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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해결의 돌파구는 북미관계에서?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3/07/20 15:45
  • 수정일
    2013/07/20 15:45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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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해결의 돌파구는 북미관계에서?
 
<분석과전망>북의 7.27전승절과 미국의 '을지프리덤가디언'에 연계된 개성공단사태
 
한성 기자
기사입력: 2013/07/20 [12:58] 최종편집: ⓒ 자주민보
 
 

▲교착상태에 빠진,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 간 실무회담이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공단중단사태의 책임소재 문제 그리고 재발방지책과 관련한 이견 때문이다.

“남측은 공업지구 사태에 대한 책임과 일방적인 재발방지 담보만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문제 해결에 인위적인 난관을 조성하는 무성의한 태도를 취하였다”
17일 4차회담이 끝나자 북은 우리당국을 그렇게 비난했다. 18일자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서였다. ▷재발방지 ▷신변안전 및 투자재산보호 ▷통행ㆍ통신ㆍ통관 ▷공단의 국제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질적 제안을 내놨지만 이를 우리당국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당국의 반발 또한 북의 그것 못지않았다. “북한의 제안은 구체적 실천 방향을 담지 않고 있어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연합뉴스 보도에서 확인되는 통일부 당국자의 입장이다. 정부 소식통의 입장도 같았다. "북한은 보도에서 재발방지를 하겠다고 성의를 보였다고 주장하지만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설명이 하나도 없다"면서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고 한 것이다.

다른 것 다 떠나서 반박을 주고 받는 것만 보아도 양상은 살얼음판이다. 문제는 그 살얼음판이 생각하는 것보다 두껍지 않아 보인다는 데에 있다. 무려 4번이나 회담테이블이 마련되었지만 진전은 없고 입장차만 확인하는 그 동안, 계속해서 얇아진 얼음판이었다.

이후 회담일정에 기대를 접어야한다는 견해가 나오기 시작했다. 살얼음판을 계속 걷다가는 물에 빠지고 말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22일에 있게 되는 5차회담에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사람이 전혀 없는 이유이다.

대신에 5차회담이 결렬 수순을 밟아가는 것일 수 있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5차회담이 마지막 실무회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성과 없이 회담 차수만을 늘려가는 양상이 반복되는 것도 이제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설명 끝에 내리는 결론이었다.

그렇다면,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 이래 사람들의 기대를 한껏 모으며 시작되었던 개성공단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은 과연 결렬로 치닫고 말 것인가?

▲실무회담에서의 쟁점은 실무적인 것이 아니라 극히 정치적인 것

정세분석가들은 어느 때보다도 분주하다. 그리고 냉철하다. 불안한 가운데서도 실무회담을 진척시킬 돌파구가 있을 수 있으며 그것이 무엇일지에 대해 관심을 곧추세워놓고 있다. 그 돌파구가 마련되어야만이 실무회담이 극적으로 타결되고 남북관계가 이후 이산가족상봉문제 그리고 금강산관광재개문제까지 포괄하는 전망을 세울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돌파구를 찾는데서 중요한 것은 개성공단사태에 대한 책임소재를 따지는 문제 그리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는 문제 등 실무회담에서 확인된 쟁점 두 가지에 대해 정확히 성격을 규정해내는 일이다.

개성공단사태에 대한 책임소재를 따지는 문제 그리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는 문제는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이는 무엇보다도 4차례에 걸친 남북실무회담에 성과가 나지 않았다는 것에서 확인되는 사실이다. 두 가지 쟁점이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였다면 회담이 4차까지 진행되는 동안 해결의 기미를 어떤 양태나 징후로든지 보여주었을 것이다. 이는 다른 한편으로는 두 가지의 쟁점이 실무회담이 담기에는 버거웠을 수도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두 가지 쟁점이 실무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다음으로 두 가지 쟁점이 공단중단사태의 근본원인에서 배태되어나온 것이라는 것과 관련이 있다.
개성공단을 중단시킨 것은 북이었다. 그리고 북은 미국의 한미연합훈련 그리고 개성공단과 관련된 우리당국자들의 적대적 발언에서 확인되는 대북적대성을 그 구실로 삼았다. 북이 개성공단을 중단시킨 이유로 미국과 한국의 대북적대정책을 들었다는 것은 그 사태해결이 단순한 문제가 아님을 또렷하게 보여준다.

이것들은 회담진척을 가로막고 있는 쟁점 두 가지가 사실, 본질적으로 남북관계는 말할 것도 없고 북미관계 진전의 속도에 영향을 줄 정도로 중요한 정치적 문제라는 것을 정확히 보여준다.

두 가지 쟁점이 실무적인 문제가 아니라 고도의 정치적인 위상을 갖는 문제라는 새로운 인식은 현실적으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띠게 된다. 구체적으로 이는 실무회담의 급에 대한 문제제기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재발방지 문제는 정치적 성격을 갖는 것이어서 내 선에서 합의하고 서명할 내용이 아니다"
이는 북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총국 부총국장이 실무회담 과정에서 밝힌 입장이다. 연합뉴스 17일자가 보도했다. 이는 회담에서 확인된 두 가지의 쟁점이 실무회담이라는 급으로는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매우 크다. 남북당국회담이 ‘격’에 대한 문제로 무산된 이래 다시 ‘급’에 대한 문제가 대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흥미로움을 주는 것이기도 하다.

경남대 임 을출 교수 역시 다르지 않았다. 임 교수는 연합뉴스를 통해 "실무회담은 법적 제도적인 문제와 재가동 문제 등을 논의하고 책임과 재발방지 문제를 위한 회담은 최소한 차관급 이상의 당국자가 모여 별도로 논의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매우 흥미로운 견해들이다. ‘격’문제로 무산된 당국회담의 필요성을 또 다시 제기하고 있다는 점에서이다.
그렇지만 이는 현실적이지는 않다. 우리당국이 북 박철수 부총국장 그리고 임 교수의 견해와 같은 논리에 따라 차관급 이상으로 구성되는 남북당국회담을 또 다시 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중단사태의 원인이 그렇듯 개성공단사태 해결의 돌파구 역시 북미대결전과 관련을 가질 것

개성공단 실무회담이 4차까지 이르도록 지지부진한 동안 정세분석가들은 특별한 관측 하나를 내오게 된다. 회담의 진척을 가로막는 두 가지 쟁점을 해소할 수 있는 돌파구는 남북관계를 뛰어넘어 북미관계가 개입해들 때만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그것이다.

이것은 논리가 아니다. 현실이다. 북미대결전의 역사 그리고 남북관계의 역사는 남북관계가 한미관계가 아니라 북미관계에 의해 규정되어왔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개성공단문제가 북미관계에 의해 규정된다는 사실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불편해하기는 한다. 그렇지만 이는 현실을 정확히 읽지 못한 데로부터 비롯된 일이다.

미국이 8월에 벌이게 될 한미연합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이 개성공단 관련 남북대화를 파탄내게 되는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북미관계를 최소한이라도 이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상식이다. 그러한 상식으로 구성되어있는 것이 한반도의 현실이다.

정세분석가들은 미국이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을 취소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형식만 유지하여 훈련을 진행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대화를 진전시킬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한미연합군사훈련에 정치적 조치를 취하는 것은 남북관계를 규정하기 위한 조치로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다. 북미대화국면으로 향하는 정세에 부응해야하는 미국의 전략적 조치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이것은 북미관계가 진전의 흐름을 타게 되는 것이 현재 교착상태에 빠진 개성공단실무회담에 결정적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세분석가들이 북의 7.27전승절을 그 어느 때보다도 긴장하면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그래서이다. 특히 7.27 열병식은 지상최대의 열병식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평양시내에서의 대규모 군중시위 역시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는 북의 7.27전승절이 현 시기 북미대결전에서 최고의 격전장이라는 것을 의미해준다.

이것들은 북의 7.27이 미국의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갖게될 규정성이 매우 클 것임을 보여주는 것들이다. 이에 따라 북미간의 ‘정치적 소통’은 어떤 식으로든지 이루어지게 될 것으로 추측된다. 그 소통은 이후 북미대결전의 향방을 가늠케하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당장에는 교착상태에 빠진 개성실무회담이 결렬되는가 아니면 극적으로 반전되어 급진전되게 되는가를 규정하게 될 소통으로 될 것이다.
언제 그것을 사람들은 확인하게 될 것인가? 7.27까지 일주일 남은 기간 동안, 정세분석가들은 그 누구도 분주하고 냉철함 그리고 긴장을 놓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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