2의 흐름이 3번으로 변증법적 종합(?)을 이루며 수렴되고 있다.....만.

 

여전히 자살, 동성애, 이혼 등의 소위 '도덕적' 이슈에 관한 모든 교회들이 1번의 흐름을 강고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하겠다.

 

오늘 아침에 기독교인이었던(몰랐삼...) 정다빈(본명 정혜선) 씨가 자살했다는 뉴스가 속보로 전해졌다. 외출했다 돌아와보니 포털 사이트마다 여러 의견이 달려있었다. 역시나 가장 재수없고, 기분나쁜 답글들은 몇몇 기독교인들의 리플들이었다.

 

"자살하면 지옥에 갑니다. 안타깝습니다."

"기독교인이라면서요. 주님 주님 부르면서 뒤로는 술마시고... 결국 자살까지 갖군요."

 

심지어는 "자살한 걸 보면 정다빈씨는 하나님의 택함을 받지 못한 사람입니다."라는 글까지 있었다. 하나님의 택함을 받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당연히 자살 같은 건 하지 않는다는 극단적 칼빈주의의 논리다.

 

아무튼. 교리와 율법에 사람의 삶과 죽음을 꿰다 맞추는 지긋지긋한 논리.

 

그 율법을 이라크 전쟁이나 인디언 대학살, 십자군원정 같은 것에는 결코 들이대지 않는다는게 또한 그들 보수적 그리스도인들의 문제다. 결국. 율법주의 혹은 교리주의란 건 강자의, 살아남은 자의, 복받은 자의 도덕주의인 것이며(이런 점에서 1흐름과 3흐름은 만난다.), 니체나 스피노자의 말을 빌리면 노예의 도덕인 것이다.

 

p.s. "자살하면 지옥간다"는 논리는 도대체 언제 생겨난 건지 알 수가 없다. 성서를 문자 그대로 읽어도 저런 논리는 나오지 않는다. 음...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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