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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재편기] 모색 ② 심재옥 '해프닝'과 아르템스 문제제기, 그리고 한미FTA 투쟁


 

[권력재편기] 모색 ② 심재옥 '해프닝'과 아르템스 문제제기, 그리고 한미FTA 투쟁

지난 9월 19일 '찬물' 당원에 의해 (중앙당 당직자를 통해 들었다며) 문제 제기된 "업무보다 육아 우선" 해프닝(?)은 표면상 일단락된 듯이 보입니다. 그러나 그 해프닝(?)은 그렇게 '해프닝'(!)으로 치부되어 '봉합'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저는 지금까지 논의되었던 것들과는 별도로 (다른 시각에서) 몇 가지 '단상'을 전하려 합니다.

(심재옥 '해프닝'이란 어법은 심재옥 최고위원 발언으로 시작된 당내 '여성주의'적 투쟁과 전혀 무관한 편의상의 표현이란 점에 오해 없길 당부하며 글을 이어 갑니다)

1, 일단, 논쟁이 진행되면서 확인된 사실은 심재옥 최고위원의 발언이 왜곡 전파되었다는 것입니다. 심재옥 최고위원의 발언 배경과 그 진실은 9월 12일 진행된 48차 최고위원회 회의록과 심재옥 본인의 9월 21일자 해명 글 "저는 육아문제를 이렇게 생각합니다-최고위원회에서 육아문제를 발언하게 된 상황"을 찬찬히 살펴보면 알 것입니다. 각설하고,

2, 논쟁 과정에서 '아르템스' 당원의 논지를 흥미롭게 지켜보았습니다. 비교적 ‘팩트’에 충실하고, 차분하게 논지를 전개하는 논객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실함과는 별도로, 그는 자신의 주장을 설득하는 데에 실패했습니다. 즉, 심재옥 '해프닝'과 당 지도부의 '책임성' 문제는 논리적인 연관 관계가 형성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연관 지어 주장했기 때문에 설득력이 없었다고 봅니다.

3, 그러나, (포괄적인 의미에서) '아르템스' 당원이 제기한 당 지도부-최고위원회의 '무책임성'에 대해 동의합니다. 저 역시 얼마 전, 민주노동당 갈팡질팡의 주범으로 '최고위원회'를 지목했으며, 최고위원회 혁신 강화를 통해 위기 돌파의 실마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위기 돌파의 주체가 되어야 할 최고위원회가 외려 위기 제공의 원인자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4, 사실, 현 시기 민주노동당이 직면한 안팎의 위기, 시스템적인 소통 부재, 전당적인 동맥경화, 무기력한 정치력 등의 원인은 최고위원회 회의록만 찬찬히 살펴봐도 알 수 있습니다. 가령, 48차 최고위원회 회의록 '안건1 국민투표 전술의 의미와 한미FTA 협상저지를 위한 비상투쟁계획의 건'의 논의 과정을 살펴보면, 2기 최고위원회의 한계가 너무나 뚜렷이 드러납니다.

5, 비록 (회의록 그 자체가 현장 분위기까지 담을 수야 없겠지만) 담담하게 기록된 회의록일지라도 최고위원들의 혼란(?)상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습니다. 최고위원-의원단 연석회의, FTA특위, 당 기조실, 범국본 등등 체계와 투쟁 내용/방식의 혼란상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당 최고 지도부가 '전략'과 '기조'의 심도 깊은 논의는 생략한 채, 실무적인 문제로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6, 결국, "전당적으로 올인한다"는 한미FTA 저지 투쟁은 알맹이 없는 껍데기 사업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국민 대중은 고사하고 8만당원-지역-광역과 중앙이 제각각 헛돌고 있으며, 말로만의 총력전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전략'과 '기획'의 부실함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최고위원들을 전국순회투쟁에 동원하는 실무적인 논란보다 외려 강병기 최고위원의 문제제기(별첨)를 심층 논의하며, 한미FTA 저지 투쟁의 정치적 의미를 정확히 하고, 그에 적합한 (당 안팎을 아우르는) 사업 '기획'과 '전술'을 수립하는 게 더 우선 아니었을까요?

7, 별도로, 문성현 동지에게 말합니다. 전당적 대중 정치 활동을 단위조합 사업처럼 진행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공장 안 '총파업'과 공장 밖 '민중 항쟁'은 전혀 '질'을 달리 합니다. 그런데, 문성현 동지의 "일상적인 당무를 중단하더라도~" 발언은 "총파업하듯이 한미FTA 저지 투쟁 하겠다"는 것으로 읽혀집니다. 그런 정치 사업 방식은 '카리스마'적인 정치지도력으로 기억되는 게 아니라 외려 결정적인 정치적 '오류'로 기록될 것임을 (외람되지만) 지적해 둡니다.

* 사회적 의제 설정 능력과 (선전-조직화 플랜 등) 대중 정치력 회복을 위한 당 지도부-최고위원회의 심도 깊은 논의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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