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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벼랑-유예된 삶, 청소년 ㅜㅜ

 
벼랑
카테고리 청소년
지은이 이금이 (푸른책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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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성장소설, 청소년 문학에 관심 갖게 한  작가가 이금이다. 쉽기 때문이기도 하고 재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교사인 내게 화두를 던지기 때문이다. 작가 후기를 읽으며 아이를 키워오면서 겪은 갈등들이 고스란히 책 속에 담겼다는 고백을 한다.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아이들을 이해해 왔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이금이의 소설들은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한 것이었다, 솔직한 이야기이니까.

 

아이를 등학교에 입학을 시키고 고민들이 꽤 생겼었다. 그러다 바쁘다 보니 잠시 잊기도 하고, 아직은 시간이 있다며 고민들을 유예하기도 하여 왔다. 그러던 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이것이다 말하기 어려운 어슴프레한 고민의 윤곽들이 다시 눈에 밟히기 시작한다.

공교육 체제의 한 교사로서 나는 과연 공교육을 얼마나 신뢰하는가도 문제이지만, 공교육이 교육이 전부가 아닐 수 있어야 한다는, 또는 아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문제도 고려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자가당착에 이른다. 이 자가당착이 여전히 문제이겠지만, 벼랑을 읽으면서 '유예하지 않는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만은 분명해졌다,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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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현직교사입니다. 해임을 앞둔 마지막 글...

처음 일제고사에 대해 아이들과 함께 고민할 때부터,

아고라에 글을 올리고 댓글을 통해 많은 격려를 받아왔는데...

당당히 싸워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이 자리에까지 오게 되었음이, 너무나도 가슴이 아픕니다...

 

내일, 오전 수업을 마치고
조퇴를 쓰고,
한 시에 있을 기자회견을 위해
서울시 교육청으로 가야해요.

징계 통보를 받을 방학 전까지는 아마,
학교에 나갈 수 있겠지만...
방학을 하고 난 2월, 그리고 아이들 졸업식에는
함께 하지 못하게 될 것 같아
잠도 오지 않는 이 밤에 마지막 편지를 썼어요.

쓰면서, 울면서,
그렇게 편지를 다 쓰고,
멍하니 컴퓨터 앞에 앉아있습니다.

아이가 뉴스를 보고 제게 전화를 했습니다.
어어엉 하며 전화기를 붙들고 큰 소리로 울어버리더라구요...
'그래, 난 당당해.'
'혼자가 아니니까 괜찮아.'
하고 억지로 참았던 울음이,
그 아이 울음소리에 그만 터져나오고 말았어요.

"선생님 우리 그럼 헤어져야 하는 거잖아요.
졸업해도 나는 선생님 찾아갈려고 했는데...
그래서 중학교 가서 교복 입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했는데..."

아,
어찌해야 하나요...
내일 학교에 가서 아이들 얼굴을 어찌 봐야 할까요...

그저, 가슴이 먹먹할 뿐...


알려주세요.
알려주세요.
지금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어머님들께 드리기 위해 쓴 마지막 편지 올려봅니다...



어머님들께 드리는 마지막 편지

처음 아이들을 만나던 날이 생각납니다.
혹시나 첫날 만났는데 교실이 어지러울까
전날 아이들 만날 교실에서 정성껏 청소를 하고
꿈에 부풀어, 가슴 설레이며, 아이들 책상 위에 꽃을 올려두었지요.
음악을 틀고, 추운 몸을 덥혀주려고 정성껏 물을 끓여두었습니다.
하나, 둘, 자리를 채운 반짝이는 눈동자들을 앞에 두고
저는 ‘인연’에 대해 이야기 들려주었어요.
너무나 소중한 인연이라고, 억 겁의 인연이라고...

그렇게, 처음 만났고,
이 좁은 교실에서 일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는 동안
먹고, 뒹굴고, 한 몸 같이 지내던 시간.
그 시간들을 뒤로 하고
이제 눈물로 헤어져야만 하게 되었음을 전하는 지금 제 마음을
차마 이 몇 글자 속에 담아낼 수가 없네요...

어제 오후, 저는 서울시 교육청으로부터
‘해임’ 의 통보를 받았습니다.
교직에 처음 발 디딘 지 이제 3년.
해마다 만나는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에
만약 신이 계시다면, 내게 이 직업을 주셨음에
하루하루 감사하던 나날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서 이제 서울시 교육청이,
제 아이들을 빼앗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해임의 이유는,
성실의무 위반, 명령 불복종이랍니다...
제가 너무 이 시대를 우습게 보았나 봅니다.
적어도 상식은 살아있는 곳이라고, 그렇게 믿고싶었는데...
옳지 못한 것에는 굴하지 않겠다고, 그렇게 이를 앙 다물고 버텼는데...
시대에 배신당한 이 마음이 너무나 사무치게 저려옵니다.

‘그러게 조용히 살지...’
왜 그렇게 살지 못했을까요?
이 아이들 앞에서 떳떳하고 싶었어요.
학원에 찌들어 나보다 더 바쁜 아이들에게,
시험 점수 잘못 나올까 늘 작아지는 아이들에게,
더 이상 우리 서로 짓밟고 경쟁하지 말자고
우리에게도 당당히 자기 의견 말할 권리가 있다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어요.

후회하느냐구요...?
아니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양심있는 사람들이 살기엔 너무나도
잔인하고 폭력적이었음을 새삼 깨달으며,
공무원으로 성실하게, 명령에 복종하며 바닥을 기기보다는
교육자로서 당당하게, 양심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다짐해봅니다.

그럼에도 다시 후회하느냐고 물으신다면...
이 폭력의 시대를 알아보지 못하고
조용히, 입 다물고 살지 못하고
이렇게 무력하게 아이들을 빼앗기는 이 모습이
가슴이 터지도록 후회스럽습니다.

울고, 웃고, 화내고, 떠들고, 뒹굴며
늘 함께했던
아이들만이 유일한 삶의 희망이었던 저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그저 먹먹한 가슴 부여잡고 눈물을 삼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아이들 서른 둘 얼굴이 하나하나 눈 앞을 스쳐 지나가
눈물이 쏟아져 화면이 뿌옇습니다...
이렇게 아끼는 내 자식들을 두고
내가 이곳을 어떻게 떠나야 할까...
졸업식 앞두고 이 아이들 앞에서
하얀 장갑을 끼고 졸업장을 주는 것은
저였으면 했는데...
문집 만들자고, 마무리 잔치 하자고,
하루종일 뛰어 놀자고,
그렇게 아이들과 약속했는데...

죄송합니다.
이렇게 떠나야만 하는 마음,
꼭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더러운 시대 앞에
굴하지 않은 가슴 뜨거운 한 사람이 있었다고,
그렇게 여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08년 12월 11일 목요일 한울미르반 담임 최혜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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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사랑합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카테고리 만화
지은이 강풀 (문학세계사,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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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이 났다.. 젠장.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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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힌 문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출구를 내가 만들면 돼

 
소년 아란타로 가다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설흔 (생각과느낌,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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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이와는 다른 성장 소설 한 편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 지은이인 설흔은 앞서 내가 강추했던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글이 쉽게, 청소년을 위한 책답게 쓰여져 있다. 역사를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역사를 연표로 알기보다는 삶의 현장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학생이라면 더욱 재밌게 읽을 만한 책이라 생각한다.

일본으로 가는 통신사의 얘기를 소설적 재미에 역사적 사실을 더해 재밌게 쓰고 있다. 소년이 통신사 행렬에 따르게 되면서 소년이 겪는 정신적 성장을 말하는 듯하면서도, 당대 소년과도 같던 조선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역사적 깊이가 있다거나 문학적 성취보다는 '삶의 태도'에 이 소설은 촛점을 맞추고 있다. 새로움을 향하는 문을 열어달라고 '두들기기'만하는 소극적 태도가 아닌 닫힌 문을 '부수는' 적극적 태도를 얘기한다. 파괴의 적극성을 소설의 끝에서 소년의 선택을 통해 '새로운 문을 만드는 '창조적 적극성'으로 이 소설을 갈무리한다. 이러한 옮아감이 조선이 갔어야 하는 아쉬움에 대한 작가의 표현이기도 하겠지만, 작가의 의도만큼의 역사적 성찰과 깊이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성장통을 이겨가는 경로를 주어진 것-여기서는 '닫힌 문'으로 표현하고 있다.-에 대한 소극적 태도와 적극적 태도의 극복은 새로운 경로의 설정-문을 만드는 것-으로 제시하는 갈무리는 계속 성장을 바라는 어른의 입장에서도 새겨들을 만하다. 닫힌 문 앞에서 서성일 필요없이 새로운 문을 향하는 용기, 여전히 매력적인 삶의 길이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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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외압, 우리 학교도 시작하네 - -^

우리 학교 근현대사 교과서는 금성출판사 거다. 서울에서 공 씨가 난리를 쳐도 조용하길래 조용히 넘어가는 줄 알았다. 오늘 도서관에 앉았는데, 교감이 역사과 선임선생님을 불러 교과서 변경을 전제로 계속 얘기하는 걸 우연히 들었다.
역사과 선임선생님은 전교조 조합원도 아니지만 교총 회원도 아니다. 하지만 학문적으로 심지가 굳으신 분이고, 생활적으로도 그러하시다. 흔들림 없이 굳건히 얘기는 하시지만 일단 의논을 해보겠다는 정도에서 교감과의 얘기를 마무리하셨다. 예전에 도서관으로 온 '교과서포럼'의 극우 교과서와 며칠 전에 조갑제닷컴에서 온 금성교과서 좌편향 어쩌구 하는 책을 보여드리며 어찌할까요 했더니 당신도 필요없다고 하셨던 분이다.
이미 끝난 교과서 선정을 틀어보려는 또라이들이 절차와 규정도 무시하고 있지만, 전교조는 어떤 대응을 하는지 모르겠다. 간명하게 얘기하면 '학문사상의 자유'문제이지 않은가 말이다.
교감을 쫓아가서 오늘의 발언에 대해 엄중 경고를 하고 돌아섰다. 싸워야 하지 않나. 정말 가열차게 싸워야 하지 않겠나 하는 것이 나의 생각이고 의지이다. 일단 우리 학교 역사 선생님들을 믿고 있다. 그리고 전투태세를 갖추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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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연암이 글쓰기 지도서를 썼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다만 이 글은 연암의 글을 통해 연암 글의 특징들을 정리하여 독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야기 형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온전하게 소설이냐고 물으면 소설이면서도 소설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그런 책이다. 지은이도 설흔, 박현찬 두 사람의 공동 저작으로 되어 있는 공동 '창작' 작품인 것도 독특하다. '창작'이라고 말은 관습적 지칭이고 순수하게 창작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잡다한 얘기는 제쳐두고 분명한 것은 재밌다는 것이다. 그것도 매우^^ 글쓰기 뿐만 아니라 독서에 대해서도 은근한 공부가 되는 책이다. 강추!





<연암이 말하는 글쓰기 법칙>


1. 정밀하게 독서하라
; 독서는 푹 젖는 것을 귀하게 여긴다. 푹 젖어야 세상과 내가 서로 어울려 하나가 되다.


2. 관찰하고 통찰하라
; 통찰은 결코 저절로 오지 않는다. 반드시 넓게 보고 깊게 파헤치는 절차탁마의 과정이 필요하다.


3. 원칙을 따르되 적절하게 변통하여 뜻을 전달하라
; 옛것을 모범으로 삼고 변통할 줄 알아야 한다. 바로 '법고이지변法古而知變'의 이치이다. 또한 변통하되 법도를 지켜야 하다. 이것이 바로 '창신이능전創新而能典'의 이치이다.


4. '사이'의 통합적 관점을 만들라
; 대립되는 관점을 아우르면서도 둘 사이를 꿰뚫는 새로운 제3의 시각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서 있는 자리와 자유의 틀을 깨고 나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5. 11가지 실전수칙을 실천하라.
; 명확한 주제 의식을 가지고, 제목의 의도를 파악해서 글을 쓰며, 사례를 적절히 인용하고, 일관된 논리를 유지하며, 운율과 표현으로 흥미를 배가하라. 인과 관계에 유의하고, 참신한 비유를 사용하며, 반전의 묘미를 살려서 시작과 마무리를 잘하라. 또한 함축의 묘미를 살리고, 반드시 여운을 남기라.


6. 분발심을 잊지 말라.
; 한 번 뱉으면 사라지고 마는 말이 아니라, 지극한 초심으로 한 자 한 자 새긴 글로써 세상에 자신의 뜻을 증명하는 것이 글 쓰는 사람의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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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고전읽기의 즐거움

천천히 아주 천천히 때때로 읽기에 좋을 듯하다. 한번에 다 읽기에는 내용이 연결되지 않아 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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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다산의 마음

박혜숙 지음 | 박혜숙 옮김
돌베개 2008.06.30
펑점

다산 선생 역시 한 사람의 아비였고, 남편이었고, 누군가의 동생이었고, 그리하여 따뜻한 피가 흐르는 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도 갈등하고 돌아보며 자신을 다듬어 갔다. 그는 바로'흔들리며 핀 꽃'이었다.

 

이 책은 수오재기로 시작한다. 고딩들도 아는 글이며, 수능 시험에도 나오는 글이니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 글이겠는가. 이 책은 다산 선생의 의식을 엿볼 수 있는-결코 깊이는 아니다. 짧은 글이고 편집된 글이기에, 더구나 그의 방대한 저서를 두고 발췌된 책을 보고 그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면 이는 교만이다-친철한 편집이 돋보인다. 생애의 18년을 귀양지에서 보내야 했지만 좌절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자신의 학문적 업적을 이루는 바탕으로 삼는 그의 돋보이는 낙관적 자기 성찰과 의지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이다. 그러면서도, 귀양지에서 가족과 자신의 형제와 자식을 생각하는 그 절절함은  또 한 편의 휴먼드라마이다.

 

그간 다산의 글들과 생애에 관한 책을 읽었고, 읽다가 힘들어 그만 둔 책도 있는데, 읽다 그만 둔 책에는 박석무의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라는 책이 있다. 힘들어 유난히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 힘들어 중간에 놓아버렸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책의 내용이 새록새록해졌다. 독서는 읽다가 그만 둔다고 하더라도 읽은 만큼은 의미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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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롱뇽의 친구들-2조 5000억과 145억

  우리가 함께하여 낮은 울타리가 되고

                              우리가 함께하여 도롱뇽의 친구가 되는 것은 우리의 마음이 먼저 물들었기 때문입니다.

.

 

 

문득 쌀쌀해진 겨울의 초입입니다.


오랜만에 편지글을 드리면서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망설이게 됩니다. 

지금부터 저는 지난 몇 달 동안 제 마음에 거칠고 엉글게 엮여있던 이야기들을 드려보려합니다.


여러분들은 혹, 지난 10월 한 달 동안 중앙일보를 비롯한 몇 곳의 신문 한 귀퉁이에 조그맣게 실려 있었던 

‘천성산 손실에 관한 정정, 혹은 반론 보도문’ 을 본 일이 있으신지요. 

저는 여러분들이 무심히 보아 넘겼을지도 모르는 단 몇 줄의 반론 보도문을 싣기 위해 꼬박 1년 동안

몸에서 떨어져 나간 깃털이 허공을 떠돌듯 세상을 부유하며 다녔습니다.  

 

3000건이 넘는 천성산 관련기사를 정리하여 15개의 언론사에 3차례에 걸쳐 공문을 띄우고, 청와대 정책실을

비롯하여 170배나 과장된 천성산 손실 문제를 아무런 의심없이 인용하였던 대학과 연구소 등에 30통이 넘는

공문과 편지글을 띄우는 일도 그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잡습니다. 중앙일보 2008년 2월 25일자 E 면 ‘지표보다 현장 챙겨 기사 중’

본지 2008년 2월 25일자  E 면 ‘지표보다 현장 챙겨라 립서비스 경제는 이제 그만 중’ 기사에서 천성산 터널 공사가 중단 된 기간은 10개월이 아니라 6개월 이기에 바로 잡습니다. 공사가 중단 된 6개월 동안 시공업체가 입은 직접적인 손실은 145억 원이라고 밝혀왔습니다.

 

현제  대부분의 기관과 교수님들은 질문 자체를 무시하여 답신조차  않는 상황이며 간혹 답신 하신 분들도

자신들이 인용한 잘못된 추정치를  믿을 수 밖에 없었던 정황에 대한 변론으로 일관하고 있기에 때로는 

분이나 속을 끓이기도 하였습니다.

 

게다가 이제 관용구가 되어 버린 천성산 손실 문제에 대한 반론 보도문이 실린 후,   오히려 지인들로 부터 

'이제와서 다 끝난 일을 들추어 바로잡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질문을 받아야 했으며, 거대 언론인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를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하며 나홀로 법정에 서는 저를 염려하는 눈길을 모른채 회피

해야 했습니다. 

 

  지인들의 염려는 현실적이어서 신문 한 모퉁이에 게재된 반론문은 그동안 과장된 수치 때문에 천성산에

일이 일어났는지, 그로인하여 천성산 문제가 어떻게 확장되어 갔는지,  현 정부는 이 문제를 어떻게

비약 시키고 있는지,  한 비구니가 겪은 아픔이 무엇인지에 대하여는 아무런 설명도 지 않고,  법정에

조선은 여전히 "도대체 무슨 보도가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수 없다" 하고,  반론문까지 게재했던 동아는  

역설적으로 "합의보도문의 게재를 이유로 위와 같은 수치를 인용 할 기회 자체가 원천적으로 봉쇄되어야

한다는 것은 언론의 자유에 대한 있을 수 없는 간섭이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라변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천 날의 굶주림도 한 끼의 배부름으로 잊는다지요. 

저는 돌연히 시작하는 이 이야기의 끝에 얼마전 제가 주고 받은 한통의 편지 글을 소개하여 드릴까합니다. 

 

이 편지글은 얼마전까지 가장 예리하고 혹독하게 천성산 문제를 비판했던 서울대 박효종 교수님께서 보내

오신 답신 글로 이  이야기를 옮겨 놓음으로  제가 왜 모두가 끝난 일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붙잡고 아직도

세상을 깃털처럼 떠돌고 있는지,  다시 법정에 서는 천성산 이야기를 통하여 정말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무엇이며 우리가 아직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답을 함께 찾아 보고 싶습니다. 정정해야 것은

손실 수치가 아니라 치유해야 할  상처가 아직 우리 가슴과 이 땅에 너무나 많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인용하는 것을 허락하여주신 교수님의 편지글과 제가 보내드린 멜을  조심스레 옮기며 한동안 머뭇거렸던 

초록의 공명 이야기를 다시 시작합니다.

  www.chorok.org

환경친화적 정부를 자처하며 도롱뇽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는 한 여승의 '로맨티시즘'을 살리느라 천성산 공사를 지연시켜 2조5000억원의 국고손실을 초래했다.

                                                             <2008 신동아2월호 / 한국경제 2008년 1월 서울대 박효종교수>

 

 

 박효종 교수님께                            보낸날짜 2008년 10월 03일                  

 

귀의 삼보 하옵고,

저는 지난 7년 동안 천성산 환경 보존 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하고 도롱뇽 소송의 대변인으로 법정에 섰던

지율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교수님께서 지난 1월 16일자 한국경제 신문과 신동아 등에 천성산, 도롱뇽

소송 관련 기사와 기고를 하신 일이 있습니다.


이에 직접적인 당사자로서 또한 천성산 대책위원장으로서 천성산 문제의 이해를 위한 간략한 자료를

첨부하여 드립니다. 자료를 검토하여 보시고 교수님께서 주장하신 부분과 잘못 이해 된 부분에 대하여

회신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지금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를 상대로 소송 중에 있으며 공식적으로 발표 된 모든 문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자리를 준비하기 전, 천성산 문제에 대하여 먼저 교수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천성산 대책위 지율합장

 첨부 : 천성산 손실문제 정리 자료.hwp    

                                                                                                 

                                                                                                   

지율스님께                                     보낸날짜 2008년 10월 04일

 

안녕하십니까. 서울대학교 윤리교육과의 박효종교수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스님의 글월을 받아보고

마음에 깊히 느낀 바가 있어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2008년 1월16일자 한국경제신문에 천성산공사를 지연시켜 2조5천억원의 국고손실을 초래했다고

쓴바 있습니다. 또한 신동아등에도 그같은 내용의 수치를 사용했습니다.그런 금액은 당시 언론에서 보도

내용을 인용하여 쓴 것이었습니다.


이제 스님의 글과 첨부된 내용을 보고 시공업체가 밝힌 직접적 손실금액은 145억이라고 밝힌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점과 관련, 그동안 과장된 수치를 사용하여 쓴 것에 대하여 참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또한 그동안

스님께서 받으셨을 심적 고통에 대하여 정말로 마음 아프게 생각하며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습니다.


또한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한 글을 쓸 때 상기와 같은 내용을 적시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다시 한번 송구스럽고 죄송스러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받아들여주십시요.

감사합니다.                                                                                                            박효종 교수드림 

 

지율입니다.                          보낸날짜 2008년 10월 25일

 

망설임 속에서 글을 드립니다.

지난번 제가  교수님께 반론의 글을 부탁 드린 일이 있는데 기억하시는지요.

혹, 언론을 통해서 보셨는지 모르지만 저는 이 문제로 조선, 동아와 나홀로 소송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소송을 결코 싸움이나 투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천성산 손실 문제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사실관계의 인과로 풀어가야 할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기고가  어렵다면 지난번 교수님께서 주신  답신 메일 글을 제가 인용 할 수 있도록 허락하여

주셨으면 합니다. 혹,  다른 의견이 있으시면 말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지율합장

 

지율스님!                               보낸날짜 2008년 10월 25일

 

안녕하십니까. 지난번 지율스님께 보내드린 글속에  저의 뜻이 담겨있습니다.

당연히 물론 저의 답글을  인용하실 수 있습니다.

사실 관계에 있어서 잘못된 점을  늦게서나마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박효종 교수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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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언한다, 내가 전교조 교사다!

 

전교조 교사의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뉴또라이트가 난리가 났다. 궁금하단다. 어느 학교에서 어떤 전교조 교사(그 사람들은 빨갱이 교사라 부른다더군)가 있으며, 그 학교 학생들이 얼마나 진학을 좋은 데로 하는지도 궁금하고, 학생들이 얼마나 빨갛게 물들었는지도 성토하고 싶다고 난리다.

전교조에서는 본인 동의 없는, 탄압의 의도가 있는 공개 압박을 협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랬더니 뉴또라이트는 전교조 교사들이 스스로 부끄러워 공개를 꺼린다고 멋대로 해석한다. 어떤 단체에서 다른 단체 회원의 명단을 그 단체 회원의 동의 없이 일방 공개하겠다고 하면 일방적으로 공개 당하는 단체 회원들을 어떤 태도를 취할까? 뭐 그딴 건 일단 제쳐두자. 합리적 이야기가 어차피 되지 않는 ‘뉴또라이트’이니 굳이 내가 토론의 자세를 취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다. 난 내 정보를 그들, 뉴또라이트가 공개하길 바란다. 왜냐하면 그런 식의 정보공개는 불법이고, 불법적인 공개는 소송을 걸 수 있다니 말이다. 말로 안 되면 법으로라도 말해야겠기에 난 원한다, 그들이 내 정보를 그들 맘대로 공개하길. 그러면서도 일말의 걱정이 있긴 하다. 그 놈의 법이란 것이 별로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이 걸린다.

그래서 내 스스로 선언하기로 했다. 내가 전교조 교사라는 것을!

나는 이헌수이다. 경남 양산의 양산여자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현재 교직 경력 10년차이며 소속 단체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으로, 정확하게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 양산지회 양산여고 분회 소속이다. 그간 전교조 지회에서 사무국장도 했고, 연대부장도 했고, 정책부장도 했고, 지부 대의원도 했고, 전국 대의원도 했다. 한미 FTA 반대 집회도 열심히 쫓아 다녔고, 교원평가 저지 투쟁도 열심히 했고, 각종 이슈의 연가투쟁도 열심히 다녔고, 연가 투쟁과 관련하여 징계 운운할 때 징계 동의를 거부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촛불집회와 관련하여 학생들에게 영상도 보여주고 학생들과 토론을 시도하기도 했고, 일제고사 저지 투쟁 집회도 가고, 反MB 집회라면 다 쫓아다니려고 노력하고, 보수적 자유주의자들이 사람 사는 세상을 망치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요즘의 사회적 관심사는 대운하를 비롯한 환경재앙을 어떻게 실제적이고 효율적으로 저지할 것인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수업은 제대로 하냐고 묻고 싶을 것이다. 내 정보를 공개했으니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물어보시길.....

자, 내 얘기는 대충 했으니 이제 전교조 교사가 누군지 궁금해 하는 당신, 당신 정보를 공개해봐. 나도 궁금하거든. 도대체 개인 정보를 궁금해하는 파파라치형 뉴또라이트가 누군지. 서로 공개하는 것이 공평하잖아. 나를 궁금해 하는 당신, 넌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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