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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연습님의 [<<민중의 소리>>: 분신 동영상에 관하여.] 에 관련된 글.
고 윤금이 씨나, 고 심미선, 신효순 씨의 주검 사진이 인터넷과 거리 등에서 주로 NL집단에 의해 전시되는 것에 대해 저는 반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단순히 반대하는 입장이라기보단 진짜 많이 싸웠습니다. 피해자를 타자화하고, 운동에 이용해 먹는 사람들이라고 거리에서 멱살잡이를 한 적도 있습니다.
한데, 허세욱 씨에 대해서는 좀 달리 보게 됩니다. 오히려 그의 죽음을 가리고 모자이크 처리하는 것이 그를 '피해자'로 타자화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는 자기주체적으로 죽음으로 향했던 게 아닌지요. 스스로가 몸에 시너를 끼얹고 불을 붙이면서 자신의 죽음을 '스펙타클'로 보여주려고 한 게 아닐런지요. "저 더러운 위정자들아, 나의 이 죽음 앞에서 FTA를 중단하라! 나의 동지들아, 나의 죽음을 넘어 끝까지 싸워다오." 라는 것이 허세욱 씨의 의도가 아니었을까요.
오히려 그의 분신 앞에서 끔찍함과 당혹감을 느끼는 건 허세욱 씨를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사진을 보는 자신을 위한 건 아닐런지요.(저는 그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분신이란 방법, 그리고 자신 고통스러운 죽음을 스펙타클로 전시한 허세욱 씨의 방법이 맞느냐 틀리느냐를 이야기 하진 않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건, 그의 저항의 방식이 옳든 그르던 간에 오히려 그의 사진과 분신 장면을 가리고, 모자이크 처리하는 것이 그를 타자화하고, 그의 분신의 의도를 거스르는 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그는 '피해자'가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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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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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직 돌아가시진 않았습니다.2. 보는 사람이 좀 더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게 하는(혹은 끔직한 장면을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의도치 않게 보게 되는 것을 막는) 장치 없이, 클릭하면 곧바로 보이는 것이 불편하다는 점만 제외하면, 저도 김강씨의 의견에 동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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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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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그 사진을 게시하는 것을 '스펙터클'(?)거리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한다면 한편으로는 허세욱씨 자신의 행동 자체도 '스펙터클'(?)을 위한 '객기 섞인 의도된 행동'이라고 암묵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차이가 그리 많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분신이라는 '스펙터클'한 수단을 통해서라도 절규하고 대중의 분노를 끌어내고 싶어했던 한 사람의 진정에 대해 자기가 보기 끔찍하니 모자이크 처리를 하자거나 그 사진을 실은 한 인터넷 언론사-저도 정치적으로 별로 동의하지 않는-를 욕하는 게 과연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허세욱씨가 바랬던 것일까요?
우리가 그런 것을 가지고 갑론을박하는 걸 허세욱씨가 무슨 표정으로 바라보실까요?
내가 허세욱씨라면...(이런 상상 하기도 싫지만)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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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 '아직'이라는 말도 좀 어감이 좋지 않은 것 같군요.김강 / 저도 '피해자'가 아니라는 의견에는 동의해요. (물론 여기서는 '피해자'라는 것을 정의하는 관점의 차이에 따라서 또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지만, 그건 논외로 하고요.) 하지만, 저는 그런 영상물을 굳이 올려야만, 분신의 의도에 부합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굳이 그런 영상물을 올려서 분신을 증명하려는 것은, 잔혹함과 처참함으로 대중의 분노를 끌어내고 싶은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바로 '피해자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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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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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아마도, 분신 행위 자체는 '죽음'을 의도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적었습니다. 하지만 오해를 살 수 있는 몇 구절은 수정했습니다.ScanPlease/저는 대부분의 경우 운동의 하나로써 '분신'을 택하신 분들은 "잔혹함과 처참함"으로 대중의 분노를 끌어내고 싶은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겨울 님 말대로, 보고싶지 않은 사람이 보지 않을 수 있는 장치 같은 게 필요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영상을 올리고, 사진을 올린 것 자체는 이번 경우는 그렇게 문제가 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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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을 했다는 사실은 여러 언론의 기사를 통해서 이미 알려지는 일인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처참하다고 생각해요. (이건 故김선일님, 故윤금이님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굳이 분신 동영상까지 필요로 할만큼, 분신을 했다는 기사 자체가 알려주는 처참함이 대중의 분노를 끌어내는 데에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기사와 동영상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죠. 기사는 일어난 일에 대한 결과적인 보고를 하는 것이고, 동영상은 일어나고 있던 일의 과정적인 진행을 보여주는 것이죠. 여기서 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게 그가 분신하고 있는 '과정'이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어요.부가 정보
무한한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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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님의 글의 내용처럼 생각을 해 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어요(그리고 제가 실재와의 대면을 회피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잠시 해 보았고요), 하지만...김강님의 글을 보고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세심하게 쓰신 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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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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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년 전에 성경에 관심이 생겨 읽어보게 된 경험이 있습니다.(종교 일반에 대해서 항상 관심이 있었죠)
주위에는 성경을 달리 해석하는 분들이 많치 않은데 김강님 글을 읽어보니 여전히 민중신학을 발전시키려는 분들이 있는 것을 알고 좀 놀랐습니다. (민중신학은 거의 죽은 줄 알았거든요)
성경, 아니 종교 일반에 대해 제가 가지고 있는 궁금증을 김강님과 나눌 기회가 있다면 좋겠군요.^^ (저는 지금까지도 종교적 문제가 매우 어려운 문제로 다가옵니다. 정형화된 답변들이야 물론 있겠지만...)
물론 이번 글과 같이 용기 있는 지적도 계속 바라구요.
(사실 그런 용기에 신선한 인상을 받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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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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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산/뭐, 민중신학이 거의 죽은 건 사실일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돈이 안 되는 건 확실하죠.^^;; 혹시 예수와 민중신학 등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현재 진행중인 예수세미나에 함 와 보셔요.^^아, 그리고 그다지 용기있다는 생각은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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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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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nPlease/그렇게 볼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런 사진과 동영상을 보는 게 힘들었습니다.다만, 이 경우가 과연 고 윤금이씨나 고 심미선, 신효순 씨의 경우과 같은 것인가에 대해선 다른 면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부가 정보
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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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언제 어디서 하나요? 자료는 뭘 보고 가면 되지요? 한번 가보고 싶은데...참고로 전 종교인은 아닌데...부가 정보
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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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산/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합니다. 세미나 멤버로는 종교인 아닌 분들이 반이고, 종교인이지만 비기독교인인 분이 한 명 있고, 나머지 몇명 기독교인이 있습니다.http://blog.jinbo.net/minjung/?pid=33 (최근 모임) 그리고 http://blog.jinbo.net/minjung/?cid=7&pid=15 (커리큘럼과 장소시간안내)를 참조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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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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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 7시에 하는군요. 이번주 목요일은 같은 시간에 약속이 있는 관계로 어렵겠구, 다음 주에는 가능할 것 같네여. <예수에게 솔직하기>와 회비만 있음 되나요?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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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 / 네 저도 다른 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 이야기는 일단 이쯤에서 정리할래요. (최종결론만 다르지, 고민하는 내용은 김강님하고 저하고 비슷한 거 같아서요.ㅋ)부가 정보
Go-J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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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딴소리 같지만,이런 댓글토론은 진정, 정말로 좋은거 같아요.
그냥 읽다보니 그런 생각이 확고해 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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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nseksrmrq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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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하게 ...바르게 생각하신 마음을 쓰신 것은 누구에게도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