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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파면, 마지막 경고다"…100만 시민, 헌재로 총진군

김성진 기자

mindle1987@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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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 내란

  • 입력 2025.03.29 22:00

  • 수정 2025.03.29 22:14

  • 댓글 1

촛불문화제 - 야5당 범국민대회 - 범시민대행진 열려

100만 시민들, 헌재 향해 탄핵 선고기일 지정 촉구해

"국민은 탄핵으로 이미 결론내…주제넘게 판단 말라"

"기각이면 항쟁이다" "헌재도 항쟁 대상될지 택하라"

야5당 "헌재 무력화할 간악한 시도 전부 막아내겠다"

"108배, 삼보일배도 그만한다…이제 실력 보여줄 때"

"여의도, 남태령, 한남동 넘어 마지막 고비는 헌재 앞"

"제4차 비상행동 돌입…헌재 앞으로 모든 것 퍼붓자"

29일 오후 서올 종로구 헌재 인근 안국역 1번 출구 앞에서 열린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133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3.29. 사진 이호 작가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대통령이 12·3 내란을 일으킨 지 117일째,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106일째, 헌법재판소(헌재)의 탄핵심판 변론이 종결된 지 33일째다. 헌재가 내란 수괴에 대한 파면 선고를 머뭇거리는 사이 윤 대통령은 법조 카르텔로부터 구속취소라는 전무후무한 특혜를 받고 사실상 '탈옥'했으며, 내란공범 혐의를 받는 한덕수 국무총리조차 그 사이 탄핵 기각으로 풀려나 다시 대통령 권한대행 자리로 돌아갔다. 헌재는 한 달 넘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내란 세력들의 집권만 연장시켰다. 이에 100만 시민들이 헌재를 향해 "마지막 경고"라며 "윤석열을 즉시 파면하라"고 외쳤다. 그동안 광화문에서 투쟁해왔던 시민들은 주권자가 누구인지 알려주기 위해 헌재 앞으로 총진군했다.

"기각이면 항쟁이다" "윤석열을 타도하자"

29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헌재 인근 안국역 1번 출구에서는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이 주최한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133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가 주말 집회의 포문을 열었다. 촛불문화제에는 6만여 명(주최 쪽 추산)의 시민들이 함께했으며, 안국역에서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끝이 보이지 않게 이어졌다.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마지막 경고다,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기각이면 항쟁이다, 윤석열을 타도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29일 오후 서올 종로구 헌재 인근 안국역 1번 출구 앞에서 열린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133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3.29. 사진 이호 작가

 

김은진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여는 발언에서 "지금 헌재는 위임된 권한을 권력처럼 행사하며 내란을 연장시키고 있다"며 "그러라고 준 권한이 아니다. 착각하지 말라"고 했다. 김 공동대표는 헌재를 향해 "지금 당신들이 석 달 넘게 만지작거리는 그 탄핵심판은 이미 국민들이 결론 내린 것"이라며 "당신들은 그 결론에 손을 대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헌재는) 헌법상 국민에게 주어진 권리가 침해됐는지만 보면 된다"며 "주제 넘게 최종심판자 역할을 하지 말라"고 했다.

김 공동대표는 "우리 국민들은 항쟁준비를 끝냈다. 그 항쟁 대상이 될지 아닐지는 (헌재) 당신들이 결정하라"며 "그 시간은 지난 석 달처럼 길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공동대표는 김남주 시인의 '종과 주인'을 인용해 "낫놓고 ㄱ자(기역자)도 모른다고/주인이 종을 깔보자/종이 주인의 목을 베어버리더라/바로 그 낫으로"라며 "헌법을 무시하는 내란 세력 방치하면 그 낫을 들 것이다. 우리가 그렇게 할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12월 3일 이미 목숨을 걸었다"고 했다.

 

29일 오후 서올 종로구 헌재 인근 안국역 1번 출구 앞에서 열린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133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에서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2025.3.29. 사진 이호 작가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처음으로 촛불문화제 무대에서 발언했다. 강 의원은 "4월 18일 2명의 헌재 재판관 임기가 끝날 때까지 미친 척, 안 들리는 척, 안 보이는 척, 끝까지 미루면 된다고 생각하는가"라며 "누가 시키는 일인가. 내란 수괴 윤석열의 명을 따르는 건가"라고 했다. 이어 "내란 동조, 내란 가담이다. 우리는 그런 협박과 겁박에 우리 민주주의를 내놓을 수 없다"면서 "우리가 지켜야 한다"고 외쳤다.

강 의원은 "문형배·이미선·정계선·김형두·정형식·정정미·조한창·김복형 재판관 8인은 귀를 열고 들으라"며 "죽은 자들의 핏값으로 살려놓은 민주주의를 비겁하게 시간끌기로 도로 갖다 바칠 것인가. 대한민국 지옥으로 만들 것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왜 뭉개고 있느냐"며 "국회는 국회의 권한을 총동원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 월요일부터 매일 본회의를 열겠다. 윤석열과 '법꾸라지'가 우습게 아는 법이, 진짜 힘이 뭔지 우리가, 국회가 보여주겠다"고 경고했다.

 

29일 오후 서올 종로구 헌재 인근 안국역 1번 출구 앞에서 열린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133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에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이지한 씨 아버지 이종철 씨가 발언하고 있다. 2025.3.29. 사진 이호 작가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이지한 씨의 아버지 이종철 씨는 "윤석열이야말로 국민을 사지로 몰아넣으려 하는 파렴치한 반국가세력이라 생각한다. 반국가세력 윤석열과 국힘당을 처단하라"며 "헌재의 무기한 시한이 양심을 넘어서지 않길 국민 한 사람으로서 경고한다"고 외쳤다. 진영미 대구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미국은 자국 이해관계를 앞세워 윤석열 파면 여부와 시기 결정에 압력 넣는 내정간섭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가수 김원중 씨와 함께 소설 <소년이 온다> 실제 주인공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씨가 무대에 올랐다. 김 씨는 "5·18 때 광주는 천대받고 서러웠다"며 "이 엄마같이 그런 일이 없도록 바란다"고 말했다. 가수 김원중 씨와 김길자 씨는 문재학 열사의 이야기를 담은 <엄마 안 보고 싶었어?>라는 노래를 불렀다. 일부 시민들의 슬픈 노랫말에 눈시울을 붉혔다. 김원중 씨 외에도 민중가요를 부르는 가수 최도은 씨 등이 무대에 올라 집회 열기를 올렸다.

 

29일 오후 서올 종로구 헌재 인근 안국역 1번 출구 앞에서 열린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133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에서 가수 김원중(오른쪽)씨와 소설 '소년이 온다' 실제 주인공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씨가 무대에서 노래를 함께 부르고 있다. 2025.3.29. 사진 이호 작가

 

야5당 "헌재 무력화 간악한 시도 막는다"

오후 4시부터는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앞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이 주최한 '야5당 공동 비상시국 대응을 위한 범국민대회'가 이어졌다. 범국민대회에서도 윤석열 탄핵 선고를 지연시키는 헌재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와 함께 국회 차원의 구체적인 대응책도 예고됐다.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왜 헌재는 온 국민이 다 아는 자명한 사실을 외면하는가. 좌고우면 하지 말라"며 "오로지 윤석열에 대한 파면선고만이 이 대한민국의 일상을 되찾아올 것"이라고 했다. 한 의원은 헌법재판관들을 향해 "당신들이 갖고 있는 권한은 당신들이 갖고 태어난 천부적 권한이 아닌 국민들이 맡긴 일시적 권한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당 박정현 의원도 헌재 재판관을 향해 "당신들이 두려워할 사람은 여기 광장에 모인 우리들"이라며 "8명의 재판관들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할 일을 하라"고 촉구했다.

 

29일 오후 서올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야5당 공동 비상시국 대응을 위한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3.29. 사진 이호 작가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국보법에 대한 8번의 합헌 결정, 군형법 92조의 6(성추행)에 대한 합법 결정, 통진당 해산결정 등 사회적 논란, 반발이 컸던 헌재 결정이 적지 않았음에도 그동안 헌재 역할을 지켜줬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헌재가 헌법수호의 의무를 저버리고 헌법파괴 세력을 돕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헌재가 국민 다수의 뜻 아닌 헌법 파괴세력 입맛대로 헌정질서 붕괴를 선택한다면 존재하게 할 이유가 있는가"며 "국민을 배반한 국가기관과 그 구성원은 심판받는 게 마땅하다"고 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국민의힘과 내란 세력이 그대로 지켜보겠는가. 모든 힘을 동원해서 헌법재판소를 흔들 것"이라며 "만일 그런 (헌재가 6인 체제로 붕괴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한덕수 대행을 통해서 대통령 몫 2명의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라고 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한 대표는 "우리는 설마했던 상황을 계속 목도하고 있다"며 "대통령 권한 대행은 헌법재판관을 함부로 임명할 수 없다는 것을 헌재법에 명시해서 저들의 간악한 시도를 막아야 한다"고 했다.

 

29일 오후 서올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야5당 공동 비상시국 대응을 위한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깃발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2025.3.29. 사진 이호 작가

 

한 대표는 "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 5당은 이에 대해서 2가지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첫째,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절대 임명할 수 없다. 둘째, 9인 헌법 재판관이 임명될 때까지 헌재 재판관의 임기는 계속된다. 이 2가지 헌재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저들이 더 이상 헌정질서를 유린하지 않도록 이 2가지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 발언대로 헌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2명이 퇴임일인 4월 18일 이후에도 임기가 이어지므로 헌재가 시간 끌기로 공석을 만들어 스스로 무력화하는 상황은 차단된다. 또 마은혁 재판관까지 임명하면 최대 9인 체제 완전체로도 심판이 가능하게 된다. 다만 한덕수 권한대행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헌재법 개정을 앞두고 내란공범 내각을 전부 일괄 탄핵해서 국무회의를 사전에 무력화해야 한다는 방안이 나온다.

 

29일 오후 서올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야5당 공동 비상시국 대응을 위한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3.29. 사진 이호 작가

 

100만 시민, 헌재 앞으로 총진군 "윤석열 파면"

이어서 오후 5시부터 경복궁 동십자각 앞에서는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17차 범시민대행진'이 열렸다. 범시민대행진에는 3주 연속 100만 명(주최 쪽 추산)이 참가했다. 시민들은 "선고 일정을 잡지 않는 당신들은 재판관이 맞는가"라며 "주권자 이름으로 윤석열을 파면한다" "내란심판 지연하는 헌법재판소 규탄한다" "헌재는 윤석열을 지금 당장 파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김재하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여는 발언에서 "헌재에 엄중하게 경고한다. 민심에는 한계가 있다. 경고가 누적되면 헌법재판소는 민심으로부터 퇴장될 것"이라며 "120년 전 나라 팔아먹고 대대손손 낙인찍힌 을사오적처럼, 내란세력에게 민주주의를 팔아먹은 2025년 을사오적이 되지 않길 헌재 재판관에게 강력히 경고한다"고 했다.

 

29일 서울 종로구 서십자각 인근 차도가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17차 범시민대행진 참가자들로 채워져 있다. 2025.3.29. 연합뉴스

 

이어 김 공동의장은 "윤석열과 내란세력이 무엇을 노리는지 이제 선명해지고 있다. 헌재에서 기각이거나 아니면 4월 18일까지 질질 끌어 아무런 판단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허수아비 한덕수를 내세워 윤석열과 김건희가 임기 말까지 대통령 놀음하고자 하는 게 저들의 의도임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면서 "저들과 우리의 투쟁은 중간도 없고 타협도 없고 흥정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지금은 헌재를 대상으로 전면적인 총력 투쟁이 필요한 때"라며 "비상행동은 제4차 긴급행동에 들어간다"고 했다. 그는 "국회 앞, 남태령, 한남동에 이어 마지막 고비는 헌재 앞"이라며 "남은 힘을 기울여 헌재 앞으로 모여달라"고 했다. "헌재 앞을 제2의 남태령과 한남동으로 만들자"며 "우리는 강추위, 눈보라를 뚫고 남태령 넘고 한남동 넘어 승리를 쟁취했다. 헌재로 달려가 우리의 모든 것을 퍼붓자"고 외쳤다.

 

29일 서울 종로구 서십자각 인근에서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17차 범시민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3.29. 연합뉴스

 

이승훈 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은 "비상행동은 4월 1일부터 2일까지 양일에 걸쳐 24시간 집중행동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3월 31일부터 4월 5일까지 4차 긴급집중행동 기간을 선포하고 서울시내 및 전국 주요거점에서 행진하며 주권자 의지를 모을 것"이라고 했다. "온라인 서명과 전국 방방곡곡 방송차 선전 캠페인을 통해 더 넓게 연결하고 더 강하게 연대할 것"이라며 "더 큰 민주주의 파도를 만들기 위해 국회 내외를 가리지 않고 제 정당들과 적극 협력할 것"고 했다.

이 공동운영위원장은 그러면서 헌재를 향해 "윤석열에게 악몽과도 같았던 비상계엄의 면허증을 다시 내어줄 것인지, 광장 시민들에게 민주주의 봄을 선사할 것인지 판단과 책임은 오롯이 헌재의 몫"이라고 경고했다.

집회에서는 시민 자유 발언도 이어졌다. 대구에서 온 직장인 박다연 씨는 "경북은 불 타도 할 말 없다는 사람도 있다. 지금 이 순간에 우리 동지들이 동성로에서 윤석열 파면을 외치고 있다. 수많은 동지들이 대구 광장을 채운 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세상, 성별·장애·학력, 어떤 이유로든 차별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라며 "(차별하지 않는 세상이) 누군가 특정 지역에 산다는 이유로 불에 타 죽어도 되는 세상은 아닐 것이다. 윤석열 파면하고 평등 세상 만들자"고 외쳤다.

 

29일 오후 서올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17차 범시민대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3.29. 사진 이호 작가

 

한국노총 조합원 노유근 씨는 아들과 집회에 참가했다. 노 씨는 "예전의 저는 주말이면 아들과 캠핑 가거나 테니스를 치면서 시간 보냈다. 지금은 이 자리에 서 있다. 바로 이 자리가 나와 우리 아이들에게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 길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지켜온 이 자리, 이 시간 속에서 우리는 이미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며 "시민 여러분 목소리가 저를 이끌었듯, 저 또한 여러분께 힘이 되어 끝까지 꺾이지 않겠다.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직장인 최유정 씨는 "4월 초에 생일인데 생일쯤 되면 윤석열이 파면되고 대화주제가 대선으로 바뀐 비교적 평화로운 일상일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몇 주나 질질 끄는가"라며 "명백한 내란 수괴 선고에 긴 시간을 소요할 필요가 대체 뭐가 있는가. 이 지지부진한 내란으로 일상이 무너졌다"고 탄식했다. 최 씨는 "왜 이러고 있어야 하나 싶다"면서도 "소중한 일상을 되찾고 영위하기 위해 광장에 (힘을) 쏟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함께라서 이길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29일 오후 서올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17차 범시민대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3.29. 사진 이호 작가

 

교육노동자이자 해병대 예비역연대 명예회원이라고 소개한 김부미 씨는 "헌재 재판관들에게 묻는다. 12월 3일 당신들은 어디서 무엇을 했던 것이냐"며 "당신들이 정시퇴근, 주말약속 지킬 때 사적 행복을 포기한 이 수많은 국민이 보이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재판관들을 향해 "여러분들은 윤석열 한 개인을 벌하시는 게 아니라 파면으로 대한민국을 구하는 것"라며 "대한민국의 미래 세대들만 생각해주라"고 촉구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하라"라고 외쳤다.

김경호 강남 향림교회 목사는 "도대체 헌재 재판관들은 무엇을 하고 있나. 그들이 뭐라고 나라의 운명을 그들에게 맡겨야 한단 말인가. 온 국민이 생중계를 봤다. 이 뻔한 결론을 내리지 못해 나라를 정지 상태로 만든다는 말인가"라며 "헌재는 스스로 존재 가치를 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빨리 윤석열을 파면하라"며 "제발 깨어 있어라. 검은 것을 희다고 억지부리지 마라. 역사의 범죄자가 되지 마라"고 했다.

 

29일 오후 서올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17차 범시민대행진'에 참가한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이 주먹을 불끈 쥐어 올리고 있다. 2025.3.29. 사진 이호 작가

 

국회의원들도 무대에 올랐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헌재가 헌법 파괴자 윤석열을 단죄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 사이 나라가 시시각각 무너지고 있다. 도대체 언제까지 참고 기다려야 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문형배, 이미선, 정계선 재판관님, 이제 결단하십시오. 김형두, 정경미 재판관님, 즉시 선고를 내리십시오. 김복형, 정형식, 조한창 재판관님,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지 마십시오"라며, 일일이 재판관 이름을 부르면서 윤석열 파면을 촉구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연된 정의는 결코 정의가 아니"라며 "조국혁신당은 108배, 삼보일배 안 하겠다. 호소할 때가 아니다. 결단하고 행동할 때이다"라며 "국민이 부여한 국회 권한을 몽땅 다 싸그리 온몸을 던져서 행사하겠다"고 했다. 신 의원은 "한덕수 최상목 두 사람 동시에 즉각 탄핵하자. 내란 국무위원들도 원칙에 따라 모두 책임을 묻자"며 "비상입법 조치도 서둘러야 한다. 헌재가 선고 불능상태가 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하자"고 외쳤다.

 

22일 서울 광화문 앞에서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16차 범시민대행진 참가자들이 집회를 마치고 행진하고 있다. 2025.3.22. 연합뉴스

 

이날 범시민대행진에는 포크음악가 연합, 민중가수연합, 가수 정태춘 등이 무대에 올라 민중가요 등을 부르며 시민들의 연대와 투쟁 열기를 끌어올렸다. 시민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 '연대투쟁가' '92년 장마, 종로에서' 등의 민중가요와 운동곡 등을 따라 불렀다. 일부 시민들은 투쟁 노래를 부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시민들은 본집회를 마친 뒤, 광화문에서 출발해 종로 1가~3가 일대를 돌아 안국역 헌재 인근을 둘러쌌다. 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은 "윤석열을 지금 당장 파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헌재를 압박했다. 시위대는 오후 8시 10분쯤 해산에 들어가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집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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