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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서 남자들이 한다는 짓

보고 있으면 혈압오르는 이야기. 창세기 34장에 나오는 이야기다.

사실 이 이야기는 성차의 문제, 환대의 문제,

유목민과 정주민의 문제 등 복잡한 배경이 녹아들어가 있다만,

여하간 읽다보면 이 땅에서 남자들이 하는 짓이란게

수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는 생각에 착찹해진다.

 

 


 

 

레아와 야곱 사이에서 태어난 딸 디나가 그 지방 여자들을 보러 나갔다. 히위 사람 하몰에게서는 세겜이라는 아들이 있는데 세겜은 그 지역의 통치자였다. 세겜이 디나를 보자, 데리고 가서 욕을 보였다. 그는 야곱의 딸 디나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그는 디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디나에게 사랑을 고백하였다. 세겜은 자기 아버지 하몰에게 말하였다. "이 처녀를 아내로 삼게 해주십시오.

 

야곱이 자기의 딸 디나의 몸을 세겜이 더럽혔다는 말을 들을 때에 그의 아들들은 가축 떼와 함께 들에 있었다. 야곱은 아들들이 돌아 올 때까지, 이 일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세겜의 아버지 하몰이 청혼을 하려고 야곱을 만나러 왔다. 와서 보니, 야곱의 아들들이 이미 디나에게 일어난 일을 듣고 들에서 돌아와 있었다. 세겜이 야곱의 딸을 욕보여서 이스라엘 사람에게 부끄러운 일, 곧 해서는 안 될일을 하였으므로 야곱의 아들들은 슬픔과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있었다.

 

하몰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나의 아들 세겜이 댁의 따님에게 반했습니다. 댁의 따님과 나의 아들을 맺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사이에 서로 통혼할 것을 제의합니다. 따님들을 우리 쪽으로 시집보내어 주시고, 우리의 딸들도 며느리로 데려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와 함께 섞여서 여기에서 같이 살기를 바랍니다. 땅이 여러분 앞에 있습니다. 이 땅에서 자리를 잡고 여기에서 장사도 하고, 여기에서 재산을 늘리십시오"  세겜도 디나의 아버지와 오라버니들에게 간청하였다. "저를 너그러이 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원하시는 것은 무엇이든지 드리겠습니다. 신부를 데려오는 데 치러야 할 값을 정해 주시고, 제가 가져 와야 할 예물의 값도 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많이 요구하셔도 요구하시는 만큼 제가 치르겠습니다. 다만 제가 바라는 것은 디나를 저의 아내로 주시기를 바라는 것뿐입니다."


야곱의 아들들은 세겜이 그들의 누이 디나를 욕보였으므로 세겜과 그의 아버지 하몰에게 짐짓 속임수를 썼다. 그들은 세겜과 하몰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우리에게 부끄러운 일입니다.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당신들 쪽에서, 남자들이 우리처럼 모두 할례를 받겠다고 하면 그 청혼을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우리가 딸들을 당신들에게로 시집을 보내고, 당신네 딸들을 우리가 며느리로 삼으며, 당신들과 함께 여기에서 살고, 더불어 한 겨레가 되겠습니다. 그러나 당신들 쪽에서 할례 받기를 거절하면 우리는 우리의 누이를 데리고 여기에서 떠나겠습니다."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은 야곱의 아들들이 내놓은 제안을 좋게 여겼다. 그래서 그 젊은이는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그들이 제안한 것을 실천으로 옮겼다. 그만큼 그는 야곱의 딸을 좋아하였다. 세겜은 자기 아버지의 집안에서 가장 존귀한 인물이었다.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이 성문께로 가서, 그들의 성읍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이 사람들이 우리에게 우호적입니다. 그러니 그들이 우리 땅에서 살면서, 우리와 함께 물건을 서로 사고팔게 합시다. 이 땅은 그들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넓습니다. 우리가 그들의 딸들과 결혼할 수 있게 하고, 그들은 우리의 딸들과 결혼할 수 있게 합시다. 그러나 이 사람들이 기꺼이 우리와 한 겨레가 되어서 우리와 함께 사는 데는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들이 할례를 받는 것처럼 우리쪽 남자들이 모두 할례를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그들의 양 떼와 재산과 집짐승이 모두 우리의 것이 되지 않겠습니까 ? 다만 그들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그대로 합시다. 우리가 그렇게 할례를 받으면 그들이 우리와 함께 살 것입니다."


그 성읍의 모든 장정이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이 제안한 것을 좋게 여겼다. 그래서 그 장정들은 모두 할례를 받았다. 사흘 뒤에 장정 모두가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아서 아파하고 있을 때에 야곱의 아들들 곧 디나의 친오라버니들인 시므온과 레위가 칼을 들고 성읍으로 쳐들어가서 순식간에 남자들을 모조리 죽였다. 그들은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도 칼로 쳐서 죽이고, 세겜도 칼로 쳐서 죽이고, 세겜의 집에 있는 디나를 데려왔다. 야곱의 다른 아들들은 죽은 시체에 달려들어서 털고, 그들의 누이가 욕을 본 그 성읍을 약탈하였다. 그들은 양과 소와 나귀와 성 안에 있는 것과 성 바깥 들에 있는 것과 모든 재산을 빼앗고, 어린 것들과 아낙네들을 사로잡고, 집 안에 있는 물건을 다 약탈하였다.


일이 이쯤 되니 야곱이 시므온과 레위를 나무랐다. "너희는 나를 오히려 더 어렵게 만들었다. 이제 가나안 사람이나, 브리스 사람이나,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이 나를 사귀지도 못할 추한 인간이라고 여길 게 아니냐 ? 우리는 수가 적은데 그들이 합세해서 나를 치고 나를 죽이면 나와 나의 집안이 다 몰살당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 그들이 대답하였다. "그가 우리 누이를 창녀 다루듯이 하는 데도 그대로 두라는 말입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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