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한덕수 탄핵까지 결론 낸 헌재, 이제 윤석열 파면 선고만 남았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5/03/25 08:36
  • 수정일
    2025/03/25 08:3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헌재 향한 압박 최고조…야당은 천막당사에 헌재 앞 무기한 농성, 노동·시민사회는 총파업 예고

국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단 의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탄핵소추 선고기일지정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3.24 ⓒ뉴스1


헌법재판소(헌재)가 24일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심판 청구까지 기각하면서, 헌재에 계류된 대부분의 탄핵심판 사건을 마무리했다.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선고만 남은 셈이다.

헌재는 이날 8명의 재판관 가운데 기각 5명, 인용 1명, 각하 2명의 의견으로 한 총리 탄핵심판을 기각했다. 재판관 5명(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정계선)은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 건 헌법과 법률 위반이라고 판단했지만, 파면에 이를 정도였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윤 대통령 사건과 맞물려 관심을 모았던 ‘내란 방조’ 사유와 관련해서는 “소추 관련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나 객관적 자료도 찾을 수 없다”며 헌법 및 법률 위반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일각에서는 비상계엄 자체에 대한 위헌·위법성에 대한 판단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왔지만, 헌재는 이에 대한 직접적인 판단은 하지 않았다.

그간 여권이 우선 심리를 촉구해 온 주요 탄핵심판들은 모두 선고가 이뤄졌다. 이제 헌재에 계류 중인 탄핵심판 사건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비롯해 박성재 법무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 탄핵심판 등 3건뿐이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지난달 25일 변론기일이 종료됐지만, 이날로 27일째 선고기일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박성재 장관 탄핵심판도 지난 18일 한 차례 변론기일을 끝으로 선고만 남겨두고 있으며, 조지호 청장의 탄핵심판은 한 차례의 변론기일도 열리지 않았다. 다만, 박성재 장관과 조지호 청장의 주된 탄핵소추 사유가 ‘내란 행위’인 만큼,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에 대한 결론부터 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보수 논객 사이에서도 ‘파면을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여론이 기울었다. 정규재 전 한국경제 주필은 같은 날 YTN라디오 ‘이익선, 최수영의 이슈앤피플’에 출연해 “만약 각하가 되면 대한민국은 불법 계엄을 처리하지 못하는 비문명 국가로 전락한다”며 “전 세계가 실시간 중계되는 것을 다 봤는데 법적으로 무죄로 간다,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간다면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도 자신의 유튜브에서 “이런 일을 저지른 대통령의 탄핵을 기각하고 복귀시키는 건 미친 짓”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 기간은 역대 대통령 탄핵사건 중 최장기간을 기록하는 중이다. 당초 윤 대통령 사건의 경우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보다 쟁점이 간명해 이른 시일 내에 선고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헌재는 최종 변론 이후에도 한 달 가까운 기간 동안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헌재의 선고가 늦어질수록 갈등과 혼란도 극대화되는 양상이다. 윤 대통령 극렬 지지자들이 헌재 인근에서 벌이는 위협적인 시위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선 상황이다. 야당 의원을 향해 계란을 던지고 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나서야 경찰은 헌재 100m 이내에서 불법 집회를 하지 못하도록 차단했지만,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안국역 주변에서 고성과 욕설을 반복하며 ‘탄핵 반대’를 외치고 있다.

신속한 파면 선고를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는 이번 주 투쟁 수위를 끌어올려 3차 긴급집중행동에 나선다. 하루 뒤인 25일에는 농민들이 트랙터를 끌고 서울 광화문까지 행진하며, 27일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총파업이 예정돼 있다.

야당도 한목소리로 헌법재판소의 신속 선고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부터 광화문에 천막당사를 쳤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헌재에 접수된 지 어제로 백일이 지났다. 이 사건이 그렇게 복잡한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 대표는 “헌재 선고가 계속 지연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불안과 갈등이 촉발되고 있다. 심각한 대립으로 국민들 사이에 전선이 그어지고 있다”며 “사실상 심리적 내전을 넘어서 물리적 내전 상황이 계속 예고되는 상황이다. 신속한 선고만이 그간의 혼란을 종식하고 대한민국을 다시 정상화하는 첫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은 이미 헌법재판소의 존재 이유를 묻고 있다”며 “이번 주 내로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에 대해 파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압박했다.

진보당은 “사생결단의 각오로 싸우겠다”며 오는 26일부터 헌재 앞 무기한 농성을 예고했다. 진보당 홍성규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덕수에 대한 판결까지 이뤄진 마당에 헌재는 더 이상 미룰 그 어떤 이유도 없지 않나”라며 “헌재의 조속한 선고를, 내란수괴 윤석열에 대한 파면 선고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