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어쩔 수 없다'는 대통령은 더 이상 필요없습니다

 

[대선기획-100인의 편지 ⑤] 탈핵·4대강·가습기살균제... 당신은 준비된 대통령입니까?

17.03.19 19:46l최종 업데이트 17.03.19 19:46l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됐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나라'에 대해 이야기할 때입니다. <오마이뉴스>는 '내가 살고 싶은 나라, 내가 꿈꾸는 국가'에 대한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대선 기획 '100인의 편지'를 통해 전하고자 합니다. 

이번 기획은 '열린 기획'으로 시민기자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차기 정권에 하고 싶은 말, 바라는 바에 대해 적어 기사로 보내주세요. '이게 나라냐'는 탄식을 넘어 '이게 나라다'라는 새로운 지향점을 여러분과 함께 열어나가겠습니다. [편집자말]

 

나는 묻고 싶다. '이 전기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우리는 지난 10년간 철탑만 보고 살았다. 그러나 이 철탑을 따라가니 그 끝에 핵발전소가 있었다. '전기는 눈물을 타고 흐른다'. 그 깨달음을 세상 사람들이 함께 나누었을 때 이 나라에 희망이 있다. - <탈핵 탈송전탑 원정대> 12~13쪽

당신은 지금 어디에 서 계십니까? 해가 지면 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오는 깜깜한 시골길입니까? 화려한 조명과 불빛이 넘치는 도심의 한가운데입니까? 아니면 그 중간 어데쯤입니까? 

대통령이 되려는 당신은 각계각층 전문가들과 함께 에너지 정책과 대선 공약을 준비했을 겁니다. 전력예비율을 따지고, 전력소비량을 예측하고, 전력수급계획을 평가하고, 발전설비 현황도 살펴봤을 겁니다. 그런데 그 수많은 수치와 계산 가운데 송전탑 때문에 망가진 밀양과 청도 할매, 할배의 삶도 있나요? 매일 삼중수소와 같은 방사성 물질에 피폭되고 있는 핵발전소 인근 주민들의 건강과 600회에 이르는 지진에 핵발전소부터 먼저 걱정하는 국민의 불안도 있나요?
 

월성1호기 쳐다보는 주민 월성원전과 맞붙어 있는 나아리에 거주하는 한 주민이 3일 오후 경북 경주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의 (오른쪽부터) 월성1,2호기를 바라보고 있다. 월성1호기는 최근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수명연장결정을 해 2022년까지 운행하게 된다.
▲ 월성1호기 쳐다보는 주민 지난 2015년 3월 한 주민이 경북 경주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의 (오른쪽부터) 월성1, 2호기를 바라보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시커먼 석탄재를 뒤집어쓴 빨래와 텃밭 채소, 발전소에서 날아든 분진에 한 집 걸러 한 집에 암환자가 가득한 동네. 전국 53기 석탄화력발전소 인근 주민들의 아픔은 외면한 채 20기를 더 지으려는 계획은 어떤가요? 기준치를 말하기 이전에 피해대책부터 마련해서 제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석탄화력발전소와 자동차 2100만 대가 뿜어내는 유해물질에 대한 규제없이 해마다 심각해지는 미세먼지를 해결할 수 있나요? 모든 걸 고등어와 삼겹살 탓으로 돌리는 황당한 대책 발표는 없을 테죠? 

대통령이 되려는 당신은 핵발전소의 신화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에너지 사회로 전환하자고 탈핵 로드맵을 제시하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지진 활성단층 위에 지어진 핵발전소의 안전 점검부터 시작해서 핵발전소, 석탄화력발전소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며 재생에너지를 확대해 나갈 수 있는 대안을 제대로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수십 년간 고통받았던 이들에게 또다시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할 거라면 당신은 필요없습니다. 우리가 당신을 뽑는 이유는 새로운 대한민국에서 모두의 희망을 나누는 데 있습니다.

스위치만 누르면 편하게 쓸 수 있는 전기가 어디에서 어떻게 오는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볼 수 있게 국민에게 알려줄 수 있는 사람. 불평등한 전력 구조에서 생산되는 나쁜 전기를 쓰지 말자고 국민을 설득하고 새로운 방향을 같이 모색하자고 말할 수 있는 그런 당신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4대강 사업의 책임을 묻는 대통령
 

'고인 물이 썩는다'라는 인류의 경험적 진실과 과학적 상식을 부정해 놓고, 여전히 거짓으로 일관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이성의 파괴'이자 '사회 정의의 상실'을 말하는 것이다. 이성과 상식이 마비된 집단은 오래 갈 수 없다는 것이 인류의 수많은 역사를 통해 증명돼 왔다. 4대강 찬동 인사들은 역사의 책임을 져야 한다. 그것이 우리 사회의 이성을 회복하고 상처받은 정의를 조금이나마 다시 세울 수 있는 방법이다. - <녹조라떼 드실래요> 150쪽

낙동강에 8개, 금강에 3개, 한강에 3개, 영산강에 2개 총 16개의 댐(보)을 지어 강의 숨통을 틀어막고는 '4대강 살리기'라 불린 사업이었습니다. 4대강 사업의 삽질은 아직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22조 혈세를 쏟아붓고도 매년 보수유지비와 관련 사업비에 부채까지 합하면 30조가 훌쩍 넘어 버립니다. 

돈만 갖다 버린 게 아닙니다. 숱한 생명이 그곳에서 자맥질하다 숨을 거두었습니다. '이제 강에 더 죽을 물고기도 없다'는 어부의 체념은 우리가 강에 얼마나 참혹한 짓을 저질렀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강을 터전으로 살아가던 어민과 농민들의 피해는 제대로 된 보상없이 거절당해왔습니다. 
 

낙동강에 퍼진 녹조 투명카약을 탄 '금강지킴이' 김종술 시민기자가 '낙동에 살어리랏다' 탐사보도를 위해 24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 도동서원앞 녹조 가득한 낙동강에서 투명카약을 타고 녹조를 살펴 보고 있다.
▲ 낙동강에 퍼진 녹조 지난 2015년 8월 김종술 시민기자가 대구시 달성군 도동서원앞 녹조 가득한 낙동강에서 투명카약을 타고 녹조를 살펴 보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대통령이 되려는 당신은 죽어가는 강을 찾아와 그곳의 비명 소리를 들은 적이 한 번이라도 있습니까? 멀리서 그저 바라보는 강과 가까이에 다가가 보는 강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보 한가득 채워진 강물은 어디에 쓰임이 있는지 알 길 없이 썩어가고 있습니다. 강바닥은 펄로 뒤덮여 시궁창에 산다는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가 득실거리게 됐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피어나는 녹조로 강은 몸살을 앓게 되었고,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성물질에 식수원까지 위협을 받게 되었습니다.  

대통령이 되려는 당신에게 4대강 사업은 어떤 의미입니까? 

 

보 한편에 마련된 홍보관에는 휘황찬란한 조감도가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생명이 역동하는 강이라며 4대강 사업의 치적으로 도배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기관인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의 총체적 부실을 인정했습니다.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왔던 시민단체들은 '4대강 청문회'와 '4대강 재자연화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대통령이 되려는 당신에게 4대강 사업은 더 지켜봐야만 하는 사업입니까? 더 늦기 전에 바로 잡아야 하는 사업입니까? 더 이상 국토가 난도질당하지 않도록 지키는 일. 잘못된 국가정책을 바로잡고 그에 합당한 역사적 책임을 묻는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강단이 당신에게 있습니까?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기억하는 대통령 
 

 가습기살균제 사태와 관련 아타 샤프달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이사가 2일 오후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하는 가운데, 산소호흡기 없이 생활이 불가능한 피해자(만성폐질환) 임성준(13)군과 가족 및 피해자들이 기자회견장을 찾아 항의하고 있다.
▲  지난해 5월 2일 가습기살균제 사태와 관련 아타 샤프달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이사가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하는 가운데, 산소호흡기 없이 생활이 불가능한 피해자(13)와 그 가족, 또다른 피해자들이 항의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이 사건은 일종의 교통사고다. 가해자가 있는데 정부가 나설 일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21일, 국회 대정부 현안 질의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안방의 세월호'로 불리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대해 기업과 소비자의 법률분쟁일 뿐, 정부의 잘못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통령이 되려는 당신은 이 참사에 어떻게 대응할지 자못 궁금합니다. 당신이 꾸린 정부에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왜 만나야 되느냐'고 반문하는 장관이 부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국가가 지켜주지 못했던 국민을 대하는 당신의 태도. 앞으로 예기치 않게 찾아올지도 모르는 재난 앞에 당신의 정부가 국민을 어떻게 대할지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겁니다.

1994년 유공(현재 SK케미칼)에서 가습기 살균제 원료를 개발하고, 2011년 사고가 확인될 때까지 17년간 약 20여 종의 제품이 연간 60여만 개 판매되었습니다. 2017년 2월 말 기준으로 5463명이 피해 신고를 했고, 이 중 사망자는 1143명에 달합니다. 잠재적 피해자가 수백만에 이를 것이라는 연구조사를 감안하면 지금의 피해 규모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참사를 막을 수 있었던 수차례 골든타임을 놓치고 방관했던 정부는 여전히 적극적인 피해조사를 벌이고 있지 않습니다.

생명보다 이윤만 좇았던 기업은 의도적으로 사건을 은폐했고, 국정조사 과정에서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국민은 분노했고, 법원의 판결 앞에서 다시 한 번 한탄을 내뱉었습니다. 지난 1월 가습기 살균제 1심 재판에서 옥시 전 대표 2명에게 각각 징역 7년과 무죄를 선고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같은 달 국회에서는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이 통과돼 가해 기업들의 분담금으로 피해자 구제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정부 출연금 부분과 기업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이 빠져 있습니다. 피해자 범위와 실질적인 지원 확대에 대한 필요성도 크기에 앞으로 보완이 필요합니다. 나아가 미비했던 화학물질과 화학제품 안전 관리 대책을 마련하고 체계적으로 관련 제도를 개선해나가야 합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앞으로 어떻게 써나가느냐가 중요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부디 당신이 대통령인 나라에서는 제2, 제3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기업이 돈 벌기 좋은 나라가 아니라 그 무엇보다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인 나라. 어떤 일이 있어도 끝까지 국민을 책임질 줄 아는 대통령이기를 바라봅니다.

☞ 당신의 이야기도 '뉴스'가 됩니다. 지금 시민기자로 가입하세요!   ✎ 시민기자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검사 양반들, 제발 정신 좀 차리시게나

검사 양반들, 제발 정신 좀 차리시게나
 
박찬운  | 등록:2017-03-17 14:27:27 | 최종:2017-03-17 14:28:4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압수수색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압수수색은 수사 초기 증거 수집이 중요한 목적인데 현재는 수사가 정점으로 가고 있다. 지금 압수수색은 큰 의미가 없다.” 검찰 관계자의 말이다. 이로써 청와대 및 삼성동 박근혜 자택 압수수색은 물 건너갔다.

 

 

이에 대해 뭐라 말해야 할까? 아주 편하게 이렇게 말해 보자. (이 글 읽는 분들은 아래 내용을 소리내서 읽어보십시오. 제가 옆에서 이야기하는 것 처럼 들릴 겁니다.)

“검사 양반들아, 거기 압수한들 뭐 나올 거라 생각한 사람 많지 않아. 지난 몇 달 동안 청와대에서 수많은 문서파쇄가 일어난 것 다 알고 있거든. 그 사람들 밥 먹고 일하는 게 다 증거인멸이었어. 그거 모르지 않아.”

“그런데 말이요. 우리 국민들이, 촛불시민들이, 당신들에게 압수수색하라고 하는 것은 청와대를 성역으로 만들지 말라는 것이야. 누구든 법을 위반해 범죄를 저지르면 수사 받는 것 아닌가. 그게 대통령이라고 해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돼. 왜 청와대라고 압수수색을 못한다는 것인가. 청와대는 어떤 경우도 검찰이 건드릴 수 없다면 그곳은 21세기 소도야. 온갖 범죄인이 그곳으로 도망가면 그것으로 상황종료! 그게 나라여?”

“특검이 왜 거길 압수수색하려고 했는가. 국민들의 이런 마음을 읽고 있었기 때문인 거야. 그 사람들도 바보가 아닌 바에야, 거기 뒤져서 뭐 나올 거라 생각했겠는가.”

“아, 그리고 알아, 뒤지다 보면 대어 하나 건질지… 정호성 핸드폰 보라고. 그 알토란 증거가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되지 않았나. 사람 일이란 게 몰라. 완벽하게 하려고 해도 실수가 있는 것이야. 청와대 사람들 의외로 나사가 빠져 있더라. 잘만 하면 한두 개 건질 수도 있었을 거야.”

“이러니까, 특검이 필요한 것이오. 이러니까, 아직도 검찰엔 우병우 라인이 살아서 제대로 수사 못한다고 하는 것이오. 검사 양반들, 이제 얼마 안 남았어. 제대로 좀 해 보소."

“대통령 임기 중엔 제대로 수사하기 힘들다고 해서, 지난 겨울 수백만 시민들이 광장에서 덜덜 떨면서 외친 끝에, 권좌에서 <그 사람> 끌어내려 주었던 거 아니오. 그런데도 이렇게 수사하면, 우리 국민들이 검찰을 어떻게 생각하겠소. 이렇게 가다간 검찰 생명도 길지 않아요.”

박찬운 /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uid=4142&table=byple_news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한홍구 "민주당, 확실한 포지션으로 분단의 벽 들이받으라"

 
[인터뷰] 성공회대학교 한홍구 교수 <2>
이재호 기자    2017.03.18 11:08:34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마침표를 찍은 것은 헌법재판소였지만, 이를 추동한 것은 평범한 시민들의 힘이었다.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의 '사건'이 벌어진 데에는, 헌정 사상 최대 인원인 232만 명이 참석한 지난해 12월 3일 촛불집회가 결정적인 계기였다.

이에 소위 '민주‧개혁‧진보' 진영에 속하는 정치인들의 지도력이 부재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성공회대학교 한홍구 교수는 "지금 야당은 대중의 의사를 앞장서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의회가 국민에게 끌려다니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었던 것도 의회보다는 국민의 힘이라고 봐야 한다. 탄핵이 이루어진 것은 야당이 주도적으로 했다기 보다는 새누리당 내 수도권 의원들이 민심에 '앗 뜨거'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이러한 민심을 이어받아 다음 정권이 적폐 청산에 나서야 하지만, 한 번에 모든 적폐를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교육이나 사법, 언론, 경제 등 모든 분야에 적폐가 다 있는데, 그 중에 한 가지만 청산해도 5년 단임 대통령은 엄청 큰 일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 교수는 "계급 불평등으로 상징되는 '헬조선'을 극복하는 것과 함께 분단도 여기에 묶여 있다는 점을 직시하고 이를 함께 타파하려는 비전을 가진 정치인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왜 20대가 2년 동안 군대에 있어야 하고 그들에게 최저임금도 주지 않는 것인가? 강바닥에 22조 원씩 갖다 박으면서, 군 의무복무 하고 제대하는 사람들한테 대학 등록금이라도 줄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한다"면서 "분단을 내부적인 차원에서 바라보고 이를 극복함으로써 남쪽 사람들의 삶에 어떤 변화가 있을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민주주의, 분단 등과 관련한 문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힘을 얻으려면 이 문제가 어떻게 먹고사는 문제와 연관돼있는지, 어떻게 민생과 연결돼있는지 그 고리를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당장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 취임 2~3달 안에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누가 당선되는 여소야대 국면을 피할 수 없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웅크리고 있던 보수 세력이 어떻게든 반격의 기회를 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한 교수는 과거 민주화운동 시절이나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와는 달리 지금은 1000만 명이 넘는 '촛불 시민'들과 언론, 노조, 시민사회 등이 살아있다면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거리의 정치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했고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제도 정치를 강력하게 견인하고 자극하는 장치로서 시민들이 나오는데, 이 시민들이 동원돼서 나오는 시민들은 아니다. 국민주권이라는 원칙 하에 깨어있는 시민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는 13일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박인규 이사장과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 인터뷰 1편 : "헌재는 보수체제 유지를 위해 박근혜를 파면했다")
 

▲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프레시안(이재호)


프레시안 : 끓어오르는 국민의 분노를 이대로 놔두면 모두가 망한다는 생각에 헌재가 어쩔 수 없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을 내린 것으로 봐야할 것 같은데, 그런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소위 민주‧개혁‧진보 진영에 속하는 정치인들의 지도력이 부재했던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한홍구 : 누구의 지시 받아서 광장에 나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제 지도력에 대한 기준을 바꿔야 할 것 같다. 이미 이 진영은 김대중-노무현 없이 강을 건너야 하는 상황이 됐다. 김대중과 노무현은 시대의 격동을 온몸으로 받아 안았던 인물이다. 대통령으로서는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지만 적어도 정치인으로서는 그렇다. 그런데 이런 인물들이 또 나올 수 있을까?

김대중이나 노무현 같은 지도자가 없다는 점 이외에 또 하나 명심해야 할 사실이 있다. 지금 우리가 풀어가야 할 과제는 김대중이나 노무현 같은 걸출한 지도자가 각각 5년간 집권하고서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답답했던 것은 야당이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4월 총선과 가장 유사했던 선거가 1978년 10대 총선이다. 당시 민심은 부글부글 끓고 있었지만 아직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은 상황에서 신민당이나 김영삼 총재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와 비교해보면 지금 야당은 앞장서서 대중의 의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의회가 국민에게 끌려다니고 있는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었던 것도 의회보다는 국민의 힘이라고 봐야 한다. 탄핵이 이루어진 것은 야당이 주도적으로 했다기 보다는 새누리당 내 수도권 의원들이 민심에 '앗 뜨거' 했기 때문이다. 

프레시안 : 사람들은 이번 탄핵을 계기로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야당은 이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일단 이번 대선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비롯한 야권 세력은 야권의 공동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는데, 안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보수세력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과연 적폐를 청산할 수 있는 개혁적인 정부가 세워질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도 나온다.  

한홍구 : 적폐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이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본다. 다만 욕심을 내지 말았으면 좋겠다. 교육이나 사법, 언론, 경제 등 모든 분야에 적폐가 다 있는데, 그 중에 한 가지만 청산해도 5년 단임 대통령은 엄청 큰 일을 한 것이다. 적폐를 완전히 청산하는 것은 일종의 '꿈'이다.  

그래서 민주‧개혁‧진보진영이 30년 집권 계획을 세우고 그 안에서 분단문제, 경제 불균형 문제, 교육 문제 등을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본다. 또 이를 해결하는 핵심 고리가 검찰 개혁이라고 생각하는데, 5년 짜리 정부가 검찰 개혁만 잘해도 아주 큰 성과를 냈다고 본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박영수 특검으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은 검찰은 특검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것이다. 검찰이 사활을 걸고 달려들 가능성이 높은데, 그걸 보고 '검찰 많이 좋아졌네'라고 생각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 그렇게 사활을 걸고 달려들 수 있도록 제도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5월 대선에서 민주진영이 집권한다 하더라도 더위가 가시기 전에 위기가 올 거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보수도 어떻게든 반격의 기회를 노릴 것이고, 집권당이 될 가능성이 큰 더불어민주당과 다른 야당의 공조나 협력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같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과거 민주화운동 시절이나 김대중-노무현 집권 때와 달리 우리가 가진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은 그 때는 없었던 1000만의 촛불 시민이 있다. 유신 때만 해도 500명이 모인 적이 없었다. 또 언론도, 노조도, 시민사회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지금은 이런 요소들이 살아있지 않나. 

한국의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거리의 정치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했고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제도 정치를 강력하게 견인하고 자극하는 장치로서 시민들이 나오는데, 이 시민들이 동원돼서 나오는 시민들은 아니다. 국민주권이라는 원칙 하에 깨어있는 시민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자산이다.  

역설적이게도 세월호 사건을 통해 이 말도 안되는 대한민국호가 아직 침몰하지 않은 이유를 봤다. 대통령이 저 모양이고 배의 항해사나 갑판장 격인 김기춘 전 실장이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저런 정도의 인물이라면 진작 대한민국이라는 배는 가라앉았어야 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박지영 같은 비정규직 선원이 있었다. 높은 직위에 있던 사람들은 무책임하게 도망갔지만, 책임을 가지고 자리를 지켰던 평범한 사람들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끝까지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학교 선생님들이 계셨다. 세월호에 탑승한 전체 승객 중 선생님은 15명으로 비율은 3%이지만, 전체 미수습자 9명 중 2명이 선생님이었다. 22%의 비율이다. 이런 사람들이 바로 '의인'이자, 곧 촛불 시민이다. 
 

▲ 지난 11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기뻐하는 시민들이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많은 사람들이 개혁과제들을 얘기 하지만 유독 '정치개혁'은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근본적 전환을 바라는 민심과 제도권 정치인들의 현실인식과 청사진간에는 커다란 간극이 있다.  

민심을 제도정치권에 제대로 반영하는 정치체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제도 정치권은 권력구조 개편을, 시민단체와 지자체 등은 기본권 강화와 지방분권 강화를 강조하면서 개헌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선거법 및 정당법 개혁을 골자로 하는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홍구 : 우리가 이렇게 자꾸 길거리로 쏟아져 나와야 했던 것은 한국사회에서 정당정치 또는 대의제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을 크게 혼내주면서 구성된 현재의 국회도 사실 민심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 예로 비정규직들의 고통이 국회에서 얼마나 반영될까? 비정규직 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합치면 국민의 거의 절반에 가깝지만 국회에서 비정규직 문제에 진정 귀 기울이는 의원이 300명 중 한 50명은 될까?  

대의민주주의를 인간이 찾아낸 제도 중 가장 좋은 제도라고 하지만,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는 한국만이 아니라 지구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런 모순이 사람들을 계속 거리로 내몰고 있다. 그래서 차라리 국회의원을 추첨을 해서 돌아가면서 하면 어떨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직접 민주주의적인 요소를 강화하면서 대의 민주주의를 보완하는 것이다. 

국회가 입법기관이니 국회의원 중에는 법률 지식이나 특수한 분야의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건 입법의 방향이 잡힌 뒤에 실행해나갈 때 필요한 전문성이다. 입법의 전문성만이 아니라 정말 바닥 민심을 반영하여 나라가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를 어떻게 재구성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거리에 모였던 우리가 왜 집으로 돌아갔는가를 생각해 본다면, 대의 민주주의에 대한 일정한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항쟁 때 시민들이 요구했던 직선제를 정권이 받아줬다. 또 2002년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학생들에 대해 항의하는 촛불을 들었을 때는 '반미감정을 가지면 어떠냐'는 노무현이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 국민은 새로운 국회를 만들었다.  

이렇게까지 했는데 시민들이 뭘 더 해야 하나? 권력 다 만들어줬는데 시민들이 뭘 더 하겠나? 문제는 정당이 이러한 시민의 요구를 제대로 받아 안지 못했던 것이다. 

물론 대의제 민주주의를 하루아침에 개선할 방법은 없다. 하지만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이나 비례대표제 개혁, 선거구 개편 등 민심을 제도정치에 반영하는 개혁을 해야 할 필요는 점점 커지고 있다.  

분단체제 깨지 않으면 희망 없어 

프레시안 : 이명박-박근혜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에 대해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하면서 말도 안되는 비방을 쏟아 부으며 정권을 잡았다. 그런데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동안 개성공단 폐쇄와, 한일 '위안부' 합의, 사드 배치 등 눈에 띄는 잘못을 많이 했는데 야당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것 같다. 역사의식이 없어서 그런 건가, 아니면 분단의식에 빠져있어서 그런 건가? 

한홍구 : 그런 부분이 크다고 본다. 그런데 이제 민주당 내에서도 과감한 진보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분단체제에 대해 민주당의 깃발을 들고 정면으로 도전하는 정치인이 등장해야 한다.  

이제는 민주당 내에서 확실한 포지션으로 분단의 벽을 들이받아야 할 때다. 언제까지 진보와 보수 양쪽의 표가 다 필요하다고 양쪽을 다 기웃거리며 왔다갔다하다 양쪽에서 모두 외면받는 짓을 되풀이 하려는가? 노무현이 대중들의 열망을 끌고 나갔던 것처럼, 대중들의 바람을 결집시키는 정치인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헬조선'을 극복하는 것과 함께 분단도 여기에 묶여 있다는 점을 직시하고 이를 함께 타파하려는 비전을 가진 정치인이 나와야 한다. 최근에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는 담론이 나오는데 경제와 안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다. 따로 갈 수가 없는 영역이다. 

지금은 분단과 관련해서 지도자보다는 선지자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온몸을 내던지는 사람이 필요한 시기일수도 있다. 마치 노무현이 지역감정에 맞섰고 결국 그걸 깨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이게 의미가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한 후보들. 왼쪽부터 최성 고양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문재인 공식 홈페이지

    
우리가 흔히 '적폐'의 상징으로 부르는 소위 '친일파'는 해방 이후에도 한국 사회의 주류를 형성했다. 세계 2차대전 이후 제국주의에 협력했던 세력이 집권한 나라는 우리와 베트남밖에 없다. 분단돼있었기 때문이다. 

이걸 바꾸지 못하고 21세기인 지금까지 흘러왔다. 그럼에도 우리는 때로 승리해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감옥에도 보내봤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탄핵했다. 굉장히 열심히 싸워온 것이긴 했는데, 이제 이를 제도화하고 세력을 교체해야 하는 시점에 왔다. 정상적인 보수 진보의 대립 구도가 한국 사회에 만들어져야 한다.  

지금 한국의 공안검사나 국정원 청사에서 공작을 하는 사람들이 만약 북한에서 태어났다면 어떤 일을 했을까? 대상만 다를 뿐이지 공작을 하는 일은 똑같이 있을 것이다. 분단을 겪지 않은 세대들이 분단이라는 허상을 가지고 싸우고 있는 셈이다. 이념과 냉전은 이미 세계적으로 끝났는데 우리만 여기에 발이 묶여 있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제대로 목욕을 해서 이러한 때를 벗겨내야 한다. 

프레시안 : 관련해서 보수 세력의 분화가 '종북 몰이' 같은 것을 하지 않는 정상적인 정치로 가는 단초가 될 수 있을까?  

한홍구 : 일시적인 분리인데 쉽지 않을 거라고 본다. 2004년에도 한나라당이 영남 '자민련'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다. 지금은 국회의원 소선거구제 등 수구세력의 정치 생명을 온존시킬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그 부분은 보수의 선택이다. 그런데 기존 보수 세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이 가장 위쪽에 있는 인물을 희생양으로 바치고 옷을 갈아입고 있는 중이다. 뿌리 깊은 지역주의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예전 새누리당에서 바른정당으로 갈라져 나온 의원들은 대부분 수도권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정치인들이다. 수도권에서는 1000~2000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동조하지 않으면 의원직을 유지하기 힘든 의원들은 나온 것이고, 이와 상관 없이 보수의 깃발만 들고 있으면 당선될 가능성이 큰 사람들은 지금의 자유한국당에 남은 것이다.  

이런 사태의 원인은 지역주의의 공고함 때문인데, 이걸 깨려면 계급의식밖에 없다. 영남과 호남의 노동자들이 노동자라는 정체성으로 결합돼야만 지역주의를 깰 수 있다. 그러려면 결국 진보가 세력을 확장해야 하는데, 촛불 시민들은 한국사회에서 '진보는 아직 아니' 라며 이들을 밀어 넣었다. 총선에서도 새누리당이 저렇게 쪼그라들었는데 그 표가 진보정당으로는 많이 가지 않았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지난 10여 년의 실험결과 대중들은 진보정당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크게는 분단이라는 제약, 가깝게는 민주노동당의 분열이 결정적이었던 것 같다. 2016년 총선은 새누리당 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도 사실 심판을 받은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진보정당은 선택지로 고려 받지 못했다.  

2004년 민주노동당이 10석의 국회의원을 배출했을 때 2012년에는 집권을 해보자는 구호가 나왔다. 하지만 13년이 지난 지금 결과는 어떤가? 야당과 함께 진보세력이나 시민운동 세력의 역할이 거의 없이 길바닥에 쏟아져 나온 대중들의 힘이 상황을 만들어낸 형국이다. 

문제는 늘 이럴 수는 없다는 점이다. 15년 전 노무현이 당선됐을 때는 지금의 민주당도, 진보정당도, 시민사회도 다 밝은 앞날을 예상하고 있었다. 지금 이들은 초라하고 촛불만 타고 있을 뿐이다.  

프레시안 :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남북관계는 악화됐고 북한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은 높아졌다. 그리고 정치인들은 이를 재생산하면서 더 강한 반북 의식을 보였다. 지금과 같은 정치 지형에서는 안보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 분단체제가 더 공고화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한홍구 : 한국에 계급 불평등 문제가 심각하다. 이게 한반도의 분단상황과 어떻게 연결돼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북핵 문제가 있고 북한이 3대 세습을 한데다가 최근에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피살되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이 문제에 접근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 됐지만, 적어도 한국 사회에서 소위 '수구' 세력들이 어떻게 북한을 의존하고 활용해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국 전쟁 당시 남한군의 병력은 20만 명이었고 전쟁이 끝날 때쯤 35만 명으로 늘어났다. 이후 현재는 60만 명에 이른다. 전쟁을 하지 않는데도 병력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을까? 이런 질문을 하면 이른바 '종북 좌빨'이 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왜 20대가 2년 동안 군대에 있어야 하고 그들에게 최저임금도 주지 않는 것인가? 강바닥에 22조 원 씩 갖다 박을 돈 있으면 군 의무복무 하고 제대하는 사람들한테 대학 등록금이라도 줄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한다.  

왜 군대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에 대해서도 물어야 한다. 우리나라 군대에서 '비전투인명손실'이 한국 전쟁 이후 6만 명에 달한다. 이승만 집권 시기에는 매년 2500명이 죽었고 박정희 때 1500명이 죽었다. 민주화가 가져온 가장 의미 있는 변화가 군대에서 사람이 덜 죽었다는 점이다. 이게 분단체제를 극복해야 하는 주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분단을 이렇게 내부적인 차원에서 바라보고 분단을 극복함으로써 남쪽 사람들의 삶에 어떤 변화가 있을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예전에 국정원에서 과거사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는 일을 했을 때 과거에 문제가 있던 민낯을 파헤쳐서 대중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사건을 발표하면 할수록 파급효과가 줄어드는 상황에 직면했다. 진실이 알려졌기 때문에 대중이 더 분노하는게 아니라, '저것들은 경제도 안 좋은데 맨날 과거 타령만 하고 있다'는 식으로 보여졌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민주주의, 분단 등과 관련한 문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힘을 얻으려면 이 문제가 어떻게 먹고사는 문제와 연관돼있는지, 어떻게 민생과 연결돼있는지 그 고리를 보여줘야 한다.  

이번 국정농단도 부정부패하고 연관이 있지 않나. 재벌들이 저렇게 일반 국민들을 쥐어 짜서 얻어낸 돈으로 누군가에게 말을 사주고 특혜를 주고, 이를 통해 몸집을 키웠다는 것이 사람들을 분노하게 했다.  

그렇다고 재벌들이 가진 것을 다 빼앗자는 것이 아니라, 가진 만큼만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용 일가가 왜 겨우 2~3%의 주식으로 삼성 전체를 지배하나? 거기에서 나오는 축적된 부는 대한민국 전체의 것이다. 삼성 문제를 잘 풀면 이번에는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 박근혜(왼쪽) 전 대통령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연합뉴스


프레시안 : 결국 분단을 먹고 사는 문제랑 연결해서 정치 어젠다로 제시해야 하고, 남한 내의 개혁에만 멈춰 있다면 더 진전할 수 없다는 점을 남한의 국민들과 공유하려면 분단 의식이라는 문제를 건드릴 수밖에 없지 않나?  

한홍구 : 분단의식 문제가 중요한데, 이게 통일을 외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거꾸로 분단이 남한 사회를 어떻게 악화시켰고,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한참 통일운동을 중시할 때는 통일은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죽고 사는 문제라고 답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정말 통일운동이 힘차게 진행되려면 통일이 사실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통일은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문제만이 아니라 남한주민들, 아니 내 삶을 놀랍게 개선시켜줄 문제라는 인식이 있어야 우리가 통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우리의 통일운동은 남북교류에만 매몰되었다. 또 한국의 시민운동이 발전적으로 분화하다 보니 다양한 운동이 생겨났는데, 그러다보니 통일운동에는 거의 예전 통합진보당만 남게 되었다. 솔직히 박근혜가 '통일은 대박'이라고 외쳤을 때 통일문제가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몸은 통일운동을 하고 있지 않았던 처지에서 한 편으로 모욕감을 느꼈고, 또 한 편으로 부끄러움과 책임감을 느꼈다. 분단이 어떻게 민주주의와 민생을 파괴하고 있는지, 최순실같은 허접스러운 자들이 국정을 농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는지를 뼈저리게 느낄 수밖에 없다.(끝)  
이재호 기자 jh1128@pressian.com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재명 후보의 대통령 가능성은 민주당 첫 경선지인 호남에서

정청래 전 의원의 백발백중 예언, 대선 예측은 글쎄?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3/18 [22:48]  최종편집: ⓒ 자주시보
 
 
▲ 파파이스에 나와 문재인 당선을 예측하는 정청래 전 의원  

 

김현정의 뉴스쑈 등에 나와 박근혜 탄핵 재판 파면 결정이 3월 10일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언하여 적중시키는 등 예언마다 적중하여 세인을 놀라게 하고 있는 정청래 의원이 137회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나와 이번 5월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55% 내외 지지율로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고 예언하였다.

 

그는 반기문의 낙마, 황교안의 낙마 등을 예언하여 모두 적중시켰다. 특히 황교안이 대선에 출마할 결심이었다면 특검연장안에 서명했을 것이라는 등의 근거를 들었는데 정청래 의원의 예언은 사실 무슨 영감을 얻어 하는 예언이 아니라 많은 조사자료를 종합한 과학적인 예측이다. 왜 그렇게 예측하는지 합리적 이유를 들고 있는 점에서 그는 허경영이니 무속인이니 하는 예언가들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이번 문재인 당선 예측도 더불어민주당 대선 지지율 총 합계가 60%인데 여기에 5-6%가 외부에서 들어온 것이 있기 때문에 그걸 뺀 55% 내외로 당선된다고 예측하였다.

그래서 사실 한겨레TV 파파이스 방송에서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 정청래 의원 출연 시간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문재인 당선만은 좀 아쉬운 감이 든다. 설령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이렇게 예측을 하면 떨어질 우려가 높다. 대선과 같은 큰 이슛을 가진 선거는 막판 표심이 결정적이다. 막판 표심은 절박한 핵심 지지층이 어떻게 움직이는가가 중요하다. 핵심 지지층이 사력을 다해 주변인들을 투표장으로 데리고 간 세력이 의외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정청래 의원은 문재인 지지세력에게 너무 일찍 안도감을 주고 말았다.

 

문재인 당선 가능성을 단순한 지지율로만 계산하고 있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 왜 문재인을 지지하는가에 있다. 문재인이 좋아서는 결코 아니다. 문재인을 국민들이 좋아할만한 공약을 제시한 것도 없고 그런 능력을 보여준 적도 없다.

사실 문재인은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사실상 대통령을 제외하고 제1의 힘을 가졌던 사람이다. 그가 목숨을 걸고 당시 적폐청산에 나섰더라면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저 무리 없이 머리 아픈 일 없이 무사히 정권을 마치자는 태도로 일관하였다. 언제 한 번 용기있게 정책을 밀어붙인 적이 없다. 대북송금특검만 해도 국민을 믿고 진실을 터 놓고 싸우기보다는 이 눈치 저 눈치 보다가 특검을 수용하여 남북관계를 발전시킬 동력을 완전히 까먹고 말았다.

겨우 10.4선언도 이행할 시간이 전혀 없는 조건인 정권 말기에 사실상 이름이나 남기자는 차원에서 추진하였다.

 

그럼에도 현재 국민들의 문재인에 대한 지지가 높은 것은 이번엔 어떻게든지 새누리당세력들 즉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에게는 절대로 대권을 넘겨주어서는 안 되겠다는 국민들의 절박한 열망 때문이다. 또 이재명을 모르는 국민들이 많기 때문이다.

만약 국민들이 문재인보다 더 확실하게 적폐를 청산할 이재명 후보와 같은 인물도 충분히 적폐세력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하게 되면 순식간에 순위는 뒤집힐 수 있다고 본다.

 

이는 이번 파파이스에 발표한 리얼미터 설문조사 결과만 놓고 봐도 그것을 익히 알 수 있다. 국민들의 이번 대선 제1의 관심은 적폐청산이었고 그 다음이 통합이었다.

우리 국민들은 정치개혁, 검찰개혁, 재벌개혁, 언론개혁 순으로 적폐청산을 위한 개혁을 바라고 있었다. 이 모든 개혁을 누가 가장 잘 할 것인가는 불문가지 아닌가. 이재명 후보가 그 누구보다 가장 강조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재명은 경제 민생 일자리 창출에 있어서도 가장 현실적인 공약을 많이 제시하고 있다.

 

▲ 이번 대선의 국민적 관심사항은 정치개혁 즉 적폐청산이었다.  그것을 가장 잘 할 후보가 이재명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인데 그것이 아직 전 국민에게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지율이 낮은 것이다. 알려지면, 또 당선가능성도 높다는 인식이 생기면 지지율이 폭등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민주당 내 경선에서 안희정 후보는 이미 이재명 후보에게 밀리고 있음이 이번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명백히 드러났다. 민주당 지지층의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근소한 차이이기는 하지만 이재명 후보가 안희정 후보를 이긴 것으로 나타났다.

대연정이니 대선과 동시개헌이니 이런 말을 하고 있는 안희정 후보를 호남권에서 지지할 리는 만무하다. 첫 경선지인 호남권에서 이재명 몰표가 나올 가능성이 높고 여차하면 문재인을 꺾을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면 문재인은 1차에서 절대로 후보 확정을 못하고 결선투표에 가게 된다.

 

결선투표에 가면 이재명 후보가 불리하지 않다. 이재명 후보도 충분히 다른 정당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이 민주당 지지층에게 충분히 알려진 상태에서 결선투표를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 경선에서는 핵심 지지층이 아주 중요하다. 한 사람이 몇 사람만 투표에 참여시켜도 바로 배로  늘어난다. 그 사람들이 또 주변인을 동원하게 되면 그 파급효과는 아주 높아지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소개를 받아서 연구해보았을 때 매력이 있는 후보여야 한다.

현재 실천 가능한 공약과 가장 확실한 적폐청산 의지를 보여준 후보는 이재명 후보이기 때문에 그 파급효과가 매우 클 가능성이 높다.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이 한 도시의 시장으로서 절대적 지지를 받았고 그 지지자들의 힘을 기반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도지사도 아닌 시장에 불과한 후보도 확실한 지지세력만 가지고 있으면 승산이 있는 것이 대통령 선거이다. 또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시민들은 이재명 후보를 가장 선호하고 있다.

 

빅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이재명 후보가 SNS에서는 안희정 후보를 이기고 있으며 문재인 후보와도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압도할 때도 적지 않았다.

 

결국 이재명 후보의 대통령 가능성은 민주당 첫 경선지인 호남에서 엿볼 수 있을 것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시민의 희망이었던 MBC, 이제는…

 

[릴레이인터뷰①] MBC 노동조합 초창기 주역 김평호 단국대 교수… “87년 체제 누린 MBC, 새 해방구 만들어야”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2017년 03월 18일 토요일

<편집자주 : 이명박에서 박근혜 정권까지 MBC는 9년 동안 철저하게 망가졌다. 부당한 권력에 비판적인 MBC 언론인들은 2012년 파업 이후 비제작부서로 쫓겨나고 해고당했다. 뉴스는 정권 편향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PD수첩’ 등 송곳 같던 시사 보도 프로그램은 무뎌진 지 오래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를 통해 근현대사에 드리운 그늘을 조명하던 MBC는 이제는 말할 수 없는 방송사가 돼 버렸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언론장악 빗장을 푼 방송사 노동조합 활동도 위축됐다. 미디어오늘은 87년 체제 30년을 맞아 전·현직 MBC 언론인과 전문가들의 생각을 담고 권력의 언론장악 구조를 분석해 MBC 사태를 되짚으려 한다.>

 

 

 

MBC 노동조합(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은 87년 체제 산물이다.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에서 MBC 취재진이 ‘기레기’라는 비난을 받으며 쫓겨나고 외면당했던 것처럼 1987년 6월 항쟁에서 MBC는 분노의 대상이었다.  

당시 MBC 취재차였던 하얀색 르망은 명동성당에서 시민들에 의해 박살났고 MBC 기자들은 이런 시민들의 울분을 방송민주화추진위원회 결성과 MBC노동조합 탄생으로 승화했다. 방송 민주화 운동은 공정한 방송을 갈망한 시민들의 각성에서 비롯했다.

30년이 지났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최악의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2012년 파업에 참여했던 기자·PD들은 시용·경력 기자들로 물갈이됐다. 박근혜 정부에서 폭주한 언론부역 세력은 노골적으로 방송과 보도를 망가뜨리고 있다.  

초창기 MBC 노조 주역이었던 MBC PD 출신 김평호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6월 항쟁에서 터져 나왔던 민주화 열망이 사회 곳곳으로 스며들었다”며 “국민이 만들어준 87년 체제라는 해방 공간이 있었기 때문에 방송사 노동조합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술회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강고해진 신자유주의 체제의 억압과 강제가 방송 민주화 운동을 쇠락시켰다”는 지적은 곱씹어 볼 만하다.

 

▲ MBC에서 해직을 경험한 PD출신 김평호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가 지난 11일 오후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인근 식당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MBC에서 해직을 경험한 PD출신 김평호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가 지난 11일 오후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인근 식당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지난 11일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에서 만난 김 교수는 전날 자신의 동료들과 함께한 ‘탄핵 뒤풀이’ 이야기부터 했다. “어제도 술자리에서 동료들과 MBC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김장겸 체제’가 이대로 간다면 DNA가 완전히 바뀌게 된다. MBC가 정상화될 수 있을지 다들 걱정했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그는 “박근혜 탄핵은 언론사 내부 분위기가 달라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또한 MBC 정상화는 차기 정부 미디어정책 최우선 순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 박근혜가 탄핵되면서 적폐를 청산하자는 시민들의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언론개혁, 그 가운데서도 MBC 정상화에 대한 열망이 크다. 

“너무 망가졌다. 우리 때완 많이 다르다. ‘김장겸 체제’가 이대로 간다면…. 언론 부역자들이 9년 동안 지배하게 되는 거다. DNA 자체가 뒤바뀌게 된다. 인력이 회복될 수 없는 수준으로 물갈이되면 과거 MBC로 되돌리는 게 불가능해진다.”

- 권력의 언론장악을 견제할 세력인 언론노조 MBC본부와 MBC 구성원들이 지속적인 탄압으로 힘을 잃고 있다. 

“지금은 노조에 눈길 한 번 줬다간 불이익을 받지 않나. 가슴이 찢어진다. 선후배 동료 덕분에 MBC를 반석 위에 올려놨다고 생각했는데 과실을 엉뚱한 이들이 채갔다. 후배들이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 

1981년 MBC에 입사한 김 교수도 해직과 복직을 경험했다. MBC는 1990년 9월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을 비판적으로 다룬 ‘PD수첩’의 ‘농촌,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 편을 방송 몇 시간 전에 불방 조치했고 1991년 1월부터 방송됐던 사회 고발성 대하드라마 ‘땅’도 일방 지시로 조기 종영시켰다. 사측은 PD수첩 불방 사태에 항의한 안성일 MBC 노조위원장과 김평호 당시 사무국장을 해고했다. MBC노조가 유례없었던 50일 파업에 돌입한 배경이었다.  

기자가 김 교수에게 듣고 싶었던 것은 초창기 방송 민주화 운동에 대한 증언이었다. 군사정권 하에서 ‘땡전뉴스’로 공보 역할에 충실했던 MBC가 87년 체제를 겪으며 방송 민주화 운동 선두에 설 수 있었던 배경, 1987년이 그랬듯 박근혜 탄핵 이후 언론인들의 해방 공간이 열릴지 궁금했다.  

 

▲ MBC에서 해직을 경험한 PD출신 김평호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가 지난 11일 오후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인근 식당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MBC에서 해직을 경험한 PD출신 김평호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가 지난 11일 오후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인근 식당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초장기 MBC노동조합 활동이 궁금하다. 노태우 정권에서 노조 활동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1987년 MBC노조가 생긴 이래 1990년대 중반까지 거의 매해 파업했던 것 같다. 대부분 프로그램과 뉴스와 관련된 사안 때문이었다. 87년 체제의 힘이 그때까지 남아있었던 거다. 노조가 매번 승리했다고 말할 수 없어도 노조 요구안이 관철되는 방향으로 마무리됐다. 개혁을 바라는 시민들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다는 인식이 공유됐다. MBC 내부에서도 정치적 성향이 다르더라도 ‘언론인들은 권력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그땐 이렇게 삽시간에 무너질 줄은 몰랐지.”

- 언론노조도 제대로 목소리를 내던 때였다. 

“언론노조는 외형적으로 가장 강력한 시민단체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건설노동조합,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등 소위 인텔리 노조의 지도단체 성격이 강했다. 권영길(1987년 초대 언론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선배가 그 힘으로 1997년 대통령 후보에 나설 수 있었다. 언론노조를 밑에서 떠받치던 노조가 KBS·MBC였다. 하물며 조선일보도 1988년 노조를 만들었는데 초대 위원장이 김효재씨(MB정부 전 청와대 정무수석)였다. 조선투위 선배들과 함께 활동했던 걸로 기억한다. 1987년 6월 항쟁이 만들어준 공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과거 MBC노조의 방송 민주화 투쟁 선봉에 섰던 이들은 한국 언론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했다.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는 1992년 MBC 노조 대외협력위원회 부간사로 50일 파업을 이끌었고 영등포구치소에 수감되며 20일간 독방에 갇히기도 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으로 tbs교통방송을 라디오 시장에서 1위로 도약시킨 정찬형 tbs대표 역시 1996년 노조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정 대표는 “방송사 민주화 운동은 거창하게 운동권들이 창출한 싸움이 아니라 시민들이 만든 6월 항쟁 공간에서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한 직장인들이 시작한 싸움”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자유언론의 창달’을 명시한 6·29선언이 끼친 영향은 매우 컸다”고 말했다. 최승호·조능희·김환균 등 PD수첩 대표 PD들 역시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다.  

- 당시 언론운동이 사회적 지지를 받았던 까닭은 무엇일까?

“MBC노조가 한국 사회의 희망이라는 얘기도 참 많았다. 왜냐면 시민들이 변화를 체감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광주와 관련한 프로그램이 방송되기 시작했다. 1989년 2월 방영된 MBC ‘어머니의 노래’가 그랬다. 노사가 공정방송협의회라는 기구를 만들었고 우리는 광주를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부들은 ‘애기들아 그러면 안 된다’라고 만류했다.(웃음) 광주민주화항쟁을 다룬 MBC 어머니의 노래는 민족의 쾌거’라는 내용의 시청자 편지를 받기도 했다. 많은 성금과 격려가 있었다. 우리가 집회를 하면 시민단체 성향과 상관없이 찾아왔다. 지역 노래패들이 기꺼이 연대해 노래를 해주는 등 자랑스러운 시절이었다.” 

 

▲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는 1992년 당시 MBC 노조 대외협력위원회 부간사로 50일 파업을 이끌었고 영등포구치소에 수감되며 20일간 독방에 갇히기도 했다.
▲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는 1992년 당시 MBC 노조 대외협력위원회 부간사로 50일 파업을 이끌었고 영등포구치소에 수감되며 20일간 독방에 갇히기도 했다.
 
- 지금처럼 노조 활동을 이유로 좌천되거나 배제됐었나?

 

“MBC의 가장 큰 장점은 조직 문화였다. 정치적 성향이 달라도 선후배간 유대감이 굉장했다. 외부에서 보기엔 기수 문화 정도로 치부하겠지만 파업에서 올라오면 선배들이 수고했다고 살뜰히 후배들을 챙겨줬던 곳이다. 초창기엔 일부 조합원들이 집회 참여로 불이익을 봤지만 감정적으로 부딪히진 않았다. 지금처럼 비인격적으로 조직을 관리하고 내부 DNA를 바꾸려 하지 않았다. 금도가 있었다. 선배들이 후배들을 대신해 모든 걸 뒤집어썼던 시기였다. 지금은 대놓고 기회주의적인 인사를 자리에 앉히지 않나.” 

- 그럼에도 방송 민주화 운동에 한계가 있었다면? 

“집회를 할 때 동료들과 그런 말을 했다. ‘우리 목소리를 반드시 화면에 반영하자. 꼭 실천하자.’ 그게 진정한 의미의 투쟁인데 집회현장에서 현장으로 돌아가면 일상에 매몰돼 그 기억을 잊곤 했다. 우리가 외친 구호만큼 화면은 따라오지 못했다. 6월 항쟁 열기에 우리는 무임승차했다. 완전한 성공은 이루지 못했다.”

보수 세력과 언론은 MBC를 노영방송으로 규정했다. 끝없이 좌파로 몰아세웠다. MB정부는 2009년 MBC 관리감독기구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에 극우·뉴라이트 세력을 대거 포진시켰다. MBC 장악의 신호탄이었다. KBS·MBC 때문에 진보진영에 정권을 뺏겼다는 보수의 트라우마는 깊고 오래된 것이었다. 

김 교수는 “MBC 제작 자율성이 화려하게 꽃을 피운 때는 노무현 정부 시기가 맞지만 좌고우면 않는 권력 비판에 노무현 정부도 MBC를 골치 아파했다”며 “노무현 정권의 한 청와대 비서관은 내게 ‘MBC는 같은 편일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 말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 방송문화진흥회가 지금처럼 보도나 제작에 개입한 적이 있었나?

“방문진은 바람막이 그 이상도 아니었다. 내가 기억하기로 방문진 차원의 프로그램 개입은 없었다. 아무래도 이명박 정부 때부터 ‘MBC 일베화 작전’이 있었다고 해야 할 것 같다.(웃음) MBC PD 출신 김우룡씨가 2009년 방문진에 오면서 ‘노영방송’ 프레임이 본격화했다. 본인 스스로 ‘좌파를 청소했다’고 말하지 않았나. 한국의 우파 기득권 집단이 보기에 MBC는 어떻게든 손을 봐야 할 대상이었다. 이명박 정부에서 현실이 된 거다.” 

- MBC가 이처럼 허무하게 무너진 배경은 무엇일까. 노태우 정권에서도 광주를 다룬 MBC였는데? 

“김대중 정부에서 시작한 신자유주의 체제가 강요하는 억압적인 삶과도 연관이 있다. MBC 기자 후배 임명현씨 논문에도 잘 나와 있다. MBC가 극우 매체화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은 ‘잉여적 주체’로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사회처럼 MBC 구성원들도 불안정한 신자유주의적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저항적 목소리가 힘겨운 게 아닐까. 내가 해고될 때만 해도 사회·경제적으로 걱정이 없었다. 노동조합은 임금 1원도 틀리지 않고 보전해줬다. 사회적으로도 저항 언론인, 투사로서 인정받았다. 내게 노조 활동은 자랑스러운 삶의 궤적이었다. 그러나 노동 없는 민주주의와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방송사 노동조합은 여러 압력을 받아왔고 영향력과 권위가 예전과 같을 수 없게 됐다.” 

 

▲ MBC에서 해직을 경험한 PD출신 김평호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가 지난 11일 오후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인근 식당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MBC에서 해직을 경험한 PD출신 김평호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가 지난 11일 오후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인근 식당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1987년 그때처럼 박근혜 탄핵이 언론사에 해방 공간을 열어줄 수 있을까?

 

“권력이 언론 목줄을 죄는 압력이 지금보다야 이완되겠지. 내부적으로도 그에 따른 목소리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녹록치 않다. 당장 국회에 계류돼 있는 언론장악방지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태극기 방송’에서 벗어날 수 없을 거다. MB정부가 정연주 전 KBS 사장을 쫓아내듯이 진보 진영이 공영방송사를 좌지우지 할 수 있을까.”

- 정치권 역할도 중요할 텐데 어떻게 해결될 것이라고 보나?

“차기 정부 최우선 언론 정책은 MBC 바로세우기가 돼야 한다. 하지만 민주당이 이 문제에 소극적이다. 되레 민주당이 방송법 개정 통과에 부정적인 것 같다. 혹시 ‘MBC는 이제 우리 차지’라고 생각한다면 한참 잘못된 거다. 들려오는 이야기로는 이미 극우매체가 된 MBC를 다시 되돌릴 이유가 뭐냐는 반응도 나온다고 한다.”

- 미디어 학자로서 차기 정부에 조언한다면? 

“새 정부가 미디어·IT 정책에 크게 힘쓸 필요가 있나 싶다.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 개편 이야기가 나오는데 현재 공무원 수준을 감안하면 차라리 손을 대지 않는 게 낫다. 그냥 내버려두면 알아서 클 것이다. MBC 문제만 해결해도 큰일하는 거지. MBC 사태는 적폐청산의 최우선 순위로 다뤄져야 한다. 이 문제가 왜 중요한지 공감대를 넓혀야 한다. 어쩌면 공영방송 이사회 개편보다 중요할 수 있다. 제도나 틀만 내세울 게 아니라 다시 MBC 문제 본질을 공론화하는 게 더 중요할 수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현장] 전국에서 3000여 명 성주 집결... 사드 배치 강행 중단 범국민대회 열려

'사드 반대' 시민과 경찰 충돌... 원불교 천막 강제 철거

[현장] 전국에서 3000여 명 성주 집결... 사드 배치 강행 중단 범국민대회 열

17.03.18 15:44l최종 업데이트 17.03.18 20:49l

 

 18일 오후 경북 성주 초전면 소성리 사드배치예정지인 성주 골프장 인접 도로에서 '불법 사드 원천무효, 배치강행 중단 3.18 범국민대회'를 마친 집회참가자들이 원불교 교무들이 설치한 천막을 경찰이 철거하려하자 충돌하고 있다.
▲  18일 오후 경북 성주 초전면 소성리 사드배치예정지인 성주 골프장 인접 도로에서 '불법 사드 원천무효, 배치강행 중단 3.18 범국민대회'를 마친 집회참가자들이 원불교 교무들이 설치한 천막을 경찰이 철거하려하자 충돌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충돌에도 의연한 원불교 교무들 18일 오후 경북 성주 초전면 소성리 사드배치예정지인 성주 골프장 인접 도로에서 '불법 사드 원천무효, 배치강행 중단 3.18 범국민대회'를 마친 원불교 교무들이 천막을 철거 하려는 경찰과 충돌 중에도 기도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 충돌에도 의연한 원불교 교무들 18일 오후 경북 성주 초전면 소성리 사드배치예정지인 성주 골프장 인접 도로에서 '불법 사드 원천무효, 배치강행 중단 3.18 범국민대회'를 마친 원불교 교무들이 천막을 철거 하려는 경찰과 충돌 중에도 기도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18일 오후 경북 성주 초전면 소성리 사드배치예정지인 성주 골프장 인접 도로에서 '불법 사드 원천무효, 배치강행 중단 3.18 범국민대회'를 마친 집회참가자들이 원불교 교무들이 설치한 천막을 경찰이 철거하려하자 충돌하고 있다.
▲  18일 오후 경북 성주 초전면 소성리 사드배치예정지인 성주 골프장 인접 도로에서 '불법 사드 원천무효, 배치강행 중단 3.18 범국민대회'를 마친 집회참가자들이 원불교 교무들이 설치한 천막을 경찰이 철거하려하자 충돌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18일 오후 경북 성주 초전면 소성리 사드배치예정지인 성주 골프장 인접 도로에서 '불법 사드 원천무효, 배치강행 중단 3.18 범국민대회'를 마친 집회참가자들이 원불교 교무들이 설치한 천막을 경찰이 철거하려하자 충돌하고 있다.
▲  18일 오후 경북 성주 초전면 소성리 사드배치예정지인 성주 골프장 인접 도로에서 '불법 사드 원천무효, 배치강행 중단 3.18 범국민대회'를 마친 집회참가자들이 원불교 교무들이 설치한 천막을 경찰이 철거하려하자 충돌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최종신 : 18일 오후 8시 40분]
원불교 측이 설치한 '3평 크기 천막' 두고 충돌 

사드 반대를 위해 경북 성주에 모인 시민들과 경찰들 사이에서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사드 반대를 공개적으로 밝혀온 원불교 교단은 18일 사드 강행 중단 범국민대회에 참석한 후 오후 5시 40분경 성주군 소성리 잔밭교 부근에 기도를 위해 간이 천막을 설치했다. 사드 설치가 예정된 미군 부대의 입구 지점이다. 
 
경찰 측은 원불교 측이 약 9.9㎡(3평) 크기의 천막을 설치하자마자 즉각 퇴거명령을 내렸다. 이어 500m 떨어진 곳에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던 의경 100여 명을 잔밭교 부근으로 이동시켜 천막을 둘러싸고 손으로 강제 철거했다. 

해당 장소에는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 200여 명이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강제철거에 항의했으나 경찰이 "바짝 밀고 나가", "(천막) 들고 나가"하며 철거를 강행하자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 병력은 현장에 있던 시민들이 일제히 '폭력경찰 물러가라' 구호를 외치자 미군 부대 쪽으로 이동했다. 

박근혜 적폐 청산... 최우선 과제는 '사드 중단' 

앞서 오후 3시 30분부터 열린 범국민대회에서 사드 반대 시민단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자축했다. 시민들의 촛불이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어 박근혜 정부의 정책인 사드 설치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석운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대표는 "한반도 방어를 위해서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는 박근혜 잔당들이 한반도 안보와 경제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중국 관광객 끊기면서 서민, 중소상인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퇴진국민행동은 '박근혜 탄핵 시즌 2'를 박근혜 적폐 청산에 두고 있다"면서 "가장 우선적인 과제가 사드 중단"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3월 25일 서울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서 사드 반대 투쟁을 전면에 배치하고 대선에서도 사드 배치 취소를 가장 우선적인 과제로 만들어내자"고 호소했다. 

민주주의국민행동 상임대표인 함세웅 신부는 "며칠 전 박근혜 파면 소식을 들으면서 감격의 기도를 올렸다"면서 "이 기도는 사드 배치를 저지함으로써 완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종교인들은 평화의 아름다운 꿈을 가지고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무기와 전쟁을 반대하고 전쟁을 일으키는 강대국들을 몰아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열린 범국민대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3000여 명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정의당,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 특정 단체에서 온 이들도 있었지만, 개별적으로 참석한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대부분 사드가 성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었다. 

충남 당진에서 온 강종수(56)씨는 "어차피 북한에서 쏘는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사드로 막을 수 없다"면서 "괜히 국력 낭비하지 말고 다른 방어 수단을 찾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점들을 보면 현 정부가 국익 보다는 미국의 이익을 쫓는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아이들과 함께 성주를 찾은 박미향(45)씨는 참석 동기를 묻자 "사드 설치 얘기가 나오고 나서부터 중국과 사이도 급속히 안 좋아지고 괜히 미국 좋은 일 해주다가 남북관계가 더 악화되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드 한번 배치하면 되돌릴 수도 없을 텐데 아이들이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 수 있게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등 시민단체들과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이 18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에서 출발해 사드배치 예정지인 성주 골프장을 향해 행진을 하고 있다. 행진 참가자들은  '불법 사드 원천무효, 배치강행 중단 3.18 범국민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등 시민단체들과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이 18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에서 출발해 사드배치 예정지인 성주 골프장을 향해 행진을 하고 있다. 행진 참가자들은 '불법 사드 원천무효, 배치강행 중단 3.18 범국민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등 시민단체들과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이 18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에서 출발해 사드배치 예정지인 성주 골프장을 향해 행진을 하고 있다. 행진 참가자들은  '불법 사드 원천무효, 배치강행 중단 3.18 범국민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등 시민단체들과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이 18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에서 출발해 사드배치 예정지인 성주 골프장을 향해 행진을 하고 있다. 행진 참가자들은 '불법 사드 원천무효, 배치강행 중단 3.18 범국민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등 시민단체들과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이 18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에서 출발해 사드배치 예정지인 성주 골프장을 향해 행진을 하고 있다. 행진 참가자들은  '불법 사드 원천무효, 배치강행 중단 3.18 범국민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등 시민단체들과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이 18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에서 출발해 사드배치 예정지인 성주 골프장을 향해 행진을 하고 있다. 행진 참가자들은 '불법 사드 원천무효, 배치강행 중단 3.18 범국민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1신 : 18일 오후 3시 40분]
"박근혜 다음은 사드... 황교안도 물러가라"

"사드 배치 결사반대! 사드 배치 결사반대!"
"아이고 어서 오이소." 

참외 재배용 비닐하우스 사이로 난 2차선 도로가 깃발을 든 외지인들로 길게 들어찼다. '사드 반대'가 그려진 밀짚모자를 쓴 농민들은 길가에 나와 연신 웃으며 이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18일 오후부터 경북 성주군 등지에서 '불법 사드 원천무효, 배치강행 중단 3.18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범국민대회는 최근 오산 미 공군 기지에 사드 발사대가 반입되고 사드 레이더 반입이 예정되는 등 사실상 기정사실화된 사드의 성주 배치를 국민적 결의로 저지하겠다는 취지다. 대회에 참여한 시민단체들은 "불법적 사드 배치가 원천무효임을 밝히고 정부의 불법에 맞서 평화 행동을 통해 결연히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정오부터 성주군 초전농협 앞에서 행진을 시작해 사드 예정지 인근인 소성리 부근에서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성주 군민들뿐 아니라 외부 지역에서 사드 설치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대거 참여했다. 김충환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행진에 앞서 "오늘 평화의 길이 될 것. 소성리 마을에 도착하면 5000명이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3시 현재 소성리 삼거리 앞에는 약 2000여 명의 행진 인파가 도착했다. 
 
☞ 당신의 이야기도 '뉴스'가 됩니다. 지금 시민기자로 가입하세요!   ✎ 시민기자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촛불집회 ‘1억 빚’ 후원 요청에 9억여 기적 모였다

촛불집회 ‘1억 빚’ 후원 요청에 9억여 기적 모였다퇴진행동 “평범하고 위대한 시민의 힘으로 이미 새로운 세상 시작”

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 퇴진행동 주최, 20차 촛불집회에서 촛불 승리 폭죽이 터지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촛불 시민들과 함께 ‘박근혜 탄핵’을 이끌어낸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이 1억 후원을 요청한 지 3일 만에 해당 금액에 9배에 달하는 8억 8천여만원이 모아졌다.

관련기사 ☞ 촛불집회 ‘빚 1억’…“다시 시민들에 호소할 방법밖엔”

퇴진행동은 19일 ‘1억 빚에 대한 시민후원 감사의 글’을 통해 약 2만 1천여명이 마음을 보태 8억 8천여만원이 모아졌다고 알리며, 후원금은 3월25일과 4월15일에 예정된 대규모 촛불집회 비용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4일 박진 공동 상황실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전야부터 시작된 집회비용으로 퇴진행동 계좌가 적자로 돌아섰다”며 “광장이 아니고서는 집회비용을 충당할 방법이 없는데, 고생한 무대팀들에게 미수금을 남길 수도 없는데 적자 폭은 1억을 상회한다”고 당시 상황을 알린 바 있다.

퇴진행동은 감사의 글에서 “후원 요청에 앞서 망설였다”고 밝히며 “말하면 모아줄꺼라 믿기도 했지만, 예민한 돈 문제여서 걱정했다. 퇴진행동이 감당하지 못하면 업체에게 고스란히 부담이 전가될 것이 뻔히 보여 소심하게 용기를 내었는데 순식간에 기적이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퇴진행동은 “촛불에 참여하지 못한 미안함을 표현하신 분도 계시고, 광장에서 함께 맞은 따뜻한 봄을 기뻐하며 보내주신 분도 계시다”면서 “행사기간 실비로 일해주고, ‘광장의 일원으로 서게 해줘서 고맙다’며 큰 후원해준 업체들의 살림살이를 걱정하지 않게 되었다”고 알렸다.

이어 “박근혜를 퇴진시킨, 특권과 반칙을 참지 않았던, 비가오나 눈이오나 광장을 지켰던 시민들이 주인이었던, 광장의 힘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며 “권력과 권력끼리 나눈 부정부패에 분노해 열린 광장이었다. 늘 해왔던 대로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한 푼의 돈도 헛되이 쓰지 않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평범하고 위대한 여러분들의 힘으로 이미 새로운 세상은 시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김미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지구 최대 포식자는 거미, 연간 곤충 등 8억톤 먹어

 
조홍섭 2017. 03. 17
조회수 1312 추천수 1
 
사람이 먹는 고기와 수산물 합친 양과 맞먹어
포식의 대부분은 숲과 초지에서, ㎡당 1000마리까지 살아
 
David E. Hill, Peckham Society, Simpsonville, South Carolina.jpg» 타고난 사냥꾼인 거미는 개체수도 많아 생태계에서 우리가 아는 것보다 큰 일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David E. Hill, Peckham Society, Simpsonville, South Carolina
 
거미가 지구상에 처음 출현한 것은 고생대 데본기인 약 4억 년 전이다. 현재 4만5000종 이상의 거미가 극지방부터 사막까지 지구 표면에 넓게 분포한다.
 
다리가 여덟 개 달린 이 포식자는 잘 발달한 감각체계와 극단적 환경에서도 견디는 생존력, 그리고 거미줄을 이용해 하루 30㎞까지 날아가는 확산력을 이용해 서식지를 넓혀 왔다(■ 관련 기사공중확산 거미, 항해도 능숙…다리는 돛, 거미줄은 닻). 실제로 거미의 수는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많아, 다양한 초지 생태계에서 ㎡당 152개체가 발견되기도 했고 최고 ㎡당 1000마리의 밀도를 보이기도 했다.
 
Rothamsted Research_060712_erigone_spiders_02.jpg» 나뭇가지 끄트머리에서 비행을 막 시작하려는 거미(오른쪽). 들어올린 배에서 가는 거미줄을 뿜어낸 모습을 볼 수 있다. Rothamsted Research
 
주로 곤충과 소형 토양 동물인 톡토기 등 절지동물을 잡아먹는 포식자인 거미는 생태계에서 큰 구실을 한다. 거미로부터 피하기 위해 형태와 행동이 바뀐 곤충이 많은 것은 거미로 인한 진화 압력이 얼마나 큰지 보여준다. 예를 들어 나방의 몸과 날개에서 비늘이 쉽게 떨어져 나오는 이유는 거미줄에 걸렸을 때 탈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지구에서 개체수와 생물량 면에서 가장 비중이 큰 포식자인 거미가 지구 차원에서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정량적으로 평가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마틴 니펠러 스위스 바젤대 생물학자 등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오브 네이처> 14일치에 실린 논문에서 거미가 지구 전체에서 해마다 죽이는 먹이의 양은 4억~8억t에 이른다고 밝혔다.
 
Lucarelli_Argiope_bruennichi_Cornacchiaia_1.jpg» 먹이를 거미줄로 감싸는 호랑거미의 일종. Lucarelli, 위키미디어 코먼스
 
연구자들은 65개 기존 연구의 데이터를 분석해 세계에 분포하는 거미의 양은 2500만t에 이르는 것으로 계산했다. 육상 절지동물 가운데 이보다 풍부한 포식자는 없다. 개미가 2800만t으로 생물량은 거미보다 많지만 잡식성이다.
 
연구자들은 거미가 생존하기 위해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 다양한 생물 군계마다 거미가 얼마나 많이 사는지, 야외에서 직접 관찰한 거미의 밀도와 포식 행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산한 결과 거미가 잡아먹는 먹이의 양이 연간 4억~8억t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JJ Harrison_Clynotis_severus,_AF_2.jpg» 여러개의 눈이 있는 깡총거미의 일종. 매우 예리한 시력을 지닌다. JJ Harrison 위키미디어 코먼스
 
이것이 얼마나 많은 양인지는 사람이 해마다 먹는 고기와 수산물의 양을 합치면 4억t이라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전 세계의 고래가 잡아먹는 물고기 등 해양생물의 양은 2억8000만t~5억t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크기는 작지만 거미는 사람이나 고래만큼 먹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물론 거미는 포식자이면서 동시에 주요한 먹이이기도 하다. 거미만 먹고 사는 포식자나 기생생물이 8000~1만종에 이른다. 또 거미는 새 3000~5000종에게 주요한 먹이가 된다. 다른 거미의 밥이 되는 거미도 적지 않다.
 
Gnissah-Araneus_diadematus_web_1.jpg» 강력한 포식자는 곤충의 진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나방은 거미줄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몸과 날개의 비늘이 쉽게 떨어지도록 진화했다. Gnissah, 위키미디어 코먼스.
 
이번 연구에서 거미의 포식 가운데 95% 이상이 숲과 초지, 사바나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지역은 지구 육지의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로 넓은데다 농지와 도시 등 인간의 간섭이 상대적으로 적은 곳이다.
 
나머지 경작지, 도시, 사막, 극지 등에서는 거미의 포식이 미미한 비중을 차지했다. 거미가 살 공간과 시간이 한정된 경작지에서 거미의 포식은 전체의 2% 이하였다. 그러나 농약을 안 쓰거나 덜 쓰는 쌀, 밀, 목화 재배지에서 거미는 해충을 억제할 만큼 큰 구실을 한다.
 
주 저자인 니퍼러는 “경제적으로 중요한 병원체와 질병 매개동물이 숲과 초지 생물 군계에서 번식하기 때문에 거미의 포식이 자연 및 반자연 서식지에서 매우 중요한 일을 한다”며 “이번 추정으로 드러난 거미의 중요성이 널리 알려져 육상 먹이그물에서 거미가 차지하는 역할이 제대로 평가되길 바란다”라고 학회지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조홍섭/ 언론인·자연작가 ecothink2@gmail.com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헤커박사, 북미 핵전쟁 우려 심각, 북미대화 절실

헤커박사, 북미 핵전쟁 우려 심각, 북미대화 절실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3/18 [01:27]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미국의 핵전문가 헤커 박사, 그는 북을 직접 방문하여 북이 추출한 플루토늄이 든 비이커도 만져보고 수년 전에는 북의 농축우라늄생산시설까지 보고 왔다. 그 농축우라늄 시설을 보고 너무 충격적이어서 잠신 정신을 잃을 정도였다는 고백도 한 적 있다. 그후 그는 북의 핵능력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며 무슨 대책을 빨리 세워야 한다고 늘 강조해왔다.     ©자주시보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서는 틸러슨 국무장관의 한중일 방문과 때를 같이하여 북 핵단지를 여러 번 방문한 미국의 저명한 핵과학자 지그프리드 헤커(Siegfried Hecker) 박사와의 대담을 보도하였는데 이 대담에서 헤커 박사는 북미핵전쟁을 포함한 핵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6자회담과 같은 다자회담이 아니라 비밀이 보장된 북미 양자회담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였다.

 

사실 헤커 박사는 지난 1월 트럼프 신 행정부 출범 직전에도 이와 같은 주장을 한 바 있고 본지에서도 그것을 심층적으로 다룬 바 있다.

 

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1270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C) 선임 연구원으로 있는 헤커 박사는 이번 대담에서 "현재 당면한 사안은 우리가 핵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이고, 따라서 핵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게 바로 대화를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라며 한반도 비핵화는 장기적으로 풀어야할 과제로 현재 그것을 운운할 때가 아니라 당장 핵 충돌 즉, 핵전쟁을 막는 것이 급선무라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하였다.

이는 다시 말해서 현재 한반도에서 핵재앙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어서 사실 매우 충격적인 주장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헤커 박사는 핵재앙의 구체적 내용으로 북 내부에서 핵물질을 취급하다가 날 수 있는 사고 등도 언급했지만 한반도 군사적 충돌시 핵전쟁이 발발할 우려에 역점을 찍어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

 

물론 헤커 박사는 "행여 북한이 어떤 형태의 핵무기를 어떤 방식으로든 한반도에서 사용한다면 그게 바로 ‘핵 재앙’입니다. 오늘날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반도에서 핵무기가 사용되거나 폭발하는 것을 막는 일이고, 그게 트럼프 행정부 대북정책의 첫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라며 북의 핵무기가 미국 본토나 주일미군기지, 괌 미군 기지 등에서 폭발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미국인들의 정서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는데 그도 한반도 전쟁이 재발하여 핵무기가 사용되면 북은 지난해 공개한 화성 10호를 이용하여 괌 미군기지는 물론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북이 여러차례 공개한 화성 13호, 화성 14호와 같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성능을 그가 모를 리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위성을 4번이나 쏘아서 성공시킨 북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헤커 박사는 그런 핵전쟁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것이며 그것을 막기 위해 트럼프 정부가 당장 북미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문제 해결은 6자회담과 같은 다자회담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말도 덧붙였다. 물론 타결을 본 후에는 다자가 모여 그 구체적 이행 방안을 수립할 필요는 있다고 했다.

 

사실 북미 사이엔 현재 전쟁이 진행중이다. 정전협정 즉, 전쟁을 잠시 쉬고 있을 뿐이다. 하루 빨리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완전히 전쟁을 종식시켜야만 북미 사이의 전쟁 위기는 일단락짓게 된다.

그런데 핵무기를 동원한 북미전쟁 가능성을 미국의 최고 핵 전문가가 매우 우려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가.

 

문제는 헤커박사만이 아니다. 17일 연합뉴스에서 인용 보도한 미주 민족통신의 예정웅 정세논평가의 글에서는 이미 북이 미국과 핵전쟁을 결심했다는 의지를 중국과 러시아에 통보했다는 내용까지 언급하고 있으며 그 정보가 러시아를 통해 트럼프에게도 들어갔다고 지적하였다. 그래서 긴급하게 틸러슨 국무장관이 한중인 순방에도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연합뉴스에서는 이 부분까지 소개하지는 않았는데 인터넷 검색을 해서 원문을 읽어 보니 이 내용이 핵심이었다.)

 

더불어 예정웅 정세평론가는 지난 6일 북의 탄도미사일 집중발사 훈련에서도 알려진 4발만 쏜 것이 아니라 추가로 9발을 더 쏘았으며 이 미사일은 중거리와 장거리로 미국 본토 주요 거점을 노리고 발사된 것이었다는 충격적인 소식도 덧붙였다.

미국의 지배세력들이 충분히 알 수 있게 대기권을 벗어나 미국 목표타격 능력을 충분히 과시하고 자체 폭발한 이 미사일들은 모두 대기권을 벗어나 우주공간을 비행했다고 그는 지적했는데 통상 대기권은 1000KM 상공을 의미한다. 지난해 북이 쏜 화성 10호 신형 대출력 엔진을 장착한 미사일이 지난해 대기권 1400KM 지점까지 올라 간 바 있다. 

예정웅 평론가는 이를 통해 북이 미국 본토를 직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으며 미국의 지배세력들은 지금 어찌해야할 바를 못 찾고 당황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치열한 대결전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이런 북의 지원 사격에 무척 고마워하고 있다고 했으며 러시아도 사드 배치로 미국에 대해 심기가 불편했는데 북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내심 반기고 있다고 한다.

물론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를 하고 말고 할 계제가 아니기는 하지만 북이 미국을 제압할 수 있는 전쟁이라면 중국 러시아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것으로 분석되는 글이었다. 

 

북은 미국에 대해 핵선제타격은 미국의 전유물이 아니라며 광주항쟁 때처럼 남측 주민들의 전민항쟁을 폭력적으로 탄압할 경우, 이라크전쟁 수준의 무력을 한반도 인근에 집중시킬 경우 명백한 선제타격의사표시로 보고 먼저 북이 타격을 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목할 점은 틸러슨 국무장관이 17일 한국에 와서 판문점을 방문한 후 새 대북접근법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군사적 방법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는 사실이다. 물론 미국이 생각하는 선이 있는데 그것을 북이 넘어설 경우 군사적 방법도 사용할 수 있다는 언급도 했다고 우리 언론들이 보도하기는 해다.

우리 언론들은 그래서 틸러슨의 이번 입장 표명을 더 강력한 제재로 해석하던데 지금보다 더 강력한 대북 제재는 전쟁 외에 무엇이 있을까 의문이다.

 

또 하나 17일 헤일리 미국 유엔 대사가 6자회담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대화를 한다면 북미 직접대화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 점이다. 헤커 박사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한다. 물론 헤일리 대사는 군사적 옵션도 열어놓고 있다고 언급하기 했다.

 

결국 북미 사이에 직접 대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그것이 깨지면 결국은 전쟁일 것이다. 미국도 그렇지만 북도 더는 미국의 시간끌기를 용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헤커 박사나 예정웅 평론가의 주장을 놓고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다음은 관련 헤커박사의 대담의 핵심 내용이다.

 

(RFA)기자: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대화보다는 강경책으로 돌아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습니다. 박사님은 올해 1월 미국 유력일간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과 직접 대화가 트럼프 행정부에 최선의 선택방안이라 주장했는데요. 왜 그렇습니까?

 

헤커: 저는 트럼프 행정부 사람들이 북한과 직접 대화하는 게 긴요하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핵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북한 정권과 대화해야 한다는 겁니다.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하는 주된 이유는 북한과 잠재적인 핵 충돌 가능성을 제거하기 위해서입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해도 되는지 혹은 핵을 포기할 것인지 하는 문제는 훨씬 장기적인 문제입니다. 현재 당면한 사안은 우리가 핵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이고, 따라서 핵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게 바로 대화를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기자: 6자회담이 있는데 미북 양자회담을 굳이 주장하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헤커: 1994년 제네바 협상은 성공적이었습니다. 제네바 협정이 도출됐기 때문입니다. 현 시점에서 미북 직접대화를 권하는 주된 이유는 핵 재앙을 방지하기 위해섭니다. 미국은 북한의 핵 의도가 무엇인지, 북한이 핵무기를 통해 무엇을 얻으려 하는지, 북한의 핵정책이 무엇인지, 핵 사고를 막기 위해 북한은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핵무기 안전 대책을 어떻게 수립하고 있는지 등을 알아야 합니다. 이런 논의는 다자협상을 통해 할 수 없습니다. 이런 논의를 북한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유일한 나라는 미국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핵 재앙을 막기 위한 대화는 미국과 북한 간에 직접 이뤄져야 합니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한국도 포함해야 하고, 중국도 포함해야 하고, 6자회담국인 일본, 러시아도 포함해야 합니다. 결국은 다자간 협상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핵 재앙을 막기 위한 의미있는 협상을 이루려면 미북 양자회담이 이뤄져야 합니다.

 

기자: ‘핵재앙’ 의 의미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헤커: 제가 우려하는 바는 이것입니다. 확실히 알 순 없지만 북한은 지난 10년 동안 정말 위협적인 핵무기고를 건설했습니다. 북한은 아마도 20~25개에 이르는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 원료를 확보했습니다. 북한은 계속해서 좀 더 정교하고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그런 강력한 핵 화력을 가진 상황에서 내가 핵재앙을 우려하는 까닭은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고, 그들의 핵무기의 보안과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북한 정권의 오판이 생길 수도 있으며, 나아가 한반도에 군사충돌이 생겨 긴장이 격화돼 핵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행여 북한이 어떤 형태의 핵무기를 어떤 방식으로든 한반도에서 사용한다면 그게 바로 ‘핵 재앙’입니다. 오늘날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반도에서 핵무기가 사용되거나 폭발하는 것을 막는 일이고, 그게 트럼프 행정부 대북정책의 첫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기자: 미북 대화가 잘 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특사를 파견해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특사를 파견하기 앞서 북한 측의 비핵화 다짐을 받을 필요는 없나요?

 

헤커: 그런 식의 접근은 저의 우려를 잘못 이해하는 것입니다. 당장 저의 우려는 핵무기 사용을 방지하자는 것입니다. 비핵화 문제는 점차적으로 이루어야 할 장기적인 과제다. 물론 협상은 궁극적으론 북한의 비핵화를 겨냥해야 합니다. 하지만 비핵화는 향후 몇년 동안 해결될 사안이 아닌 훨씬 장기적 과제입니다. 제가 주장하는 건 당장 북한과 협상하라는 게 아니라 핵 재앙을 막기 위한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자: 북한은 기존의 핵무기 외에 해마다 6~8개의 핵무기를 추가할 수 있다고 주장하셨는데요?

 

헤커: 제 추산은 플루토늄에만 근거한 게 아닙니다.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북한은 1년에 최대 한 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양의 플루토늄을 생산합니다. 제가 최선의 추측을 해보건 데 북한은 아마도 일 년에 6개까지 고농축 우라늄 폭탄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북한은 매년 6~8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핵 위기가 지금 우리 곁에 있다는 걸 인식하는 게 중요합니다. 북한이 미국 본토에 미칠 수 있는 핵탄두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기자: 대북정책 재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에 어떤 충고를 하시겠습니까?

헤커: 우선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서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형태의 잠재적 핵 재앙도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북한 측 얘기도 들어본 뒤 미국이 동맹인 한국과 일본에 대한 확고한 공약엔 변함없으며, 북한의 인권과 궁극적인 북한의 비핵화를 중히 여긴다는 점을 그들에게 주지시켜야 합니다. 나아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진지한 협상으로 복귀하는 것이 북한에 득이 된다는 점도 이해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게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저의 충고입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100초 만에 살펴보는 사드 성능 보고서

 

[브리핑] 미 국방부의 사드성능 평가보고서를 요약했다

17.03.17 21:39l최종 업데이트 17.03.17 21:39l

 

사드(THAAD, 종말단계미사일방어체제)의 국내 도입을 두고 논란이 점점 커집니다.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사드 찬성 측과, '있어도 무용지물'이라는 사드 반대 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죠. 문제는 워낙 사드에 대해 알려진 정보가 부족하다보니 양측 모두 사실보다 감정을 앞세운다는 점입니다. 이래서는 토론이 되지 않죠. 신뢰도 높은 정보를 공유하는 노력이 시급합니다. 과연 사드의 실제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사드를 직접 테스트한 미 국방부의 사드평가 보고서입니다.

①미 국방부 작전시험평가 국장인 마이클 길모어(J. Michael Gilmore)가 2015년 미국 의회 청문회에 제출한 보고서 및 ②2016년 미 육군이 발행한 2016년 미사일방어 보고서를 바탕으로 브리핑영상을 준비했습니다.



사드 성능에 대한 3가지 사실.

1. 사드, 날씨가 나쁘면 장담 못 한다

 

사드(THAAD, 종말단계미사일방어체제)의 국내 도입을 두고 논란이 점점 커집니다.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사드 찬성 측과, '있어도 무용지물'이라는 사드 반대 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죠. 문제는 워낙 사드에 대해 알려진 정보가 부족하다보니 양측 모두 사실보다 감정을 앞세운다는 점입니다. 이래서는 토론이 되지 않죠. 신뢰도 높은 정보를 공유하는 노력이 시급합니다. 과연 사드의 실제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사드를 직접 테스트한 미 국방부의 사드평가 보고서입니다.

①미 국방부 작전시험평가 국장인 마이클 길모어(J. Michael Gilmore)가 2015년 미국 의회 청문회에 제출한 보고서 및 ②2016년 미 육군이 발행한 2016년 미사일방어 보고서를 바탕으로 브리핑영상을 준비했습니다.



사드 성능에 대한 3가지 사실.

1. 사드, 날씨가 나쁘면 장담 못 한다

 

"바람이 강하거나 먼지가 있거나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면, 미사일 요격의 효율성은 떨어진다."

실제 미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의 일부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눈-비-먼지바람 등의 악천후의 경우에 사드의 성능을 장담할 수 없죠. 사드 판매사인 록히드마틴도 이를 알고 있었습니다. 

미군은 지금까지 17차례 사드 요격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이 중 실험 자체가 취소된 경우는 총 6차례,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은 실험이 취소됐습니다. 즉, 사드 실험은 적의 미사일이 날씨가 좋은 날만 골라서 날아온다는 가정을 하고 진행된 것이죠. 하지만 박근혜 정부와 사드 판매사인 록히드마틴은 이 사실을 감추고 '사드 요격 성공률은 100%'라고 과장합니다.

2. 사드, 지상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요격한 적 없다

사드의 존재 이유는 '발사된 탄도미사일' 요격입니다. 하지만 사드는 지금까지 수송기에서 '낙하'시킨 미사일만 요격 실험했습니다. 국내 사드전문가로 알려진 평화네트워크 정욱식 대표(43. 조지워싱턴대학교 객원연구원)는 최근 저서 <사드의 모든 것>에서 "지상에서 발사된 중거리탄도미사일이 비행시험에서 요격대상이 된 적이 아직까지 없다"고 지적합니다. 

3. 사드, 북한 미사일 추격도 제대로 못한다 

북한의 주력미사일인 노동-무수단미사일의 비행고도는 400~1000km에 이릅니다. 정욱식 대표는 "미사일이 사드 기지를 넘어가면 탐지 범위에서 사라진다"고 분석합니다. 성주 상공을 지나 부산-경남-제주 등으로 향하는 북한 탄도미사일은 위치파악조차 장담할 수 없죠. 북한 미사일은 초속 3km에 이를만큼 빠른 속도로 낙하하므로, 잠시라도 탐지에 실패한다면 요격가능성은 크게 낮아진다는 것입니다.
 

 사드의 요격범위. 북한의 주력미사일인 노동/무수단 등은 사드포대를 넘어 부산/제주도 등을 타격할 수 있다.
▲  사드의 요격범위. 북한의 주력미사일인 노동/무수단 등은 사드포대를 넘어 부산/제주도 등을 타격할 수 있다.
ⓒ 정욱식

관련사진보기


참고자료:
(1) 미 국방부 시험평가 국장, 마이클 길모어가 2015년 미국 의회 청문회에 제출한 보고서 
https://www.armed-services.senate.gov/imo/media/doc/Gilmore_03-25-15.pdf  (7~8페이지)
(2) 2016년 미 육군의 <전장에서의 미사일방어 준비> 보고서
http://www.apd.army.mil/epubs/DR_pubs/DR_a/pdf/web/atp3_01x16.pdf (3-40, 3-41, 3-42 참조)
(3) <사드의 모든 것>: 정욱식 저, 출판사 유리창
 

☞ 당신의 이야기도 '뉴스'가 됩니다. 지금 시민기자로 가입하세요!   ✎ 시민기자란?

덧붙이는 글 | 위 기사는 쑈사이어티 유튜브, 페이스북 및 단비뉴스에도 동시 게재되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법원, 국정교과서 제동...문명고 학생이 승리했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7/03/18 11:40
  • 수정일
    2017/03/18 11:4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대구지법, 문명고 연구학교 지정처분 효력정지 결정
허환주 기자   2017.03.17 11:07:22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정교과서를 사용하겠다고 밝힌 경북 경산 문명고등학교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법원이 국정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처분 효력을 정지(집행정지)시킨 것. 한마디로 문명고는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국정교과서로 역사 교육을 할 수 없게 됐다는 이야기다. 본안 소송이 1심 선고까지만 최소 몇 달이 걸리는 것 등을 고려하면 대선 이후 정국 상황에 따라 국정역사교과서는 단 한 번도 정식으로 쓰이지 못 할 수도 있다.
 
17일 대구지법 제1행정부(손현찬 부장판사)는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있다"며 "본안 소송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하지 않으며, 본안 소송에서의 판결 확정 시까지 그 효력을 정지시키더라도 공공의 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다"고 문명고 학부모들이 제기한 효력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지난 2일 학부모들은 연구학교 지정 절차에 중대한 위법이 있다며 본안 소송 격인 '연구학교 지정처분 취소소송'과 함께 이 소송 확정판결 때까지 교과서 사용 중지를 요구하는 효력정지 신청을 냈다. 
 
학부모들은 연구학교 지정 과정에 문명고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가 일사부재의 원칙을 위반한 점, 교원 동의율 80% 기준을 지키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학부모 측에 따르면 연구학교 지정 관련, 학교운영위원회 9명 위원 중 7명이 반대하자 교장이 학부모를 불러 20∼30분 동안 설득한 뒤, 다시 표결했다는 것. 그 결과 연구학교 지정 건은 5대 4로 학운위를 통과했다. 학부모 측은 이러한 과정이 회의 규칙에 어긋나는 불법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연구학교 지정 관련, 문명고 교원동의율이 73%인 점도 논란의 대상이다. 동의율이 80%가 돼야 연구학교를 신청할 수 있음에도 교육청이 이를 무시했다는 것. 
 
반면, 경북도교육청 측은 관련해서, 학교운영위 심의 등 교내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문명고를 연구학교로 지정했기 때문에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허환주 기자 kakiru@pressian.com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10년 한미FTA 반대 운동을 '괴담'이라 비웃는 분들께

 
[송기호의 인권 경제] 한미 FTA 5년 평가 <4>
송기호 변호사   2017.03.17 09:48:03
 
2008년 겨울, 한 국회의원 보좌관이 한미 FTA 협상 비밀을 누설했다는 이유로 법정 구속되어 실형을 선고받았다. 노무현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에 걸쳐 많은 시민, 농민, 노동자, 학생이 탄압 속에서도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았고, 이 운동은 한미 FTA 투자자 제소 조항 등을 바꾸었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 7년에 걸친 한미 FTA 반대 운동에서 한국 사회가 기억해야 할 많은 사람이 있다. 그 중 특히 한 국회 보좌관(그의 이름은 정창수이고 지금은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이다.)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그가 감옥에 갇힌 이유가 바로 미국의 덤핑 보복 폭탄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2007년 1월 13일, 한미 FTA 타결 여부를 결정해야 할 중요한 시점에, 한미 양국은 막판 고위급 협의를 가졌으나 결렬되었다. 당시 한국이 국민에게 공언한 핵심 과녁은 미국의 악명 높은 반덤핑 장벽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완강하게 저항했다. 결국 한국은 물러났다. 한국 협상단은 내부적으로, 계속 미국에게 요구하되 미국이 끝까지 거부할 경우에는 한미 FTA 타결을 위해 '무역구제 분야', 미국의 반덤핑 장벽 개선 요구 관철을 포기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리고 이를 국회에 '대외비'로 보고했다. 정창수 당시 보좌관은 이러한 중대한 협상 목표 수정을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언론에 제공했다. 그리고 다음 해 겨울 감옥에 갇혔다. 

그 사이 정부는 한미 FTA 협상 타결을 선언했고, 협정문에 서명했다. 그리고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관료들은 이렇게 자랑했다. 

"반덤핑 등 미국의 무역구제 조치 가능성을 억제하고 견제하고자 하는 목표를 상당부분 달성" (2008년 <한미 FTA 상세 설명 자료>, 131쪽) 

그러나 그 때부터 이미 거짓말이었고, 지금도 아직 거짓말이다. 이미 한미 FTA를 처음 만들 때 제10장의 반덤핑 조항 자체가 아무런 실효성이 없는 입에 발린 서비스 장식이요 치장이었다. 반덤핑 조사를 시작할 때에 서면으로 알려준다는 등의 조항(10.2조)은 이미 미국의 반덤핑 국내법에서 보장하는 절차였다. 게다가 이 화장발 같은 치장 조항조차 미국이 지키지 않을 경우에도 한미 FTA를 통해 미국에게 따지는 길을 막았다. 제네바로 가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를 하도록 했다.  

충분히 보았다. 한미 FTA 발효 후 5년, 충분히 보았다. 미국의 반덤핑 장벽은 더 치솟았다. 산업부가 작년 9월 19일 기준 작성한 <수입규제 관리카드표>를 보면, 당시의 23건의 미국 조치(조사 중 포함) 중 14건이 한미 FTA 발효 이후이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트럼프 정부는 2017년 3월 10일 한국산 변압기에 61%라는 엄청난 반덤핑 관세 최종 판정을 내렸다. 이는 매우 이례적으로 그 배경에는 매우 일방적으로 조사를 받는 한국 기업이 성실하게 자료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국 당국이 '조사 기업에게 불리한 입수 가능 사실 자료(adverse facts available)' 조항을 일방적으로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한국은 한미 FTA 협정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무역 장벽을 세계무역기구(WTO)에 두 차례나 제소해야 했다. 2013년에는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그리고 2014년엔 한국산 철강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 관세가 WTO 위반이라는 이유로 제소했다. 한미 FTA는 무력했다. 

한국이 제네바에 낸 소장을 보면, 미국은 WTO 규정과 판결을 어기고 '제로잉'이라는 방식으로 덤핑 판정을 했다고 되어 있다. 이 방식은 덤핑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때, 비싸게 판 거래는 없었던 것으로 치고('제로'로 처리), 값싸게 팔아 덤핑 혐의가 있는 거래만으로 덤핑 여부 판정을 하는 사기꾼 판정이다. 간단히 말하면 비싸게 판 것은 제외하고 싸게 판것만 가지고 싸게 팔았는지 여부를 따지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는 한미 FTA 홍보를 하면서 미국이 제로잉 방식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선전했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이 이 방식을 사용하였으니 고쳐달라고 WTO에 제소 중이다.  

특별히 나는 이 글을 정창수를 위해 쓴다. 그리고 한미 FTA 반대 운동에서 탄압을 받은, 이름 없는 많은 분들에게 쓴다. 그리고 국회의원직을 건 사람도 있었다. 

2006년부터 시작하여 2012년까지 지속한 한미 FTA 반대 운동은 세계 통상 질서에 큰 의미가 있다. 한국의 이 운동은 국내 통합에 실패한 FTA의 세계사적 미래를 내다 본 것이었다. 이 운동은 세계의 FTA 질서를 ‘제헌’하는 위치에 있지 못한 한국의 구조적 제약으로 인해 FTA 질서를 당장 바꾸지는 못했다. 그러나 ‘제헌국가’의 앞줄에 있는 미국과 영국은 트럼프의 등장과 EU 탈퇴라는 방식으로, 국내 통합 없는 FTA를 거부했다. 

역설적으로 트럼프는 국내 통합에 실패한 FTA가 낳은 자식이다. 다음 회에 자세히 보겠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FTA 재협상 통지를 하지 않는 것은 트럼프의 FTA 모델을 아직 완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에게 한국은 미국의 FTA 모델을 심는 곳이지, 한국을 위해 별도의 모델을 만들 곳은 아니다.  

그러므로 지금 지난 10년간의 한미 FTA 반대운동을 '괴담'이라 비웃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트럼프가 새로운 FTA 모델을 한국에게 요구할 때, 그대들은 이에 대비할 힘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트럼프에게 찾을 것인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민주당=오만 프레임, 작동되기 시작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미국 금리인상에 한국 시증은행 금리 변동 가능성 “은행 이자 잔치”

이하늬 기자 hanee@mediatoday.co.kr  2017년 03월 17일 금요일

 

보수언론이 더불어민주당은 오만하다는 프레임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이미 정권을 잡은 것 마냥 행동한다는 것이다. 17일 조선일보 아침신문 곳곳에서는 이런 뉘앙스의 기사를 찾을 수 있었다. 이 같은 프레임은 당분간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아무리 지지율 1위라지만 너무하는 민주당 사람들"이라는 사설이 대표적이다. 조선일보는 해당 사설에서 '한반도평화 포럼'이 공식 논평을 통해 "더 이상 부역 행위를 저지르지 말라"고 한 것을 두고 "야권 일각이 아니라 전체에 이런 폭력적 정서가 퍼져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정권이 바뀌면 정책도 바뀔 수 있지만 집권하기도 전에 공무원들에게 강압적 명령을 시작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면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이런 정책 변경을 놓고 공무원들에게 몸조심하라는 식으로 윽박지르는 것은 도를 넘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1면 "문 앞으로…줄서기 바쁜 관료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는 공무원들이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측에 줄을 서기 위해 현안은 뒷전이라고 보도했다. 관료사회를 비판하면서 문 전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뉘앙스가 퍼져있는 기사다. 
 
▲ 조선일보 3월 17일 사설
▲ 조선일보 3월 17일 사설
▲ 조선일보 3면 기사
▲ 조선일보 3면 기사
황교안 지지율, 60%, 야권으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홍준표 경남지사가 최대 수혜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는 16일 황 대행 불출마 선언 직후 유권자 1015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황 대행 지지자(11.5%)의 32.4%가 홍 지사에게로 이동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구 여권에서 떨어져 나간 지지층도 많았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 지지층 가운데 홍 지사나 바른정당 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8.0%), 유승민 의원(3.7%) 등 범보수 주자를 선택한 응답자 비율은 44.1%에 불과했다. 
 
60% 가까이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안 지사(14.9%), 이재명 성남시장(3.6%), 문 전 대표(1.6%)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1.8%) 등의 진보 진영 주자나 국민의당의 안 전 대표(11.6%),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5.3%) 등으로 흩어진 것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한국일보에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층이 비박(근혜)이었던 홍 지사에게 고스란히 가진 않았고 온건 보수층도 중도 주자들한테 빼앗겼다”면서 “한국당 역시 시대정신에서 크게 벗어날 수는 없는 만큼 친박 지지층도 지리멸렬하고 말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국일보 4면 기사
▲ 한국일보 4면 기사
미국 기준금이 인상, 왜 문제인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3개월 만에 다시 기준금리를 올렸다. 연준은 연말까지 2차례 추가 금리인상도 예고했다. 중국 인민은행도 곧바로 자금 시장 금리를 올리며 돈줄 죄기에 나섰다. 신문들은 해당 사안을 모두 1면에 보도했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은 15일(현지시간) 이틀간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미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지속 확장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0.50~0.75%에서 0.75~1.00%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3번째다. 
 
그러나 한국은 당장 금리인상을 따라가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연 1.25%)보다 0.25~0.5%포인트 낮은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 차례만 추가 인상되면 우리나라와 같아 지고 한 번 더 올라가면 한국보다 높아지는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 한국일보 3면 기사
▲ 한국일보 3면 기사
시중은행은 물론이고 제2금융권 금리도 상승 
 
미국 금리인상이 한국에 악재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가계 대출이다. 한국의 가계 대출은 1344조에 달한다. 지난해 8월 국내 은행권 가계 대출금리는 2%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미국의 기준금이 인상이 현실화되면서 올해 1월에는 3.39%까지 인상됐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금리도 상승세다.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지난해 12월만 해도 5.74%였지만 올 1월에는 6.09%로 올랐다. 상호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같은 기간 3.48%에서 3.56%로 상승했다.
 
금리가 오르면 저신용 대출자들이 직격탄을 맞아 줄파산할 가능성이 높다. 한은은 신용등급 7~10등급의 저신용 차입자 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80%를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때문에 충격의 강도도 크다.  
 
외국인 자금 썰물처럼 빠져나갈 가능성도  
 
두 번째는 외국인 자금의 유출이다. 미국 금리가 한국 금리보다 높아질 경우 미국보다 높은 금리를 보고 들어왔던 외국인 자금이 미국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일보는 달러 강세가 맞물리면 이탈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과거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됐던 1999년과 2005년 당시에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면서 시장 불안이 커지자 한은은 결국 8개월 만에 금리를 올렸다. 시장에선 한은이 연말엔 금리 인상 여부를 적극 검토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경향신문 3월 17일 사설
▲ 경향신문 3월 17일 사설
경향신문 "시중은행들만 잔치" 비판
 
반면 시중은행들은 미국 금리 인상을 핑계삼아 잔치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 경향신문은 가계대출이 천문학적인 상황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미국의 금리 인상은 국내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에 기름을 부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시중은행은 대출금리 인상에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의 핑곗거리가 생겼기 때문이다"면서 "은행들의 ‘금리장사’는 이미 도를 넘었다. 지난 4년간 4대 시중은행이 집단대출로 얻은 이익만 10조원에 이른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정부가 실질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그동안 나온 가계부채 대책들을 보면 말만 번지르르했지 효과가 거의 없었다"면서 "위험성을 그토록 경고했건만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가계부채가 380조원 증가한 게 이를 말해준다"고 꼬집었다.  
 
▲ 중앙일보 3월 17일 사설
▲ 중앙일보 3월 17일 사설
검찰, 대기업 수사 본격화
 
검찰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대기업 수사를 본격화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16일 김창근 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SK그룹 전ㆍ현직 임원 3명을 소환 조사했다. 앞서 특검팀은 삼성그룹 외에도 대가성 의혹이 불거진 대기업들을 수사하려 했으나 수사 기간이 연장되지 않아 포기한 바 있다. 
 
SK그룹은 2015년 최태원 회장의 특별사면 대가로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돈을 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 회장은 회사 자금을 빼돌려 선물투자를 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었으나 2년7개월 만에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그룹 수뇌부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하늘같은 은혜 잊지 않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특검 수사에서 밝혀졌다. CJ는 이재현 회장의 사면 청탁 의혹이,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뒤 면세점 신규 특허를 받은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기업 눈치보는 신문들 “수사 당연하지만 신속하게” 
 
신문들은 대기업에 대한 수사가 당연하다고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눈치를 보는듯한 사설을 내놨다. 한국일보는 "삼성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강도 높은 수사와 처리가 불가피하다"면서도 "하루라도 빨리 조사를 끝내 원활한 기업 활동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좀 더 노골적이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뇌물공여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기업들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캐는 일은 당연한 수순"이라면서도 "사건을 질질 끌며 뭔가 잡아내야 한다는 잘못된 관행의 먼지털이식 수사는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일보는 "대기업들이 그동안 검찰 수사와 국회 국정조사에 대응하느라 정상적인 활동을 하기 어려웠음은 능히 짐작된다"며 "이제 검찰이 수사를 재개했으니 얼마나 더 갈지 모른 채 걱정만 하고 있다"고 썼다.  
 
▲ 경향신문 6면 기사
▲ 경향신문 6면 기사
CJ, 우병우에 이재현 회장 사면 청탁했나
 
대기업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CJ그룹이 우 전 민정수석의 지인에게 이재현 회장의 사면을 청탁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향신문은 "16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특검은 CJ가 우 전 수석 지인에게 차량 등 금품을 제공하고 이 회장 사면에 힘써달라고 부탁한 단서를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그러나 특검은 이 지인이 실제 우 전 수석에게 청탁을 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 동아일보 3월 17일 사설
▲ 동아일보 3월 17일 사설
청와대 자료, 국가기록원 가면 최대 30년 열람 제한
 
이런 와중에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문서 파쇄기 구입과 관련한 의혹을 두고 "한마디로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노무현 정부 때 구매한 것들이 너무 오래돼 교체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신문들은 국정농단과 관련한 증거인멸 의혹을 제기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청와대가 그간 거짓 해명을 한 적이 많은 데다 압수수색도 극구 거부한 터여서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면서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이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과 관련해 허위진술을 종용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청와대 자료는 대통령기록물로 지정, 봉인해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하면 최대 30년간 열람이 제한된다. 수사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에 동아일보는 "결국 검찰이 얼마나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청와대 압수수색이 필요없다는 검찰은 그만큼 증거를 확보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방북한 미 CBS 사장 일행 트럼프 특사?!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7/03/17 10:04
  • 수정일
    2017/03/17 10:0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방북한 미 CBS 사장 일행 트럼프 특사?!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3/17 [00:26]  최종편집: ⓒ 자주시보
 
 
▲ 김정은위원장은 전략군 화성포병부대에서 동행한 일꾼들에게 "전략무력에 대한 최고사령관의 유일적 영도체계, 유일적 지휘관리체계를 확고히 세우고 실전화, 과학화, 현대화를 기본종자로 한 주체적인 로케트 타격전법을 더욱 완성하며 우리 식의 초정밀화되고 지능화된 로케트들을 연속개발하고 질량적으로 강화”하라는 과업을 제시했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을 방문했던 데이비드 로즈 미국 CBS뉴스 사장 일행이 북 외무성과 국가우주개발국 관계자 등을 면담하고 16일 귀국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밝혔다.

 

중앙통신은 "체류 기간 총사장 일행은 외무성과 국가우주개발국, 교육위원회 일꾼(간부)들을 만났으며 주체사상탑, 조국해방전쟁승리 기념관, 평양 지하철도를 참관하였다"고 간략히 설명했다.

로즈 사장 일행은 지난 14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중앙통신은 앞서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에서는 이들이 북과 위성통신을 이용한 방송문제를 협의했을 것으로 진단하였다.

 

어제 본지에서 접한 미 막후 협상팀의 평양방문설의 실체가 결국 이것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강력한 대미 군사력 과시 압박 정책은 트럼프 당선으로 잠시 중단된 것일 뿐 끝난 것이 아니었다. 트럼프의 대북정책을 판단해본 후 바로 이어갈 것이 명백했다. 그 판단의 결정근 계기는 키리졸브-독수리 합동군사훈련이라고 본지에서는 판단했다.

 

물론 이번 한미합동훈련을 미군 사령관이 아닌 한국 합참의장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바꾸어 미국이 뒤로 빠졌다고는 하지만 항공모함과 같은 전략 무장장비가 한반도에 접근한다면 북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으로 본지에서는 내다보았다.

 

그 항공모함이 부산항에 온다고 하니 얼마나 우려를 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알고 보니 15일 항공모함이 부산항에 들어오기 하루 전에 CBS 사장 일행이 평양으로 들어가 북 외무성 관계자들을 만났던 것이다.

 

CBS 사장 일행은 연합뉴스에서 분석했듯이 북의 위성방송사업이나 논의하기 위해 들어간 것이 아님이 분명하다. 물론 AP통신이 북에 지국을 개설했기에 CBS방송국도 평양에 사무소를 개설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위해서라면 실무진이 먼저 들어가야지 사장이 직접 들어가는 것은 격에 맞지 않다.

이들은 사실상 트럼프의 특사단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외무성 관계자들을 만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월 시작된 독수리 훈련에 대응하여 고체연료엔진을 이용한 신형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 시험발사를 전격 단행하였다. 참으로 무서운 위력을 지닌 미사일이었다.

 

▲ 4발 집중발사 탄도미사일 화성6호 개량형 시헙발사 모습, 김정은위원장은 탄도미사일이 "항공교예 비행대가 편대 비행을 하듯 한 모양새로 날아간다"며 훈련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자주시보

 

그리고 키리졸브 훈련이 진행되고 말레이시아에서 북이 VX 독가스 테러를 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미국의 이를 기화로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다는 말이 나오자 바로 4발의 신형 화성6호  탄도미사일 집중발사 훈련을 전격 단행하였다. 시험발사가 아니라 실전훈련이었다. 이 집중발사는 한반도 주변 모든 미군 거점과 미 본토 전역을 동시에 핵폭탄으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 것으로 그 성격이 대단히 심각한 것이었다.

 

이런 흐름을 놓고 보았을 때 미국이 선손을 쓰지 않고 항공모함을 부산항에 끌고 왔다면 북은 이미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했을 지도 모른다.

 

어쨌든 CBS 사장단을 앞세운 트럼프 특사단의 평양방문은 트럼프 신행정부가 북과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심각하게 모색하고 있다는 한 증거가 아닐 수 없다.

 

특히 흥미있는 점은 때를 같이 하여 한중일 순방길에 나선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첫 방문국 일본에서 기시다 외무장관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20년 동안 미국의 대북정책은 실패했다며 새로운 접근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는 점이다. 전쟁 아니면 북의 요구를 전면 수용한 대화인데 CBS사장단 방북과 결부해보면 그 새 접근법이 대화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하나 삭제되기는 했지만 흥미있는 보도가 나왔는데 16일 연합뉴스에서 나왔는데 틸러슨 국무장관이 한국에 오게 되면 한미외무장과과 회담을 하기 전이나 중간에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는 것이었다. 기사에서는 관례에 없는 방식이라며 의아해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현 한국 외무부는 미국이 함께 상의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과 같다. 그저 미국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따르면 된다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사대매국 외교로 일관해온 박근혜 정부의 처참한 말로가 아닐 수 없다.

 

사실, 미국이 현 황교안 권한대행체제를 얼마나 무의하게 보고 있는지는 몇 달 째 공석으로 두고 있는 주한미국대사관만 놓고 봐도 잘 알 수 있다. 물론 한국의 친미세력들을 다른 경로를 이용하여 조종하고는 있을 것이다. 자주성을 잃어버리면 사람취급을 못 받고 종당엔 머저리가 되고 사대주의에 빠진 나라는 나라 취급도 받지 못하고 종당엔 망조가 들고 만다는 것을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한국 현대사에 씻을 수 없는 치욕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막후에서 북미대화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은 명백해 보인다.

물론 대화가 깨진다면 순식간에 북미관계는 겉잡을 수 없는 최악의 국면으로 접어들 우려는 여전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세월호 꺼내면 박근혜가 꼭 봐야 합니다"

 
[촛불에게 길을 묻다] 세월호 '지성이 아빠' 문종택씨(416TV 팀장)

17.03.17 05:00 | 글:김병기쪽지보내기,정대희쪽지보내기|편집:장지혜쪽지보내기

▲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카메라를 손에 든 지성이 아빠, 문종택(55)씨. ⓒ 정대희

"세월호 사고는 참혹하기 그지없으나, 세월호 참사 당일 피청구인이 직책을 성실히 수행하였는지 여부는 탄핵심판절차의 판단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그의 처참한 얼굴을 떠올렸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이 탄핵심판 선고문을 읽을 때였다. 바로 전날, 세월호를 인양해 조사 작업을 벌일 목포신항에서 그가 한 말도 스쳤다.

"이 녹슨 철망에 박근혜를 매달고 싶습니다."

맹골수도에서 세월호를 꺼내면 거치할 장소를 그가 먼저 밟았다. 목포신항이다. 여기서 인양작업이 시작되면, 차디찬 물속에 잠겼던 세월호 주변에 컨테이너 박스 40개가 들어온다. 유가족이 드나들 문은 목포신항만 건물에서 100여m 떨어진 옆문이다. 부둣가와 신항로 294번길 사이로 약1km 녹슨 철망문 위아래로 등군 가시철망이 지나갔다. 

"선체 청소만 3개월이 걸린답니다. 그 뒤에 세월호 선체 조사 작업을 할 겁니다. 유가족들도 슬퍼하겠죠. 세월호의 진실을 박근혜가 직접 보아야 합니다. (철망을 손가락으로 굳게 부여잡으며) 여기 매달린 채."

지금부터 쓸 글은 아주 특별한 방송인과의 동행취재 기록이다. 3년 전 안산 단원고 2학년 1반이었던 문지성 학생의 아빠 문종택씨(55). 416TV 방송팀장인 그를 이날 오전 9시20분경 4호선 초지역에서 만났다. 그는 기자증이 아니라 지성이 명찰과 학생증을 목에 걸고 나왔다. 416TV 취재차량을 타고 16시간 동안 목포신항과 팽목항, 안산 세월호 분향소에 동행했다. 우리는 우선 목포신항으로 향했다. 

[생중계] 그의 카메라는 운다
 
▲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카메라를 든 지성이 아빠, 문종택(55)씨 ⓒ 정대희

지성이 아빠는 목포신항 사무소와 세월호 인양터가 보이는 도로변에 차를 세웠다. 트렁크에서 사다리를 꺼낸 그는 검은색 카니발 차 지붕 위로 올라갔다. 카메라가 달린 삼각대를 그 위에 펴고 노트북을 켰다. 20여 분간 차 지붕 위에서 작업을 하던 그는 카메라 위에 스마트폰을 장착한 뒤에 416TV 유튜브 채널과 페이스북으로 동시 생중계를 시작했다. 

"생명을 찾아서 진실을 규명해야지요.(중략) 탄핵 촛불이 아니라 인양의 촛불, 생명의 촛불을 지켜주십시오. 목포신항에서 416TV 지성이 아빠였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는 15분 만에 생중계를 마쳤다. 직전에 목포신항에서 취재한 정보와 목포신항 찾아오는 길을 설명했다. 삼각대 중간에 단 노란 리본이 세찬 바람에 펄럭였다. 지붕 위의 노트북도 위태롭게 들썩였다. 대본은 없었다. 그는 목이 메어 침묵했다가 다시 말을 잇곤 했다. 어떤 대목에서는 목에 힘줄이 섰다. 그게 칼날처럼 느껴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무관심과 냉대 속에서 3년 동안 벼리고 벼렸다.

- 오늘 왜 이곳에 왔나? 
"세월호가 인양되면 이곳에 거치한다. 유가족들이 어떻게 찾아올 수 있는지, 컨테이너 박스를 어디에 설치할 수 있을지를 알아보려고 왔다. 일종의 내비게이션 방송이다."

여느 방송과 너무 달랐다. 기존 언론이 생중계할 때에는 방송차, 중계차와 기자들로 북적거리지만 그는 혼자였다. 아무도 없는 곳에 와서 카메라를 돌렸다. 그의 말은 전문 앵커처럼 유창하지 않았다. 방송용 멘트라기보다는 한이 서린 독백 같았다. 어떤 때는 소름이 돋았다. 그가 아니라 딸 지성이가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 카메라를 왜 들었나? 
"2014년 국회에서 단식할 때 여당 의원들은 우리를 쳐다보지 않았다. '세금도둑, 시체장사'라고 말하면서 가슴에 대못만 박았다. 그런데 방송사 카메라만 들이대면 표정이 바뀌었다. 공손해졌다. 그때부터 우리도 카메라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안하무인인 저들을 겁먹게 할 도구였다. 또 '기레기'들은 세월호를 기록하지 않았다. 우리가 기록하는 수밖에 없었다."

카메라는 그와 유가족들의 무기였다. 그는 "상대방은 나의 육두문자보다 카메라를 더 의식했다"면서 "현장에서 생중계를 중단하고 경찰의 채증 카메라를 막으려고 삼각대를 휘저으면서 칼싸움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용도 무기였다.

- 험한 취재도 많았을 것 같다.
"백남기 어르신이 쓰러졌을 때 나는 반대편 차선에서 그 모습을 찍었다. 집사람이 장롱면허인데, 똥줄이 타니까 운전대를 잡았다. 차벽 코앞에서 카메라를 돌리고 있는데, 깨진 대리석이 날아왔다. 선루프가 깨졌다. 그걸 맞았다면? 카메라는 경찰이 쏜 캅사이신으로 범벅이 됐다."  

- 첫 방송은 언제 했나? 
"2014년 8월8일 국회에서 했다. 카메라와 노트북 한 대, 건전지 여분도 없었다. 와이어리스는 1인 미디어인 미디어몽구가 줬다. 첫 방송 때 '우리는 방송이 아닙니다. 가족의 이야기이고 눈물입니다'라고 말했다. 대놓고 욕을 하다가 울컥해서 말문이 막히면 가족들이 국회에 세워놓은 노란 우산을 수십 번 비췄다. 유가족들은 그걸 보고 또 울었다."

그와 유가족들만 운 것은 아니었다. 

"카메라가 자꾸 울어요. 맹골도 사고 현장에서 배를 타고 나오는데, 카메라 후드에 부딪치는 바람소리를 따라 나도 울었어요. 동거차도에서 어민들을 만나 사고 당일의 증언을 담을 때도 카메라가 울었어요. 몇날 며칠이고 카메라와 함께 울었어요. 카메라가 유가족들에게 약이 되고 피로회복제가 되어야 하는데, 내가 어떤 현장을 비춰도 엄마아빠들은 웁니다."         

그와 카메라는 울면서 유가족들의 목소리를 담고, 세월호 진실의 조각들을 모으고 있다.

[편집] 몇날 며칠이고 코피를 쏟다
 
▲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카메라를 손에 든 지성이 아빠, 문종택(55)씨. ⓒ 정대희

그는 어깨 너머로 방송을 배웠다. 고등학교 때 보도부장이었던 그는 니콘 카메라 조작법을 배웠지만 캠코더를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란다. 416기억저장소 김종천 사무국장이 카메라를 주었고, 그에게서 기초적인 편집 기술을 배웠다. 뉴스타파와 미디어몽구 등 현장에서 만난 대안 언론사 기자들에게 물어보면서 한 가지씩 기술을 익혔다.

그렇게 만든 방송영상 목록은 500편이 넘는다. 바이러스로 날아간 14테라바이트(TB)를 빼고도 15테라바이트 정도 남아있단다.  

"나는 지금 지성이의 몫을 살고 있어요. 제가 찍은 영상은 지성이의 남은 삶입니다."

현장에서 3~4시간 생중계한 것을 5분짜리 영상으로 편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6시간. 초기에는 일주일에 팽목항을 3~4번 왕복하면서 취재했다. 매일 밤늦은 시간에 안산 분향소 옆에 있는 416TV 컨테이너 박스에 도착해서 영상편집을 하다가 밤을 새운 날도 많았다. 코에서 무언가 흘러내려서 손으로 씻었더니 시뻘건 피였단다. 몇날 며칠이고 코피를 쏟은 적도 있는데, 지금은 나아졌단다.   

"남은 아이들 4명이 딱 한번은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우리는 자식이 아니냐'고요. 하지만 카메라를 멈출 수 없었어요."

- 많은 사람들이 생중계를 시청하나?
"기자회견을 할 때는 200~300명 정도. 세월호 청문회 때에 가장 많이 봤는데 몇 만 명 정도였다. 개떡 같았던 청문회였다. 사실 시청자 수를 확인할 겨를도 없고 중요하지 않다. 행사 때 유가족으로 직접 참여하기도 하고, 혼자 카메라 들고, 멘트 하고, 컴퓨터 확인하고... 때론 울다가 말문이 막히고. 그럴 때에는 시청자들이 대신 댓글로 말을 해준다. '지성이 아빠, 또 울어요.' '아스팔트에 떨어진 가족들의 눈물을 보십시오.'"

- 언제 가장 힘들었나? 
"지금도 힘이 든다."

- 언제 가장 기뻤나?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됐을 때다. 국회 앞에서 세월호 엄마아빠들이 흘리는 기쁨의 눈물을 담았다. 카메라를 돌리면서 나도 눈물을 흘렸다. 뭔가 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하루도 안 갔다. 탄핵 이슈에 세월호가 묻히는 것 같았다."  
    
[아, 지성아!] 0.7초 영상
 
▲ 진도 팽목항 ⓒ 정대희

조수석에 앉아 그의 말을 노트북에 담으면서 나는 몇 번이고 망설였다. 이 질문을 해야 할까? 운전대를 잡은 그의 눈을 볼 수 없었지만 간혹 눈물을 흘리는 듯 했다.

- 지성이와의 마지막 순간은?
"난 확신한다. 맹골수도는 100% 학살현장이다. 진실은 이미 규명됐다. 저들이 인정을 하지 않을 뿐이다. 그날 오전 9시4분에 지성이와 통화했다. 친구 핸드폰을 빌려서 전화했다. 3-4분정도 통화한 것 같다. 아이와 통화하면서 나는 2번이나 세월호에서 흘러나오는 그 말을 들었다. '가만히 있으라'라는 말. 사실 나도 한편으로는 안심했다(한동안 침묵)."

다음은 지성이 아빠가 전한 마지막 대화의 순간이다.
 
마지막 대화
"아빠, 배가 기우는 데 어떻게 해요?"
"침착해라. 구명조끼를 입었니?"
"예."
"아빠와 또 전화를 할 수도 있으니 통화가 끝난 뒤 핸드폰은 과자봉지에라도 넣어둬라. 네 옆에 창문이 있니? 그걸 깨야한다."
"창문 없어요."  
"비상구가 있니?"
"아빠, 갈 수가 없어. 배가 기울어서 그쪽으로 갈 수가 없어요."
"어떻게 하던지 당장 나와야 한다." 
그게 마지막 말이었다고 한다. 
 

"환장하겠더라고요. 미치겠더라고요. 나중에 나와 통화한 친구의 핸드폰을 찾았어요. 거기에 지성이 영상이 0.7초 남아 있었어요. '아빠하고 통화하려고 하는데 핸드폰을 빌려주면 안 돼?' 45도쯤 기울어진 상태로 누워서 친구에게 말하는 장면입니다(한동안 침묵)."

지성이는 초기 생존자 명단에 있었다. 그는 아이를 데려오려고 이불과 새 옷을 사갔단다. 하지만 팽목항에서 지성이를 찾을 수 없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잘못된 발표였다. 2주 뒤인 4월 30일에 사고해역 인근에서 싸늘하게 식은 몸으로 발견됐다. 

하지만 그가 생중계하는 핸드폰 초기 액정화면엔 지성이가 살아있다. 장미꽃 향기를 맡으려고 허리를 숙인 모습이다. 그의 핸드폰은 매일 오후 4시16분에 운다. 그 알람소리는 '진실의 벨'이란다.
     
[나는 분노한다] "야, 오늘 우는 장면이 없네"
 
▲ 진도 팽목항에서 현장 생중계를 하고 있는 지성이 아빠, 문종택(55)씨. ⓒ 정대희

그는 참사가 난 다음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전화통화도 했다. 밤 10시가 넘은 시각에 걸려온 전화에 '발신자번호표시제한'이 떴다. 그는 박 전 대통령에게 애원했단다.

"특공대 중의 특공대를 투입시켜서 한명이라도 구해주세요."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은 '수색상황 알 수 있게 스크린 설치해준다고 약속했는데, 스크린이 설치됐냐'고만 물었단다. 그는 "결국 자기 자랑질하려고 전화를 건 것"이라고 말했다. 

- 박 전 대통령이 왜 지금까지 세월호 7시간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고 보나?
"인간이 아닌 행동을 했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당시에는 머리를 말아 올리든, 화장실을 가든... 자기의 행동 모두가 국가를 위한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었을 것이다." 

- 헌재의 탄핵 판결이 내일(10일)이다. 어떻게 될 것 같나?
"탄핵된다. 세월호 참사만으로도 탄핵 사유는 충분하다. 하지만 촛불이 잦아들까 걱정이다."

- 탄핵된 박근혜씨를 만나면 방송인으로서 꼭 묻고 싶은 말은? 
"내가 그날(세월호 참사 다음날) 당신에게 '한 명이라도 구해 달라'고 부탁한 말을 기억하나? 그래서 한 명이라도 구했나? 한 명이라도 구하라고 명령이라도 했는가? 예, 아니오라는 단답형으로 묻고 싶다. 여성의 사생활... 뭐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다."

팽목항에서의 생중계를 마친 뒤 오후 7시경,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주유소에 멈췄다. 차량에 붙어 있는 '416TV 방송'이라는 스티커를 본 직원은 "박근혜는 혀 깨물고 죽어야지... 세월호 참사 때 한 일을 보면 인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고맙다"고 머리를 숙였다.

다음날 새벽 1시경에 안산 세월호 분향소 옆의 작은 컨테이너 박스에 들어갔다. 416TV 방송국이다. 지성이 아빠가 컴퓨터를 켜자 '띠릉~ 띠릉~' 경고음이 세 번 울리면서 컴퓨터 에 이런 경고문이 떴다.

'원치 않는 의심스러운 프로그램을 발견했습니다.'

요즘 들어 부쩍 이런 현상이 잦아졌단다.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누군가가 집요하게 그의 컴퓨터를 뒤지고 있다는 찜찜함. 그는 "전에도 이상한 바이러스가 침투해서 데이터를 날렸는데, 내일 박근혜가 탄핵되면 컴퓨터를 켤 때마다 이런 기분 나쁜 소리를 듣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인 미디어] '기레기 언론'과 맞짱
 
▲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카메라를 든 지성이 아빠, 문종택씨. 그의 목에는 기자증이 아니라 딸의 학생증이 걸려있다. ⓒ 정대희

그와 헤어질 때 <오마이뉴스> 메인 면에 걸린 탄핵 시계는 '남은 시간 9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날 오전 11시 20분경, 헌재는 세월호를 포함시키지는 않았지만 박 대통령을 탄핵했다. 민간인 신분인 박씨는 청와대에서 쫓겨나면서 이렇게 말했다.

"시간이 흐르면 반드시 진실은 밝혀질 것이다."

지성이 아빠도 이 말을 하고 싶을 것이다. 오늘도 차 지붕 위에서 울고 있는 카메라. 노란리본이 달린 그의 카메라는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는 무기다.    

"내가 카메라를 든 것은 '시체 장사'라고 떠벌이는 종편 때문이었어요. 지상파도 마찬가지지요. 특별조사위원회 전원회의를 할 때였습니다. 카메라 기자들이 자기들끼리 말하더라고요. '야, 오늘은 우는 장면이 없네' '싸우지도 않는데 그냥 가자'. 화가 치밀어서 소리쳤어요. '당신들 말 한마디로 수백 명의 사람을 죽이고 살릴 수 있다'고 말입니다. 제가 아는 언론권력은 대통령 위에 있습니다. 언론이 제대로만 보도한다면 대통령을 끌어내릴 수 있어요. 언론권력은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깰 수 있습니다."  

그는 지난 3년간 안산에서 팽목항까지 408km 거리를 100번 정도 왕복했다고 한다. 휴게소에 들러 밥을 먹을 때도 그는 한 손에는 밥공기를 들고 다른 한손으로는 스마트폰을 조작했다. 운전할 때 들어온 유가족들의 카톡을 확인하고 취재 일정과 노선을 머릿속에 그려보는 것이다. 

새벽 1시 30분경, 16시간의 동행취재를 마친 그는 <오마이뉴스> 취재진을 배웅한 뒤 안산 세월호 분향소의 컨테이너 박스로 걸어 들어갔다. 그는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이 박근혜를 탄핵한 그날 오전 11시경부터 헌법재판소 앞에서 생중계를 했다. 나중에 편집된 영상의 제일 뒷부분에는 그의 자작곡을 실었다. 

'탄핵은 끝났지만 세월호 촛불을 끝까지 지켜 달라.' 

1인 미디어인 그는 이렇게 '기레기 언론권력'과 맞짱을 뜨고 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든다면...
이 글을 읽고 지성이 아빠가 지치지 않고 세월호의 진실을 취재할 수 있도록 마음을 보태주실 분이 계시다면 응원을 부탁드립니다(전화 : 010-3699-4630). 또 지성이 아빠는 "탄핵 촛불을 생중계하면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은 오마이뉴스를 응원하고 후원해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20차례에 걸쳐 촛불 광장을 생중계한 오마이TV를 지키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매월 1만 원 이상씩 자발적 시청료를 내어주시는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에 가입을 해 주십시오.(핸드폰 010-3270-3828)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