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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순정=도망자 이치도

몇 해 전 성석제의 '순정'이란 소설을 읽었다. 나의 아주 부정확한 기억으로는 내가 성석제의 문체에 매력을 느낀 것이 아마도 '순정' 때문이었던 것 같다.

 

'도망자 이치도'를 읽었다. 다 읽고 난 후 난 이렇게 생각했다.

"역시 성석제는 풍자적이면서 비꼬는 듯한 이런 문투가 딱이란 말야."

'도망자 이치도'를 다 읽고 난 후 판쇄를 보는데, 초판 발행 '순정'으로 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순정'과 '도망자 이치도'는 같은 소설이고 다시 찍어 내면서 제목이 바뀐 것이다. 책을 어떻게 읽는 것인지... 헛헛... 웃음만 나오더군.

 

그래도 재밌었다. 성석제는 역시 재밌다. 다시 봐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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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주머니 속의 고래

이금이 저 | 푸른책들 | 2006년 12월
 



성장 소설.

나는 작가가 교사 출신인가 싶었다. 학교에 대한 이야기 부분에서 너무도 적확해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데, 뜻 밖에도 아니었다. 다만 아들이 중3이었단다. 학교에 관심이 많은 부모였겠구나 싶기도 하고, 학교를 객관적으로 자기 아이만의 학교로 보지는 않은 사람이구나 싶어 마음이 놓인다. 하기야 제 아이밖에 모르는 사람이 '성장 소설'을 쓸 수 있지는 않겠지.

 

가볍게 읽을 수 있어 좋다. 꿈이 어디 아이들에게만 있으랴. '민기'의 아빠가 항상 읍조리는 '고래사냥'이란 노래는 아빠의 못다한 꿈의 원형인 것이다. 연예인이 되고픈 아이들과 남들이 가는 평탄한 길을 가기를 바라는 부모의 갈등은 지금도 계속된다고 봐야겠지.

이 글을 읽으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교훈성'이다. 이야기 안에도 나오는 얘기이지만 '도덕 교과서'마냥 깔끔한 마무리가 더이상 상상의 길을 가려버린다. '길이 끝나자 길이 시작'되는 서사는 아니다. 동화작가여서 그런 것이려니 싶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학교 학생들이 생각이 난다. 내가 야단치고 야간자습 강제로 시키고 하는 그 동안에 아이들의 꿈은 짓밟힌 것이었겠지 하는 생각도 들고, 우리 학교 애들은 어떤 아픔을 각자가 품고 살고 있을까 싶기도 하고......

 

누군가가 그랬다던데, 자기가 어떤 방향으로 열심히 하는지 모르고 열심하는 것이 가장 위험한 것이라고. 지난 한 해 '열심히' 고3 담임이란 것을 해오면서 나는 혹 무지한 체로 열심히 한 것은 아닌지 불안해 지곤 한다. 내가 열심히 한 고3 담임의 역할이 아이들의 꿈을 억누르는 것은 아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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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하리하라의 생물학카페-투쟁하지 않는 생명은 없다!

 

예전에 논술 연수를 갔다가 토론수업을 임상하게 되었다. 그때 토론 주제가 '낙태'였다. 일단 나의 경우 종교적 입장에서는 낙태 반대론자였고, 현실적 입장에서 낙태 찬성이었다. 상반된 두 결과에 대해 공통의 바탕은 생명 존중이었다. 단지 독립해 존재하는 실존하는 생명이냐 아니냐로 갈라 더 중요한 생명에 대한 얘기 정도가 나의 주장의 다였다.

이 책에 수정과 착상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수정된 난자가 자궁 내에 반드시 자궁 내 착상 되는 것은 아니란다. 70% 이상은 자연 유산, 즉 착상이 이뤄지지 않는단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생명의 시작은 난자와 정자의 만남인 수정에서 보기보다는 착상을 그 시작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노레보'라는 피임약의 얘기가 그 뒤에 이어진다. 노레보는 수정된 난자가 자궁 내 착상을 방해하는 것으로 70% 이상 이뤄지는 자연 유산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이란다. '노레보' 국내 시판과 관련하여 유림이나 보수층에서 우려하는 문란한 성생활을 조장하지 않겠냐는 우려는 '콘돔'이 처음 시판될 때도 있었단다. '우려'는 '기우'라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방식으로 서술된다. '생물학 카페'를 교과서로 만들지 않는다. 단지 자연과학인 생물학 지식이 많이 서술되어 있어, 고딩시절 공부하던 시절의 습관이 살아나서 연습장을 꺼내들고 깜지를 써가며 외우고 싶어진다는 것은 책의 문제이기보다는 나의 문제이려니 싶다.

또 이 책의 재미는 신화와의 연계다. 뚜렷한 연계가 보이는 대목도 있고 그렇지 않은 대목도 보이지만, 또 신화와 생물한 부분을 병렬만 해놓고 있어 오히려 산만해 보이기도 하지만, 신화를 생물학적과 가볍게 접목해보는 대목도 상당한 눈요기가 됨은 부인할 수 없다. 재밌게 즐겁게 뿌듯하게 읽을 수 있어 좋은 책이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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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복희씨]노년에 돌아서 돌아보니 삶의 아이러니가 보이네

박완서 저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10월
 



'친절한'으로 시작하는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 영화가 있었다. 친절하기는 친절했는데, 그 친절함이 상식적이고 일반적인 '친절'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박완서의 '친절한'은 박찬욱의 '친절한'과는 사뭇 다르다. 박완서의 친절함에는 어수룩함이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이 어수룩함으로 인해 이용당하고, 이용당한 만큼 멸시당한다. 그래도 복희 씨는 알고 있다.

'이건 아닌데'

현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있으되, 왜인지에 대한 논리적 인식은 안 보인다. 박완서는 여기서 멈춘다. 하기야 그래야 되지 않겠나 싶다. 어디 인생이란게 분명한 이유가 있겠나. 나같은 젊은이야 그 이유에 목말라 헤매이기도 하고 방황하기도 하고 뭄부림 친다지만, 삶을 회고할 시점에 선 작가의 시각에서 이유라는 게 뭐 그닥 중요하겠나. 그리고 너무 많이 일러주는 것이 반드시 '약'이 되는 것만도 아니지 않나.

 

우리 반 학생 중 한 명이 국문과 면접을 가게 되었다. '친절한 당탱씨'는 그 대학의 기출 구술 면접 문제를 뽑아서 교육하고, 예상 문제를 몇 문제로 압축해서 공부를 시켰다. 말하기가 어렵다고 해서 예상 문제의 그럴싸한 답안 문장까지 작성해서 교육을 시켜 보냈다. 친절한 담탱이답게.

면접을 마치고 나온 그 학생이 전화를 해왔다. 운다.

"서..언..새..님"

꺼이꺼이거리는 분명치 않는 말을 대충 요약해보면 이렇다. 내가 예상한 구술 면접 문항이 그대로 나와서 대답을 하려고 했는데, 선생님이 정리해준 그 말이 생각이 안 나서 버벅버벅하다가 나왔다는 것이다. 그렇게 친절하게 구술면접을 준비시켜 주셨는데, 제대로 못해 죄송하고, 이미 준비한 것조차 대답 못한 자신이 한스럽다는 정도의 얘기를 휴대폰이 뜨거워지도록 했다.

그 후로 나는 학생들 전공 면접 시 예상 문항은 얘기하되 정답을 작성해주거나 하지는 않는다. 과도한 친절은 '독'이다.

 

소설집이다.

단편 소설들의 삶의 전반을 속도감있게 훑어간다. 단 하루만에 읽혀 내려가는 힘은 '수다'에 있다. 박완서는 화자를 통해 수다를 싫어하느냥 작품에서 언급하지만 실제로 수다를 즐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나는 이런 삶의 수다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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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폐지대학평준화 소식지 와글와글 제4호

2007년 11월 22일 네 번째 소식지

 

[Action 1124! 모두 함께 모이자! 행동하자!]

         

올해도 어김없이 수능이 치러졌습니다.

한번 보는 시험으로 한 인간의 운명이 결정되는 사회,여전히 견고하기만 한 대학서열화와 학벌 구조. 성적을 비관해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한 삼수생이 있고, 수능 시험을 거부하고 교육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한 고3학생이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나서야 합니다.

입시지옥, 사교육, 학벌구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대안인 대학평준화. 11월 24일 전국 각지에서 교사, 학생, 학부모, 시민이 모여  “입시폐지 대학평준화 운동”의 힘찬 도약을 시작합니다.

꼭 오십시오. 여럿이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됩니다.

(전교조서울지부웹메일에서)

<꾸벅> 안녕하세요. 입시국본 소식지 '와글와글-입시폐지 대학평준화' 4호입니다. 드디어 1124가 다가왔습니다. 회원분들 모두 전국각지에서 열리는 1124 공동행동에 손에 손잡고 주변 분들과 함께 모여서 외치고  감동하고 결의를 다져나갔으면 합니다.

홍세화 대표의 호소문 - 대학평준화를 현실로!

 

 

 

[11월 24일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 입시폐지대학평준화 공동행동]

 

* 수도권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등 전국 15개 지역에서 동시에 개최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입시폐지대학평준화운동이 1124 전국 각지에서 교육혁명의 서막을 열어젖히게 됩니다. 그 동안 2000km 자전거 전국대장정, 입시폐지대학평준화국민운동본부(준) 출범, 각 종의 토론회와 강연회, 기자회견, 수능폐지 퍼포먼스, 각 계 각 층의 선언을 거쳐 드디어 1124 전국 각 지에서 입시폐지대학평준화 교육혁명의 서막을 알리는 공동행동이 전개됩니다. 수도권을 포함 전국 15곳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액션 1124는  그 자체만으로도  “과연 제대로 될려나,,” 라는 모든 우려나 회의를 떨치고 매우 힘차고도 뜻 깊게 본격화되기 시작되었음을 알려줍니다. 많은 분들의 성원과 회원들의 다양한 활동으로 입시폐지대학평준화운동은 짧은 시간이지만 사회적 담론으로서 시민권을 쟁취하였고 대선국면의 교육공약으로도 깊숙이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범사회적 대중운동으로 발전하는 일 그리고 앞으로 가열차게 전개될 평준화냐/본고사냐의 대결에서 승리하는 길이 남아 있습니다. 1124 모든 회원분들은 가까운 지역에서 열리는 공동행동 행사에 주변분들과 함께 손에 손잡고 참여하여 교육혁명의 서막을 알리는 큰 울림에 함께 했으면 합니다. 화이팅 입시폐지대학평준화운동! 액션 1124!


* 문화제, 자전거 선전전 등 다채로운 행사 진행

- 전국 동시다발로 진행되는 공동행동은 입시폐지대학평준화의 염원을 담은 ‘날개’ 이미지의 형상화, 공동선언문 낭독을 전국 통일적인 공동행동으로 설정하고 지역 사정에 맞는 다채로운 행사들로 함께 진행됩니다.

- 수도권의 경우 국본제작 동영상 상영, 이화여고 댄스동아리 학생들의 찬조 댄스, 락밴드 ‘보드카레인’, 9인조 관악밴드 ‘킹스턴루디스카’ 그리고 이랜드 몸짓패 ‘신화’ 등이 찬조출연합니다.(볼만 하겠죠?) 그리고 홍세화입시국본공동대표, 권영길민주노동당대선후보, 금민사회당대선후보 등의 발언 등도 있습니다.

- 전국 각지에서도 다양한 문화행사와 행동이 있는 중인데, 특히 충남 홍성에서는 청소년들이 직접 홍보동영상도 만들고, 비보이 공연 등 행사프로그램도 준비하면서 행사의 중심 주체가 되고 있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대구에서는 많은 시민사회단체와 대규모의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각 지역에서 다채로운 행사와 실천행동이 펼쳐지니 많은 참여바랍니다.

 왜냐면] 대학 평준화가 답이다 / 하재근  

 [정진상] "한국교육 핵심 모순에 정면 승부 걸다"

 

 

 

         [ 입시폐지 안티수능 퍼포먼스, 1인 시위]


수능 전후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외고입시부정 사태, 3수생의 수능비관 자살 등 입시-학벌체제의 폐해와 아픔을 보여주는 사건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실천들이 이어졌습니다.

 

 [성명] 특목고 입시 파행, 해결책은 대학평준화이다

 [오마이뉴스] 수능날 울려 퍼진 '입시폐지'의 함성

 변리사 꿈꾸던 삼수생, 수능 비관 투신 자살

  “SKY 대학부터 와르르” 입시폐지 퍼포먼스 현장 - 11/6 입시국본 기자회견 기사

 

 

 

 

 

          [기획연재3 : 서열화가 하향이다(1) : 랭킹 지표에 대하여 ]


기획연재 ‘하향서열화 상향평준화’는 세 번 째 주제로 ‘서열화가 하향이다’를 다룹니다. 이 주제는 두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우선 앞 부분에서 하향/상향 논쟁에서 자주 등장하는 <랭킹 지표>에 관해 다루었습니다. 함 읽어 보세요.

  [기획연재3 : 서열화가 하향이다(1) : 랭킹 지표에 대하여]

 

 

 

         [국본회원 2천5백여명]


주로 온라인으로 가입하고 있는 국본회원이 어느새 2천명을 넘어 2천5백여명 가까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운동 사상 이 정도의 자발적 참여의 흐름은 유례가 없었을 것입니다. 머지 않은 시기 1만회원을 돌파할 수 있도록 1124 이후 더욱 활력있는 선전홍보, 회원조직 활동에 모든 회원들이 같이 했으면 합니다.

 

 
 

 

         [불티나다 시민선전지]


1124 전후로 시민홍보용으로 제작한 ‘시민선전지’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주문으로 국본 재정에 예상 외의 손실(?)을 입히는 상황이 벌어짐(^^좋아서 하는 소리). 처음에는 간이 선전전용으로 생각하여 5천부만 제작하려 했으나 각 지역에서 주문이 쇄도하여 1만5천부를 제작하여 발송하였고, 특히 대구에서는 자체로 2만부를 제작하여 대대적인 시민홍보전에 나서겠다 기염. 이렇게 여러 회원들과 각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해 나간다면 내년에는 지금과는 비교도 안되는 대대적 선전전을 전개할 수 있는 힘이 형성되지 않을까하는 기대.

  시민용 선전지 만들었습니다.

 

 

 

         [홍성 청소년제작 1124 홍보 동영상]


1124대회를 준비하면서 충남홍성지역은 지역 학생들과 청소년들이 중심 주체로 나서 많은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 홍성지역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1124 홍보영상 :꿈! 꿀 수 있게해 주세요"를 소개합니다. 함 감상해보세요. 싸이월드에 오렸는데 일부 ‘얘들아 공부나해라’라는 악플도 있었지만 많은 격려와 추천이 쇄도하고 있답니다..

  11월24일 홍성문화행사 피켓용 동영상

  입시 폐지, 대학 평준화 국민 공동행동 홍성 홍보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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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삥 뜯지 마라.

 초등 고학년이 초딩 저학년을 또는 중딩이 초딩, 고딩이 중딩을 삥 뜯으면 난리가 난다. 갈취니 폭력이니 험악한 말을 갈기며 비난하거나 욕한다. 그리고 색출에 나선다. 상납과 삥의 고리를 끊기 위해 학교와 지역 사회는 온 힘을 다한다.


올 연말까지 최저생계비 시급 3,480원(2008년 1월부터는 3,770원), 근로 시간 밤 10시까지. 연소자(청소년) 근로에 대한 최소한의 규정이다. 그 외 근로계약서나 보호자 동의서 등의 서류적 절차와 연속 근로에 따른 유급 휴일 등의 법적 조건이 명시되어 있으나 아직 그것까지 바라지는 않는다. 최소한 줄 돈은 주고, 연소자니만큼 그에 따른 약간의 돌봄이 필요하지 않겠나 하는 사회적 동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시급 3,000원을 주면서 생색내고, 12시, 새벽 1시까지도 일시키면서 세상이 다 그렇단다. 보다 못해 화가 나서 노동부 연소자 근로담당관에게 전화를 한다. 조치를 취해달라는 간단한 요구를 한다. 홈페이지는 통해 진정서를 접수시켜 달란다. 뭐 절차야 그게 맞겠지만 진정서가 접수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은 연소자에 대한 보호의 의무를 ‘일’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나오는 발상 아닐까? 진정으로 연소자의 근로에 대한 보호의 의지가 있다면 10시 이후에 음식점을 한번 돌아보라. 얼마나 많은 연소자(청소년)들이 일하고 있는지 알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살짝 물어보라. 시급 얼마 받느냐고. 그리고 현장을 가벼운 시선으로 돌아보라. 연소자임을 확인케 하는 근로계약서를 계시하고 있는지. 노동부는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 하기야 직무유기가 노동부의 특기이기도 하니.

연소자를 채용하여 부리는 어른들도 그렇다. 고딩이 중딩을 삥 뜯는 것을 봤을 때 느끼는 분노를 자기에게는 적용하지 않는다. 언제나 그렇듯 자기가 하는 것은 언제나 로맨스이다. 지역 사회도 그렇다. 시에서는 업종별로 교육을 시키고 있는 것으로 안다. 연소자들이 주로 일하는 업종 담당자들에게 연소자 근로 채용시 유의사항이라도 전달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한번도 그런 교육이나 내용을 전달 받은 바가 없다고 말하는 사장님들 말이 거짓일까 머리가 나쁜 것일까?


연소자(청소년)에게도 노동의 권리가 있고, 정당한 대우를 받을 권리가 헌법(제11조 모든 국민은 차별받지 않는다.)에서부터 보장되어 있다. 그런 연소자들이 일을 하고 싶어 한다. 하도록 해줘야지. 이왕이면 국민된 대우를 받으면서 말이다. 힘의 우위에 선 어른들에게 삥 뜯기지 않으면서 헌법적 권리를 누리게 해야지 않나. 그리고 그런 연소자의 권리를 박탈하는, 삥 뜯는 이들에게 비난하고 욕하는 사회적 공감과 분위기가 필요한 것 아닌가? 좀더 관심 갖고 힘내서 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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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강산무진-허무에 대한 덤담한 고백이라 느낀다.

김훈 저 | 문학동네 |
   

 

김훈을 읽으면 제일 먼저 그 표현에 깜짝 놀란다. 어쩌면 이런 표현이 나올 수 있는가 싶다. 그의 수사는 결코 화려하지 않지만, 그 디테일은 화려함이 주는 불명료함을 단숨에 넘어서 명징한 이미지로 떠오르게 한다.

 

자본주의를 긍정도 부정도 아닌 그저 '사실'로만 받아들이는 그의 태도는 그의 책 <자전거여행>에 실린 이순신의 태도와 닮았다. 사실만이 중요한 것인지 모른다. 이데올로기와 주장은 사실의 왜곡일지도 모르니 말이다. 그래서 허무하다. 객관과 거리감이 주는 허무가 절망은 아니니 그를 비관적이라 말할 수는 없고, 그저 사실로만의 인정은 '젊은 시인'의 기침을 너무도 무의미하게 해버리니 참으로 난감하다.

 

그럼에도 난 이 책을 강추한다. 세태소설보다도 더 세태를 적확하게 묘사해내는 그의 탁월한 능력도 능력이거니와 그가 보여주는 표현의 수사만으로도 감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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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서울, 놈현스럽다... 찌라시

양산에서

버스가 막혔다. 청소차로도 막고, 소방차로도 막고, 심지어 레카로도 막았다. 차량과 차량 간격을 좁디좁게 잘도 막았다.


경찰이 버스키도 빼갔단다, 몰래.

버스를 돌려달라는 민중대회 참가자들과 모르쇠로 일관하는 경찰과 밀고 당기고 결국 실랑이가 붙었다. 우여곡절끝에 남양산 나들목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나들목을 점거했다. 듣자니 전국이 다 그런 상황이었다. 길이 막힌 시민들은 민중대회 참가자들에게 항의했다. 여성농민분이 고함을 쳤다.

"좀 참아라, 우리는 다 죽게 되어도 지금까지 참았다."

 

서울에서

서울시청 앞 광장은 전경버스로 빽빽히 둘렀고, 보호되었다. 시위대는 결국 도로로 내려 앉았다. 차가운 아스팔트에서 몇 만인지 알 수 없는 시위대는 민중대회를 치뤘다. 지하철의 공용 화장실은 초만원이었고 2~30m 줄을 서서 볼일을 봤다. 거리행진을 했다. 경찰 헬기가 떠서 선무방송과 사진채증을 열심히 하고 다녔다. 시위대는 경찰헬기를 향해 주먹을 먹이거나 손을 흔들었다.

 

놈현스럽다?

무리하게 막지 않았다면 전국의 고속도로와 나들목이 몸살을 앓았을까? 서울시청 앞 광장을 개방했다면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했을까?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결사의 자유는 2007년 대한민국에는 없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해서 판만 키우고 본전도 못 찾는다는 말을 2007년 대한민국에서는 '놈현스럽다'라고 말한다던가. 혹자는 '좌측 깜박이는 넣고 우회전하는 잘못된 습관'을 '놈현스럽다' 한다던가.

 

찌라시

"언제까지 서울 도심을 폭력 시위대에 내주어야 하나"

"불법 시위에 빼앗긴 서울의 휴일"

입에 올리기도 덕적스런 '조~일보', '동~일보'는 폭력, 불법 등의 단어를 써가며 연일 민중대회를 '씹었다'. 이토록 시민과 공공의 이익에 열을 내시는 분들이 왜 삼성과 BBK 앞에서 그토록 초라해지는지. 삼성의 핵심은 불법비자금이 있다는 사실이고 불법적이었다는 것이다. BBK의 핵심은 횡령이 있었다는 것이고 모 후보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들에 대해 '법대로'를 주장하고 목청을 높일 수 있어야 진정한 언론이다. 하지만 '조~'와 '동~'은 사실을 외면하는데 그치지 않고 '물타기'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것들을 '찌라시'라고 부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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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최척전, 우연으로 엮은 해피엔딩의 소망

황혜진 글/박명숙 그림 | 나라말 (전국국어교사모임) |
   



고전은 재밌다.

우연의 연속이 거슬리는 것을 현대소설의 시각에서 재단하지 않기만 하면 우연이 가져다 주는 해피엔딩의 인간적 소망을 감동적으로 읽을 수 있다.

정유재란으로 인한 최척 가족의 헤어짐과 이국에서의 만남, 그리고 귀향...

누구나가 그러한, 보편적인 행복 추구에 공명할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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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인간연습-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 연습
조정래 저 | 실천문학사 | 2006년 06월

 

 

 

 

 

나는 여전히 사회주의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공감한 얘기를 한 인물은 이름 없이 나오는 출판사 사장이다.

 

"냉전시대를 통해서 자본주의는 사회주의한테 안 먹히려고 사회복지제도를 얼마나 강화시켜왔어. 만약 그런 노력 하지 않고 돈 놓고 돈 먹기로 자본가들이 하는 대로 내버려두었더라면 사회주의보다 자본주의가 더 먼저 무너져버렸을 거다."

 

정말 그랬을 것이다. 연금을 비롯한 각종 사회복지제도는 반공이 국시로 떠받들어지던 비이성의 시대인 박정희 정권 때 만들어졌다. 수정자본주의란게 결국 사회주의적 이념의 자본주의적 수용이 아닌가 말이다.

 

조정래는 인간의 삶을 연습이라 적고 있는데, 한 번밖에 없는 인생인데 연습이라... 그럼 결국 우리에게는 여전한 실전이 남겨진 것이란 건가? 언제 그 실전을 치르는 것인지.

 

난 이 글을 읽으면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이 생각이 났다. 더이상 기대를 가질 수 없는 지구를 떠나 새로운 세상을 찾아나선 파피용호의 1세대들은 그들의 신념대로 절제하며 이상적 사회를 유지해갔다. 그러나 그 떠남을 통한 새운 세상을 해 향해한 혁명의 1세대들이 다 잊혀지기 전에 떠나온 지구와 다르지 않는, 아니 그보다 더 험난한 세상이 이어졌다.

공산당 1세대의 희생과 순수함이 무너진 얘기를 조정래를 호치민 평전을 번역하는 윤혁을 통해 말하고 있다.

 

"호치민은 죽기 전에 유서를 네댓 번 고쳐 썼다. 그런데 처음부터 불변이었던 것이 두 가지 있었다. 하나는, 자신의 시체를 꼭 화장시켜서 재를 전국의 중요한 장소 며 군데에 뿌리되, 그 뿌린 장소를 사람들이 모르게 하라는 것이었다. 그것은 호치민의 지극한 조국 사랑을 나타낸 것인 동시에,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자신에 대한 정치적 영웅화를 경계한 것이었다. 또 하나는, 해방을 맞게 되면 그동안 수많은 고난을 치러낸 인민들을 위하여 인민 생활을 향상시키는 일을 최우선으로 하라는 것이었다.

호치민 주석을 충실히 뒤따른다고 공언한 당 간부들은 첫번째 유언을 거역했듯이 두번째 유언도 거역하고 말았다."

 

사회주의의 몰락이 어쩌면 인간 본성에 대한 잘못된 성찰에서 온 것인지도 모른다. 인간은 원래가 본능적이고 악마적이어서 사회주의적 이상이 실현되기에는 애초에 불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럼 타락한 인간을 타락한 채 내버려둘 수 없었던 중국의 문화혁명의 시도는 나름의 의의가 있지는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의 사고는 결과로 과정을 재단하고 승과 패로 나누기에, 결국 사회주의는 제도적 현재적 실패뿐만 아니라 이념적 실패도 인정하고 새로운 대안 사회를 모색하는 거름이라도 될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여전히 자본주의는 비인간적이며 야만적이기에, 게다 최근의 신자유주의의 흐름은 그 야만성과 비인간성, 비이성적임을 통렬하게 드러내기에 어쩔 수없이라도 사회주의에서 여전히 현재적 의미를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강아지똥'이 되는 사회주의의 양분을 이 책은 '인간'이라 말한다. 인간됨의 철학이라... 인간에 대한 탐구가 지금까지 어디 정답이 있었던가.

 

읽으면서 나를 돌아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대학 5년 동안 좌파 학생운동을 하면서 사회주의적 지향을 가져왔고, 지금 교단에서도 사회주의적 교육에 대해 가끔 생각하는 나는 어쩌면 '인간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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